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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하는 가족 여행②올랜도Orlando에서 만난 아빠의 동심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6.04.05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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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Orlando에서 만난 
아빠의 동심
 
다 잊었다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에게도 한때  ‘동심’이란 게 있었다. 문득 아무 걱정 없이 즐거웠던 그때가 그리워진다면, 사랑하는 가족 모두 함께 올랜도로 가자. 거기에 당신이 잃어버린 동심이 살고 있다.
 
디즈니월드에선 휠체어를 타고 놀러 온 장애인과 할머니·할아버지를 쉽게 볼 수 있다.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동심을 누릴 자유를 억누르지 않는다 

올랜도를 아시나요?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주 올랜도Orlando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많은 테마파크가 있는 도시다. 미국인들에게 가족여행지로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5~10번씩 재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1년에 무려 6,200만명2014년 기준이 올랜도를 찾는다고 하면 조금 감이 올까? 올랜도의 테마파크는 일단 규모로 압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디즈니랜드’의 100배가 넘는 면적에 ‘디즈니월드’를 세워 놨다. ‘랜드’와 ‘월드’의 차이다. 디즈니월드의 면적103.6km2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여의도 면적2.9km2의 약 35배, 서울 면적605.2km2의 약 6분의 1이다. 그 밖에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 씨월드Sea World, 레고랜드LEGO LAND까지 올랜도에서 한번에 즐길 수 있다. 유일무이한 테마파크의 수도, 테마파크의 성지, 테마파크의 천국인 셈이다.
 
영화 <스타워즈> 속 영웅이 된 것처럼 옷을 입고 검을 쥐고 악당과 대결을 하는 꼬마들
어릴 적 디즈니 만화영화에서 보던 구피 
 
 
●월트디즈니월드리조트
Walt Disney World Resort 
 
아빠와 딸의 미키마우스 커플티

아마 중학생 때쯤이었을 것이다. 테마파크를 너무나 사랑했던 내가 일본 도쿄에 ‘디즈니랜드’라는 게 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몇년간 나의 가장 큰 소원은 디즈니랜드에 가 보는 것이었다. 거기엔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는 없는 엄청난 꿈과 환상의 세계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내가 컸고, 사회인이 되었고, 소원은 ‘연봉인상’이나 ‘내 집 장만’ 같은 것으로 바뀌었다.

이제 더 이상 테마파크에 대한 설렘도 없고 디즈니랜드에 가보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테마파크의 천국’이라는 올랜도를 여행했다. 현지에 가서야 알게 된 사실은 그곳에 ‘디즈니랜드’도 아닌 ‘디즈니월드’가 있다는 것. 그 크기가 디즈니랜드의 100배라고 했다. 갑자기 시계를 15년 전으로 되돌린 듯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다 잊었다 생각했던 어릴 적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아무래도 올랜도라는 도시엔 동심을 되살아나게 만드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았다.

디즈니월드의 정식 명칭은 ‘월트디즈니월드리조트Walt Disney World Resort’다. 흔히 휴양형 호텔을 일컫는 그 ‘리조트’가 아니다. 월트디즈니월드리조트 안에는 테마파크 4개(매직킹덤Magic Kingdom, 엡콧EPCOT, 할리우드스튜디오Disney’s Hollywood Studios, 애니멀킹덤Disney’s Animal Kingdom)와 워터파크 2개(블리자드비치Disney’s Blizzard Beach, 타이푼 라군Disney’s Typhoon Lagoon), 총 3만개 객실을 갖춘 36개 호텔과 캠핑단지, 4개 골프코스, 쇼핑·다이닝 단지 등이 있다.
 
휴가를 보내는 데 필요한 모든 시설이 들어선 ‘종합 놀이 단지’라고 생각하면 맞겠다. 테마파크의 경우 매직킹덤면적 0.57km2 하나만 두고 보더라도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0.34km2 또는 도쿄 디즈니랜드0.47km2 전체보다 크다. 매직킹덤은 또다시 6개의 테마 랜드(메인스트리트U.S.A., 어드벤처랜드Adventureland, 프론티어랜드Frontierland, 리버티스퀘어Liberty Square, 판타지랜드Fantasyland,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로 나눠진다. 한 테마파크에서 다른 테마파크까지는 셔틀버스로 10분 넘게 가야 한다. 이러니 디즈니월드의 모든 것을 다 즐기려면 일주일도 모자랄 정도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디즈니월드에서의 시간은 딱 하루. 어딜 갈까 고민 끝에 영화 세트장을 재현한 테마의 ‘할리우드스튜디오’를 골랐다. 재미있고 신기한 놀이기구도 물론 많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각종 디즈니 테마 상품이 가득한 기프트숍을 누비는 것이었다. 나이 30대에 빨간 리본이 달린 미니마우스 머리띠를 쓰는 것도 이곳에선 전혀 창피하지 않았다. 아빠와 딸이 미키마우스 커플티를 맞춰 입고, 배가 불뚝 나온 아저씨도 미키마우스 모자를 쓰고, 할머니도 앙증맞은 인형 가방을 메고 다니고 있었기 때문. 아무리 테마파크라 해도 우리나라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라 부럽기도 했다. 아빠도, 엄마도, 할머니·할아버지도,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동심으로 돌아갈 자유. 디즈니월드는 그런 자유를 주는 곳이다.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아이들
 
FUN FACT
월트 디즈니가 올랜도에 디즈니월드를 오픈한 건 1971년이다. 이전까지 올랜도는 감귤류를 주로 재배하는 조용한 농업도시였으나, 디즈니월드가 개장한 이후 급격히 도시화되며 라스베이거스와 함께 미국 2대 관광도시로 발전했다. 디즈니월드는 지금도 계속해서 규모와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2014년부터 매직킹덤 내 판타지랜드의 규모를 2배로 키워 2016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2016년 내에 <겨울왕국> 어트랙션을 새롭게 오픈하고, 2017년에는 <아바타> 어트랙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기한 상점과 짜릿한 놀이기구로 가득한 마법사의 마을, 호그스미드. 머글(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영화와 싱크로율 99%인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이걸 타고 호그스미드와 다이애건 앨리를 오갈 수 있다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
Universal Orlando Resort
 
싱크로율 99% 해리 포터의 세계

2001년 겨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동그란 안경을 쓴 꼬마 해리 포터가 런던 킹스크로스역King’s Cross Station 비밀의 9와 3/4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장면, 호그와트행 특급열차Hogwarts Express를 타고 뽀글머리 헤르미온느, 어리버리한 론과 친구가 되는 장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빗자루를 타고 퀴디치 게임에서 승리하는 장면을 보며 마법 세계에 대한 동경에 한없이 빠져들었다.

그런 내게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Universal Orlando Resort’의 ‘해리 포터의 마법사 세계The Wizarding World of Harry Potter’는 소름 그 자체였다. 좋은 의미에서 말이다. 영화 속에만 존재할 것 같았던 마법사의 세계가 과장 조금 보태 싱크로율 99%로 현실에 재현되어 있었다. 해리 포터 어트랙션은 2014년 7월 공개된 ‘신상’으로 요즘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소름의 시작은 테마파크 내 런던 킹크로스역에서 호그와트행 특급열차를 타고 마법사들의 마을 ‘호그스미드Hogsmeade’로 가는 것이었다. 정말 영화 속에 나오는 것과 똑 닮은 기차가 플랫폼에 섰고, 해리 포터와 친구들이 그랬듯 열차 칸에 들어가 앉았더니 서서히 출발했다. 처음엔 차창을 통해 런던 풍경이 보이더니 점차 마법사의 세계 풍경으로 바뀌었다. 열차 칸의 닫힌 문 밖에서는 마법에 걸린 개구리가 뛰어다니는 소리와 마법사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국 LA,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1개의 테마파크만 조성되어 있지만, 올랜도의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에는 2개의 테마파크(유니버설 스튜디오 플로리다Universal Studios Florida와 아일랜즈 오브 어드벤처Islands of Advanture)가 있다. 호그와트행 특급열차는 이 2개의 테마파크에 각각 조성된 두 ‘해리 포터의 마법사 세계’를 왔다 갔다 하는 이동수단의 기능을 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플로리다 쪽에는 마법사들의 거리인 ‘다이애건 앨리Diagon Alley’와 어둠의 마법 관련 물건을 판매하는 ‘녹턴 앨리knockturn Alley’가 그대로 현실에 옮겨져 있다. 마법사들의 은행인 ‘그린고트Gringotts’ 건물의 지붕 위에선 거대한 용이 불을 뿜고, 환전소에서는 머글(인간)의 돈을 마법사의 돈으로 환전(물론 기념품이다)해 주기도 한다. 킹크로스역 앞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보라색 3층 버스Knight Bus도 떡하니 서 있다.

아일랜즈 오브 어드벤처 쪽엔 호그스미드 마을이 있다. 원작에 나오는 것과 같이 ‘종코의 장난감 가게Zonko’s Joke Shop’에서는 특이한 장난감을 팔고, ‘허니 듀크스Honeydukes’에서는 개구리 모양 초콜릿이나 그리핀도르 홀로그램 카드가 동봉된 초콜릿처럼 독특한 군것질 거리를 판다. 마법지팡이를 파는 상점인 ‘올리밴더Ollivander’에선 실제로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용했던 마법지팡이를 종류별로 판매하는데, ‘액티브Active’ 지팡이를 구입하면 곳곳에 지정된 장소에서 버튼 하나로 마법을 부려 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해리 포터와 친구들이 둘러앉아 마시던 ‘버터비어Butter Beer’도 팔고 있다. 이 버터비어는 <해리 포터>  소설의 원작자인 조앤 K. 롤링에게 직접 제조법을 전수받아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이름은 맥주이지만 실제로 알코올 없는 음료다.

소름의 하이라이트를 접한 건 화장실에서였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화장실에서 소프라노톤의 유령 목소리가 들려왔다. 혼자서 깔깔대며 떠드는가 싶더니 갑자기 엉엉 운다. 그렇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화장실에 살고 있는 그 눈물 많은 유령 ‘모우닝 머틀’이었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재현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 수밖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니버설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해리 포터와 친구들이 즐겨 마셨던 버터비어를 실제로 맛볼 수 있다. 알코올은 없는 달콤 고소한 음료다
액티브 마법지팡이를 구입하면 지정된 장소에서 버튼 하나로 마법을 부려 볼 수 있다
영화에 나오는 보라색 3층 버스
 
 
FUN FACT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는 1990년 ‘유니버설 스튜디오 플로리다’의 오픈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1999년에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가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를 맡은 ‘아일랜즈 오브 어드벤처’가 추가로 문을 열었다. <해리 포터> 말고도 <스타워즈>, <심슨>, <스파이더맨>, <트랜스포머>, <인크레더블>, <토이스토리>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판타지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테마로 한 어트랙션이 가득하다. 스릴 있는 3D 놀이기구와 롤러코스터는 물론 각종 음식과 기념품까지 영화 속의 것들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기 한 듯해 영화 팬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는 2016년 <킹콩> 어트랙션을 새로 선보이며, 2017년에는 ‘볼케이노 베이’라는 이름의 워터파크를 개장할 예정이다. 
 
 
글·사진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월트디즈니월드리조트 www.disneyworld.com,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 www.universalorland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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