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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 격식과 예의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람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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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식과 예의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람들
 

 스페인 사람들의 격식 차리기와 사교 행동은 모두 스페인식 기질에 영향을 받았고, 이는 강한 개인주의 성향을 띤다. 스페인 사람들은 예의를 중시한다. 스페인에서 자신을 소개하고자 할 때 이 점을 명심하라. 그들은 당신을 방안이나 탁자에 앉은 사람 모두에게 소개시켜 주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언짢아할 필요는 없다. 그는 그저 당신의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랬을 것이다. 이럴 때는 스스로 자신을 소개하라. 아주 격식에 맞는 행동이다.

스페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는 가능하면 예의를 차리는 것이 좋다. 자신을 자세히 소개하라. 당신이 누구이며, 어디 출신이며, 스페인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하라. 그러면 상대는 당신을 환영하고, 당신에게 거리낌 없이 편하게 대하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 형식을 주고받은 후에야 스스럼없고 다정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스페인 사람에게 말을 걸 때는, 상대방 이름의 성 앞에다 Mr에 해당하는‘세뇨르(Senor)’, Mrs에 해당하는 ‘세뇨라(Senora)’, Miss에 해당하는 ‘세뇨리타(Senorita)’를 붙여야 한다. 잘 아는 사이에서는 세례명에다 남성일 경우 ‘돈(Don)’, 여성일 경우 ‘도냐(Dona)’를 붙여 부른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세례명만 부르는 경우도 흔하다. 스페인에서는 결혼반지를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 약지에 낀다. 혹시 상대 여성의 결혼 여부가 애매하면 오른 손을 흘낏 살펴보라. 세뇨라를 쓸지 세뇨리타를 쓸지 금방 판단할 수 있다.  

키스 세례에도 놀라지 마세요 

자신을 소개했을 때는 악수를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파티나 사교 모임에서 헤어질 때 갑자기 양 볼에 키스 세례가 퍼부어져도 놀라지 말라. 스페인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일이니까. 여성은 남성과 다른 여성에게 키스하지만, 남성은 오직 여성에게만 키스한다. 남자끼리는 그저 두 팔 벌려 포옹만 한다. 단순히 우호적인 감정의 표현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전혀 없다. 이와 관련해서 스페인 사람과 결혼한 어느 미국 젊은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스페인에서는 누구하고나 스스럼없이 껴안고 키스해요. 시어머니, 학창시절의 남자 친구와 그 애의 새 여자친구, 옆집에 놀러온 친척, 회사 동료의 아내 등등…. 휴가를 얻어 캘리포니아 집에 갔을 때였어요. 그곳에선 사람들이 어색한 반응을 보이는 거예요. 참느라 혼났어요. 나는 마음껏 껴안고 키스하고 싶었거든요.”

명예를 건드리는 자, 죽음을 각오하라
 
남자다움을 뜻하는 ‘마치즈모(machismo)’는 멕시코에서 생긴 말이지만, 이는 멕시코의 스페인 전통에서 나온 산물이다. 남자다운 남자라는 말 ‘마초(macho)’에는 독특한 명예심에 근거한 도덕률이 담겨 있다. 

대체로 스페인 사람들은 상대를 놀랍도록 정중하게 대한다. 그러나 명심할 것이 있다. 스페인 사람들은 가족 간의 유대가 유달리 강하다. 스페인 남자들은 자기 집안 여자들을 마치 2류 시민 취급하며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을 요구하지만 그 대신 그들을 철저히 보호해 준다. 만일 어떤 식으로든 그들의 명예가 모욕당했다는 낌새라도 보이면 물불을 안 가린다. 스페인 소녀들에게 접근하는 외국 젊은이들이여, 조심할지어다. 혹시라도 근처에 유달리 예민하고 난폭한 오빠나 남자친구가 있다면 골치 아파질 것이다. 스페인 사람이 화가 솟구치면 칼날에 불꽃이 튄다. 

스페인 사람은 자기 나라나 자기들 관습을 놓고 비판조의 말을 하면 얼굴빛이 변하기 일쑤다. 농담으로 말할 때도 자신이 하는 말과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신경 써야 한다. 스페인 민간 경비대인 과르디아 시빌(Guardia Civil)은 과거에 봉투처럼 보이는 검은색 삼각 모자를 쓰고 다닌 적이 있다. 어느 경찰에게 한 외국인 친구가 물어봤다고 한다. 왜 그렇게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느냐고. 다행히도 그 경찰은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눈을 찡긋거리며 이렇게 말했다고. 

“뒤쪽이 편편하니까 벽에 기대도 모자가 벗겨지지 않거든요!” 

* 큐리어스 시리즈는 도서출판 휘슬러에서 출간한 ‘큐리어스 시리즈’에서 발췌,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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