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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 PARIS] Pleasant Walk in Paris 지금, 파리지엥들은 산책 중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5.04.06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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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파리에는 천 가지가 넘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잔잔한 호숫가와 고성을 거닐다 보면 저 멀리 에펠탑이 보인다. 여유롭고 아늑한 공간을 찾는 파리지엥들의 휴식처, 뱅센Vincennes의 모습이다. 어느 따스한 봄날, 나도 그들을 따라 뱅센을 걸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김민정 
 
파리 도심에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뱅센에는 파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편안함, 설렘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 프랑스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고성, 귀족의 사냥터였던 마을을 둘러싼 푸른 공원이 있고 180여 종의 동물의 보금자리이자 파리 최대의 동물원이 자리해 있다. 뱅센에 대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 
 
뱅센성을 둘러싼 산책로는 연인들이 데이트 하기에 좋다
뱅센 시내에서 보이는 던전. 시내와 뱅센성이 얼마나 가까운지를, 그리고 이 둘이 얼마나 조화로운지를 잘 보여 준다

●뱅센성
Chateau de Vincennes 
흔적 따라 읽고 걷는 시간 

뱅센성 근처의 뱅센마켓은 디즈니 영화에 나올 법한 왁자지껄한 유럽 재래시장을 연상시켰다. 덕분에 바쁜 도심의 일상을 벗어났다는 쾌감까지 더해진다. 웅장한 성 자체가 프랑스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뱅센성은 프랑스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이 성은 프랑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중세의 성이자 유럽에서 가장 높은 던전dungeon·지하감옥을 자랑한다. 왕은 물론 귀족들의 사랑을 받던 궁전이었고 쉼터였고 또 한때는 요새였다. 프랑스 유명인들의 감옥이기도 했다. 철학가 드디로와 볼테르, 사드 후작, 정치가 푸케와 미라보가 이곳에 갇혔었고 미인 스파이로 유명했던 마타 하리의 사형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성의 일부분만을 대중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해 두었는데, 고스란히 남겨진 죄수들의 그림에서 프랑스의 독특한 역사를 엿볼 수 있다. 뱅센성의 일화와 중세시대의 정서와 건물 양식을 감상한 뒤에는 프랑스 문화의 또 다른 면을 보기 위해 뱅센숲으로 향할 것을 추천한다.
 
뱅센성의 지하감옥으로 불리는 던전
뱅센숲의 잔잔한 상 망데 호수 Lac de Saint-mande 앞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기고 있는 파리지엥들
 
●뱅센숲
Bois de Vincennes
파리에 이런 쉼터가?

웅장한 뱅센성을 감싸고 있는 뱅센숲은 왕들이 자주 찾았던 사냥터였다. 자전거나 보행자 도로뿐만 아니라 말들이 다닐 수 있는 길도 마련되어 있는데 뱅센숲은 자연을 그리워하는 도심 사람들에게도, 동물에게도 휴식을 선사해 주는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숲이라고 해서 지루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뱅센숲 근처에는 승마장, 놀이기구, 아늑한 벤치, 아기자기한 산책로 그리고 가지각색의 카페가 옹기종기 모여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여유로운 즐거움도 선사한다. 따스한 봄햇살을 받으며 잔잔한 호수 위에서 노 젓는 연인들과 나비를 쫓으며 뛰어노는 아이들, 가벼운 간식을 즐기고 있는 친구들과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연인들, 책을 읽고 있는 노부부들에 뒤뚱뒤뚱 걷고 있는 오리에게 빵을 주며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까지, 언제나 바쁘고 복잡한 파리에 이렇게 거대하고 아늑한 쉼터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뱅센, 한 걸음 더 들여다보기

뱅센숲 양 옆으로는 6년간의 공사를 끝내고 모습을 드러낸 프랑스 최대의 파리동물원Parc Zoologique de Paris과 천 가지 이상의 꽃 종류를 자랑하는 파리 꽃공원 Parc Floral de Paris이 각각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걷기 대신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뱅센성과 시청 주변 벨리브Velib 자전거 대에서는 1.7유로면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다. 

또한 뱅센에 갔다면 RER A Vincennes역 2번 출구에서 몽트로이Montreuil 방향 3분 거리에 위치한 앙까드깜빠뉴En-cas de campagne(72 Avenue de la Republique) 빵집의 바게트는 꼭 맛보기를 권한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고소한 바게트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서 있는 뱅센의 바게트 맛집이다. 한 손에는 따끈따끈한 바게트를, 또 다른 한 손에는 치즈 한 조각을 들고 파리지엥처럼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는 것. 사소하지만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Traviest 김민정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교University of Canterbury에서 미디어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현재는 파리정치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는 꿈 많은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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