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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체험한 우수여행상품] 럭셔리 레일크루즈 해랑, 기찻길 따라 놓은 낭만의 이야기

  • Editor. 차민경
  • 입력 2016.12.0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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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관광개발 [레일크루즈 해랑]

럭셔리 레일크루즈 해랑
기찻길 따라 놓은 낭만의 이야기
 
덜커덩, 덜커덩 리듬 따라 흔들리는 기차 안에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고, 계란 하나 까먹던 그런 때가 있었더랬다. 느리게 지나가는 창 밖 풍경을 보다 괜히 가슴이 뜨거워지던 순간도 있었다. 좋은 사람과 곰곰이 추억을 곱씹고 싶은 날이 오면 해랑 열차에 승차 준비를 하자.  밤새 달리고 달려 그리운 곳 어디든지 데려다 줄 테다. 
 
해랑 열차는 호텔식으로 꾸며진 객실에서 잠을 자며 전국을 여행할 수 있는 관광열차다. 해랑열차를 상징하는 코발트블루색으로 외관을 칠했다.
해랑 열차 관광 프로그램은 각 정차역 인근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꾸며진다. 장항역 스카이워크 주변의 산책길
 
 
관광 열차 중 으뜸, 해랑 열차

‘럭셔리 레일크루즈’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해랑 열차’는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관광열차 중 하나다. 관광열차 중 유일하게 기차 내 숙박이 가능해 1박2일, 2박3일의 여행 상품이 운영된다. 지난 2008년 11월부터 운행을 시작했고, 연 평균 4,000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효도관광, 가족여행으로 찾는 여행자가 많고 전국을 운행하는 덕에 한국을 알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호응도 높다. 참고로 해랑 열차를 가장 많이 이용한 고객은 일본인 관광객으로 지금까지 총 14번 탑승했단다. 한국 고객 최다 기록은 11번이다. 마니아가 많다는 것은 해랑 열차만의 취향 저격 포인트가 많다는 뜻.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1 기차에서 씻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 호텔 욕실 못지 않은 욕실 시설을 갖춰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 2,3 각각 스탠다드룸과 디럭스룸. 침대에 누워 기차의 규칙적인 흔들림을 느끼고 있으면 해랑 열차의 진짜 매력이 뭔지 느낄 수 있다
 
호텔이라 하면 믿을 것이요 

기차에서 밤을 보내는 일이 낯설다. 국토가 작아 침대칸이 발달하지 않아서인지 더욱 그렇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다. 기차의 잔잔한 흔들림이 익숙해지면 왜 해랑이 ‘레일크루즈’ 인지 알게 된다. 호텔식으로 꾸며진 객실은 스위트룸(2인), 디럭스룸(2인), 패밀리룸(3인), 스탠다드룸(4인) 등으로 타입이 나뉜다. 1호기에만 운영되는 스위트룸은 이름처럼 전체 객실 중 가장 넓은 공간이 제공된다. 킹사이즈 침대와 소파가 설치돼 있다. 디럭스룸은 디럭스사이즈 침대가 놓여있고 소파는 없는 구조다.패밀리룸과 스탠다드룸은 2층 침대가 놓여 있다.
 
기차가 확보할 수 있는 공간에 한계가 있는 만큼 객실은 다소 좁은 느낌이 날 수 있지만 널찍한 창을 끼고 있는 덕에 답답하지 않다. 객실마다 TV가 설치돼 있지만, 창 밖으로 천천히 흘러가는 풍경을 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를 정도다.
 
다른 무엇보다 걱정했던 것은 욕실 시설이었다. 걱정이 무색하게 여행 일정 이틀 내내 따뜻한 물을 시원하게 틀어놓고 샤워를 즐길 수 있었으니 덜컹덜컹하는 기차의 움직임만 없다면 호텔에 온 줄 알았을 것이다. 수건과 일회용 비품도 살뜰하게 채워 넣었다. 혹시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객실 안에 설치된 전화로 24시간 언제든지 승무원에게 연락할 수 있다. 
 
각종 재미있는 공연이 펼쳐지는 이벤트칸 포시즌
1 카페칸 선라이즈에는 요기거리와 커피, 와인 등이 항상 준비돼 있다 2 한국 전통 회화 작품으로 장식한 객실칸의 통로
 
 
지루할 틈이 없는 열차 안 이벤트

열차 내 자유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양 옆으로 객실칸을 두고 중앙의 2량에 자리하고 있는 카페 공간 ‘선라이즈’와 이벤트칸 ‘포시즌’이 그것이다. 각종 요기거리와 음료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4호칸 선라이즈는 딱히 볼 일이 없어도 괜히 마실 나가듯 찾아가게 된다.
 
커피 한잔 올려놓고 풍경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그야말로 ‘정겨운 기차여행’의 분위기 그대로다. 저녁이라면 커피보다는 와인이 좋겠다. 와인과 맥주도 무료로,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정차역이 있는 지역의 특산품도 시시각각 바에 올라오고 갓 손질한 과일도 맛 볼 수 있으니 참새가 방앗간 찾아가듯 들를 수 밖에. 선라이즈는 여행 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일정이 끝난 후 오후 12시까지 항상 문을 열고 있다. 승무원이 상주하는 것은 물론이다.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는 곳은 5호칸의 포시즌이다. 어느날 저녁에는 라이브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어느날 저녁에는 승무원들의 공연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승객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퀴즈게임에 참여하며 어우러지는 곳이기도 해서 소란한 즐거움이 퐁퐁 솟아난다.
 
해랑 여행의 완성은 승무원!

아무래도 해랑의 가장 큰 자랑은 뭐니뭐니 해도 ‘승무원’인 것 같다. 어르신도, 아이들도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이 이들이었다. 상냥하고 사려 깊은 승무원들은 24시간 승객을 향해 정성을 뿜어낸다. 여기에 감복한 승객 중 한 명은 기사를 쓸 때 꼭 이들을 칭찬해 달라고 부탁해왔을 정도였다. 

해랑 소속 승무원은 총 9명이다. 열차 하나에 6명이 조를 맞춰 탑승하고 내부 관리에 4명, 여행 일정에 동행하는 인솔에 2명이 임한다. 항상 해랑 열차를 정갈하고 깨끗하게 정돈하는 손길, 승객의 요구 사항을 말하지 않아도 귀신 같이 알아채는 섬세함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열차 내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는 것도 승무원이다. 관광 일정이 끝난 후 열차에서 공연을 펼친다. 각각 자신의 특기를 살려 플롯 연주, 가야금 연주, 노래 등을 뽐낸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연습하며 실력을 갈고 닦았으니, 손색이 없는 공연이다. 힘차고 리드미컬한 마지막 난타 공연까지, 빼먹지 말고 즐기시라. 
 
 
 
●2박3일 동안 전국 구석구석 달려라

해랑 열차가 특별한 것은 기찻길이 닿는 어디든지 여행지가 된다는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전국을 후루룩 훑고 올 수 있는 것도 특별함의 이유 중 하나. 또, 관광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특별한 해랑만의 대우는 여전하다.

서울역
일찌감치 서울역에 모여 열차 탑승을 준비한다. 카페를 라운지처럼 이용하는 것부터가 해랑 열차만의 특급 서비스다. 객실키를 이곳에서 받고, 여행자 보험 가입 서비스도 제공해준다. 
 
 
 
장항역 
점심시간 즈음 도착한 장항역에서 본격적인 관광일정이 시작된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장항이니 점심은 역시 해산물이 아니겠는가. 각양각색의 횟감과 매운탕으로 든든히 배를 채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도슨트와 함께 꼼꼼하게 둘러보고, 걸어서 5분 거리의 스카이워크도 둘러본다. 높이 15m, 총 250m 길이의 스카이워크에 올라서면 장항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두 번째 목적지는 군산이다. 일본 식민지 시절의 건물이 남아 있는 군산은 독특한 풍경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여행지다. 도시 곳곳에 남아있는 일본식 가옥을 문화해설사와 함께 돌아본다. 
 

해운대역
서쪽 바다의 풍경을 보았던 것이 바로 어제 저녁이건만, 한 밤을 지낸 둘째 날 아침에는 남쪽 바다 해운대역에 도착해 있다. 해랑의 일정 중 해운대는 백미 중의 백미다.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요트 항해를 즐겨볼 수 있기 때문. 동백섬과 마린시티 사이에 자리한 더베이101에서 그야말로 ‘초호화’ 요트를 타고 약 1시간 동안 바다를 누빈다. 마린시티 앞 바다를 지나 해운대의 명물 광안대교 밑을 거쳐 다시 더베이101로 돌아오는 코스다. 최대 70명이 탑승할 수 있는 대형 요트기 때문에 실외, 실내 어디건 앉는 곳이 내 자리. 선미에 마련된 빈백에 몸을 뉘이고 바닷바람을 느끼고 있으면, 백만장자라도 된 듯 한껏 기분이 들뜬다. 요트 좀 타봤다고 자랑하려면 인증샷은 필수다. 다음 목적지는 250여종의 1만마리 해양생물이 모여있는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이다. 찬찬히 바다 속 풍경을 상상하다 보면 훌쩍 시간이 흐른다. 
 
 
경주역
잔잔하고 예스러운 마을에 접어든다 싶으면 경주역에 도착한 것이다. 신라시대 옛 시간으로 스며든 듯 그동안의 소란스러운 도심의 풍경이 사르르 사라진다. 경주에서는 불국사와 대릉원을 둘러본다. 각 장소마다 그곳에 담긴 옛 이야기와 그 중요성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문화해설사 덕에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짐은 물론이다. 
 

정동진역
오늘만큼은 새벽잠을 참아야 한다. 2박3일 일정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동해안 정동진역에서 보는 일출을 놓칠 수는 없다. 정동진역에서도 해안가와 가장 가까운 선로에 해랑 열차가 멈추는 덕에 열차 객실 안에서도, 혹은 기자 밖에서도 일출을 볼 수 있다. 날이 좋아야 동그란 해를 볼 수 있다지만, 구름이 낀다고 한들 어떠랴. 저 멀리 해가 뜨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뭉클한 경험이다. 이후엔 여독도 풀고, 해수 사우나를 경험하기 위해 망상해변 인근의 동해보양온천 컨벤션호텔로 이동한다. 따뜻하게 몸을 풀고 나면 그야말로 천국에 온 기분이다. 
 
추전역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차역, 태백 추전역이 마지막 정거장이다. 해발 855m 고지에 위치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발자국을 찍을 이유가 있는 셈. 굽이치는 산새가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코레일 계열 여행사로 기차여행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일반적인 기차여행 뿐만 아니라 V-트레인, S-트레인 등 관광열차 상품도 만날 수 있다. 정선 레일바이크, 정동진 레일바이크, 곡성 기차마을 등도 운영한다.
홈페이지: www.korailtravel.com
문의: 1544-7755
 
레일크루즈 해랑 상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품격 기차여행으로 꼽힌다. 서울-전주-순천-서천-군산-서울 코스로 운영되는 서부권 1박2일 상품, 서울-경주-삼척-단양-서울 코스로 운영되는 동부권 1박2일 상품, 서울-순천-부산-청도-정동진-서울 코스로 운영되는 전국일주 2박3일 상품이 있다. 상품가격은 객실 종류에 따라 다르다. 서부권 1박2일 코스 디럭스룸(2인 기준)의 경우 160만원이다.
 
장항·군산·경주·부산·정동진  글·사진=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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