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지방의 숙제 ‘월, 화, 수, 목 그리고 비수기

트래비기자     작성일제298호(2016.12) 댓글0건
 
겨울이 왔다. 주요 도시 호텔이든 지방 호텔이든 매서운 겨울바람을 넘겨야 할 비수기 시즌이 왔다. 최근 호텔 현장의 가장 큰 화두는 줄어든 ‘중국 물량’이다. 실제 중국인 입국자 수는 2016년 10월까지 이미 700만 명을 넘어 전년 대비 40% 가까운 양적 성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현장의 목소리는 통계만큼 따뜻하지 않다. ‘조포 5만원(2인 조식포함 5만원)’, ‘조포 6만원’과 같은 흉측한 어감의 신조어들이 중국 단체를 받는 호텔들 사이에 정착되더니 그나마도 물량이 없다는 아우성이 겨울문턱에서 메아리친다. 

지방 숙박 시설들은 이런 아우성조차 넋 놓고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한다. 리조트라는 이름으로 또는 대형 콘도로 전국 방방곳곳에 자리한 지방 숙박시설들은 현재 겨울나기가 여간 걱정이 아니다. 비수기를 책임져 주던 중국이나 동남아 인바운드 단체들이 신규 호텔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지방 숙박시설의 오랜 숙제는 고객의 발길이 뚝 떨어지는 ‘주중과 비수기’에 대한 대책이다. 주말과 성수기에 몰려드는 한시적 고객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체적인 유입을 확대해 주중으로 분산시키는 대책이 얼마나 완성도 있게 짜여 있느냐가 지방 숙박시설의 현재 수준과 향후 발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요소가 된다. 

지방 숙박시설의 가장 중요한 마켓은 사실 내국인이다. 대형 시설들의 경우 국내 OTA나 소셜커머스, 학생 및 기업체 단체 등 다양한 판매 채널에 영업력을 가동시키지만 깊이는 그다지 깊지 않다. 단순히 숙박 물량을 끌어오는데 그칠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고정고객층을 두텁게 형성시키는 영업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콘도미니엄과 같은 회원분양을 주 사업으로 하는 지방 리조트 숙박시설들은 주말과 성수기에 회원을 우선으로 객실을 공급하는 구조다. 회원 외의 판매 채널들에게는 파트너 역할보다 비수기를 위한 대책으로서의 관계에 무게를 더 둘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그래도 최근 몇 년 사이 지방 대형 숙박시설이 시도하는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주중과 비수기 대책으로 해외 FIT 유치를 위한 글로벌 OTA 판매에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OTA에 판매를 시작해도 긴 시간을 투자해야 결과가 보이는 시장 특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장 빠른 시장반응을 보이고 있고, 실제 적극적으로 OTA를 공략하는 지방 시설들은 외국인 유치에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 현재 지방 숙박시설이 검토해야 할 제 1순위 방안은 글로벌 OTA를 통해 외국인 FIT에게 판매를 시작하는 일이다. 이는 숙박시설 변화의 시발점이 된다. 숙박 시설들은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 외국인 대응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고려하고, 원활한 판매를 위한 시스템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이는 고객관리의 중요성을 깨닫는 단계로 이어져서 숙박 시설 서비스의 향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다. 해외 OTA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다. 일본의 라쿠텐 트래블(Rakuten Travel)과 같은 OTA는 한국 호텔 판매 화면에서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지방 소개와 주요 숙박 시설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의 씨트립(Ctrip)은 내년 한국 내 판매 호텔을 지방의 중소 시설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숙박시설이 검토해야 할 제 2순위 방안은 고객관리와 시장분석의 정비다. 지방의 유명 리조트들은 이미 수십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단체라는 이름으로 그 숙박시설을 이용해왔다. 그들은 숙박 시설을 한국 여행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 테지만 숙박시설은 그들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고 그저 단체로만 기억할 뿐이다. FIT 시대로의 전환을 떠들던 시점이 10년은 넘은 것 같은데 숙박시설은 그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질 못했다. 숙박 고객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가 필요한 시기가 왔지만 정작 숙박시설들은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제는 국내외 고객을 가리지 말고 관리하고 분석하는 일이 필수가 되어야 한다. 그 과정을 거쳐 내 놓은 대책이어야 고객층을 두껍게 확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 3순위 방안은 차별화 구현이다. 숙박시설이 자리한 지역의 특징과 융화된 독창성이 상품으로 살아나고 고객들의 발길을 유도할 수 있게 돼야 하는데, 지역과의 협업은 의외로 그 성공 사례가 적다. 숙박시설이 만들어낸 훌륭한 서비스가 정착돼야 지방관광도 숙박형으로 자리하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지방 숙박시설과 지방관광이 내국인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 역시 지방숙박 시설을 강조하는 이유다. 한해 1,900만명의 내국인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내국인들로 채워지는 항공좌석으로 인해 외국인 방한객들이 항공을 못 잡는 현상이 발생된다. 결국 관광수지는 늘 적자일 수밖에 없고 지방은 늘 한가 할 수밖에 없는 사이클이 생겨난다. 어쩌면 지방 숙박시설이 한국 관광수지 적자를 해결할 첫 번째 단추 일지도 모른다. 주중과 비수기를 해결할 지방 숙박시설들의 분발이 또 다른 나비효과로 봄바람을 일으켜 주길 기대한다.
 
 
유경동
유가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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