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에펠탑이 보이는 집에 머물다 Airbnb in Paris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5.01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번쯤 파리에서 살아 보고 싶었다. 아침이면 동네 베이커리에서 사온 갓 구운 바게트와 커피를 즐기고 센강을 산책하는 소소한 일상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에펠탑 전망의 테라스 그리고 거실과 침실이 있는 아파트를 빌려 잠시나마 파리지앵이 되어 보았다.
 
매일밤 테라스에서 보이던 에펠탑 야경

모던한 인테리어의 침실
전망 좋은 카페 부럽지 않은 발코니에서 주스와 와인 한 잔

파리에 우리 집이 생겼다

꼭 에펠탑이 보이는 곳이어야 했다. 짧은 파리 여행 일정, 한 번만 보고 돌아서기엔 너무 아쉬운 에펠탑을 숙소에서 원 없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파리는 도시 전체가 낭만으로 뒤덮인 곳이지만 에펠탑이 빠지면 어쩐지 허전하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존의 아파트를 빌린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호텔이었다면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며 딱딱한 플라스틱 객실 카드를 받았을 것이다. 대신 집주인 존에게 1층 출입문의 비밀번호와 현관 열쇠, 집에 대한 정보를 문자로 받았다. 숙소는 프랭클린 루스벨트역에서 멀지 않은 건물의 최상층인 7층에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니 화이트 톤의 심플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특별할 것 없었지만 깨끗하게 정돈된 침실과 거실은 아늑했다. 테라스 앞에 펼쳐진 에펠탑 전망은 특급호텔이 부럽지 않았다. TV, 냉장고, 세탁기부터 식기류와 커피머신 등 주방용품까지 잘 갖춰져 있어서 여행 기간 동안 내 집에 있는 듯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분명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침실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고 에펠탑 뷰를 가졌다는 점에서 파리의 전망 좋은 다른 호텔들과 비교하면 비싸다고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짐을 풀고 집 근처 슈퍼마켓으로 가 주스, 과일, 빵, 와인 등을 구입했다. 가득 채운 장바구니를 들고 숙소로 걸어오는 내내, 진짜 파리지앵이 된 기분이었다. 아침에는 느지막이 일어나 테라스에 앉아 커피와 빵을 먹었고 해가 지면 매시 정각마다 펼쳐지는 에펠탑 ‘반짝이 쇼’를 와인 한 잔과 함께 즐기며 근사한 일상을 보냈다. 
 
우리 부부의 낭만적인 파리를 추억하기 위해 스냅사진을 찍었다
 
우리 부부의 낭만 파리

이번 파리 여행에선 쇼핑과 관광에 대한 욕심을 다 내려놓고 현지인이 되어 보기로 마음먹었지만 한 가지 포기 못한 것이 있었다. 남편과 함께하는 스냅 촬영이다. 사진작가가 동행하며 촬영해 주는 스냅 촬영은 자연스러운 여행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파리에서 데이트하는 모습을 담고 싶어 에펠탑 근처와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2시간 정도 사진을 찍었다. 거리의 화가가 그리는 그림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계단을 오르거나 골목 사이사이를 걸어 다니는 우리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첫날 파리에서 스냅 촬영을 끝내고 난 후에는 특별한 것 없이 파리의 일상을 살아 보기로 했다. 한적한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거나 파리지앵들이 즐겨 먹는 크레페를 먹으며 북적거리는 관광지를 벗어나 파리의 뒷골목을 걸었다. 우연히 만난 꽃집이나 서점에 들러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피곤하면 중간에 집에 돌아와 잠깐 낮잠을 자며 쉬어 가기도 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언제나 파리의 공공자전거인 ‘벨리브(Velib)’ 자전거를 이용했다. 숙소 바로 앞에 벨리브 자전거 보관소가 위치해 있어 더없이 편리했다. 벨리브는 1.7 유로를 결제하면 하루 동안 횟수에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데, 1회당 이용 시간이 30분을 초과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다행히 우리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대부분 자전거로 30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자전거를 타고 센강 옆을 달리니 걸을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또 다른 파리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파리의 어느 골목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벨리브 자전거는 파리에 있는 동안 우리의 유용한 교통수단이 되어 주었다.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도, 화려한 노트르담 성당도 보지 않았지만 파리를 떠올리면 추억거리가 한가득이다. 매일 숙소에서 마주하던 에펠탑과 이름 모를 뒷골목을 거닐던 시간 동안 진짜 파리의 낭만에 흠뻑 취했기 때문이 아닐까. 매일 밤 오로지 우리만을 위해 반짝이는 듯했던 에펠탑을 떠올리면 파리 우리 집이 그리워진다. 
 
*슈퍼호스트 | 높은 별점 후기와 응답률을 기록하는 우수 호스트. 다른 호스트에게 모범이 되고 게스트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공공자전거 벨리브
파리 시내 곳곳의 자전거 보관소에서 대여해 탈 수 있다. 무인 렌탈 기기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해 보증금을 걸고 이용료를 결제하면 이용 가능하다. 간혹 고장 난 자전거가 있으니, 자전거 상태를 잘 확인해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요금: 1일권 1.7EUR, 7일권 8EUR
홈페이지: www.velib.paris

에어비앤비 파리 숙소 정보
숙소이름 | 2 av des Champs Elysees. 360° View
호스트 | John, 슈퍼호스트*
유형 | 아파트, 집 전체
인원 | 2명 숙박 가능
예약 | www.airbnb.co.kr/rooms/2892435 
찾아가기: 파리 지하철 1, 9호선이 만나는 프랭클린 루즈벨트역에서 콩코드 광장 방면으로 도보 5분
 
1 작은 주방엔 커피머신,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없는 것이 없었다. 호스트가 준비해 둔 각종 향신료와 소스류도 요리를 할 때 꽤 유용하게 사용했다 2 깨끗한 욕실 3 집 앞에 위치한 벨리브 자전거 보관소 
카페에 앉아 카푸치노를 마시는 동안은 파리지앵이 된 기분이다 
 
글·사진 송지혜  에디터 고서령 기자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