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EDITOR'S LETTER] 2017년 다이어리

김기남기자     작성일제299호(2017.01) 댓글0건
지난 주말 오랜 친구 12명이 모여 1박 2일 송년회를 했습니다. 가볍게 부암동을 산책하고 서로 준비한 선물도 나눴습니다. 저녁 식탁은 자연스레 술상이 됐고 정치인 험담에서 시작해 여행으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여행 가자’는 매년 빠지지 않는 단골 주제인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여럿이 여행 갈 때 제일 큰 걸림돌인 날짜 잡기에 성공한 겁니다. 여행지까지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추진위원장을 정하고 전권을 넘기기로 했습니다.
 
일단 큰 틀을 정하고 나니 나머지 사안은 속속 빠르게 진행이 됐습니다. 투표를 통해 애들은 두고 어른만 가기로 했습니다. 10여 년간 동결이었던 회비도 만원씩 더 내기로 했습니다. 너무 먼 일이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날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2017년 여름휴가는 짧게라도 이 친구들과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그것도 성수기 중의 성수기인 8월 첫 주에 12명이 함께 단체여행으로 말이지요.
 
‘여행을 같이 간다’는 것은, 제가 아는 가장 친밀한 사적 행위입니다. 새로운 곳을 보고 같은 음식을 먹고 한지붕 아래 눕는 경험과 취향의 공유는 가족의 그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간혹 사소한 이유로 아옹다옹 다투고 토라지는 것도 매한가지입니다. 물론, 가족과 다른 점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동반자를 선택할 수 있지요. 때문에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과의 여행을 꿈꾸고 좋은 사람이 생기면 같이 여행을 가고 싶어 하나 봅니다. 
 
오늘은 2016년 12월19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승무원을 제외하고 순수 출국자만 2,000만명 시대에 진입할 것이 확실합니다. 우리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은 섬나라 일본을 훨씬 앞지르는 수치입니다. 매일 치킨 파티 하는 민족이 아니라 정말 여행을 좋아하는 민족입니다. 
 
곧, 또 1월입니다. ‘어쩌자고 시간은 이리도 속절없이 흐르나’ 아쉽다가도 ‘그래, 새 술은 새 부대에’ 하고 계획을 세우게 되는 시기입니다. 하나둘 다이어리를 채우는 야무진 다짐 사이에 좋은 사람과의 여행 계획 한 칸쯤 비워두는 여유도 남겨 둘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트래비> 편집국장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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