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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도 좋은 도시 Macau Step Out⑧마카오-콜로안 빌리지의 노스탤지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5.09.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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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se 8
소요시간 약 70분
콜로안 빌리지의 노스탤지어
Nostalgia in Coloane
 
마카오 남단, 바다를 끼고 있는 콜로안 빌리지. 평범한 동네 한 바퀴를 걷고 있는 듯하지만 숨겨진 보물이 많은 코스다. 
글 김진빈  사진 손고은 기자
 
바다와 맞닿은 콜로안 빌리지.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로 돌기 좋은 코스다. 단, 길이 좁고 울퉁불퉁해 질주하기는 어렵다Ⓟ김진빈
탐꿍 사원부터 콜로안 선착장까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벤치도 여럿 마련되어 있으니 잠시 망중한에 빠져도 좋다. 바다 너머로 보이는 곳은 중국 주하이
콜로안 선착장 쪽 수상가옥. 2002년에 온 태풍으로 인해 지붕과 외벽이 많이 낡았지만 오랜 세월 콜로안을 지켜온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곳이다
 
 
탐꿍 사원에는 청동으로 만든 세수대야 ‘용세’가 있다 Ⓟ손고은
 
●김진빈의 On the road
콜로안의 시간을 담아 오다
 
“콜로안의 시계는 같은 시간을 담지 않는다. 해풍이 불면 지붕이 날아가 버릴 것같이 낡은 집 입구에 앉아 느긋하게 부채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해는 어느새 수평선 너머로 자취를 감춘다.” 
 
길을 걷다 자전거 렌탈 숍을 발견했다. 한 시간에 MOP20. 이름만 달랑 적더니 돈은 반납할 때 내란다. 콜로안 사람들은 말이 통하지 않으면 목적지까지 동행해 주고, 아무런 의심 없이 관광객을 믿는다. 콜로안이 하얀 팔레트에 샛노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건물이 유독 많은 이유는 때묻지 않은 사람들의 따뜻함을 녹여 내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골목길을 따라가면 빨간 벽면을 가진 꾼얌 사원, 계단을 여럿 올라야 하는 틴하우 사원, 바닷길 끝에서 뱃사람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는 탐꿍 사원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탐꿍 사원은 수줍은 소년의 홍조와 같은 선분홍색 벽면과 파란 바다 색이 조화를 이뤄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끈다. 사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세숫대야만한 그릇의 양 손잡이를 마구 비비는 무리가 보인다. 청동으로 만든 세숫대야다. 바닥에 용무늬가 새겨져 있어 ‘용세’라고 부른다. 양쪽 손잡이를 손바닥으로 문질러 일어난 파장이 크면 건강과 행운도 그만큼 커진다고. 

탐꿍 신에게 받은 힘으로 해안 도로를 달리면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성당에 도착한다. 성당 안에 김대건 신부의 초상화가 있다는 사실보다 도둑들의 김혜수가 목걸이를 맡긴 식당이 더 유명하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 아팀 앞 벤치에 앉아 있으면 심심치 않게 한국말이 들려온다. 바다 너머 중국 주하이로 오늘의 해가 내일을 향해 넘어간다.

마음의 시계와 달리 빠르게 흘러가는 손목시계의 시간을 붙잡아 두는 방법이 있다. 우체국에서 MOP10로 지금의 시간을 미래의 나에게 선물하기. 일상을 살고 있을 2주 후, 콜로안의 어느 날을 기억할 수 있게 편지에 시간을 가뒀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어느 날, 엽서를 들고 다시 찾을 날을 기약하며.
 
●김진빈 대원의 추천 리스트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의 에그타르트
에그타르트를 빼고 마카오를 논할 수 없다. 바삭함으로 시작해서 달달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디저트가 단돈 1,500원이라니.
 
콜로안 탐꿍 사원
내부만 둘러보고 나오는 사원이 아니다. ‘용세’를 문지르고 향을 피우는 등 마카오 사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성당
샛노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색감이 선명해 촬영 장소로 사랑 받는 성당이다. 어느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도 화보다! 
 
 

1 안토니오 하말류 이아네스 
포르투갈 대통령 광장
나침반이 된 아기 천사상

포르투갈 대통령의 방문을 기념해 이름 붙여진 이아네스 광장은 50걸음이면 한 바퀴를 돌 정도로 작은 공원이다. 아기 천사상을 중심으로 녹음이 우거져 있으며 콜로안의 대표 거리와 모두 연결되어 있어 도보 여행의 지표 역할을 한다. 바로 건너편에 있는 콜로안 마켓은 1892년부터 콜로안 주민들이 식료품을 구매해 온 곳으로, 과일부터 해산물까지 대부분의 식료품을 판매하고 있다.
 Largo do Presidente Antonio Ramalho Eanes, Coloane, Macau
 
3 틴하우 사원
뱃사람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1763년에 지어진 틴하우 사원은 콜로안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마카오 사람들은 틴하우 신에 대한 믿음이 가장 강하다. ‘아마A-ma’라고도 불리는 ‘틴하우’는 풍랑을 이겨내고 바다에서 살아 돌아온 여신으로, 어부들이 만선으로 무사히 돌아오도록 지켜 준다고 알려졌다. 입구에는 ‘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라는 뜻의 한자가 적혀 있는데, 틴하우 사원이 공동체 문제를 논의하는 등 마카오의 중요한 공간으로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Largo Tin Hau Miu, Avenida da Republica, Coloane, Macau   09:00~18:00
 
6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성당
김대건 신부의 자취가 이곳에

작은 어촌마을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성당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궁>에서 배우 윤은혜와 주지훈이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 밝은 노란색과 흰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외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화 <도둑들>에서는 김혜수가 성당 옆 카페 아팀에 목걸이를 맡기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한국인 관광객에게 유명해졌다. 성당 주변에서 한국어가 들리는 일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성당은 아시아 선교에 생애를 바친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의 유골 안치를 위해 세워졌다. 중국 건축양식에 영향을 받은 바로크 양식이 눈에 띄며, 둥근 탑과 종탑을 중앙에 배치해 잔잔한 콜로안의 분위기를 살렸다. 예배당 옆 별실에는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성모 마리아 초상과 김대건 신부의 초상화와 여의도 미사 사진이 걸려 있다. 오후 5시30분에 영어 미사가 진행된다. 
Rua do Caetano, Largo Eduardo Marques, Coloane   10:00~20:00 
 
8 콜로안 선착장
끊어진 뱃길을 바라보며

1873년 재건축된 콜로안 선착장은 마카오반도와 타이파가 다리로 연결되기 전까지만 해도 마카오반도, 타이파, 콜로안 지역을 오고 가는 작은 배들로 북적이던 곳이다. 현재는 작은 어선만 다닐 뿐 여객선은 운항하지 않는다. 색색의 수상가옥을 지나 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건어물 가게부터 선착장이 시작된다. 건너편 중국 주하이까지는 배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깝다. 
Ponte Cais de Coloane, Macau   24시간   무료
 
▶restaurants
 
카페 체리 | 커피와 밀크티로 유명한 카페다. 티세트 주문시 메인 메뉴 가격에 MOP25를 추가하면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샌드위치와 누들 등 식사 메뉴만 별도로도 주문할 수 있다.
119, Rua da Cordoaria, Sao Francisco Xavier, Coloane, Macau  
+853 2888 2778   11:30~22:30   음료 MOP30~40, 돼지고기 국수 MOP38

| 로드 스토우즈 에그타르트 | 
마카오 에그타르트는 로드 스토우즈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다. 콜로안에만 베이커리, 카페, 가든 카페까지 세 개의 지점이 있다.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 | 마카오의 명물,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를 선보인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는 1989년 콜로안에 오픈했다. 낡고 작은 베이커리 앞에는 365일 수많은 여행객들마다 한 손에는 에그타르트를 쥐고 있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1 Rua do Tassara, Coloane Town Square, Macau   +853 2888 2534   07:00~22:00   에그타르트 MOP9, 아몬드 크루아상 MOP13
 
로드 스토우즈 카페 | 테이블 4~5개뿐인 작은 카페지만 베이커리와 마찬가지로 항상 사람이 많다. 에그타르트와 음료만 맛볼 생각이라면 건너편 수상가옥 사이에 놓인 벤치에서 경치를 즐기며 먹는 것을 추천한다.
Largo do Matadouro, Coloane, Macau   +853 2888 2174  
09:00~18:00   라떼 MOP28, 얼그레이 MOP16
 

로드 스토우즈 가든 카페 | 마카오의 명물 에그 타르트는 물론 샌드위치와 매콤한 타이요리 등 간단한 식사까지 판매한다. 정원을 없애고 정원 그림만 걸어 놓은 별실에는 애완동물 출입이 가능하다.
 Rua da Cordoaria, 105, Edf. Coloane, Macau   +853 2888 1851  
 10:30~19:00   음료 MOP20~30, 에그타르트 MOP9, 샌드위치류 MOP50부터
 
찬싱게이 |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에 선정된 곳이다. 해산물과 돼지고기 요리가 대표적이다. 오후에는 손님이 많으므로 합석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Rua Caetano No.21, Coloane, Macau   +853 6680 1618  
 12:00~22:30   돼지고기 볶음 요리 & 샐러드 MOP68
 

카페 아팀 |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바로 앞에 위치한다. 저렴한 가격에 해산물 요리와 오리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형 테이블이 있는 분점이 옆에 있어 많은 인원까지 수용 가능.
 Rua Caetano No.8, Coloane, Macau   +853 2888 2086  
 12:00~01:00   바칼라우 크로켓Deep-Fried Bacalhau Croquette MOP58
 

에스파소 리스보아 | 매케니즈 레스토랑 중 손에 꼽는 곳으로 포르투갈식 해산물 볶음밥과 아프리칸 치킨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작은 마을에서 호텔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다.
Rua das Gaivotas No.8 r/c, Coloane, Macau   +853 2888 2226   12:00~15:00, 18:30~22:00  
해산물 볶음밥Seafood Rice(2인 기준) MOP377, 아프리칸 치킨African Chicken MOP153
 
▶생생 Tip
에그타르트, 어디서 먹을까? 
로드 스토우즈 삼총사 중 가든 카페가 가장 한산하다. 베이커리에는 테이블이 없고, 카페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반면, 가든 카페는 콜로안 빌리지 초입 이아네스 광장 건너편에 있어 비교적 사람이 적다. 크기도 가든 카페가 넓다. 
   
자전거 타고 콜로안 빌리지 한 바퀴 
해가 쨍쨍한 오후 콜로안 빌리지에 도착했다면, 자전거 대여를 추천한다. 대표 스폿들 대부분이 바다를 끼고 있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대여료는 1시간에 약 3,000원. 태양이 뜨거워 지칠 때쯤 콜로안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잠시 쉬었다 가자. 눈치 보지 않고 청결한 화장실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영어 대신 한자! 
콜로안은 작은 어촌 마을이기 때문에 관광객을 제외한 평균 연령대가 높다. 영어 명칭만 알아가지 말고 꼭 한자를 보여 주어야 한다. 현지 식당의 경우 영어 메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원하는 음식을 못 먹고 돌아오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마카오 사원 탐방은 여기서 확인!
길을 걷다 보면 집집마다 작은 제단을 만들어 놓고 향초를 피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크고 작은 신을 모시는 마카오 사람들의 모습이다. 마카오를 대표하는 사원에 대한 이야기와 위치가 상세하게 설명된 웹사이트가 있다. 알아두고 가면 많은 것이 보인다.    +853 2825 9897   www.templ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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