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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와 떠나는 우리나라 기차여행 ① 테마열차-20세기 감성으로 즐기는 철도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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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대 해수욕장


트래비와 떠나는 우리나라 기차여행 ① 테마열차
20세기 감성으로 즐기는 철도여행

기차를 타본 게 꼬박 3년 만이다. 굳이 지하철을 기차라고 한다면 이 말은 틀린 게 돼 버리지만 이번 기차 여행은 단순히 이동의 목적이 아니니 3년 만이라고 해두자. 게다가 이번 여행은 음악과 함께했고, 사라져 가던 모습들을 찾아가는 여행이어서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

글·사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코레일 www.korail.com  코레일관광개발 www.korailtravel.com


그 많은 추억을 싣고도 힘차게 달리다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곳 중 대표적인 곳으로는 인기 MT장소인 대천이 꼽힌다. 장항선은 호두과자로 유명한 천안,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천안·아산을 지나고 또 한여름 MT, 친구들과의 여행지로 유명한 대천해수욕장을 지나 금강 하구둑을 넘어 익산까지 이어진다. 이런 장항선을 타고 여행을 떠났던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번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은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갈 것이다.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은 서울역을 10시10분경에 출발한다. 서울역에서 충남 아산 신창역까지는 수도권 전철 1호선과 나란히 달린다. 매일 일터로 향하는 지하철과는 느낌이 다르다. 기차는 전동차처럼 날렵함은 없지만 묵직하게 서울역 플랫폼을 빠져 나오더니 어느새 주변의 지하철을 빠르게 앞지른다. 2~3분에 한 번씩 정차하는 지하철을 앞서 나가니 평소와는 다르게 왠지 모를 속도감과 쾌감에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또 지하철 속에 사람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나를 부러워할지 모른다는 알 수 없는 우월감도 든다.

기차 안에서는 출발과 동시에 능숙한 말투의 DJ가 여행객의 사연과 음악을 틀어 준다. 70~80년 대 음악다방의 분위기를 모르는  탓에 DJ의 말투와 사연 소개가 어색하긴 하지만 설렘으로 가득했던 객차에 더 큰 활기를 불어 넣는다.



1 변변한 역사(驛舍)도 없는 춘장대역 2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에서 생음악을 연주하는 연주자

입맛 당기는 짭짜름한 새우젓 천국

통통통 뮤지카페트레인의 첫 번째 기착지는 충청남도 홍성군의 광천역이다. 이곳은 예로부터 젓갈로 유명해 찾는 사람이 많다. 광천의 젓갈은 서해 앞바다에서 잡은 새우를 토굴에 저장해 삭혀 만드는데 시장에는 수십 개의 젓갈집이 있고 다양한 종류의 젓갈이 판매된다. 이와 함께 짭짜름한 맛이 일품인 광천김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광천역은 다른 장항선의 역보다는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5일장이 설 만큼 읍내가 크지도 발전되지도 않았다. 때문에 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풍경들이 많이 연출된다. 시장에서는 해맑게 웃고 있는 돼지머리도 판매되고 있고, 지금은 보기 힘든 여러 공산품들도 눈에 띈다. 또 상인들의 훈훈한 인심도 표정에서 그대로 느껴진다.

기차역이 문화재로 보호받는 ‘청소’

겉만 본다면 허름한 시골역에 불과하다. 여객 열차는 하루에 상·하행 합쳐 8번만 정차하고 역사의 남루한 모습은 여행객들로부터 시선을 받기도 힘들다.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은 청소역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정차한다. 

사람도 마찬가지겠지만 외모보다 속을 봐야 그 실체를 아는 법. 보잘 것없는 이 역은 2006년 근대문화 유산으로 지정됐을 만큼 역사적 사료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929년 진죽역이라는 이름으로 간이역 업무를 시작한 청소역은 등록문화재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근대 문화의 자취를 찾으려는 호기로 청소역에 내렸다면 허탈함에 실망할 수도 있겠다. 청소역 인근은 대낮인데도 사람들의 움직임이 적고 차 또한 많지 않아 고요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래서 청소역과 청소역전은 매력이 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한적한 분위기는 지친 도시인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5년 전에 다녀갔을 때와 달라진 것은 역사(驛舍)가 문화재로 지정됐다는 점, 버스 정류소 앞 수퍼마켓이 리모델링을 거쳐 조금은 세련돼졌다는 점 이외에 달라진 게 없었다는데서 놀랐고 또 정겨웠다. 

그래서 청소역은 시간이 멈춰 있는 곳, 또는 아주 천천히 흐르는 곳이라고 할 만하다. 도시에 살다 보니 건물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이곳에는 오히려 도시의 그 것들이 이상할 따름이다. 



1 장항선에서 가장 오래된 청소역 외부모습 2 광천 토굴 새우젓 시장에는 수십개의 상점이 있다 3 광천역 옆에 있는 버스터미널 앞이다. 사진에서만 봤던 70~80년 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따뜻한 봄볕 아래 어르신 두 분이 한가로이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기차역이지만 기차를 타고 가기 어려운 춘장대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의 두 가지 매력은 춘장대역에서 느끼게 된다. 첫 번째는 상시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춘장대역을 열차로 갈 수 있다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열차 여행객들이라면 이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두 번째 매력은 인근의 춘장대 해수욕장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시절이 이른 탓인지 바닷바람 끝에 찬 기운이 느껴졌지만 봄의 낭만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의 춘장대 도착 시간은 오후 5시 무렵이어서 간조 시기와 맞물려 해변을 따라 산책하기에 알맞다. 또 시간이 갈수록 갯벌과 바라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는 서해에서만 누릴 수 있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든다.
 
넓은 황해바다를 품은 갯벌에도 소소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질퍽하게 빠지는 갯벌이 아닌 탓에 간조에도 바다를 가까이 만날 수 있으며 넓은 운동장을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듯 옆으로 걷는 게의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4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발견한 갈매기 모양의 조형물 5 춘장대해수욕장 갯벌에서만난게 6청소역에서 발견한 옛날 기차표 7 해질녘이 되면 춘장대 해수욕장을 물들이는 노을


♣ 느린 여행을 충족시키는 장항선

장항선은 천안에서 시작해 충남 서천 장항읍까지 이어진다. 지금은 연결공사가 끝나 종착역이 익산이 됐지만 원래는 충청도 서해안을 지나는 철길이었다. 그래서인지 장항선을 타면 그들의 여유처럼 천천히 달리는 열차를 경험하게 된다. 

장항선의 대부분은 기찻길이 하나뿐이어서 기차 한 대가 지나가면 마주 오는 열차는 상대방 열차가 지나갈 때까지 역에서 기다린다. 때문에 운행 일정이 엇갈려 종종 연착되는 일도 있어 이를 몰랐던 여행객에게 불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낮선 여행길의 추억이고 얼마 남지 않은 불편함이니 즐거움으로 받아들이자. 지금은 장항선 전체가 복선화 공사 중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지금의 광천역, 열차의 엇갈리는 모습, 수십년간 열차가 오간 레일을 볼 수 없게 된다. 


♣ 통통통 뮤직카페트레인

열차 내 추억의 최신 노래 DJ 음악방송, 보령머드팩 시연 및 체험, 스트레스 팡팡 등이 펼쳐진다. 장항선 광천역에 내려 광천 토굴새우젓 시장 자유관광을 하고 청소역에 내려 시골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이후 춘장대역으로 이동해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서해바다 해산물 맛 체험도 한다.

상품가격: 성인 5만7,000원(아동 5만원)  
운항 요일: 매주 토요일 서울역 오전 10시경 출발, 서울역 오후 9시20분경 도착  
문의: 코레일관광개발 www.korailtravel.co.kr 1544-7755

 
♣ 4월 코레일 추천 꽃맞이 열차

▶섬진강 매화꽃 열차
섬진강변의 매화꽃과 남원의 광한루, 재래시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3월 중 당일 혹은 무박 2일 일정으로 매일 운행되며 1박2일 패키지 상품은 매화축제뿐 아니라 외도 혹은 오동도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다. 4만7,000원부터 9만9,000원까지 판매된다.

▶쌍계사 벚꽃 열차
3월말부터 4월 중순까지 당일, 무박 2일, 1박2일 일정으로 벚꽃열차를 운행한다. 한우를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정읍 산외마을까지 둘러볼 수 있는 여행코스도 있다. 5만9,000부터 판매된다.

▶진해 벚꽃 군항제 열차
진해 군항제 기간인 4월1일부터 11일까지 당일, 무박 2일, 1박2일 등 다양한 일정으로 운행한다. 1박2일의 패키지 여행상품을 선택하면, 진해 벚꽃과 부산시티투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군항제 관람객의 이용편의를 위해 진해역까지 매일 무궁화 특별열차를 운행하기도 한다. 

▶구례 산수유 축제열차
산수유 축제에 맞춰 3월13일부터 21일 사이 매일 당일코스로 산수유축제와 정읍 산외마을을 다녀올 수 있는 여행상품으로 요금은 5만2,000원부터 판매된다.

▶청풍호반 벚꽃길 충주호 유람선 기차여행
누리로 열차와 유람선을 연계해 충주호반에 핀 벚꽃길과 전통시장 등을 둘러보는 상품으로4월10일부터 18일까지 매일 운행한다. 요금은 4만2,000원부터 판매된다.문의 코레일 www.kor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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