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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트 규슈를 가다] 규슈 후쿠오카 & 구마모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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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Traviest 우경선  happy38@empal.com 

ⓒ 트래비

 

 

낮에도 밤에도 아름다운 캐널시티 ´하카타´

 

아침에 인천공항을 떠나 후쿠오카공항에서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치고 후쿠오카 중심에 위치한 하카타 역에 도착했다. 아직까지 오전이라는 것이 신기하다. 맨 처음 찾은 곳은 캐널시티 ´하카타´. 지역 한 블럭을 개발하면서 안쪽으로 인공수로를 만들어놓고 그 지역을 캐널(운하)시티라고 부르고 있다. 그곳에는 많은 쇼핑몰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다. 물길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의 형태에서 자유로운 리듬감이 느껴진다.


한편 밤에 만나는 캐널시티 하카타는 반짝이는 네온만큼이나 독특한 느낌이다. 그곳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카스 강 옆쪽에 자리잡은 야타이라는 포장마차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돼지 뼈를 고아 만든 국물의 규슈 특유의 일본식 라면(라멘)을 맛볼 수 있는데 일반적인 일본 라면과는 다르게 얼큰한 맛이 나는 것이 한국 사람의 입맛에 잘 맞는다.

 

ⓒ 트래비

 

1. 일본식 포장마차 ´야타이´

2. 캐널시티를 가로지르는 운하가 보이고 분수쇼와 각종 행사를 볼 수 있는 캐널시티의 반구형 중앙광장도 보인다.

3. 유후인에는 여러가지 교통수단이 있는데 짧은 시간에 유후인을 구경하려면 인력거를 타고 긴린코 호수까지 간 다음 그곳부터 천천히 내려오면서 구경하는 것도 좋다.

4. 뱃부 축제에 참가한 공연팀이 삼바 리듬에 맞춰 멋진 춤을 보여주고 있다.

 

명동과 인사동을 섞어 놓은 듯한 유후인

 

아침 일찍 버스 센터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번 여행에서 ‘선큐패스’는 큰 도움이 됐다. 선큐패스의 가격은 3일간 8,000엔이며 이 패스를 이용하면 규슈 북부 지역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후쿠오카에서 만난 친절한 사카다라는 일본 할아버지의 말대로 버스 여행은 기차 여행과는 달리 가는 도중 차창 밖으로 색다른 규슈의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인기 관광지답게 많은 방문객들이 몰리는 유후인은 자그마하면서 재미나는 상점들로 가득 찬 볼거리 많은 온천 마을이다. 유후인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유후타케의 장관을 즐길 수 있는 노천온천이 있다는 무소엔이다. 무소엔의 노천온천은 남탕과 여탕이 분리되어 있는데, 특히 여탕에서 보는 전망이 최고라고 한다. 하지만 직접 들어가 확인해 본 남탕에서의 전망도 여탕 못지않았다. 온천을 좋아하는 여성들이라면 유후인에서는 이곳을 꼭 한 번 방문해 볼 것.


온천에서 휴식을 취한 후, 긴린코 호수로 향했다. 이곳은 아침 무렵 안개 낀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유후인을 둘러볼 때면 긴린코 호수에서부터 시작해서 역 방면으로 걸어가며 구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라고 한다. 유후인의 거리를 걷노라니 마치 우리나라 명동과 인사동을 혼합해 놓은 듯한 느낌이다.

 

벳부의 지옥 온천을 가다

 

유후인에서 산 하나 너머에 있는 벳부. 그곳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가는 도중 무소엔의 노천온천에서 보았던 유후타케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


용출량이 일본 제일이라는 온천 도시 벳부에 도착해 그중 제일 유명하다는 지옥 온천을 구경하기로 했다. 벳부의 온천에는 증기가 많이 발생해서 멀리서도 온천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 볼 수 있다. 온 도시가 증기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다는 바다 지옥 온천은 코발트 빛을 띠고 있으며, 물 온도가 거의 100도에 달한다고 한다. 증기에 둘러싸인 바다 지옥 온천과 바로 옆의 진흙 온천을 구경하고 마무리는 진흙 온천의 족탕으로 깔끔하게 마감한다. 마침 돌아오는 길에는 벳부 시내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기모노 차림의 행사팀과 삼바춤을 추는 공연팀 등이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어울려서 축제를 벌이는 모습에 보는 이들도 절로 흥이 난다.

 

드디어 규슈 횡단버스에 오르다

 

또 다시 날이 밝고, 벳부 역 동쪽 승강장 쪽에서 규슈 횡단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를 타고 내륙을 굽이굽이 헤쳐 가면 아소 역에 도착한다. 예상 외로 아소 역 주변은 인적이 별로 없고 조용했다. 알고 보니 아소산을 찾는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렌터카나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소 역에 도착해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외국인이고, 이용객들이 적다 보니 편의 시설 역시 적다. 규슈로 출발하기 전, 버스를 타고 아소산니시 케이블카 역으로 가서 아소산의 활화산인 나카타케 분화구를 직접 보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가스가 많이 분출되는 날에는 케이블카 운행이 금지된다는 얘기를 출발 전에 듣기는 했지만, 이번 여행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결국 분화구를 직접 볼 수는 없었다. 분화구를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에 버스를 타지 않고 도보로 30분 정도 걸리는 구사센리까지 직접 걸어가 보기로 했다. 걸어가다 보니 내 앞으로 걸어가는 사람들도 몇몇 눈에 띈다.


구불구불 산을 타고 올라간 아소산 위쪽 화산지대는 넓고 광활한 초원 같다. 구사센리에 도착해 보니 초원과 호수와 산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구불구불한 길 위쪽에 이런 큰 호수가 있다는 사실에 감탄을 하면서, 자연 앞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새삼 다시 한 번 생각해 봤다.

 

ⓒ 트래비.

 

1. 아소에서 규슈 횡단버스를 타고 가면서 봤던 풍경으로, 구름속에 살짝 드러난 곳이 아소산 줄기다.

2. 아소산 분지

3. 구로카와의 한 상점.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구로카와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구로카와 온천에서 숨은 온천 찾기

 

구로카와 온천이 알려지기 시작한지는 아직 얼마 되지 않았다. 이곳에는 각기 특색이 다른 총 24개의 온천 료칸들이 구불구불한 계곡 사이에 아기자기하게 자리하고 있다.


직접 와서 체험해 보니, ‘구로카와 온천은 일본의 전통과 온천 문화가 잘 결합된 성공적인 사례’라는 얘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구로카와는 작은 마을이어서 구석구석을 구경하며 다른 풍경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경하다가 지치면 가까운 온천에 입장해서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하면 된다. 처음 들어간 곳은 멋진 암벽을 전망으로 한 료칸 ‘구로카와소’의 노천온천. 녹색 빛의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지나는 바람이 대나무를 흔들어 만드는 소리를 들으며 그 사이로 떨어지는 빛들이 온천의 김들과 어우러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다.


유후인이 대중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온천이라면, 구로카와 온천은 일본의 전통을 그대로 지켜져 온 온천 같다. 굽이굽이 계곡마다 숨어 있는 온천들과 료칸을 구경하고 난 후, 하루에 몇 번밖에 다니지 않는다는 버스를 타고 구마모토로 향했다.


일본의 3대 성이라고 불리는 구마모토 성은 구마모토 중심에 있다. 새로 복원한 성 안쪽을 구경하는 것보다는 기이하게 곡선으로 시작해서 직각으로 뻗어 올라가는 성벽과 외관을 함께 구경하는 게 더 인상적이다. 옛 일본 영화 속 사무라이들이 성벽 사이로 뛰어다니는 모습들과 함께 재미난 상상들이 나래를 펼쳤다. 성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구마모토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전철로 몇 정거장 가면 스웨진지라는 일본식 정원을 구경할 수도 있다.

 

추억이 연결되는 규슈 횡단여행

 

교통의 요지인 후쿠오카를 기점으로 벳부와 유후인, 아소, 구로카와와 구마모토까지 이어지는 이번 여행은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것들을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비록 많은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움은 남지만 다양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은 여행이었다. 여행 중간중간 온천에 들려 휴식을 취하고, 또 다시 부지런히 돌아다녔던 일정들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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