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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그렇게, 겨울에 사는 사람들②피오르노르웨이 Fjord Norway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5.03.16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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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겨울왕국>에서처럼 꽁꽁 언 피오르를 보고 싶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오르가 모여 있다는 피오르노르웨이를 찾아갔다.
 
협곡 속에 자리한 작은 마을 ‘운드레달Undredal’에서 바라본 송네피오르
 
겨울 피오르의 감동 플롬Flam

겨울 피오르를 만나러 가는 길은 조금 쓸쓸했다. 플롬 산악열차Flamsbana 창밖으로 얼어붙은 폭포와,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이 드문드문 지나갔고 싸락눈이 흩날렸다. 여름엔 이 기찻길 주위로 녹음이 무성하고 꽃이 만발한다고 했다. 여름 같은 생기는 없었지만 겨울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204km 길이의 송네피오르Sogne Fjord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긴 피오르다. 깎아지른 협만을 따라 흘러들어온 바닷물의 깊이는 최대 1,300m에 이른다. 이 피오르의 시작점, 깊숙한 자연 속에 플롬Flam이 자리하고 있다. 겨울의 플롬은 맑은 기운으로 가득했다. 맑은 공기, 맑은 물, 맑은 산세가 나의 심신을 하염없이 정화해 주는 것 같았다.

이튿날 아침 피오르 사파리Fjord Sarari를 위한 채비를 했다. 피오르 사파리는 작은 스피드보트를 타고 피오르 사이를 빠르게 질주하는 투어다. 큰 배 위에서 천천히 피오르를 감상하는 크루즈보다 몇 배 스릴 있고 훨씬 가까이에서 피오르를 감상할 수 있다. 피오르 사파리에 참가하려면 방수·보온·구명 3중 기능이 있는 특별복장을 갖춰 입어야 한다. 두꺼운 모자와 장갑도 필수다. 모자를 눌러쓰면 머리스타일이 우스꽝스러워질까 망설이고 있는데 이날의 가이드 제레미Jeremie가 한마디 한다. “바람의 강도가 상상 이상이에요. 안 쓰면 후회할 걸요?”

정말 ‘완전무장’ 하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다. 보트는 엄청난 속도로 바람을 가르며 피오르의 깊숙한 속살을 파고 들어갔다. 칼바람에 양볼이 빨개지고 카메라를 쥔 손은 꽁꽁 얼었다. 하지만 곧 나는 추위를 잊은 채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끝을 알 수 없이 구불구불 이어지는 피오르, 그 피오르를 둘레둘레 휘감은 신비로운 안개, 협곡 속에 올망졸망 자리한 마을까지. 겨울 피오르는 말 그대로 그림 같은 절경이었다.
 
피오르 사파리
겨울철 기준, 성인 NOK640 어린이 NOK420
소요시간 | 2시간 30분
www.fjordsafari.com
 
피오르 사파리 중 만난 송네피오르의 장관. 추위도 잊은 채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겨울여행에 색을 입히다 베르겐Bergen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베르겐Bergen으로 정했다. 알록달록 오래된 항구와 에드바르드 그리그의 음악이 있는 곳, 베르겐이라면 무채색의 겨울여행을 따뜻하게 색칠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베르겐은 피오르노르웨이의 관문 도시이자 노르웨이 제2의 도시다. 1070년 항구도시로 조성된 뒤 1300년대엔 독일 한자동맹의 해상무역 중심지로 큰 역할을 했다. 브뤼겐Bryggen 항구는 그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다. 물가를 따라 뾰족한 지붕의 빨강, 노랑, 주황색 목조건물들이 어깨를 꼭 붙이고 서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곳은 오늘날 베르겐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베르겐을 아름답게 만드는 또 하나, ‘솔베이지의 노래’로 유명한 세계적인 작곡가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Hagerup Grieg다. 그가 22년간 살았던 생가는 1928년부터 뮤지엄으로 재탄생했다. 그리그가 즐겨 연주하던 피아노, 그가 사용하던 가구, 가지고 다니던 물건, 수집한 장식품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리그는 자신의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것을 몹시 싫어했어요. 이 뮤지엄에 그리그의 음악이 흐르지 않는 이유죠. 대신 여름엔 매일같이 생가 옆 콘서트홀에서 그리그의 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노콘서트가 열린답니다.” 그리그뮤지엄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존John Hovland이 설명했다.

생가 아래쪽엔 바다 쪽으로 창을 낸 작은 오두막이 하나 있었다. 빨간색으로 칠해진 오두막 안엔 낡은 피아노 한 대와 책상 하나뿐이다. “그리그가 생전에 작곡에 몰두했던 공간이에요. 그리그의 거의 모든 곡이 이 공간에서 탄생했죠. 피아노 의자 위에 수북이 쌓인 종이가 보이시나요? 베토벤의 악보랍니다. 그 위에 앉아 작곡을 하면 악상이 잘 떠오른다고 믿었다고 하네요.” 책상 위 악보 위에 있는 돌멩이도 눈길을 끌었다. 혹여 도둑이 들더라도 악보만은 가져가지 말아 달라는 의미로 악보 위에 항상 돌을 올려놓았다고. 작은 돌 하나까지도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 그리그를 떠올리기에 이보다 좋은 공간은 없는 것 같았다.
 
에드바르드 그리그 뮤지엄
성인 NOK90
Troldhaugvegen 65, 5232 Paradis-Bergen
griegmuseum.no/en
 
브뤼겐 항구는 오늘날 베르겐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그리그가 22년간 살았던 생가
키가 작았던 그리그는 피아노 의자에 베토벤 악보를 쌓고 그 위에 앉아 작곡했다
 

▶travel info
Airline
북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핀에어Finnair
현재 우리나라에서 노르웨이로 가는 직항은 없다. 북유럽을 갈 땐 핀란드 국적 항공사 핀에어가 가장 빠르다. 핀에어는 겨울시즌 인천-헬싱키 노선을 주5회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인천에서 헬싱키까지 9시간 30분, 헬싱키에서 오슬로까지 30분, 오슬로에서 알타까지 2시간이다.
www.finnair.com/kr
 
TRAIN
플롬 산악열차Flamsbana
미르달Myrdal 고원에서 플롬Flam까지 연결하는 산악열차. 해발 865m의 가파르고 아름다운 산자락을 오르내린다. 세계 10대 열차노선 중 하나로 꼽히며 경치가 좋은 구간에선 속도를 늦추고, 폭포가 있는 곳에는 잠시 정차해 승객들에게 포토타임을 준다. 연중 운행하며 베르겐-오슬로 구간 기찻길과 연결되어 있다. 
www.visitflam.com 
RESTAURANT
꿈의 레스토랑 엠마의 드림키친Emma’s Dream Kichen, Tromsø
‘엠마의 드림키친’은 트롬쇠에서 이름난 맛집이다. 이곳의 주인 앤Anne Brit은 4살부터 ‘엠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녀의 상상 속에서 엠마는 요리를 잘 하고 언제나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함을 베푸는 사람. 앤이 2008년 이 레스토랑을 열 때 ‘엠마의 드림키친’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다. 여러 가지 메뉴를 한 접시에 담은 샘플러 메뉴가 인기 있다.
Kirkegata 8, 9008 Tromsø www.emmas.as
 
화려한 한 끼 볼겐 & 모이Bølgen & Moi, Bergen
베르겐에서 호화로운 한 끼를 먹고 싶다면 볼겐 & 모이를 추천한다. 고풍스런 외관을 자랑하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면 검은 셔츠와 에이프런을 두른 웨이터가 테이블로 안내한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좋은 사람들과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기에 좋은 장소다.
Vagsalmenningen 16, Bergen 5014
www.bolgenogmoi.no
 
HOTEL
알타 스칸딕호텔Scandic Alta
알타에는 노던라이트의 모양을 본떠 만든 아름다운 성당이 하나 있다. 스칸딕호텔 객실에선 하얀 눈 속에 자리한 성당이 시원하게 보인다. 호텔 바로 옆엔 작은 쇼핑스트리트도 있다. 아침식사 뷔페가 푸짐하고 다양하게 제공된다.
Lokkeveien 61, Alta 9510  
www.rica.no/alta

트롬쇠 톤호텔Thon Hotel Tromsø
톤호텔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호텔체인이다. 트롬쇠 시티센터에 자리해 도보여행하기에 좋다. 근처에 카페, 레스토랑, 부티크숍 등이 많고 5분만 걸으면 부둣가에 닿는다. 주황, 핫핑크, 파랑 등 선명한 색을 사용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Grønnegata 50, 9008 Tromsø  
www.thonhotles.no

플롬 프레트하임호텔Fretheim Hotel
자연 속 별장 같은 호텔이다. 발코니에 나가면 웅장한 산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호텔 레스토랑의 음식이 꽤 훌륭하다. 송네피오르 사파리 선착장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5743 Flam  
www.fretheimhotel.no/en
 
글·사진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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