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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에 두고 온 것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6.11.0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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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에 두고 온 것

 

나의 일부를 떼어 놓고 온 느낌이다.
중요한 무언가를 두고 온 사람처럼
가끔씩 안절부절 때로는 상실감에
사로잡히고 있다.
아무래도 나의 시간은
여전히 그곳에서
흐르고 있는 모양이다.

 
타이중 범특희미창문화 골목의 한 상점

뜻밖의 햇살이 반가웠던 날

7개월 만이다. 지난 2월의 타이완은 작정하고 파종하려는 농부처럼 내 머리 위로 쉴 새 없이 비를 뿌렸었다. 흩날리는 빗방울을 이를 악물고 받아내며 기약 없는 다음의 타이완을 생각했던, 아쉬운 첫 만남이었다. 기어이 여행의 마지막 날까지 떨어지던 비를 처연하게 바라보면서 나오려는 한숨을 꿀떡 삼켰었다. 아무래도 타이완이 낯을 가리는가 보다, 하고.

다시 상공에서 타이완이 보인다. 숨은 쉬어지려나 싶을 정도로 틈새 없는 구름이 자욱하다. 그래도 한 번은 겪어 봤다고, 태풍 소식에도 나는 의연했다. ‘비는 내가 잘 알지!’라면서. 짓궂은 동남아 특유의 날씨에 굳은살이 박인 척 여유가 웃돌았다.

타오위안공항에 도착한 후 우리나라 KTX와도 같은 타이완의 고속기차 THSR(Taiwan High Speed Rail)에 올라탔다. 그리고 무언가를 느낄 새도 없이 35분 만에 타이중 기차역에 이르렀다. 커다란 역의 플랫폼은 이제 막이 오르는 연극 무대처럼 빛과 그림자가 극명했다. 조금은 늦은 오후였던 그때,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던 잘 익은 금귤 색의 햇살이 지금까지도 기억이 난다. 나를 휘감아 버린 듯했던 그 온기. 선명하다. 타이중의 첫인상이 그토록 따뜻했으므로. 
 
야경이 아름다운 타이중 공원의 호심정
곳곳에서 노란색의 공공자전거, 유바이크UBIKE를 즐기는 타이중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궁원안과는 펑리수,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한다
범특희미창문화 골목에서 발견한 빈티지 장식품들
 
●타이중 臺中
 
너와 나의 첫날밤은

호텔에 짐을 풀었다. 타이완의 구름처럼 두꺼운 커튼부터 활짝 걷었다. 그제야 홍조를 띤 하늘 아래로 초록빛 무성한 타이중 시내가 펼쳐졌다. 한나절의 절반가량을 비행기와 기차에서 보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감각이 흐렸다. 좋다, 일단 걸어 보기로 하자.

부르릉 신호 대기에 걸린 오토바이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여기가 타이완임을 알려 주는, 어떻게 보면 사방에서 들려오는 외국어보다 확실했던 이곳의 소리다. 책장에 꽂힌 장서들처럼 주르륵 앞뒤로 나열된 도시의 간판들마저도 여전했다. 기분이 조금씩 좋아졌다. 내 시간이 서서히 타이중에 맞춰지고 있었다.

첫날밤은 야경이 아름답다는 궁원안과(宮原眼科)에서 시작했다. 1927년 타이완이 일제의 식민지일 때 다케쿠마 미야하라 박사가 운영했던 안과 병원 건물을 그대로 디저트 전문점으로 활용하여 명소가 된 곳이다. 농도 짙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고 맛 좋은 펑리수도 기념품으로 살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내 눈에 캔디처럼 달짝지근했던 것은 비단 아이스크림만이 아니었다. 타이중 사람들이 둘씩 짝을 지어 매장 밖 커다란 화분 위에 걸터앉은 채로 한가로이 디저트를 나눠 먹는 모습도 달달하니 보기에 좋았다. ‘꿀이 떨어진다’는 표현이 딱 맞는 풍경이었다. 

시내를 돌고 돌아 호텔 앞 타이중 공원까지 닿았다. 야심한 시간에도 이 도시는 좀처럼 잠들 생각이 없어 보였다. 입구에는 커다란 하트 모양의 조형물 두 개가 서로 겹쳐진 모양을 한 채로 반듯하게 오가는 사람들을 반겨 주고 있었다. 호수처럼 잔잔하고 여유로운 피가 돌았다. 아무래도 생각이 쉬기에 좋은 곳인 것 같다. 분명 시간조차 느리게 걷고 싶어 할 테다. 공원의 꽃, 호심정(湖心亭) 안에서 밤의 호수를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저만치 정박해 있는 작은 배들은 미동조차 없었다. 타이중의 야경이 이 호수 안에 담겨 있었다. 검은색에 가까운 물결을 말없이 보고 있자니 순간 물과 나의 사이가 가깝게 좁혀지는 듯한 일렁임이 보였다. 물은 오래 보고 있으면 현혹되기 쉬운 존재라고들 한다. 난 사실 그날 물에 현혹된 건지 타이중의 야경에 매혹된 건지 지금도 그 답을 알지 못한다.
 
궁원안과 
주소: 20 Zhongshan Rd., Central District, Taichung City, Taiwan 400
홈페이지: www.miyahara.com.tw
 
타이중 공원 
주소: No. 65, Section 1, Shuangshi Rd., North District, Taichung City, Taiwan 404
 

있는 그대로의 공간 즐기기
국가가극원

타이중의 예술과 문화가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가가극원. 물의 흐름처럼 자연스러운 곡선형 외관이 인상적인 곳이다. 그곳에서 다양한 타이중 사람들을 보았다. 손주를 무릎에 앉히고 놀아 주고 있는 할아버지부터 설렘을 끌어안고 조신하게 걷고 있는 커플까지. 꼭 전시 관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공간을 즐기러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날 오페라하우스관에서는 건축가 이토 토요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관람객의 몫은 하얗게 빚어 놓은 듯한 조약돌 모양의 쿠션 위로 몸을 푹 파묻고 빛과 소리를 양분 삼아 시공간을 잊는 행위, 그것이 전부였다. 모든 것을 초월한 표정으로 누워 있던 타이중 사람들의 표정 위로 내 모습이 포개졌다. 
주소: No. 101, Section 2, Huilai Rd., Xitun District, Taichung City, Taiwan 407
홈페이지: www.npac-ntt.org 
 
맛깔 나는 주전부리 천국
펑지아 야시장

타이완 하면 야시장이고 야시장 하면 줄기차게 이어지는 먹거리가 일품인데, 중부권 최대 야시장인 ‘펑지아(逢甲)’를 빠뜨릴 수 없었다. 우산이 부대낄 정도로 궂은 날씨 속에서 찾아간 야시장. 매실 가루를 얹은 고구마튀김과 오징어말이 밥을 먹었다. 한쪽 어깨에 바이올린을 얹어 놓듯 우산을 비스듬히 끼워 놓고 손바닥 위 맛깔 나는 주전부리를 마주하고 있자니 세상만사도 별게 아니었다. 야시장을 두 바퀴나 돌았는데도 잃어버린 소지품을 찾는 사람처럼 기웃거리는 모양새는 도통 멈출 수가 없었다. 스스로의 낭만에 몰입한 건지, 혹은 저녁 내내 좋다고 들이킨 맥주에 정말로 취해 버린 건지, 그렇게 펑지아 부근을 한 시간 가량이나 더 배회하고 나서야 호텔을 향해 돌아갈 수 있었다.
찾아가기: 타이중 기차역에서 35번, 25번 버스를 타고 펑지아 대학교 역 하차
 
타이중의 떠오르는 감성 거리
범특희미창문화(范特喜微創文化)

한국의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거닐면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다양한 거리다. 2011년 오래되고 낡은 건물들을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리모델링한 것을 시작으로 독립 서점 및 카페의 소규모 창업자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현재 예술과 문화의 거리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타이중의 관광지. 중국어로 ‘범특희(范特喜)’는 영어로 ‘판타지(Fantasy)’를 뜻한다.
주소: Zhongxing St., West District, Taichung City, Taiwan 403
홈페이지: www.fantasystory.com.tw 
 
 
타이완 최대 커피 생산지답게 구컹의 이름 옆에는 원두 조형물이 장식되어 있다
구컹이 자랑하는 아라비카 원두
아이아이케이크 카페에서 직접 만들어 본 DIY 수건들
여행의 피로를 잠시나마 풀어 주기에 충분했던 아라비카 커피 한 잔
 
 
●윈린 雲林
 
싱그러운 도시의 케이크 카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날씨부터 살폈다. 하늘에는 솜을 죽죽 찢어 놓은 듯한 구름들이 근심이 다 뭐냐는 듯 떠다니고 있었다. 타이완 중부에 위치한 윈린현에 가기로 한 날이다. 태풍이 오늘 내일 하더라, 라는 흉흉한 소식이 귓가를 맴돌았지만 굳게 시치미를 떼려는 듯 햇살은 더없이 따사롭기만 했다. 이곳 사람들의 말로는 태풍전야라서 그렇단다. 지금을 충분히 즐겨 두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바깥 풍경을 슬라이드 넘겨 보듯 바라보았다. 논밭이 등장하는 빈도가 잦아지더니 어느새 연두색이 바다를 이뤘다. 간혹 호피무늬를 입혀 놓은 전봇대와 캐릭터로 단장한 벽화들이 지나가기도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 기억 속의 윈린은 녹색의 싱그러움이 먼저다.

“어떤 것이 진짜 케이크 같아요?” 쇼윈도 너머를 향한 내 흔들리는 눈동자를 봤는지 아이아이케이크 카페의 종업원이 물었다. 분간할 수가 없었다. 내 눈이 무딘 탓이 팔할이지만 우선 이 케이크들 가운데 수건으로 만든 공예품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멋쩍게 웃어 넘기자 그녀의 표정에 옅은 자부심이 피어났다.

이곳은 윈린에 있는 수건 공예 카페, 아이아이케이크 점이다. 이름만 듣고는 어떤 디저트가 유명하겠거니 지레짐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건이라는 허를 찌르는 재주가 이렇게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내를 간단히 돌아보는데 한편에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수건 공예품을 꾹꾹 눌러 만들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앞에 카메라를 슥 내밀어도 입 꼬리 한 번 꿈쩍하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는 내가 안 보이는 것인지 잠시 혼란스러웠던 그때, 한 사람이 하루에 300개의 상품을 만들어낸다고 가이드가 귀띔을 해주었다. 이 작고 소박해 보이는 카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건 공예품을 제작한다는 명성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돌아서기 아쉬운 방문자가 있다면 DIY 클래스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수건으로 각자만의 기념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 손재주라곤 없는 나도 DIY에 도전했다. 누구라도 볼까 봐 속히 접어 가방 안에 넣고 싶을 정도로 결과물은 참담했지만, 직접 만든 공예품이라는 의미는 값진 것 같다. 수건 한 장에 담긴 그때의 추억이 지금도 나를 웃음 짓게 하니까.
 
따뜻한 커피향이 감도는 거리, 구컹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버스는 아랑곳 않고 굽이진 언덕을 위로, 위로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마치 강을 역류하는 송어처럼 힘겹게. 이따금 보이던 사람들도 먹구름이 몰려들자 종적을 감추었다. 창밖엔 다양한 키의 야자수들만이 대충 자른 앞머리처럼 남아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후 습한 공기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커피향부터 먼저 맡았다. 그다음 눈으로 확인한 것은 입구에 세워진 ‘화산 커피구’라는 표지판. 윈린현의 구컹(古坑)은 토양 환경이 커피를 재배하기에 알맞아 일제시대 때부터 커피를 생산해 온 타이완 최대 커피 생산지다. 

성벽처럼 아찔하게 솟아 있는 산 밑의 라오우(老吴) 카페에 둥지를 틀었다. 날씨는 개의치 않고 담소와 커피에만 나직이 집중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한 폭의 정경을 완성하고 있었다. 미소가 선한 주인아저씨께서 직접 커피 내리는 과정을 보여 주겠다고 나섰다. 윈린이 자랑하는 아라비카 나무와 원두를 차례로 소개한 후 실내로 이끌어 보글보글 커피 한 잔이 탄생하는 시간까지 모든 것을 가감 없이 보여 주었다. 그렇게 내 앞에 한 잔의 시간이 놓였다. 향을 끌어 모아 깊이 들이마셨다. 부드럽고 고소하다.

비가 내린 덕분에 오전 내내 뜨거웠던 공기가 산뜻하게 식어 있었다. 작가 김승옥의 표현을 빌려 볼까. ‘두터운 구름을 통과한 햇빛의 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더해 주는 공기의 저온, 그리고 비바람에 섞여 있는 정도의 커피향, 이 세 가지만 있어도 지상에 있는 모든 약 가운데 가장 상쾌한 수면제가 될 텐데.’
 

아이아이 케이크 카페
주소: No. 2, Guangfu Rd., Huwei Township, Yunlin County, Taiwan 632
홈페이지: www.iicake.com.tw
운영시간: 10:00~18:00
 
라오우 카페
주소: No.23, Huashan, Gukeng Township, Yunlin County, Taiwan 646
홈페이지: old-wu.emmm.tw
운영시간: 08:30~21:30
 

자이시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 왕문지王文志가 지역 목재를 활용하여 아리산의 삼림 기찻길을 형상화하여 만든 조형물
공원을 즐기는 자이 사람들 
 
 
●자이 嘉義
 
나를 부르는 숲의 노래, 삼림지가

윈린을 떠나 30분 정도 남쪽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타이난과 인접해 있는 타이완의 중서부 도시인 자이에 도착했다. 해 질 녘 잠시 숨이나 몰아쉬자 했다. 이름도 예쁜 삼림지가(森林之歌), 그러니까 숲도 노래하는 그곳에서.

녹색의 잔디가 곱게 깔린 양탄자처럼 반드러웠다. 양심마저 움찔해 그 위로 차마 걷지는 못 하고 그 곁의 오솔길을 따라 쪼르르 걸었다. 저 멀리 달걀을 세워 놓은 듯한 독특한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온갖 나무 소재가 얽혀 기이하면서도 맑은 기운을 발산하는 독특한 형상이었다.
 
문득 자이시가 목재로 유명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걷고 있는 이 길조차 나무였다. 작품의 내부에는 동강 잘린 커다란 나무가 있었는데 가운데를 손바닥으로 차지게 내리치자 소리가 서서히 울려 퍼지더니 제 집 찾아오듯 내 귀로 돌아왔다. 반향이다. 공간의 이름이 ‘숲의 노래’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바로 이해했다.

그날 숲이 불러 준 마지막 축복은 석양이었다고 해야겠다. 겨울 이불처럼 두툼한 구름에 일몰의 광경이란 언감생심이었는데 예상치도 못한 장소에서 찬란하게 지고 있는 태양과 마주쳤다. 잔디를 가로질러 공원의 언덕길 위로 뛰어올랐다. 지금도 느닷없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이유를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 하고 있지만, 아마도 저 너머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여행자에게 찾아오는 뜻밖의 직감이었다고 하자. 붉은 태양이 길 건너 가로등에 걸려 있었다. 그 하늘을 비집고 나를 만나러 와 준 것이다. 지고 있는 태양과 짧은 순간 독대하며 하루의 회포를 풀었다.
 
 
거리를 걷다가 우연처럼 벽화를 발견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아리산 나무로 만든 통은 신명진의 자랑이다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던 어묵꼬치
 
아리산 나무향 밴 밥 한 그릇, 신명진

아리산 좋고 나무 좋다는 자이에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맛보는 것이 가능한 이색 식당이 있다. 바로 자이 기차역에서 10분 내외 거리에 위치한 ‘신명진(新明津)’이다. 생강 특유의 톡 쏘는 양념이 유독 기억 속 한자리를 톡톡히 차지해 버린 데에는 맛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여장부 스타일의 주인아주머니 영향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벽에는 1986년 어묵을 판매하던 작은 상점이 도시가 자랑하는 대표 식당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굵직한 역사가 사진과 기념품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늦은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식당 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먼저 애피타이저 정도로 이곳의 대표 음식인 어묵꼬치를 먹었다. 짭조름한 어묵으로 입맛을 충분히 돋우고 마지막으로 당근을 쏙 빼 먹어야겠다 싶었을 때, 연갈색 나무통이 돋보이는 푸짐한 밥 한 상이 나왔다. 뚜껑을 열어 보려는 찰나 주인아주머니는 아리산 나무로 만든 통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리산 나무에 담긴 밥이라니.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최선의 한 끼다. 갇혀 있던 김이 부랴부랴 흩어지면서 고소함 속에 심상치 않은 향이 감지됐다. 곧바로 생강의 진한 맛이 혀를 감치고 들었고, 그다음 고기와 야채 덩이의 조화로운 고소함이 불쑥 나타났다가 다시 생강의 시원한 맛이 방점을 찍었다. 식사의 마무리는 아주머니가 직접 키웠다는 용과였다. 이토록 정직하게 달짝지근한 용과는 내 생애 처음이었다. 고소한데 알싸하고, 따뜻한데 시원하며, 마지막에는 달콤하기까지 하다. 어쩐지 조화로운 그 맛. 이 도시를 닮았다.  

▶travel info
 
AIRLINE
타이완 국적 항공사인 ‘에바항공(EVA AIR)’이 인천-타이베이(타오위안공항) 노선을 주 18회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30분. 에바항공의 자회사인 유니항공도 인천-타이베이 노선을 주 3회 운항한다. 그 밖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중화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도 인천-타이베이 직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에바항공은 인천-타이중 직항 노선도 주 2회 운항 중이다.
 

HOTEL
오렌지(Orange) 호텔

타이중 기차역에서 택시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3성급 호텔이다. 이름처럼 건물 외관에 커다란 오렌지 캐릭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어 귀엽고 편안한 분위기를 풍긴다. 무료 와이파이와 비즈니스 센터, 세탁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었다. 
주소: No. 17, Gongyuan Rd., Central District, Taichung City, Taiwan 40046
전화: +886 4 2226 2323
홈페이지: www.orangehotels.com.tw
 
나이스 프린스(Nice Prince) 호텔
자이에 있는 유일한 5성급 호텔로 그 명성만큼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8층에서 16층까지 구비된 총 245개의 호화 객실에서는 아름다운 자이시의 야경도 더불어 감상할 수 있다. 무료 와이파이는 물론 비즈니스 및 피트니스센터, 스파, 고급 레스토랑을 부대시설로 갖추었다. 
주소: No. 600, Zhongxiao Rd., East District, Chiayi City, Taiwan 600
전화: +886 5 277 1999
홈페이지: www.niceprincehotel.com.tw
 
펑지아 그린(Green) 호텔
타이완 중부 최대 야시장인 펑지아 야시장에서 가까운 게스트 하우스 느낌의 호텔이다. 이름처럼 초록색을 모티프로 친자연주의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점은 친근한 직원들이었다. 친절했던 그들 덕분에 야시장을 속속들이 즐길 수 있었다.
주소: No. 287, Section 2, Xitun Rd, Xitun District, Taichung City, Taiwan 407
전화:+886 4 2707 7373
홈페이지: www.greenhotel.com.tw
 

하오완 카드
간단하게 말하자면, 타이완 중부지역 관광 패스이다. 이 카드 한 장이면 타이완의 7개 중부 지역(타이중시, 먀오리현, 장화현, 난터우현, 윈린현, 자이시, 자이현)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관광지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타이완 중부지역 패스 웹사이트에서 구입 가능하며 현지에서는 각 지역의 OK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홈페이지: ct-pass.com

글 Traviest 이고은 사진 서경민, 이고은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타이중관광청 www.taichung.gov.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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