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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원정대] 하이퐁 & 하롱의 재래시장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5.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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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s in Hai Phong & Ha Long
시장에서 길 잃은 아이가 되다
 
시장은 진정한 이방인이 될 수 있는 공간이다. 그곳에는 관광객을 위해 다듬어진 익숙한 것들이 없다. 우리는 난생처음 보는 풍경에 눈길을 빼앗긴다. 혼자서 왔든, 여럿이 왔든 시장에서는 길을 잃어버린다. 아주 잠깐 고개를 돌려 낯선 것들에 눈길을 주는 사이, 일행과 간격이 벌어진다. 그 벌어진 틈 사이를 오토바이와 사람들이 메운다. 마주치는 현지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우리를 빤히 바라본다. 둥둥 떠 가는 일행의 머리를 종종 쫓는다. 마치 엄마와 떨어질까 조바심 나는 아이처럼. 가장 낯설고도 가장 익숙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바로 시장이 아닐까.
 
특히 하이퐁은 아직 관광지로 유명해지기 전이어서 이러한 경험이 더욱 강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하이퐁에서는 시장을 방문해 보길. 하이퐁에는 큰 시장이 세 개 있다. 역전시장Cho Ga(Ga Market), 철물시장Cho Sat(Sat Market), 땀박시장Cho Do(Do Market). 철물시장에서는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땀박시장은 야시장으로 유명하다. 역 근처에 위치한 역전시장은 각종 해산물과 농산물이 가득한 시장이다. 하이퐁 오페라 하우스가 도보로 10분 내외에 있으니, 겸사겸사 찾아가기에도 좋다.

하롱베이에서 느긋한 일정을 보냈다면, 하롱시티에서는 즐거운 긴장과 함께 시장을 헤매 보는 것은 어떨까? 시장에 도착하는 순간 바다의 짠 냄새가 코를 한껏 자극한다. 바닷가 바로 옆에 있는 이 시장에는 온갖 해산물이 가득하다. “한국에도 소래 포구가 있잖아” 하고 지나치기엔 아쉽다. 길거리에선 처음 보는 물고기에, 바닷가에선 수상가옥과 농을 쓴 어부들에 눈이 저절로 돌아가니까. 왠지 뭔가를 사고 싶지만, 또 한편 이름도 모르는 것들을 사기 꺼려진다면, 시장 뒤편의 가게들을 방문해 볼 것. 줄지어 여러 먹거리를 파는데, 한국인의 입맛에도 괜찮다.
 
그 중에서도 간식거리로 제격인 짜믁(Cha Muc)을 추천한다. 짜믁은 오징어 어묵튀김으로, 하롱시티와 하이퐁을 비롯한 북부의 항구 도시에서 특산물로 인정받고 있다. 참고로 짜Cha는 덩어리 같은 음식을 뜻하고, 믁Muc은 오징어를 뜻한다. 처음 맛보는 음식이지만 짭조름하고 쫄깃한 식감이 기대 이상으로 익숙하고 좋다. 시장에서 바로 튀겨 주는 따뜻한 짜믁은 시도해 보지 않으면 후회할 만한 음식이다.

동남아의 달콤한 과일을 즐기고 싶다면 망고스틴(Mangosteen)을 추천한다. 우리나라에선 흔하지도 않고 값도 비싼 과일인데, 그 상큼하고 달콤한 맛은 한 번 맛보면 반하지 않을 수 없다. 통통하고 말랑한 껍질을 하나하나 까먹는 재미도 있다. 우리 돈 4,000원 정도면 1kg이나 사 먹을 수 있다.

베트남의 시장을 걷다 보면 꽃 파는 상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불교 국가인 베트남에서는 꽃과 과일을 사서 집에 놓고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기도할 마음이 없더라도 꽃을 한 번 사 보는 것은 어떨까? 베트남에서의 여정을 더욱 다채롭게 해줄 것이다. 아무리 길을 잃는 경험을 하러 시장을 간다 해도, 귀중품은 잃어버리지 말 것! 정신없이 구경하는 와중에도 소매치기는 꼭꼭 주의하자.
 
하이퐁 역전시장 Cho Ga(Ga Market)
주소: 12 Nguyen Khuyen, Cau Dat, Ngo Quyen, Hai Phong, Vietnam
 
하롱 재래시장 Cho Ha Long(Ha Long Market)
주소:  Van Xuan, Bach Dang, Tp. Ha Long, Quang Ninh, Vietnam
 
하이퐁 역전시장에서 그린망고를 사고 있는 원정대원. 그린망고는 소금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베트남에서 자전거는 꽤 훌륭한 과일 디스플레이 소품이 된다
바로 먹을 수 있게 깎아서 파는 파인애플
동남아 여행에서 꼭 먹어 봐야 하는 망고스틴
베트남의 여러 간식들
하롱 재래시장의 풍경
탱글탱글한 오징어가 씹히는 ‘짜믁’.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정말 맛있다
낯선 생김새의 생선들
 
글 신혜린
 
취재 트래비아카데미 베트남 원정대  
사진 Photographer 유운상  진행·에디터 고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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