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순간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기내 어메니티. 
고급 화장품부터 기발한 아이디어 수면안대까지 어메니티의 세계는 점점 더 화려해지고 있다. 

 

 

Luxury
어메니티라고 다 같은 어메니티가 아니다. 당신의 품격을 위해 항공사들과 고급 브랜드들이 손을 잡았다. 델타항공은 투미와 함께 튼튼한 파우치는 물론 각종 편의용품을 특별 제작했고 싱가포르항공은 살바토레 페라가모 향수를 30ml의 넉넉한 용량으로 준비한다던데… 미처 챙기지 못한 구두약이나 치실, 애프터 셰이브 밤까지 세심하게 챙겨 주는 덕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Sleep
수면을 취하는 것은 단순히 몸과 뇌를 쉬게 하는 행동이 아니다. 하루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다음날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중요한 시간이다. 특히 장거리 비행에서의 숙면은 필요가 아니라 필수다. 보들보들한 지방시 파자마를 입고 웨스틴 호텔의 이불을 덮는다면? 당신의 숙면을 위해 항공사들이 준비한 센스만점 아이템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Eco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까워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더니 어느새 파우치가 두둑해졌다. 그런데 나, 일회용품을 흥청망청 쓰는 환경파괴범이 된 건 아닐까? 마음이 무거워지려는 순간, 눈앞에 친환경 어메니티 키트가 나타났다. 자연에 의한, 자연을 위한 어메니티 이야기. 

 

Special
어메니티 세계에도 ‘특수 지역’이 있다. 일생에 한 번은 하지 순례를 떠난다는 이슬람 신도를 위한 작은 배려. 터키항공은 기도에 필요한 용품을 순례자의 마음으로 가득 채웠다. 아이들만을 위한 어메니티도 있다. 사전에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승무원들이 친절하게 하나씩 나누어 주니 아이들에게는 깜짝 선물이 될 터. 

 

 

남자의 로망을 담았다
터키항공의 어메니티 케이스는 튼튼하고 세련된 것이 포르쉐를 꼭 빼닮았다. 포르쉐 디자인이 만든 하드 케이스다. 포르쉐 디자인은 남자의 영원한 로망, 포르쉐의 자회사로 가방이나 선글라스, 스포츠 용품 등 다양한 범주의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있다. 케이스는 작은 하드 캐리어를 연상케 한다. 케이스를 펼치면 양 옆으로 물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포켓 역할을 하는 커버가 덮여 있고 그 안에는 기내에서 필요한 어메니티들이 가지런히 담겨 있다. 보습 효과가 뛰어난 이탈리아 스파 브랜드 아카카파Acca Kappa의 바디로션과 립밤은 건조한 기내에서 더욱 반가운 존재. 튼튼한 케이스는 다음 여행에 USB, 외장하드, 배터리 충전기 등 중요한 전자기기 액세서리를 담는 용도로 활용하게 될 것만 같다.
구성품 수면안대, 미끄럼방지 양말, 립밤, 바디로션, 치약 & 칫솔, 빗, 구둣주걱, 이어플러그 
적용구간 인천-이스탄불을 포함한 장거리 노선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

 

기분이 좋아지는 향기
파우치를 여는 순간, 기분 좋은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카타르항공 어메니티 파우치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의 뷰티라인 제품이 담겨 있다. 여성에게는 우아함이 물씬 느껴지는 ‘씨Si’ 라인의 향수 7ml와 바디로션 75ml를, 남성에게는 상쾌한 느낌의 ‘아쿠아 디 지오Acqua di gio’ 라인 향수 7ml와 애프터 셰이브 밤 75ml를 제공한다. 네덜란드 친환경 뷰티 브랜드 리튜얼스Rituals의 촉촉한 립밤도 챙겼다. 파우치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름이 적힌 금색 뱃지가 반짝 빛나고 있다. 
구성품 향수, 바디로션, 립밤, 수면안대, 이어플러그, 양말, 빗(남성용 파우치에는 바디로션 대신 애프터 셰이브 밤)  
적용구간 인천-도하를 포함한 전노선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기에서 받은 깜짝 선물
여행자라면 모를 리 없는 브랜드, 투미TUMI의 파우치를 기내에서 선물로 받는다면? 게다가 그 안에는 투미에서 제작한 각종 편의 용품으로 가득하다. 델타항공은 당신이 미처 챙기지 못한 구두약과 구둣주걱도 챙겼다. 뉴욕의 스킨케어 브랜드 멜린앤게츠Malin+Goetz의 네롤리 핸드 & 바디로션과 립 모이스처라이저도 깜찍하게 포장되어 있다. 민감성 피부를 위해 천연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약국용 스킨케어 브랜드니 안심이다. 튼튼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행 용품을 제공하는 투미가 개발한 내마모성 방탄 나일론 섬유 파우치는 두고두고 활용할 일이다. 
구성품 핸드 & 바디로션, 립 모이스처라이저, 수면안대, 양말, 구둣주걱, 구두약, 빗, 칫솔 & 치약, 휴지, 향균 물티슈, 이어플러그, 펜 
적용구간 장거리 국제선 
클래스 델타 원 비즈니스 클래스 

 

 

깨우지 마세요 vs 깨워 주세요
비행기가 이륙하고 잠에 취해 눈꺼풀이 무거워질 때쯤 생기는 고민이 하나 있다. 기내식을 포기할 것인가, 잠을 포기할 것인가. 승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잠을 자고 있는 승객을 깨울 것인가, 깨우지 말 것인가의 문제는 언제나 참 ‘애매’하다. 에티하드항공이 이렇게 애매한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코노미 클래스 이용객들에게 제공하는 어메니티에 포함된 수면안대의 양면에 ‘방해하지 마시오Do not disturb’와 ‘식사시 깨워 주세요Wake me up to eat’ 문구를 각각 프린트한 덕분이다. 프라이빗한 시간과 선택권을 존중하면서도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 센스 만점 아이템이다.  
구성품 양말, 수면안대, 이어플러그, 칫솔 & 치약 
적용구간 장거리 야간 노선 및 초장거리 노선 
클래스 이코노미 클래스 

 

 

일생의 한 번은 기도
이슬람 신도에게는 ‘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 다섯 번째 의무인 하지Hajj. 무하마드가 태어난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연안의 메카 ‘카바’ 신전을 순례하는 일이다. 일생에 한 번은 꼭 떠나야 하는 하지 순례길, 신도들을 위해 터키항공이 나섰다. 넉넉한 공간의 크로스백 안에 기도를 할 때 필요한 매트, 깨끗한 손과 발을 위한 물비누, 미끄럼방지 양말, 신발 가방 등을 담았다. 앙증맞은 크기의 숫자측정기를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우고 버튼을 누르면 기도를 몇 번이나 드렸는지 쉽게 셈할 수 있다. 하지 기간(이슬람력으로 12월7일부터 12일까지)에 맞춰 터키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는 터키항공의 승객들에게 하지 성지 키트Hajj Pilgrimage Kit를 제공한다. 하지와 겹치는 기간을 제외하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작은 순례 ‘움라Umrah’를 위한 ‘움라 어메니티 키트Umrah Amenity Kit’도 있다. 작은 힙색 안에 기도를 위한 매트, 양말, 숫자측정기가 들어 있다.
구성품 움라 어메니티 키트 | 힙색, 매트, 신발가방, 양말, 숫자측정기 
하지 성지 키트 | 크로스 백, 힙색, 매트, 신발가방, 물비누, 양말, 숫자측정기 
적용구간 이스탄불-제다/메디나 노선 비행편에 항시 준비
(단, 하지 성지 키트는 하지 기간을 전후로 특정 기간에만 제공된다) 
클래스 모든 클래스 적용  

 

*이슬람의 다섯 기둥Arkan al-Islam 
이슬람교도의 다섯 가지 의무. 
신조 암송, 하루 5회 기도, 구제, 라마단 금식, 하지 성지순례가 이에 속한다. 

Eco

 

내 피부의 작은 천연 오아시스
여자라면 안다. 피부를 위해 챙긴 화장품 파우치를 나도 모르게 수하물로 몽땅 부쳐 버렸을 때의 심정을. 건조한 기내에서 장시간 ‘버티기’에 돌입해야 할 타이밍에 나타난 어메니티는 그 순간 생애 가장 큰 선물이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여기에 한 가지 감동을 더 추가했다. 바로 호주에서 온 천연 화장품 브랜드 ‘이솝Aesop’ 제품으로 파우치를 빵빵하게 채운 것. 건조한 피부에 다량의 수분을 즉각 공급하는 ‘이솝 까멜리아 너트 페이셜 하이드레이팅 크림’과 비타민 E가 풍부해 보습 효과에 탁월한 ‘이솝 로즈힙 씨드 립 크림’이 오아시스 역할을 맡는다. 여성용 파우치에는 오렌지향과 시트러스향이 가득한 ‘이솝 린드 컨센트레이트 핸드 & 바디 밤’과 화장솜까지 똑 부러지게 담았다. 나도 모르게 피부가 촉촉해지는 비행이 기다려진다. 
구성품 페이셜 크림, 립 크림, 핸드 & 바디 밤, 머리빗, 모니터 클리닝 천, 양말, 칫솔 & 치약
적용구간 동남아시아 및 중국 외 장거리 노선  
클래스 일등석 

 

지구를 위해 버리지 마세요
핀에어는 양말, 수면안대, 이어플러그까지 승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품으로만 키트를 구성하고 특별 제작된 친환경 재생봉투에 담아 제공한다. 그 외 칫솔, 치약 세트나 면도용품, 립밤, 로션, 바느질용품 등 필요한 것이 있다면 따로 요청하자. 사용하지 않은 일회용품들이 무분별하게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내에서 제공하는 화장품은 핀란드 ‘게스트 컴포트Guest Comfort’ 브랜드 제품으로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녹차와 자작나무 추출물을 함유해 피부의 건강을 돕는다. 
구성품 양말, 수면안대, 이어플러그 
적용구간 장거리 노선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 이코노미 컴포트

 

그녀도 반한 자연주의 어메니티 
A양은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 후원자다. 
TV 프로그램에서 화장품 테스트 때문에 피부병을 앓고 죽어 가는 동물들을 본 이후부터다. 그래서 A양은 본인이 직접 만든 식물성 천연 화장품만 사용한다. 그런 그녀에게 아메리칸항공이 제공하는 ‘헤리티지 키트’는 반갑기만 하다. 국제선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객에게 ‘레드플라워Red Flower’의 로션과 립밤, 물수건을 제공하기 때문. 레드플라워는 100% 천연 식물성 성분만을 사용하고 자연주의 철학에 따라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뉴욕의 친환경 뷰티 브랜드다. 모든 제품의 용기도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만든다고 하니 기특하고 고마울 뿐이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2016년 1월까지만 한정판으로 제공된다는 것. 
구성품 국제선 비즈니스 클래스 & 퍼스트 클래스 | 양말, 수면안대, 구강청결제, 보스 헤드셋, 칫솔 & 치약, 이어플러그, 펜, 티슈, 레드플라워 3종(로션, 립밤, 물수건), 국제선 퍼스트 클래스 승객에게는 잠옷, 미끄럼 방지 슬리퍼 추가 제공 
미국 내 노선 퍼스트 클래스 | 양말, 수면안대, 칫솔 & 치약, 이어플러그, 레드플라워 3종 
적용구간 & 클래스 국제선 비즈니스 클래스, 미국 내 노선 퍼스트 클래스 

 

글 손고은 기자  사진 green.b studio photographer 김정호  
자료제공 델타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 싱가포르항공, 핀에어, 아메리칸항공, 에티하드항공, 터키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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