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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 아프리카 여행백서> 저자 윤준성- 내가 아는 아프리카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6.03.31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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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 아프리카 여행백서> 저자 윤준성
내가 아는 아프리카
 
아프리카를 아는 그는 말했다. 
자꾸만 기아, 물 부족, 가난 같은 단어로 
아프리카를 설명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아프리카는 동정이 아닌 동경이 어울리는 대륙이니까.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찍은 얼룩말 사진. 윤 작가가 가장 아끼는 사진이다
보츠와나에서 이동 중, 셀카를 찍으려던 차에 방해꾼(?)이 나타나자 코믹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윤 작가
 

‘꽃청춘’이여, 감사하다!

2016년 2월.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편이 방송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한 청춘들의 손에는 빨간색 표지의 책이 들려 있었다. 윤준성, 박예원 작가가 쓴 가이드북 <동·남 아프리카 여행백서>였다. 출연자들은 카메라를 보면서 이런 말도 했다. “윤준성, 박예원님 감사합니다!”

그 장면에서 박예원 작가는 엉엉 울었다고 했다. 윤준성 작가는 방송을 몇 번이고 돌려보고 또 돌려봤단다. 힘들게 썼지만 세상에 내놓은 순간부터 내내 외면 받아 온 책이었다. 책이 출간되던 당시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아프리카는 아무도 가지 않는 여행지로 전락했고, 그 여파는 몇 년간 지속됐다. 서점에서도 책을 받아 주지 않으려 했다. 출판사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그랬던 책이, 요즘 가히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여행 방송 <꽃보다 청춘>에 나오다니. 그간의 설움을 모두 보상받은 기분이었을 테다.

방송에서도 언급되었듯 우리나라에 출시된 아프리카 가이드북은 몇 권 없다. 그중에서도 아프리카 대륙의 여러 국가를 아우르는 한국어 가이드북은 <동·남 아프리카 여행백서>가 유일하다고. 윤준성 작가가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계기는 어찌 보면 단순했다. 아프리카 여행을 좋아했고, 제대로 된 아프리카 가이드북이 없었다. 

2010년 그가 처음으로 아프리카 여행을 떠났을 때 참고했던 건 일본어 가이드북의 한국어 번역판이었다. “그 책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무비자 체류 가능 기간이 3개월이라고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마음 놓고 3개월 동안 여행을 했는데, 한국으로 출국하는 날 남아공 공항에서 불법체류를 했다고 붙잡혔지 뭡니까. 알고 보니 3개월은 일본인 기준이고, 한국인은 30일이었어요.” 문제는 당시 수중에 남아 있는 돈이 한 푼도 없었던 것. 우리 돈으로 12만원 정도였던 불법체류 벌금도 낼 수가 없었다. 결국 남아공 한국 대사관이 중재한 끝에 한국에 돌아가 벌금을 송금하기로 합의하고 귀국했다. 그 일은 나중에 윤 작가가 아프리카 가이드북 저술을 결심하는 데 적잖은 계기가 됐다. 
 
사막 액티비티 중. 카메라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꽁꽁 싸맸다
윤 작가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인 코뿔소
 
참 대단한 아프리카 사랑 

윤준성 작가는 속이 상한다고 했다. 구호단체들이 지구촌의 기아, 물 부족, 가난을 이야기할 때마다 아프리카와 연관 짓는 것이. 그래서 마치 그 큰 아프리카 대륙이 온통 가난으로 허덕이고 질병에 시달리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물론 아프리카에 그런 모습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건 아프리카 전체로 보면 극히 일부일 뿐이에요. 중국, 동남아, 하다못해 우리나라에도 아주 잘 사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가난한 지역도 있지 않습니까? 아프리카도 그와 다르지 않아요. 오히려 풍요롭고 근사하고 화려한 곳이 더 많죠.”

윤 작가 또한 아프리카에 가 보기 전까지 ‘아프리카는 가난하고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처음 아프리카 여행을 결정했던 이유가 뭔가 극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얼굴엔 파리가 붙어 있고, 배가 볼록 튀어나오는 병에 걸린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했었죠. 그런데 실제로 남아공에 가 보니 유럽풍 건물들과 친절한 사람들까지, 너무 안전하고 깨끗하고 좋은 거예요. 물 부족이라고요? 아프리카 사람들 정말 깨끗하게 씻고 다녀요. 더우니까 땀이 많이 나잖아요. 저도 아프리카에서 하루에 세 번씩 샤워했어요.” 아프리카에는 서부의 몇몇 국가와 북부의 이집트 등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가이드북에 실린 동·남아프리카의 경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윤 작가의 설명이다.

그렇게 아프리카의 매력에 빠진 윤 작가는 이후로도 아프리카를 세 번 더 여행했다. 한 번 가면 적어도 한두 달씩 머물렀다. 두 번째 여행에선 북부의 이집트와 모로코를 갔고, 세 번째 여행에선 박예원 작가와 가이드북 취재를 위해 동남부를 훑었고, 네 번째 여행에선 오로지 동물 사진을 찍기 위해 국립공원만 돌았다. 그리고 3월 말 결혼하는 윤 작가는 부인과의 신혼여행도 아프리카 남아공으로 간다. 참 대단한 아프리카 사랑이다.

그런 그의 꿈은 와일드라이프Wild Life 사진작가로서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에 등록되는 것이다. 조선일보 사진기자 출신인 만큼 사실적인 사진, 현장의 느낌을 생생히 전달하는 사진에 관심이 많다. “일본이나 인도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등록된 와일드라이프 사진작가들이 꽤 있어요. 그런데 한국에는 아직까지 정식 등록된 작가가 없어요. 제가 1호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돈만 생기면 아프리카로 동물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합니다.” 그는 동물 사진을 마음껏 찍기 위해 보통 4~5명씩 그룹으로 하는 국립공원 사파리도 혼자서 한다. 4~5명분 비용을 혼자 충당해야 하니 부담이 크지만, 먹고 자는 비용을 아껴 국립공원 이용료에 다 쏟아 붓는다.

사실 윤 작가는 첫 여행 때 남아공에서 불법체류로 부과 받은 벌금을 아직 내지 못한 상태다. 한국에 돌아와 이메일을 보냈더니 남아공 현지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고. 이후 아프리카 여행 때는 번번이 남아공을 제외한 다른 나라만 가게 됐단다. 그래서 남아공으로 가는 이번 신혼여행은 체납한 벌금을 내러 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한 손에 당당히 벌금을 쥐고 공항에 들어서겠다는 그의 이번 아프리카 여행이 무사하길 빈다.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윤준성 작가가 추천하는 아프리카 3대 국립공원
 
탄자니아 | 세렝게티 국립공원Serengeti National Park
아프리카에서 명실상부 가장 유명한 국립공원. 수만 마리 초식동물부터 육식동물까지 완벽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고 시기에 따라 다른 동물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1월과 2월이 최적의 방문시기. 1월에는 북쪽으로 이동했던 동물들이 다시 돌아와 초원이 동물들로 북적이고, 2월은 동물들의 출산시기여서 탄생 순간을 포착하거나 이를 노리는 맹수의 사냥 모습을 볼 수 있다. 3~5월은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우기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사파리 투어 회사를 통해서만 방문 가능하며, 3박 4일 일정이 가장 좋다. 
국립공원 내에는 다량의 마그마가 분출된 후 함몰돼 형성된 ‘응고롱고로 분화구’와 작가 헤밍웨이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사랑스런 호수라고 극찬한 ‘만야라 호수’도 있다. 응고롱고로 분화구에서는 멸종 위기인 검은 코뿔소와 거대한 하마풀을 볼 수 있다. 
 
남아공 | 크루거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
남아프리카 최대 규모 국립공원. 남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포유류의 절반 가까이가 크루거 국립공원에 서식하고 있다. 공원 내 포장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아프리카에서 드물게 투어회사 차량이 아닌 개인 차량(렌터카)으로 사파리 투어를 할 수 있다. 겨울에 해당하는 5~8월이 방문 적기.
 
케냐 | 마사이마라 국립공원Masai-mara National Park
매년 6월 말이면 동물들이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쪽으로 이동한다. 동물들은 이동 중 탄자니아와 케냐 국경을 넘는다.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는 특히 사자가 많이 서식한다. 야생의 ‘심바’를 보는 게 꿈이라면 반드시 가야 할 곳이다.
 

<동·남아프리카 여행백서> 
저자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잠비아, 탄자니아, 케냐 등 아프리카 7개국을 직접 여행하면서 여행자에게 필요한 실질적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 책에 소개된 여행지는 아프리카 대륙 중 비교적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으며,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곳들이다.
윤준성·박예원 지음 | 나무자전거 | 2만3,000원

글 고서령 기자 사진제공 윤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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