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하와이, 행복, 그녀의 삼각관계

김예지기자     작성일제300호(2017.02) 댓글0건
기분 좋은 삼각구도다.
그녀는 하와이를, 하와이는 행복을, 행복은 그녀를 좇고 있었다.

 
*이진영 작가는 하와이가 좋아 그곳에 정착했다. 야자수 밑에서 요가를 하고, 파도와 산 위를 넘나들며, 하와이에 대한 글을 쓴다. oneweekinhawaii 
 

그녀도 한때 에디터였다. 돌아오는 마감에 쫓기고, 자정을 넘겨서야 사무실을 나서는 게 일상이었던. 공통점이 있어서일까. 첫 만남이 데면데면하지 않았다. 생글생글 웃으며 약속장소로 걸어 들어오는 그녀는 아주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지인 같았다. “옛날 생각나요~    나도 인터뷰 할 때 한창 이랬었는데!”

나중에서야 생각한 거지만, 아마도 ‘하와이’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와이에 살아 본 적이 없는 내가 100% 단정 지을 순 없어도, 그녀의 친근한 매력은 분명 하와이와 깊은 관계가 있었다. 도대체 그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즐겁게 만드는 걸까.
 
 
다른 곳엔 없는 특별한 무언가

한 번의 여행이 물꼬를 텄다. 월간 패션 매거진 <얼루어(Allure)>의 피처 에디터로 일하던 이진영 작가는 어느 날 하와이에 푹 빠졌다. 그리고 돌연 하와이로 떠나, 그곳에서 10년을 살았다. “어쩌다 여행을 갔는데,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더라고요. 하와이만이 가진 느낌이 그냥 이유 없이 좋았어요.” 에디터로서의 삶이 싫어서 떠난 게 아니다. 사람 만나고 글쓰는 일을 워낙 좋아하는 그녀에게 에디터란 직업은 오히려 천직에 가까웠다. “하와이를 보자마자, 책이 마구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이 말만 놓고 봐도 알 수 있다.

이래저래 상황이 흘러갔던 거다. 당시 그녀의 남자친구는 미국 교포였다. 그와 결혼을 하게 됐고, 보스턴에 살던 그에게 ‘미국에 갈 거면 하와이로 가자’고 했다. 애초에 1년 정도 하와이에서 살 생각이었지만, 이후로 쭉 정착했다. 몇 번 다른 도시에서 살아 보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늘 되돌아왔다.

다른 곳엔 없는 특별함 때문이었다. 이진영 작가는 그것을 ‘알로하 정신(Aloha Spirit)'이라 표현했다. “이곳 사람들은 전화를 끊을 때도 알로하, 부동산에서 실컷 딱딱한 얘기를 하다가도 알로하로 마무리해요. 단순한 인사말이라기보다, 당연한 일상이라고 봐야죠.” 알로하는 느긋함, 포용, 애정,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단어다.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담긴 하와이만의 정서다. 그녀의 눈빛과 표정, 말투에서 새어 나오는 이 포근한 에너지 또한 알로하 정신의 일종일 거라 확신했다.
새로운 행복의 기준을 터득하다

하와이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행동에 옮겼다. 이진영 작가는 2008년, 국내 최초 하와이 여행서인 <아이 러브 하와이>를 출간했다. 하와이 자유여행이 흔치 않던 시절이었지만 그녀는 하와이야말로 더없는 자유여행지라 생각했고, 또 그렇게 될 거라 믿었다. 이후 2009년 <휴가, 하와이를 즐기는 48가지 방법>에 이어 2014년엔 <원 위크 인 하와이>까지, 총 3권의 책을 썼다. 그녀는 현재 다음 책을 구상 중이다. “하와이는 미국 내에서도 행복지수가 높은 곳으로 항상 3위 안에 들어요. 이곳 사람들이 행복한 진정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이진영 작가의 다음 책 주제는 ‘하와이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될 예정이다.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지만, 그녀 역시 못지않게 좋아 보였다. 편안하고, 여유로웠다. 하와이 현지 방송국 아나운서로, 작가로, 아내이자 엄마로 살고 있다는 그녀의 일상을 물었다.
 
“개인적으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 서울에 비해 삶의 속도가 느린 건 사실이에요. 일요일은 온종일 바다에서 수영하는 데 보내기도 하고, 밤이면 바닷가에 누워 맥주를 마시기도 해요.”
 
언제나 눈앞에 목표가 있었고, 그것을 이뤄야만 했다. 줄줄이 적힌 투두 리스트(To Do List)에 빨간 줄을 긋는 쾌감이 행복이라 여겼다. 그녀의 서울 라이프였다. “서울에서의 삶은 매력적이었지만, 때론 숨이 턱턱 막혔어요.” 행복의 기준은 하와이에서 조금씩 변해 갔다. 꼭 목표에 매달리지 않아도 괜찮은 삶의 방식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뭐든 빨리빨리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차츰 버리게 됐죠.” 아주 살짝, 진심 어린 고백을 하긴 했다. 우체국에서 손님이 바로 앞에 기다리는데도 세월아 네월아 잡담하고 있는 직원들을 볼 때면 가끔은 속이 터진다고.
 
1 케알라케쿠아 베이는 하와이에서 가장 다양한 바다 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2 이진영 작가는 주말마다 패들 보딩으로 느린 하와이를 만끽한다  
집 앞에 있는 알라모아나 공원(Ala Moana Park)에서 요가를 하고 있는 그녀
 
 
하와이 여행의 목적

“자연과 날씨야말로 하와이의 가장 큰 장점이죠.” 그런 점에서 이진영 작가는 하와이를 누구보다 맘껏 누리고 있다. 서핑을 하고, 패들 요가를 즐기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빼놓지 않고 하이킹을 간다. “하와이 하면 흔히들 신혼 여행지나 리조트 휴양지로만 떠올리지만, 하와이 입장에선 좀 억울해요. 하와이의 면면들은 생각보다 다양하거든요.” 

평소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그녀는 하와이만 한 곳이 없다고 자랑했다. 특히나 좋아하는 장소는 호놀룰루(Honolulu) 마노아(Manoa) 지역의 하이킹 트랙이다. “하이킹을 하고 나선 ‘모닝 글라스(Morning Glass)’ 카페에 들러요. 운동 후 직접 구운 스콘과 커피 한잔은 정말 완벽한 일정이죠.” 카우아이(Kauai)에 있는 칼랄라우 트레일(Kalalau Trail)도 추천했다. “전체 길이는 11마일 정도 되는데, 일반 여행자는 2마일 정도만 걸어도 충분해요. 하와이 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에요.” 해양스포츠 장소로는 빅 아일랜드(Big Island)의 케아라케쿠아 베이(Kealakekua Bay)를 꼽았다. “카약을 타고 들어가면 돌고래와 거북이 등 바다 생물들을 만날 수 있고, 스쿠버다이빙도 할 수 있어요. 하와이의 바다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죠.”

이렇게나 볼 것도 할 것도 많은 하와이를 어떻게 여행하는 게 좋을지 묻자, 그녀는 말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지 말라고. 미식이면 미식, 액티비티면 액티비티, 휴양이면 휴양, 여행의 뚜렷한 ‘목적과 테마’를 먼저 정하라고. “다음번엔 하와이에서 봐요.” 직접 가져 온 하와이안 초콜릿을 건네며 던진 그녀의 달콤한 인사에 여행의 목적 하나가 떠올랐다. 다음번엔 꼭 하와이에서 그녀를 만나야겠다. 

모닝 글라스
주소: 2955 E Manoa Rd, Honolulu, HI 96822, U.S.A.
오픈: 월~금요일 7:00~16:00, 토요일 7:30~16:00, 일요일 휴무
전화: +1 808 673 0065
홈페이지: morningglasscoffee.com
 
칼랄라우 트레일
주소: Kuhio Hwy, Hanalei, HI 96714, U.S.A.
오픈: 매일 8:30~17:00
전화: +1 808 274 3444
홈페이지: kalalautrail.com
 
글 김예지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김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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