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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 피어난 불꽃 요르단Jordan④Aqaba아카바, Amman암만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6.07.12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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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aba 아카바
석유와 맞바꾼 바다 

요르단 남부 홍해 동쪽 끝에 자리한 ‘아카바Aqaba’는 요르단에서 유일하게 해상으로 통하는 길목이자 특별경제자유구역이다. 시리아와 아라비아반도 간 중요한 해상 무역로이며 1965년부터 국제공항과 호텔이 건설되면서 국제적인 관광도시가 됐다. 
 
아카바의 해변. 수온이 따뜻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국제적인 휴양도시인 아카바에는 홍해를 끼고 유명 호텔들이 들어서 있다

원래 아카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땅이었다. 1965년 요르단 정부는 사막 일부를 내주고 12km의 해안선을 얻었다. 내륙인 요르단에서 아카바의 가치는 무한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건네준 땅에서는 이후 석유가 터져 나왔다. 어마어마한 경제적 이득이 날아간 셈이라고 혹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요르단은 꼭 필요한 물을 얻었고 홍해를 통해 인도양으로 통하는 길이 열렸으니 어느 쪽이 더 이득인지는 모를 일이다. 

홍해가 펼쳐졌다. 짙푸르고 맑은, 뛰어들면 온몸이 푸르게 물들 것 같은 그런 바다다. 건너 저편에는 이스라엘의 휴양도시 엘리아트가 보인다. 라마단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있던 때라, 아카바에는 미리 휴양을 즐기러 온 현지인들이 해변과 호텔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홍해의 수온은 연중 20도 내외로 따뜻해서 스쿠버다이빙과 패러세일링, 윈드서핑과 수상스키 등 해양스포츠를 위한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보트를 타고 30분 거리의 근해에서 스노클링을 즐겼다. 맑은 물 위로 보라색을 띤 작은 해파리들이 떠다니고 물속에서는 산호와 나비고기, 비늘돔 등 홍해의 진귀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오후에는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7세기부터 11세기까지 ‘아일라Ayla’라고도 불리던 아카바에는 과거의 유적들이 남아 있다. 메카로 가는 순례자들을 위한 쉼터였던 아카바성 옆에는 압둘라 2세의 선조인 후세인 빈 알리의 아카바 저택이 있다. 내부는 고고학 박물관으로 1990년 대중에게 공개됐는데 7세기 중반부터 12세기 초까지의 이슬람 시대상을 보여 준다. 해변을 따라 걸었다. 히잡을 쓴 채 바다에 뛰어든 여성들, 그늘 아래 둘러앉은 가족들, 아시아에서 온 여행자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아이들. 그들의 행복한 한때를 훔쳐보노라면 아카바에 대한 요르단 정부의 거래가 결코 손해는 아닌 듯싶었다. 
 
현 압둘라 2세 왕의 고조할아버지인 알 샤리프 후세인 빈 알리의 저택. 고고학박물관으로 사용 중인데 리뉴얼이 한창이었다. 국왕 가문은 예언자 마호메트의 직계 후손이다
로마의 옛 성터였던 시타델 언덕에서는 암만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Amman 암만
오묘한 회색도시

마지막 날은 암만Amman에서 보냈다. 수도 암만에는 요르단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산다. 도시의 서쪽은 서구의 영향을 받은 쇼핑몰과 카페 등이 밀집돼 있고 동쪽은 전통시장과 모스크가 자리해 이슬람의 전형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암만은 성서에 ‘랍바’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아들을 조상으로 한 암몬족이 세운 수도라고 기록돼 있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필라델피아’라는 이름으로 로마의 10개 도시 연맹체인 데카폴리스 중 하나로도 성장했다. 

정오를 갓 넘긴 시각인데 다운타운은 차와 사람으로 가득했다. 2세기에 건립된 로마원형극장은 중심 도로변에 있다. 바위산을 그대로 깎아 6,000명을 수용하도록 만든 이 계단식 극장은 보존이 잘 돼 있어 지금도 공연장으로 사용된다.  극장 맞은편 850m 언덕 위에는 시타델이 자리한다. 로마의 옛 성터다. 폐허와 햇빛이 뒤섞여 눈이 부셨다. 도시가 한눈에 내다보이고 석회를 입힌 암만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회색빛을 띠고 어깨를 잇대어 있었다. 로마의 영화를 대변하는 이 문명의 흔적들은 그러나 대부분 자연의 일부처럼 뒹굴고 있다. 우뚝 솟아있는 헤라클레스 신전은 일부만이 복원되었고 비잔틴 시대의 교회 터도 발굴 중인 채 남아 있다. 시타델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우마야드 모스크에서는 사내아이 몇몇이 공차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아니?”
“그냥 건물이죠. 며칠에 한 번씩 공놀이 하러 오는 걸요.” 

누가 알았을까. 사그라진 고대의 잔재 앞에서 저속한 감탄을 하고 선 여행자보다, 아이들의 천진한 무관심이 오히려 죽은 도시와 더 오래 친화되리라는 것을.

암만의 다른 얼굴은 저녁 무렵 ‘레인보우 스트리트’에서 보았다. 요르단의 신사동이라 할 만한 이곳의 이름은 거리 가운데 선 레인보우 극장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아랍과 유럽의 분위기가 혼재된 거리에 카페와 디저트 가게, 이름난 레스토랑과 수제버거 집이 자리한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거리 음악공연을 즐기고, 커피와 노트북에 몰두하는 카페 안의 자유로운 모습들은 중동평화 협상의 중재자로 서방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요르단의 개방된 분위기와 높은 교육 수준을 단적으로 느끼게 한다. 

한참을 기다려 얼굴 크기 만한 수제버거를 포장한 후 2디나에 흥정한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요르단에서의 시간들을 샤이 한잔과 버거를 베어 물며 꼭꼭 음미했다. 그리고 잊지 못할 광야의 왕국에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요르단 *하비비, 슈크란!  
 
 
*하비비는 ‘사랑합니다’라는 뜻의 아랍어로 여성이 남성에게 건네는 말이자, 친근한 상대를 부르는 일상적인 표현. 슈크란은 ‘고맙습니다’라는 뜻.
 
석양이 내려 앉은 와디 럼
 

●travel info
 
▶About  YORDAN
요르단의 정식명칭은 요르단하삼왕국The Hashemite Kingdom of Jordan, 아시아 서남부 중동에 자리한 입헌군주제 국가다. 1946년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고 국가원수는 압둘라 2세 이븐 알-후세인 국왕이다.
 
수도는 암만, 약 680만명 전체 인구 가운데 90% 이상이 아랍인이며, 대부분 수니파 이슬람교를 믿지만 기독교 6%, 기타 종교 2%로 종교의 자유가 인정된다. 한반도의 절반이 안 되는 크기로 국토의 3분의  2 이상이 사막과 광야인 황무지다.
 
검문은 북부와 이스라엘 국경이 가까운 곳에서는 철저하게 이루어지지만, 관광지와 다운타운에서는 치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카바와 암만에서 다운타운을 돌아다닐 때도 불안한 점은 없었다. 다만 여성 혼자 밤늦게 다닐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공용어는 아랍어, 영어가 통용되며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서머타임으로 6시간 느리다. 반건조성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섭씨 40도가 넘고 겨울에는 눈이 내리기도 한다. 햇볕이 강하기 때문에 선글라스와 자외선차단제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전자제품은 한국에서 사용하는 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나, 간혹 콘센트가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멀티플러그를 준비하면 좋다. 화폐의 단위는 디나Dinar, 1디나는 약 1,600원이다.
 
환전은 미화로 한 후 현지에서 디나로 바꾸면 된다. 대중교통은 주로 택시를 이용하는데 외국인들은 흥정을 요하고 미터기를 사용해도 도착시 추가요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비자는 출국 전 한국에서 미리 받거나 현지 공항에서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Hotel 
뫼벤픽 리조트 & 스파 사해

사해에 자리한 5성급 리조트. 아랍식 전통 가옥 형태의 건물과 정원이 인상적이다. 사해로 통하는 전용 해변과 수영장, 스파 시설에 총 346개의 객실과 9개의 레스토랑을 갖추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고 물 부족 국가인 점을 감안해 호텔의 시트는 이틀에 한 번씩 세탁하지만 큰 불편함은 없다. 
Moevenpick Resort & Spa Dead Sea, Sweimeh, Dead Sea Road, Amman 11180, Jordan  +962 5 356 1111   www.moevenpick-hotels.com/dead-sea
 
와디 럼 캡틴 캠프
와디 럼에 있는 텐트촌이다. 와디 럼에는 캡틴 캠프처럼 베두인들이 관리하는 캠프가 많은데 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메인 캠프 외에도 에코 캠프, 프라이빗 캠프 등을 운영하며 욕실은 태양열 시스템을 이용한다. 사막이라는 특성상 일반 호텔의 샤워시설을 기대해선 안 되고 모기장이 있지만 모기가 많으니 대비하는 게 좋다. 홈페이지와 전화로 미리 예약해야 한다. 
Ad-Disi, Wadi Rum, Jordan
+962 3 206 0710   www.captains-jo.com
 
▶Bar 
터틀 그린Turtle Green 

암만의 레인보우 스트리트 영국문화원 맞은편에 자리한 인기 있는 티Tea바. 요르단에서 가장 처음 생긴 티 전문 바로 커피와 다양한 허브티 외에 샌드위치, 디저트 등을 맛볼 수 있다. 2층 규모에 2시간 무료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고, 분위기와 직원들의 서비스도 만족스럽다. 책을 보거나 노트북을 펼치고 작업하는 등 학생들과 외국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곳. 500cc 잔에 가득 담아내는 차와 커피는 양도 맛도 매력적이지만 가격은 차와 커피가 평균 2.5디나(한화 약4,000원)선. 2015년 트립어드바이저 위너로 선정된 바 있다.
Al-Rainbow Street, Amman, Jordan   +962 7 9554 0601  매일 08:00~23:00 (금요일은 10:00 부터)
 
▶Food
후무스

중동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으로 요르단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다. 병아리콩과 올리브유, 마늘, 레몬 등을 넣어 만든 소스로 고소하고 부드럽다. 빵이나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과 곁들여 먹는다. 
 

팔라펠
콩과 곡식, 채소를 으깨 향신료를 넣고 반죽한 뒤 작고 동그랗게 튀겨낸 것으로 중동 사람들의 주식이자 국민 간식. 레인보우 스트리트에는 유명한 팔라펠 맛집이 있다.
 
 
 
1 에티하드 프리미엄 라운지 2 보잉 B787 퍼스트 스위트 3 에티하드 기내 셰프 4 A380 레지던스 바이 에티하드 침실
 

●하늘에서 경험하는 프리미엄 서비스
 
요르단으로 가는 길은 비행 시간만 따져도 약 12시간, 대기 시간까지 합치면 약 16시간이다. 염려스러운 긴 여정의 피로를 덜어 준 건 에티하드의 비즈니스석이었다. 장거리 여행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여행자라면 그 편안함의 차이를 수긍하고도 남을 것이다. 더구나 시차라는 복병을 해결해 주는 새벽 출발, 아침 도착의 일정이라면 더없이 감사하다. 

에티하드 비즈니스 클래스의 서비스는 각종 수상경력에서 알 수 있듯 최고의 수준을 갖추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식사를 제공하고 식음료 담당 매니저가 메뉴 선택을 돕는다. 요르단 여행에서 탑승한 항공기는 A380이나 B787은 아니었지만 서비스는 물론 그 편안한 잠자리도 에어버스 부럽지 않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좌석이었다. 180도로 완전히 젖혀지는 침대 전환식 좌석에 무드 조명, 사이드 램프까지. 지금까지 경험해 본 장거리 비행 중 단연 최고로 편안했다. 아부다비에 도착한 후 곧장 찾아간 프리미엄 라운지 또한 훌륭했다. 무료 와이파이는 물론이고 각종 편의시설과, 15분 식스센스 스파도 받을 수 있고 허기를 달래 줄 다양한 메뉴와, 특히 풍부한 우유거품이 매혹적이었던 카푸치노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에어버스나 보잉 기종의 퍼스트 혹은 비즈니스 클래스라면 서비스는 가히 프리미엄 위에 프리미엄일 것이다. A380의 ‘더 레지던스 바이 에티하드The Residence by Etihad’는 일등석 한 단계 위 등급이다. 항공기 2층 11.6m2 면적 내 전용 거실과 침실, 욕실, 전담 버틀러 및 VIP 컨시어지 팀을 배치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내식은 프랑스 베르나르도사의 24K 장식 식기세트와 디자이너 베라 왕이 디자인한 웨지우드 크리스털 글래스를 사용한다. 

일등석인 ‘퍼스트 아파트먼트First Apartment’는 객실마다 64인치의 슬라이딩 도어가 장착된 데다 2m의 침대 전환 좌석이 제공된다. A380과 B787 모두에 도입된 비즈니스 클래스 ‘비즈니스 스튜디오Business Studio’는 모든 좌석이 복도와 연결되고 좌석과 별도의 오토만, 넉넉한 수납공간과 노트북과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캐비닛도 마련되어 있다니. 이 정도면 부티크 호텔이라 할 만하다. 

요르단 여행에서 제공받은 비즈니스의 트래블 키트는 여행브랜드 럭스 시티 가이드의 것이었는데 노선 가이드와 함께 천연 페이셜 용품이 담겨 있었다. 아랍의 영감을 살린 그 아부다비 키트의 독특한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기념품으로 소장 중이다. 에티하드항공은 현재 아부다비를 경유해 인천과 암만을 연결하는 노선을 매일 1회 운항한다. 스케줄은 00:40 인천 출발, 05:45 아부다비 도착, 4시간 30분의 대기시간을 거쳐 10:30 아부다비를 출발, 12:50 암만에 도착한다. 
 
에티하드항공 
2003년에 설립된 아랍에미리트 국영항공사 에티하드항공은 아부다비 국제공항을 거쳐 중동, 아프리카, 호주,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등 세계 117개 도시 600여 곳으로 49개 항공사와 공동 운항한다. 월드트래블어워즈WTA에서 7년 연속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항공 전문지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ATW>로부터 ‘2016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총 122대의 에어버스 A380 및 보잉 787 드림라이너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아부다비 외에도 시드니, 멜버른, 더블린, 프랑크푸르트, 런던 히드로, 맨체스터, 파리, 워싱턴DC, 뉴욕에 프리미엄 라운지를 운영 중이며, 설치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www.etihad.com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에티하드항공 www.etihad.com, 요르단관광청 www.mota.gov.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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