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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흔하지 않은 예술과 맛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5.11.04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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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예술을 떼어놓고 광주를 말할 수 없다. 
거리 곳곳에서 조명 받는 
광주 폴리나 양림동, 충장로를 제외하고 
광주를 논하자니 섭섭하지만 분명 가치는 있었다.
광주에서 새롭거나 흔하지 않은 것들만 만나고 왔다. 
 
의재미술관. 커다란 통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시다
의재미술관 건너편 춘설원에서는 춘설빵과 함께 차를 판매한다
동명동에서 24년째 맛을 이어가고 있는 황톳길. 대표 메뉴는 도토리묵잡채다
최근 동명동에서 가장 핫하다는 밥집 ‘동명관’. 요리가 전반적으로 정갈하다
광주시립미술관에 들어선 다담. 본점은 동명동에 있다
 
●상처는 숨기지 않을 때 아름답다

아픈 상처에는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광주에 35년 동안 시간이라는 약을 덧발랐지만 상처는 아직도 흉터로 남아 있다. 여기에 내린 최후의 처방전은 문화와 예술이었다. 민주화항쟁이 뜨거웠던 5·18민주광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술을 진행했다. 11월25일 전면 개관하는 거대한 문화 공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바로 그 결과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 중심의 도시’가 되겠다는 타이틀 아래 조성됐다. 착공시점부터 자그마치 10년, 투입된 비용만 해도 700~800억원으로 추정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초심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균형 있는 지역발전과 고용문제 해결, 경제적 가치 창출 등 가시적인 목표보다 세심하게 설계된 그 의미부터 찾고 싶다. 광주는 상처를 감추는 대신 차라리 드러내기로 마음먹었다.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광주시민들이 모여 소통하던 민주광장부터 시작한다. 현재는 ‘민주평화교류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광장 앞 옛 전남도청은 그 자체가 영광의 흉터다. 총알 자국이며 핏자국이 지워지지 않은 이 건물을 지상에 남기고 역사적 기억의 가치로 승화시켰다. 민주와 인권, 평화의 정신을 담은 전시와 교육, 체험 프로그램 등이 이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출입은 건물 보존을 위해 일부 통제한다. 

아시아문화전당은 부지면적만 13만4,815㎡인데 민주평화교류원 아래부터 모든 건물은 ‘지하’에 배치했다. 땅을 깎아 만들었으니 엄연히 지하다. 같은 높이에 건물을 지으면 민주평화교류원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지 않겠느냐는 우려와 어느 곳에서도 무등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낮은 곳에 지어야 한다는 뜻이 담긴 설계다. 그러나 모든 건물은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환하다. 오히려 ‘빛의 숲’, ‘빛의 우물’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큼직한 전면 유리창이 아니더라도 건물 천장에 낸 채광정이 낮에는 빛을 안으로 흡수하고 밤에는 내부의 빛을 밖으로 뿜어낸다. 에너지 절감 효과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맞다. 국책사업이지만 실험적이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지지가 든든한 바탕이 된다. 또한 아시아 지역 차원에서 만들어 나가는 문화 공간인 만큼 각국의 큐레이터들과 작가들의 자료 수집 및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수시 공고를 통해 나이를 불문하고 국내외 역량 있는 작가들을 모집해서 자유롭게 실험하고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레지던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치도 한몫할 예정이다. 동명동 카페거리, 충장로 예술의 거리와 가깝고 양림동 역시 도보로 이동 가능하니 이미 광주 예술의 중심에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시아문화전당은 채근하기보다 시간을 갖고 묵묵히 지켜보는 게 좋겠다. 그게 바로 지금부터 시작될 광주의 마지막 심리치료가 될 테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동구 문화전당로 38 
1899 5566
 
일본 설치미술가 오타케 신로의 작품 ‘몽쉐리’. 소리, 영상, 이미지 등 여러 가지 매체를 모아 기억의 저장소를 만들었다
건물 천장 곳곳에 낸 채광정을 통해 빛이 오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총 6개관으로 나뉜다. 5·18 민주광장, 민주평화교류원,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이다. 각각의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지원한다
구 전남도청을 남겨두고 뒷편으로 지지대를 세웠다. 앞으로 열릴 이벤트나 광고 등이 올라올 예정이다
 
●광주의 예술은 산으로 갔다 

예술가들은 왜 하필 무등산으로 갔을까.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자연 풍경이 좋은 곳에 작가들이 모이기 마련이지요.” 광주를 품고 있는 무등산. 그 산자락의 포근함을 일찍이 알아본 예술가들은 이미 여럿이다. 2003년 우제길미술관을 시작으로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혜와, 전통문화관 등이 차례대로 개관하면서 마을을 이뤘다. 

무등현대미술관 정송규 관장은 미술관이 이렇게 산자락에 모여 있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자연스럽게 형성된 미술관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다. 광주시와 함께 여러 미술관들이 힘을 모아 전통문화관 앞 부지를 사들여 예술촌을 만들어 보고자 했으나 결국은 자본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단다. 그 결과 상가 건물들이 몸집을 불리고 있고 큰 교회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예술보다 상업 중심이 되어 가는 무등산 자락의 모습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 예술촌을 만들어 보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지만 ‘무등울림’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축제를 펼쳤다. 산에 있는 미술관이니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기도 한다. 몇년 전부터는 환경 예술을 조명하며 야외 곳곳에 친환경 작품을 설치해 에코지움Eco+Museum의 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이 쉽게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의미도 크다. 

산에는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의재미술관도 있다. 의재 허백련 선생을 기념하는 미술관으로 마지막 생을 보냈던 춘설헌 맞은편에 지어졌다. 매년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의재 선생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그의 예술적 사상을 조명하고 있다. 사군자, 서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동양화의 정신을 잇기 위한 노력도 깊다. 특히 의재미술관은 건축학적으로도 관심을 받는다. 2001년, 광주에서는 유일하게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했다.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 등 숲을 배경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미술관이라는 평이다. 넓고 투명한 유리창은 자연스럽게 한 폭의 풍경화를 담아낸다. 미술관 뒤에는 약 180만 평방미터 남짓의 녹차밭, 춘설다원이 있다. 의재 선생이 살아생전 정성껏 가꾸던 녹차밭이다. 무등산의 기운을 받고 자라서인지 향과 맛은 깊고 진하다. 눈을 감은 채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뱉기를 반복했다. 하늘에는 구름이, 땅에는 초록 잎 천지다. 맑은 공기가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어 주고 보이는 것은 아름답기만 하다. 어느 순간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이래서 광주의 예술은 무등산으로 갔구나! 하늘과 땅 사이, 광주의 예술이 건강할 수밖에 없다. 

의재미술관
광주 동구 운림동 81-1 
www.ujam.org 
062 222 3040
 
전통문화관
광주 동구 의재로 222 
www.gtcc.or.kr 
062 232 1501
 
무등현대미술관
광주 동구 증심사길 9 
www.mdmoca.com 
062 223 6676
 
의재미술관은 허백련 선생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사군자, 회화, 서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3년 전 오픈한 전통문화관.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한옥 건물이다. 주말이면 야외 잔디밭에서 공연이 열린다
2007년 오픈한 무등현대미술관. 4, 5월 그리고 9, 10월에 메인 기획 전시를 연다
무등현대미술관 정송규 관장
의재미술관에서는 각종 다기도구, 찻잔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미술관 옆 카페 
 
이 남자의 센스
강덕순 다과점 다담

광주에서 센스가 좀 있는 남자는 광주시립미술관에 간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 사실, 그건 아니다. 미술관 옆 아담하게 자리한 전통카페 ‘다담’ 때문이다. 소개팅에서 식사 후 차를 마시기 위한 장소로 그만한 곳이 없다고. 소박한 우드 트레이에 음료와 떡 그리고 작은 꽃 한 송이. 일단 미술관 옆 카페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인데 예쁘고도 정성껏 차려낸 다과상에 여자는 분명 반하고 만다나. 강덕순 전통다과연구가가 운영하는 다담의 정성은 이게 다가  아니다. 모든 음료와 다과는 자연에서 얻은 천연재료로 만들어 낸다. 기정떡, 찹쌀떡, 인절미, 오쟁이 떡 등 음료와 함께 나오는 디저트 떡은 매일 다르다. 음료의 이름마저도 순수 우리말을 사용하는 보기 드문 카페다. 카페 한 켠에서는 매월 작은 전시가 열리며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참고로 광주시립미술관점이 2호점, 본점은 동명동에 있다. 
광주 북구 하서로 50 
062 522 4100
꽃차 5,000원, 유자 얼갈이 6,000원, 단호박구름(라떼) 5,500원
 
 

소문난 잔치에는 케이크가 있었다 
언더랩UNDERLAB

아무래도 언더랩 주인장은 보는 눈 있는 친구들을 두었나 보다. 도쿄에서 3년 동안 베이커리를 공부하고 돌아온 강세나 대표는 몇년간 광주 봉선동에서 케이크가 있는 일본 가정식집을 운영했다. 이후 남편 이영재씨와 함께 베이커리에 집중해 볼 요량으로 동명동에 교육과 연구를 위한 공간을 얻어 지인들을 초대, 디저트를 대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당장 카페를 차리라”는 말에 그들은 계획을 바꿨다. 케이크 전문점으로 새롭게 오픈했다. 케이크 값이 좀 비싼 느낌이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100% 우유로만 만든 버터와 유기농 설탕, 동물성 생크림, 제철 생과일 등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 크림치즈보다 두 배 비싸다는 이탈리아 정통 치즈 마스카포네를 고집하고 냉동과일은 금지다. 그래서 겨울철 가장 인기라는 딸기 케이크를 맛보지 못했지만 언더랩을 추천한 지인의 말대로 고소하고 담백한 당근 케이크와 촉촉하고 달콤한 티라미슈에 푹 빠졌다. 
광주 동구 동계천로 128 지하1층 
070 8899 1212
아메리카노 3,000원, 당근 케이크 5,500원, 라즈베리 타르트 5,500원 
 

건강하고 향기로운 빵 
춘설원

의재미술관에서 나와 계곡 위의 다리를 건너면 소박하게 자리한 춘설원이 있다. 춘설원은 눈보다 코로 찾는 편이 빠르다. 갓 구워 낸 빵 냄새가 생각보다 멀리 퍼져 나간다. 우거진 나무에 가려져 있으니 후각을 믿고 찾아갈 것. 춘설다원에서 생산한 녹차와 홍차, 발효차 등과 함께 따끈한 춘설빵을 맛볼 수 있다. 춘설빵은 최소한의 손질만을 마친 녹차를 넣은 밀가루 반죽에 앙금을 넣은 빵이다. 매일 아침 이곳에서 직접 구워낸다. 한 입 베어 물면 얇은 빵 안에 꽉 찬 앙금이 든든하다. 춘설다원에서 재배한 녹차와 지역 작가들이 만든 다기 세트, 춘설빵을 구입할 수 있다. 
광주 동구 운림동 81-1 의재미술관 
062 222 3029
홍차 2,500원, 녹차 4,000원, 춘설빵 2개+홍차 4,000원 
 

일석삼조를 누리리다 
소아르 박스 커피

화순에 위치한 소아르 갤러리. 무등산에서 멀지 않다. ‘소아르’라는 이름은 ‘Space of Art Research’의 약자다. 조선대학교 조소과 조의헌 교수가 사비를 들여 만든 갤러리이자 복합 문화 공간이다. 전시는 총 두 개의 건물에서 진행하며 신진 작가들과 함께 작업한다. 너른 잔디, 넉넉한 테이블과 의자로 휴식 공간을 마련했으며 곳곳에 재치 있는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갤러리 자체가 아름다워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맘껏 사진을 찍으러 다녀오기에도 손색없다. 갤러리에서 함께 운영하는 박스 커피는 정문 오른쪽에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을 한다. 비 오는 날이면 향긋한 커피향이 더욱 운치를 더한다. 파스타, 리조또 등을 선보이는 레스토랑까지 일석삼조의 데이트 코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화보로 4439-10 
061 371 8585 
핸드드립 커피 7,000원, 카푸치노 5,500원 
 
치즈가 듬뿍 들어간 돈가스. 단정하면서도 센스가 돋보이는 데코레이션이 인상적이다
빈티지함이 느껴지는 동명관 외관. 동명관을 방문하는 이들이라면 건물 앞에서 꼭 ‘인증샷’을 남긴다  
24년째 성업 중인 황톳길. 한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꽤 길다
도토리묵잡채와 수제막걸리. 전반적으로 양은 적은 편이다
광주 지역을 대표하는 주종 무등산 쌀막걸리. 쌀 함유량이 많고 톡 쏘는 청량감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
쌀과 보리를 따로 쪄 다시 밥을 짓는 광주 보리밥

●광주에서 선택한 맛 

광주에는 오미五味가 있단다. 한 상 가득 산해진미가 올라오는 남도의 한정식이 기본이요, 오리탕, 광주 김치, 무등산 보리밥, 송정 떡갈비까지가 라인업이다. 그래서 광주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이라면 다섯 끼 정도는 먹어 줘야 한다. 

광주 오미의 긍정적인 해석은 광주에서 꼭 먹어 봐야 하는 ‘기본’ 음식이다. 살짝 삐뚤게 생각하면? 흔하다. 흔하다는 결론이 새로운 것을 찾게 만들었다. 시작은 역시 동명동이다. 카페가 너무 띄엄띄엄 있어 ‘카페 거리’라고 말하기 다소 억지스럽다는 광주 토박이의 전언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동명동은 뜨는 동네다. 몇년 전부터 신진 문화기획자들이 동명동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한적했던 동네에 갤러리 카페가 등장하고 소소한 전시회와 행사가 진행됐다. 골목마다 저마다의 콘셉트를 내건 맛집이며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카페들을 찾아내는 재미에 이미 수많은 발자국이 찍혔다. 

최근 SNS에서 가장 핫하다는 곳이 바로 동명관. 지난 4월에 오픈했는데 입소문은 빨랐다. 식사 시간에 방문하면 웨이팅은 기본이다. 일단 단정하면서도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여심 공략에 성공했다. 가격도 저렴하다. 뜨거운 프라이팬 중앙에 볶음밥을 올리고 계란으로 테두리를 장식한 계란볶음밥과 치즈를 듬뿍 머금은 돈가스가 이곳의 인기 메뉴. 하지만 찌개, 라면, 돈가스 등 몇 가지 고정 메뉴를 제외하곤 매월 첫 번째 화요일에 새로운 메뉴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날 점심은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밥상’의 시간으로 손님을 받지 않는 착한 영업을 하고 있다. 

동명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황톳길’이 있다. 황톳길은 작지도 크지도 않은 한옥을 개조해 단아한 공간을 꾸렸다. 24년째 도토리묵잡채와 동동주로 명성을 잇는, 이른바 현대식 주막이다. 일단 이름부터 생소한 도토리묵잡채가 궁금하다. “아마도 광주에서는 내가 처음으로 도토리묵잡채를 팔았을 거요. 확실한 건 직접 개발했응껜.” 나이가 지긋한 황톳길 사장님의 몇 마디에서 오랜 자부심이 느껴진다. 도토리묵을 잘게 채 썰어 볕에 말린 후 다시 뜨거운 물에 데쳐 각종 채소와 참기름으로 버무려낸 특별한 메뉴다. 젓가락으로 쉬이 집을 수 없는 도토리묵이 아니다. 확실히 찰지고 쫄깃한 것이 씹을수록 고소하다. 도토리묵잡채를 앞에 두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동동주가 생각난다. 이곳의 대표주종 솔동동주와 쑥동동주는 이미 품절. 대신 슬로시티 창평에서 공수해 왔다는 수제 막걸리를 곁들였다. 시큼한 향이 코를 자극하고 목넘김이 걸쭉하다. 이미 빵빵해진 배를 두드리면서도 요즘은 보기 드문 약밥이며 매생이 떡국과 수제비에도 눈길이 간다. 

등산을 한 것도 아닌데 산자락 근처에 가니 보리밥 생각에 침이 고인다. 아무리 흔하다지만 무등산까지 가서 보리밥 대신 다른 메뉴를 선택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소문난 보리밥집, 대지식당을 찾았다. 다른 보리밥집과는 다르게 뷔페식으로 운영한다. 커다란 그릇에 고슬고슬 갓 지은 보리밥을 크게 한 주걱 퍼 담고 각종 채소와 나물을 고르게 올린다. 거기에 고추장 한 스푼, 참기름 서너 방울이면 밑반찬이 따로 필요 없다. 광주의 보리밥은 보리와 쌀을 따로 한번 쪄서 다시 밥을 짓는다. 그래서 통통하게 불은 보리가 입 안에서 굴러다니는 느낌인데 씹을수록 찰기가 느껴지고 소화도 잘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음식을 남기면 벌금’이라는 문구에 코웃음이라도 치듯 보리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동명관
광주 동구 동명동 154-117
계란볶음밥 5,000원, 바다라면 6,000원, 동명돈가스 8,000원   
 
황톳길
광주 동구 동명로26번길 5-1 
062 226 1550
도토리묵잡채 1만5,000원, 매생이 떡국 9,000원, 수제 막걸리 1만원, 솔동동주 7,000원 
 
대지식당
광주 동구 증심사길30번길 27 
062 227 2873
보리밥 뷔페 1인 7,000원
 
▶travel info
train
서울 용산에서 광주송정역까지 잇는 KTX가 평일 64회, 주말 68회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47분이며 요금은 일반실 기준 성인 4만6,800원이다. 
 

HOTEL
호텔 F&T

광주시청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비즈니스 호텔이다. 위치나 시설, 부족한 게 없지만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1층에 있는 그리씨니 비엔날레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제공하며 이자카야, 퓨전 레스토랑까지 부대시설로 갖추고 있다. 
광주 서구 치평동 1250-2 
www.fnthotel.com   062 714 1000 
 

Gallery
광주시립미술관

운암동에 위치한 시립미술관으로 입구에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과 민속박물관이 있다. 매년 작가들을 선출해 베이징에 둔 창작 스튜디오 전시를 지원한다. 광주미술협회와 함께 외국 작가들을 초청해 지역 작가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52 
www.artmuse.gwangju.go.kr 
062 613 7100

Place
광주 사직공원 전망타워

지난 3월,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생긴 전망대다. 높이는 13.7m, 총 4층으로 소박하지만 높은 지대에 위치해 옥상 전망대에 올라서면 광주 시가지가 한눈에 내다보인다. 광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도 자리해 있다.
 
글 손고은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성래 취재협조 광주관광컨벤션뷰로 www.gwangjucv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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