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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Table] 어머머! 어메니티 요지경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5.04.13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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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디테일이다. 
욕실에 놓인 작은 비누 하나에 
지친 여행자의 피로가 싹 씻기기도 하고,  
칫솔모의 절반이 입 안으로 떨어지는 
경험 때문에 어떤 호텔에는 등을 돌리게 
되기도 한다. 여행기자들이 말하는 
어메니티 월드 혹은 그 위력.
정리 <트래비> 취재부 

어메니티 따위? 내겐 중요해!
천▶요즘 어메니티*가 다양해지고 고급화 되는 추세더라. 어메니티가 여행자들의 실제 선택에 영향을 미치나?

김▶글쎄…, 어메니티가 정확히 뭘 말하는 거지? 농촌 어메니티* 이런 것도 있던데.
천▶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서 느끼는 쾌적함을 뜻한다고.
고▶호텔 어메니티가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평가를 할 때는 영향이 크다.  
편▶그런 걸 기억해?
신▶옛날에 두바이 버즈알아랍 호텔에 갔을 때, 남자, 여자에 따라서 방에 넣어 준 어메니티가 달랐다. 그것도 샘플이 아니고 정품 사이즈의 스킨, 로션 등등. 에르메스 향수까지. 하룻밤에 200만원짜리 호텔이었다. 
김▶ 나도 집사람이 좋아할 줄 알고 에르메스인지 불가리인지 가져왔는데, 안 쓰더라. 정품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 건지. 중동쪽 호텔은 명품 선호가 심하다.  
편▶ 한 15년 전쯤 중국의 어느 호텔은 신축해서 외관이 번지르르한데, 어메니티는 저질이었다. 이를 닦으니 칫솔모 반이 입 안에 남아 있었던 적도. 
양▶ 요즘은 다르다. 얼마 전에 갔던 중국 타이위엔의 호텔은 어메니티가 브랜드 종류별로 깔려 있더라. 샴푸도 세 가지씩, 린스도 세 가지씩, 치약도 다섯 개나 있어서 골라 쓸 수 있었다. 로컬 브랜드 호텔이었는데 신기하더라.
편▶ 그래서 챙겨 왔나?
양▶아니. 맘에 들지 않았다. 
차▶어메니티 진열방법도 중요하다. 발리에 갔을 때 오브제처럼 멋있게 준비해 놓았더라. 그런 것들이 호텔 이미지에 영향 많이 준다. 
천▶ 드라이기 없는 호텔은 정말 불편하다.
고▶ 드라이기에 주둥이 없는 것도 많고, 청소기처럼 생긴 것도 있다. 
양▶ 최악이야. 머리 길면 절대 못 말린다. 30분 걸린다. 
편▶ 난 그거로 충분하다. 편하고 아주 좋아.
천▶ 어메티니라는 것이 고객에게 주는 쾌적함이라면 무형의 서비스도 좋은 어메니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호텔에서는 저녁에 메이드가 와서 잠자리를 봐주고 가지 않나. 홍콩에 갔을 때 처음으로 침대 밑에 러그를 깔아 주는 서비스를 경험했는데, 그게 아직도 인상적이다. 자다가 어둠 속에 일어나면 러그 위에 설 수 있게 한 것인데 섬세한 서비스였다. 
김▶ 수건으로 학 접어 두는 것도 어메니티겠네. 다음날은 코끼리를 접었더라. 내가 묵었던 호텔에는 투숙객들이 그걸 배우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배우고 싶더라니까.
천▶ 일본의 작은 비즈니스호텔에서 묵을 때였다. 보통 문 앞에 ‘방해하지 마시오.Do Not Disturb’를 걸어두면 어메니티도 안 채워 준다. 그런데 그 호텔은 방에 안 들어오는 대신 플라스틱자루에 어메니티 보충품을 담아서 문고리에 걸어 두고 가더라. 프라이버시는 지켜 주되 필요한 것도 챙겨 주니 최고였다.
차▶ 어떤 호텔은 그 브랜드만의 시그니처 향을 가지고 있다. 그 향을 샴푸랑 맞추는 건 어떨까? 그러면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좋을 것 같다. 

어메니티는 무한리필일까? 
김▶ 호텔 어메니티는 다 가져와도 되나? 창피한 건가?
ALL▶가져와도 된다.
편▶ 챙기고 다음날 또 세팅해 주면 어떻게들 하나?
손▶ 어차피 1박 요금에 포함된 거다. 소모품. 
편▶ 조리(플립플랍) 같은 건 가져오면 안 된다. 
고▶ 근데 내가 갔던 프랑스 호텔에서는 아주 좋은 슬리퍼가 있었는데, 처음엔 안 되는 줄 알았더니 같이 간 일행들이 가져가도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챙겼다. 
천▶ 안 되는 곳도 있고, 되는 곳도 있고. 규정이 조금씩 다르더라. 내가 잔 뉴욕 호텔에서는 조리슬리퍼는 가져가지 말라고 씌어 있더라. 
천▶ 자꾸 쓰다 보면 편리한 어메니티가 있어서 아예 세트가 만들어지더라. 안대도 그렇고, 칫솔도 그렇고. 다른 일회용품은 안 쓰게 된다. 
편▶ 칫솔모에 아예 치약이 묻어 있는 일회용 칫솔이 편리하다. 있으면 챙겨서 공항 등 이동 중에 사용한다. 
김▶ 나는 면도기를 잘 챙긴다. 특히 일본제품은 쌍날이라 좋다. 아직도 쓴다.
신▶ 기내용 양말이 짱 좋다. 급하면 커피를 내릴 수도 있고 추울 때는 손에도 낄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사용해 봤다. 챙겨 두면 어디든 쓴다.
양▶ 난 샤워캡을 꼭 챙긴다. 집에서 얼굴에 팩하거나, 필링할 때 머리에 쓰면 편하다. 
편▶ 샤워캡은 짐을 쌀 때도 유용하다. 다 입은 속옷이라든가, 샴푸처럼 샐 가능성이 있는 어메니티를 챙길 때 사용하면 안전하다. 기왕 가지고 오는 건데 공항에서 가방 던져서 다 터지면 아깝다.
ALL▶ 그거 좋은 팁이다!! 
편▶ 옛날엔 알사탕 하나씩 주거나 담요만 주는 수준이었는데, 많이 달라졌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담요는 사람들이 기념품처럼 하나씩 다 가져가는 바람에 국민담요가 됐었다. 
편▶ 어메니티 파우치는 비즈니스 승객들에게만 주는 건데, 좌석에 남아 있으면 내가 가져가도 되는 건가?
신▶된다. 내릴 때 새 거 남아 있으면 챙겨 오곤 했다. 
천▶ 경유하는 장거리 노선일 경우 왔다 갔다만 해도 파우치가 네 개나 되니까 짐이다. 안 가져가게 된다. 
김▶ 절도죄다 절도죄.
김▶호텔 미니바도 잘 살펴야 한다. 공짜가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신▶ 센서가 붙어 있는 호텔도 있다. 음료가 빠지면 바로 카운트 된다.
편▶ 먹고 채워 두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 밤에 급하니까 일단 먹고 다음날 밖에서 구입해 채워 두는 손님도 종종 있다.  
손▶ 방콕 호텔에 물병이 2개 있었는데, 유리병에 든 거였다. 하나는 마시고 하나는 밖에 나갈 때 가져갔는데 한 병 값을 청구하더라. 유리병을 밖으로 가져가지 말라고 씌어 있긴 했었다. 
천▶ 기내식은 어메니티에 속하나?
고▶ 어메니티 아닌 것 같다. 
김▶ 어메니티인 것 같다. 공짜니까.
신▶ 하나 더 달라고 요청하면 여유가 있을 때 더 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어메니티! 

한 번 쓰고 버리는 비누가 아까워~
 
고▶ 호텔을 1박씩 할 경우 비누를 한 번만 쓰고 버리게 돼서 아깝다. 그런 게 얼마나 많겠나. 1박씩 5개 호텔에서 자면 비누 다섯 개를 버리고 오는 거다. 
편▶ 그런 비누를 걷어가서 직원들이 쓰는 것 같더라. 애매하게 남은 화장실 휴지도 그렇고. 
천▶ 그러게. 어메니티에 환장하던 건 옛날이야기가 됐다. 요즘은 환경오염도 고려해야 하고, 본인이 필요한 것만 알뜰하게 챙기는 것도 여행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습관인 것 같다. 
차▶ 베트남의 친환경 제품을 쓰는 리조트에 갔는데 에코라서 그런지 때가 안 씻기더라. 그냥 가져간 걸 썼다. 
천▶ 지난번에 지어드벤처G-adventure 여행사 대표 강연에 갔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평소에 분리수거를 잘하고 환경오염을 걱정하던 사람들도 여행지에 가서까지 분리수거를 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여행에서는 모든 의무로부터 해방되어 편해지고 싶으니까. 
김▶ 어떤 호텔은 추가 어메니티를 사용하지 않으면 호텔 매장에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쿠폰을 주더라. 쉐라톤이었나.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적이었는데 좋더라. 하루당 얼마씩 주니까.
천▶ 어메니티가 있으면 유용하긴 한데, 하나하나 종이상자가 들어 있는 경우는 종이가 아깝다. 큰 통에서 리필해서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차▶ 포장이 안 된 것은 개인용이 아닌 것 같아서 별로다. 
고▶ 큰 샴푸통에 리필해서 쓰는 호텔에 갔는데 써 보니까 향도 좋고 쓰기 편하더라. 그런데  그 호텔이 좋은 호텔이어서 안심했던 듯. 아니었으면 불평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편▶ 나름이다. 도자기 병에 넣어서 붙박이 비치해 두면 고급스러워서 좋아할 수도 있다. 
김▶ 맞다. 작은 것은 짜증난다. 뜯어 쓰기 불편하다. 
천▶필요한 것만 선택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내 이어폰도 자리에 있으면 뜯어서 쓰게 되는데 나눠 주고 걷어 가는 경우에는 아예 안 받게 된다. 개인 이어폰이 더 좋으니까. 
손▶ 일본항공이 그렇다. 어메니티를 다 바구니에 넣어서 하나하나 물어본다. 
고▶ 그러면 부끄러워서 달라고 못 하는 사람도 있다. 
편▶ 호텔마다 대부분 수건세탁에 대한 안내문이 있지 않나. 재사용할 거면 그냥 걸어 두고 세탁물이면 바닥에 내려놔라. 근데 여자들은 매일 바꾸는 것 같더라. 남자들은 큰 타월 하나로 3박4일도 가능하다.
손▶ 에구. 반성 중이다. 비치되어 있는 작은 수건 두 개, 큰 수건 두 개를 다 쓰고 온다. 여자들이 수건을 많이 쓰는 편이다. 만약에 가운이 있으면 큰 수건은 안 쓰는데, 아니면 다 쓴다. 
편▶ 가운 입으면 좋은가? 안 입어 봐서 모르겠다.
천▶ 어떤 호텔은 어메니티를 브랜드화 해서 팔기도 한다. 베개에도 메뉴가 있어서 고를 수도 있다.  
편▶ 전에 지인이 담배를 피우다가 이불에 구멍을 냈었다. 비용을 지불하고 그 이불, 집에 가져와서 잘 쓰고 있다더라. 아깝다 생각 말고 가져와서 잘 쓰면 된다. 
 
수면상태를 알려 주는 이불을 준다고? 
 
천▶ 어메니티가 변천하는 두 가지 방향이 하나는 럭셔리, 다른 한쪽은 친환경인 것 같다.   
신▶ 영국항공은 어메니티로 이불을 주는데, 이불 색깔이 변하는 것에 따라 손님이 숙면을 취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다더라.
양▶ 같은 소재로 만든 안대 이야기도 들었는데, 색으로 숙면 상태를 알 수 있다더라.
김▶ 내가 좋아하는 항공기 어메니티는 귀마개다.
편▶ 나도. 그거 없으면 못 잔다. 귀가 아프다. 
천▶ 어느 곳에서도 안 주는 어메니티, 바람 불어서 부풀리는 목베개가 필수품이다.  
편▶ 아예 베개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목베개 말고.
천▶ 기내에서 사용하는 발받침 같은 것도 상품화되어 있다.
신▶내가 필요한 어메니티는 작은 지퍼백이다. 입은 속옷, 이런 거 넣을 수 있게.
편▶ 이런 건 어떨까? 우리나라 호텔에서 일회용 홍삼엑기스를 주면 좋을 것 같다. 로컬 상품이니까. 중국처럼 동양권은 좋아할 듯.
손▶ 원하는 어메니티에 물티슈 추가. 은행에서 환전하니까 물티슈를 줬는데 유용하게 썼었다.
난 미스트 원츄.
손▶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석 타면 준다. 클렌징 티슈도 들어 있고 록시땅 핸드크림도 준다. 좋지 않나? 화장품 파우치 챙기기 귀찮은데 말이다.
편▶난 다 안 줘도 되니까 가격이나 깎아 주면 좋겠어.
김▶ 그래서 LCC(저비용항공사)가 나온 거다. 
ALL▶ 그러네!
 
Travie Dictionary 
* 어메니티 | 생활편의시설이나 주거환경의 쾌적성 등을 일컫는 말로 크게는 수영장, TV 등의 편의시설을 포함하는 단어지만 여행에서는 일반적으로는 추가 비용 없이 기내에서 제공하는 편의용품이나 호텔에 비치되어 있는 욕실용품 등을 뜻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 농촌 어메니티Rural Amenity 운동 | 농촌 고유의 전통과 문화, 자연, 생태, 음식 등의 자원을 활용해 쾌적한 농촌을 만들자는 운동이다. 산업시대의 개발 개념과는 달리 농촌의 고유환경을 유지하며 체계적으로 개선해 나가자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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