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국민별장 청남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트래비

“일찍이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현암사에 들렀다가 산 아래 금강의 지형을 보고 이곳이 장차 임금이 머무는 나라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천년이 지난 지금 유유히 흐르던 강줄기가 막히고 거대한 호수(대청호)가 생겼는데, 청남대가 있는 곳의 지형을 하늘에서 보면 놀랍게도 임금 왕(王)자의 글씨가 선명하니 이는 바로 원효대사의 임금이 머물 것이라는 예언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대통령 별장에서 국민 별장으로

이런 원효대사의 예언이 있어서였을까?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를 지닌 청남대는 전두환 전대통령을 비롯해 다섯 명의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이나 명절 휴가 때마다 즐겨찾았던 이른바 ‘대통령의 휴가 별장’이었던 곳이다. 1980년경 전두환 전대통령이 대청댐 준공식에 들렀다가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며 댐 부근 약 55만8,000평의 면적에 청남대를 짓게 했다 한다. 그 후 다섯 명의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를 비롯해 20여 년간 총 88회에 걸쳐 412일을 이곳에서 머물렀다.

옥새봉, 월출봉, 작두산, 소위봉 네 개의 산과 대청호라는 아름다운 자연 울타리에 둘러쌓여 있는 청남대는 바깥에서 보면 베일에 쌓여 있지만 안에서는 어디에서나 산과 호수를 바라볼 수 있다. 대통령의 별장으로 오랜 세월 개발이 제한되어 온 덕분에 이곳 주변은 청정한 환경을 자랑한다.

대통령들이야 이곳에서 편안한 휴가를 즐겼다 해도, 청남대 부근의 주민들은 경호 등을 이유로 각종 규제에 얽매인 탓에 생활에 큰 불편을 겪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은 애초 공약한 대로 청남대를 지역 주민의 품으로 되돌려주었고 현재 청남대는 ‘대통령의 별장’에서 모든 이들을 위한 ‘국민 별장’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청남대가 일반에 개방되면서부터 이곳은 대통령의 휴양지였다는 신비함이 더해져 최근 각광받는 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MBC 드라마 <제5공화국>의 촬영지로도 이용되었던 이곳은 요즘 들어서는 웨딩촬영을 하러 오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대통령의 별장에서 국민 별장으로 돌아온 청남대는 개방 2년여 만인 지난 8월 관람객이 2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국내외 관람객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되고 있다.

 

ⓒ 트래비

1. 키 큰 메타세쿼이아 숲을 지나 경치 좋은 길에 그늘집이 자리해 있다.
2 본관 안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이곳에서 ´청남대 구상´이라는 용어가 태어났다.
3. 청남대 안에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다. 대통령의 손자, 손녀들이 뛰어 놀았을 법한 공간.


오늘은 내가 대통령!

지난해 산림청이 주최하는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는 총 길이 2,300m에 이르는 청남대 진입로에는 가지마다 눈을 이고 있는 아름드리 백합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두 개의 문을 거쳐 청남대에 들어서니 곳곳에 단아하게 심어져 있는 조경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겨울이라 비교적 붐비지 않는 조용한 길을 따라 대통령 내외의 전용 숙소인 본관을 시작으로 청남대 관람을 시작한다.

본관 건물에 들어서자 1층 응접실 큰 창 밖으로 잘 가꿔진 정원과 대청호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곳 본관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장소가 다름 아닌 세면실이라는 것이다. 청남대가 개방되기 이전부터 세간에 나돌던 ‘청남대는 수도꼭지도 금으로 되어 있다’는 소문을 확인하고자 관람객들이 세면실을 가장 가보고 싶어한다는 우스갯소리다. 그러나 본관 건물 내에 있는 가구와 벽지, 집기 등은 이미 20여 년이 넘은 것들이며 오히려 대통령 별장이라고 보기엔 무척이나 소박한 느낌을 준다. 금으로 된 수도꼭지는 그저 소문일 뿐이다. 본관 건물 안에는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하던 집기며 읽던 책, 대통령의 손도장 등이 전시되어 있고 거동이 불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해 만들어진 엘리베이터도 보인다.

본관을 나오면 대통령의 손자, 손녀들을 배려해 만들었다는 자그마한 놀이터가 나오고 야생화와 숲이 어우러져 있는 350m 산책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이 가장 좋아했다는 오각정에 이른다. 밤에는 달을 구경하고 낮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를 바라볼 수 있어 청남대 제1경으로 꼽힐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오각정은 관람객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오각정을 내려와 3개의 분수와 100여 그루의 키 큰 메타세쿼이아 숲이 있는 양어장을 지나 골프장과 그늘집으로 가는 길은 그곳을 걷는 사람마저도 그 풍경 속으로 푹 빠져들 만큼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그늘집에 도착해 대청호수를 가까이서 마주하니 가슴이 확 트이는 듯하다. 그것만이 아니다. 그늘집을 지나 초가정에 올라앉으면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봉우리들과 물안개가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청남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숙박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편의시설이 거의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이유로 번잡하지 않은 것이 청남대의 또 다른 매력이다.청남대 관리사업소 권영동 소장은 앞으로 청남대 안에서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펼치고 대통령 역사·문화관, 생태 테마섬, 생태형 수반공원 등을 조성하는 관광 명소화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청남대에 새로운 볼거리가 생겨 많은 국내외 관람객이 즐겨 찾는 명실상부한 충청북도의 관광 아이콘이 될 듯싶다.

서울에서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큰 계획을 세우지 않고도 조금 서두른다면 하루 일정으로 도 다녀올 수 있는 청남대. 지금 바로 그곳으로 향해 보자.


‘청남대 구상’이 태어난 곳

청남대를 돌면서 생겨난 궁금증 하나.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은 이곳에 머무는 동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김영삼 전대통령은 비서실에서 추천해 준 책을 즐겨 읽었다고 하며, 김대중 전대통령은 휴가기간 동안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을 정리하여 연설 원고를 직접 작성하기도 했다고 한다.

국정운영의 중대한 고비에서 청남대에 머물며 정국에 대한 구상을 했을 것이며 이로 인해 대통령의 ‘청남대 구상’이라는 정치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휴관)

입장료
 어른 5,000원(좌석버스 왕복요금 2,000원 별도) 판매-오전 9시~오후 4시 반

찾아가는 길 자가용 운전자는 청원IC와 신탄진IC에서 빠져나와 문의까지 와서 호반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좌석버스(유료)를 이용하며, 대중교통 이용자는 청주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문의(1시간 소요)까지 오는 버스를 타고 와서 마찬가지로 문의에서 좌석버스를 이용한다. 청남대 매표소는 문의파출소 맞은편, 청남대행 좌석버스 타는 곳에 위치해 있다.

043-220-5673/ www.cheongnamdae.com

 

# 청남대 주변 볼거리

 대청호 드라이브 길에 맛보는 토종붕어찜-문의면 후곡리

 ⓒ 트래비

청남대로 가는 길에 괴곡삼거리에서 회남 방면으로 차를 몰다 보면 꼬불꼬불한 자연 그대로의 길을 만나게 된다. 이곳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이 길을 따라 20분쯤 가다 보면 문의면 후곡리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대청댐이 생기면서 옛 터전을 버리지 못해 물 위로 올라와 다시 그곳에 터전을 잡고 살고 있는, 온 마을 가구수를 합쳐 봐야 12가구쯤 될 법한 마을이다.


대청호수가 바로 바라다 보이는 이 마을엔 대청호에서 토종붕어와 잉어 등의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최성근씨 부부가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KBS ‘6시 내 고향’이라는 프로그램에 맛있는 토종붕어찜을 하는 곳으로 소개된 집이다. 후곡리 이장 최씨네 음식에는 화려한 기교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갓 잡아올린 싱싱한 물고기와 시골에서 직접 기른 채소 등으로 정성들여 만든 음식 맛에 특별한 간판 하나 없이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토종붕어를 맛있게 먹으려면 추운 겨울이 제철이다. 운이 좋으면 토종붕어를 잡는 최씨네 배를 얻어 타 볼 수도 있다. 억새가 핀 대청호로 지는 일몰을 보며 토종붕어찜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이곳 시골마을 후곡리 최씨네 붕어찜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043-221-7589

물 속에 잠길 뻔한 옛 기억-문의문화재단지

ⓒ 트래비


청남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억새와 대청호수가 무척 아름답게 어우러진 ‘문의’라고 하는 역사가 오래된 마을이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청주와 비견될 만큼 컸던 이곳은 대청댐이 들어서면서 수몰되었다고 한다. 그곳에 있던 문화유적을 가져와 그대로 옮겨 놓은 곳이 바로 지금의 ‘문의문화재단지’다.
약 3만3,000평 규모의 부지 위에 세워진 단지 앞에는 수몰의 역사를 말해 주는 문의 수몰유래비가 세워져 있고, 4,000평의 주차장이 들어서 있다. 단지 안으로 들어서면 1666년에 세워진 옛 문의현의 객사 ‘문산관’(지방유형문화제 제49호)을 비롯해 문의 지역의 옛 비석들과 양반가옥, 민가, 주막집, 토담집, 대장간, 성곽을 재현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수몰민에게는 추억의 공간이자 관광객들에게는 역사학습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4년 10월에는 이곳 문화재단지 안에 대청호미술관이 새롭게 자리해 2005년 상반기까지 10만 명이 다녀갔으며 지난 10월에는 개관 1주년 특별전 ‘추사 김정희 선생의 생애’를 열기도 할 정도로 질높은 문화 예술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 때문에 고향을 잃은 수몰민들에게 주는 선물일까? 역설적이게도 문화재단지 안에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대청호 풍경은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아름답다.


문의문화재단지& 대청호미술관 입장료   무료
문의문화재단지 관리사무소   043-251-3545
대청호미술관  043-251-3541
찾아가는 길  청남대 매표소(문의면)에서 20분 소요되며 시내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향기에 취하고 꽃밥에 배부르고-상수 허브랜드

ⓒ 트래비

1년 365일 허브 향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청원I.C 부근에 위치한 상수 허브랜드가 바로 그곳이다. 온갖 허브가 가득찬 이곳엔 하루 온종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상수 허브랜드에서는 사계절 내내 활짝 핀 허브 꽃들을 관람할 수 있다. 약 2만여 평에 달하는 공간에 아기자기하게 심겨진 허브들이 저마다의 향을 뽐내며 관람객들을 맞는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허브는 약 550여 종. 흔히 허브라고 하면 로즈마리나 라벤더, 캐모마일 등 몇몇 종만 떠올리기 일쑤지만 상수 허브랜드에서는 그야말로 귀한(?) 허브 향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초콜렛 향이 나는 헬리오트러프를 비롯해 앙증맞은 보라색 꽃이 깜찍한 바이올렛, 민트, 허니써클, 마르타로즈마리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허브들을 만날 수 있다.

겨울이라 꽃이 얼마나 있을까 하고 반신반의 하고 찾아갔지만 3,000평 유리 온실 안엔 한가득 꽃향기가 흐르고 있고 잘 정리된 동선을 따라 허브 잎을 하나씩 따서 맛보며 걷는 향기로운 산책길에선 어느새 겨울을 잊고 있었다. 비록 겨울이라 야외에선 화려한 꽃의 자태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5월엔 1달 내내 허브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그때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수 허브랜드는 매력적인 곳이다.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은 약 20여 년을 한눈팔지 않고 허브만을 고집하며 억척스레 상수 허브랜드를 일궈낸 이상수 대표이다. 88서울올림픽 때 허브를 들여온 것을 계기로 한국형 허브를 재배하는 데 일념을 바쳐 온 그는 국내 허브산업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하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관람객들이 좀더 쉽고 재미나게 허브를 관람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술술 풀어 놓는다. 그의 강의를 듣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허브 박사가 되어 있다. 허브 강의를 통해 허브의 소중함을 알리는 그에게도 꽃향기가 배어나오는 듯하다.

이곳에는 허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야외에 설치되어 있어 겨울에는 맛볼 수 없어 아쉽지만 맨발로 걷다 보면 레몬 향기가 나는 ‘허브생카펫’, 또 이 바위를 만지면 승진할 수 있다는 속설을 지닌 20t 무게의 의자바위, 철갑상어를 볼 수 있는 허브 용궁, 누구나 한 번쯤 재밌게 웃으며 지나가게 되는 고추 공룡 등 다채로운 볼거리들이 풍부하다.

허브랜드 산책로를 쭉 따라가면 1급수의 천연 약수인 백옥약수터가 나온다. 추운 겨울에도 한 번쯤 맛보고 가야만 하는 곳이다. 그 옆으로는 허브랜드의 자랑인 국보급 적송 ‘천년송’이 자리하고 있어 산책길을 따라가는 내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꽃밥

상수 허브랜드에 오면 꼭 먹어 봐야 할 것이 있다. 얼마 전에 열린 코엑스 국제음식박람회에서 세계 일류요리사들이 극찬한 ‘꽃밥’은 일단 멋에 취하고, 향에 취하고 마지막으로 맛에 취하는 음식이다. 허브의 기능성과 한국전통비빔밥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이 색다른 음식은 오히려 국내보다는 해외에 먼저 알려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련, 스위트 바이올렛, 헬리오트로프, 안나로즈메리 등 상수 허브랜드에서 길러낸 허브 꽃잎에 무순, 콩순, 유채순을 비롯 호두, 잣, 아몬드 등을 넣고 허브랜드에서 직접 만든 허브 고추장으로 쓱쓱 비비면, 여느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은 꽃밥의 맛을 맛볼 수 있다. 이름만으로도 꽃향기가 물씬 풍겨나오는 꽃밥은 음식이라기보다는 예술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메뉴다. 여기에다 허브잎을 동동 띄운 물김치와 허브 된장국을 곁들이면, 입은 입대로 눈은 눈대로 호강이다. 꽃밥 6,000원~1만2,000원.

관람시간 오전 8시~오후 7시(3~11월)/ 오전 8시~오후 5시30분(12월~2월)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찾아가는 길 자가용 운전자는 중부고속도로 청원IC에서 청주·대전 방면으로 진입,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150m 지나면(서울에서 약 1시간20분 소요)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청주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상수 허브랜드까지 곧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

043-277-6633/ www.herbland.co.kr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