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래비
화진포
그 바다에서 <가을동화>의 순수를 찾는다
ⓒ 트래비
철새들의 보금자리 화진포 호수 vs
은서와 준서의 안식처 화진포 해수욕장
고성 화진포는 호수와 바다가 서로 맞닿아 있는 독특한 절경이 매력 만점인 곳이다. 겨울철 꽁꽁 얼은 호수 위로는 철새들이 뒤뚱거리며 걸어 다니고, 유려한 곡선미를 간직한 화진포 해수욕장에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가 추억을 한아름 선사한다.
이곳은 여느 동해안보다 사람들 손때가 덜 묻은 탓인지 순수하고 소박한 자연미가 더욱 눈에 띈다. 두 개 호수로 이뤄진 화진포는 한적하면서도 고즈넉한 정취가 산책길 코스로 그만이다. 호숫가 너머 둘러쳐진 얕은 산등성이들이 정겨움을 더한다. 겨울철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한 화진포 부근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해당화들이 호수 주변을 따라 고만고만한 키로 자라나 있다.
화진포 호수와 마주하고 있는 화진포 해수욕장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화려하지 않은 소박함’을 들 수 있다. 길고 넓은 해변과 유난스레 고운 모래사장 정도면 갖출 것은 다 갖춰 놓은 셈인데 화진포 해수욕장에서는 그다지 뻐기는 맛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자연미 그대로를 내보여 주는 소박함이 더욱 매력적이다. 특히나 호숫가 맑은 물을 담아서 그런지 바닷물이 깨끗하고 백사장 위로 부서지는 파도도 눈이 시리도록 맑은 하얀 빛을 품고 있다. 해변에서부터 수평선까지 거칠 것 없는 시야도 화진포 해수욕장이 갖추고 있는 미덕 중 하나. 금구도라는 조그마한 섬 하나만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끈다.
많은 알려지진 않았지만, 사실 화진포와 화진포 해수욕장은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곤 하는 손꼽히는 촬영 명소다.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은서와 준서가 어린 시절 해변가에서 그림을 그리던 장면과 마지막 은서가 숨을 거두는 부분이 화진포 해수욕장에서 촬영되었다. 이뿐일까.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정우성과 이정재가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던 곳도 화진포 해수욕장이다.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해변가를 거닐어 보는 건 어떨지. 연인과 함께라면 닭살스러운 포즈들도 한 번쯤 취해 볼 만하다.
찾아 가는 길: 서울에서 양평, 홍천, 인제를 거쳐 진부령을 넘어 간다. 46번 국도를 타고 가다 고성군청에서 7번 국도로 갈아타고 위로 올라가다 보면 거진항이 나온다. 이곳에서부터는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면 된다.
화진포의 전망 좋은 추천 명소
*김일성이 휴가를 보냈던 곳 ´화진포의 성´
ⓒ 트래비
화진포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바닷가 암벽 한 켠에 위치한 이 유럽풍 건물은 1938년 선교사 셔우드 홀 부부에게 의뢰받은 독일 망명 건축가 베버가 건축했다. 이후 1948년부터 김일성과 그 가족들이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한 별장으로 쓰면서 ‘김일성 별장’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김일성과 김정일 등 그 가족들이 묵었을 당시 찍었던 사진을 볼 수 있다. 건물은 지어진 지 70여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튼튼해 보인다. 전쟁 중에 훼손된 것을 복원했다고 한다.
내부는 김일성 가족들이 묵었을 때 이용했던 생활 소품들이 그대로 재연되어 있다. 또 통일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물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2층에 오르면 동근 원통 모양의 유리창 너머로 푸르게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에서 바라본 화진포 해수욕장은 초승달처럼 부드럽게 이어진 곡선을 그린다. 화진포의 성 외에도 부근에 이기붕 별장이 있으며, 화진포쪽으로 작은 대교를 건너가면 이승만 대통령이 여름철에 이용했다던 별장 건물도 볼 수 있다.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입장료: 무료, 주차료: 2,000원, 문의: 033-680-3362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색 박물관 ´해양박물관´
ⓒ 트래비
화진포 해수욕장 바로 뒤편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색다른 해양박물관이 있다. 배 모양을 한 화진포 해양박물관은 그 모양도 눈길을 끌거니와 동해안 최고를 자랑하는 전시 규모가 화진포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이곳에는 갑각류, 산호류 등 각종 패류들이 4만여 점이나 전시되어 있다. 거인 조개나 앵무조개, 분홍입술 소라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패류들을 비롯해 마치 예술품처럼 보이는 화석들이 전시관 가득 진열되어 있다.
무엇보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어류 연구팀의 지원을 받아 만들었다는 해저 터널과 빼곡히 들어찬 각종 수족관들이 볼 만하다. 수족관 규모는 다소 작지만 알차게 꾸며져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화진포와 같은 담수와 해수가 공존하는 특이한 환경을 가진 석호의 생성 과정도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살아 있는 상태로는 기르기가 어렵다는 고성의 특산물인 명태를 비롯해 동해안 연안에 살고 있는 수종들을 전시해 놓아 지역 박물관만의 특성이 돋보인다. 3층에 마련된 간이 휴게소에서 화진포와 화진포 해수욕장를 번갈아가며 감상하는 재미도 독특하다.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주차료: 무료, 문의: 033-682-7300
일출 포인트
바다와 산이 맞닿아 있는 거진항
ⓒ 트래비
어촌 마을의 훈훈함이 가득한 초도항
화진포 해양박물관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초도항이라는 작은 항구가 나온다. 해안가에 거칠게 솟아난 바위들과 함께 금구도 뒤로 솟아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새벽녘까지 해안 가까이서 고기 잡이를 하는 배를 볼 수 있다. 작은 항구지만 오히려 그래서 어촌 마을의 훈훈한 인심이 가득 배어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주로 도루묵과 양미리 등을 잡는다. 방파제를 따라 난 간이 산책로에는 지압보도가 깔려 있고 의자 몇 개가 놓여져 있다. 의자에 앉으면 정면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강원도 겨울바다 여행’ 기사를 읽고 소감을 적어 1월10일까지 담당자 이메일(dreamer@traveltimes.co.kr)
쌈지길에서 공수해온 다이어리를 드립니다!!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