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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체험한 우수여행상품] 여수+거금도& 소록도 1박2일, 섬 하나 둘 셋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7.05.10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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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하나 둘 셋 

‘섬’에는 영적인 기운이 있나 보다. 
섬이라는 한 글자에서 느껴지는 단절감은 신비롭고 미묘하다. 
외롭지만 외롭고 싶을 때, 
스스로 고립되기 위해 세 섬을 찾았다. 
봄날이었다. 
 
여수 오동도에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른 봄부터 새빨간 동백꽃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3월, 거금도 거금 생태 숲에서 매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밖에 수많은 희귀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여수 케이블카
자산공원과 돌산공원 사이 해상 케이블카를 탑승하면 오동도까지 도달한다. 오동도는 0.12㎢ 크기의 작은 섬이다
 

●그리운 꽃섬, 오동도

꽃 피는 바다가 그리운 날엔 여수를 떠올린다. 이렇게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새빨간 꽃 한 송이가 동그랗게 피어난다. 여수의 시화, 동백꽃이다. 

동백꽃은 봄날의 여수 시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정 꽃길을 걷고 싶다면 오동도에 가는 것이 맞다. 오동도는 섬 모양이 오동잎처럼 보이고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 오동도라고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은 동백나무가 훨씬 많다. 따뜻한 남도의 기후 덕분에 약 200여 종의 상록활엽수가 숲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 섬은 온통 동백꽃으로 범벅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동백꽃이 가장 많이 피어나는, 그야말로 ‘꽃섬’이다.
 
오동도 동백꽃은 순결하다. 오동도에 동백꽃이 피게 된 유래가 증명한다. 아주 오랜 날 오동도에는 어여쁜 부인을 둔 어부가 있었다. 어부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 어느 날 도적떼를 만난 어부의 부인은 정조를 지키기 위해 벼랑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남편은 오동도 기슭에 부인을 정성껏 묻었는데 그해 겨울 무덤가에는 빨간 동백꽃이 피어났단다. 그래서인지 오동도에는 어여쁜 꽃을 두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시가 유난히 많다. 

작은 섬이다. 굳이 면적으로 따지면 고작 0.12㎢ 정도다. 느린 걸음으로 한 바퀴를 돌아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오동도까지는 해상케이블카로 간다. 2014년 12월, 자산공원과 돌산공원 사이 1.5km의 바다를 건너는 해상 케이블카가 탄생했다. 케이블카 옆으로는 거북선대교와 돌산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여수 그리고 바다. 두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이 넘치는 풍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은 너무 짧아 아쉽기만 하다. 
 
거금 생태 숲 관찰로를 따라 구름다리까지 오른다. 건너편에는 다도해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녹동항에서 바라본 거금대교.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가슴이 뻥 뚫린다, 거금도

길에도 끝이 있다. 쭉쭉 뻗은 27번 국도는 거금도 금산면에서 장장 246.9km 도로의 막을 내린다. 전라북도 군산에서부터 전라남도 고흥 끝자락까지 이어지는 27번 국도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화려한 명성과 달리 27번 국도가 끝나는 지점인 오천항은 소박한 섬마을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돌바위를 후다닥 훑고 지나가는 돌게 몇 마리 너머로 고깃배가 여럿 정박해 있다. 탁 트인 어촌마을에 이따금 불어오는 봄바람이 향긋하다. 

사실 거금도 역시 더 이상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단절된 섬이 아니다. 2009년 고흥 녹동항과 소록도를 잇는 소록대교 개통에 이어 2011년 소록도와 거금도를 연결하는 거금대교가 완공됐다. 독특한 점은 복층 교량으로 지어졌다는 거다. 자동차 전용도로 아래로 보행자와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따로 있다. 총 길이 2,028m. 부담 없이 바다를 걸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섬은 숲을 품고 있다. 거금도에는 바다에 떠 있는 고래 등 모습을 한 592m의 낮은 산, 적대봉이 있다. 고흥군에서는 적대봉에 자라는 희귀한 산림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전하기 위해 2013년 거금 생태 숲을 조성했다. 식물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도 관찰로부터 구름다리, 생태 숲 전시관 등을 갖췄다. 관찰로를 따라 돌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면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나무며 꽃 이름을 한 번씩 읊조리게 된다. 정상으로 치는 구름다리까지는 약 30분. 그 앞에는 셀 수 없는 다도해가 펼쳐져 있다. 섬 너머 섬이 이렇게나 많다.
 
소록도 구석구석 과거 한센병 환자들이 손수 가꾼 정원과 길이 아름답다
국립소록도병원에는 미카엘 대천사가 한센균을 무찌르는듯한 모습의 구라탑이 있다. 탑에는 ‘한센병은 낫는다’는 구호가 적혀 있다
 
●언젠가는 마주할 소록도 

이름 참 예쁘다, 소록도. 어린 사슴을 닮았다 하여 얻은 이름이다. 녹동항에서 불과 1km 거리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다. 하지만 소록도는 2009년 소록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사람이 살고 있는 섬 중 가장 단절된 땅이었다. 과거 한센병 환자들이 강제로 격리됐던 섬에는 지금도 남아 있는 약 5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슬픈 추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한센병 환자들이 투병했던 국립소록도병원으로 들어가기 전 세상에서 가장 슬픈 길을 걸었다. 주차장을 지나 병동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한센병 환자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전염을 우려해 이 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안부를 묻는 정도의 짧은 만남만이 가능했단다. 양쪽으로 소나무가 빼곡하게 우거진 길은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던 그들의 안타까움이 서려 있다. 병동으로 가까워질수록 숙연함에 고개를 숙인다. 참혹했던 감금실을 지나 병동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생활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생활전시관에서는 먹먹함에 손을 꽉 움켜쥐게 된다. 환자들의 눈물은 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은 평화롭고 단아한 정원과 중앙공원은 성치 않은 환자들이 손수 나르고 심어 가꾼 공간이다. 100년의 시간을 함께 견뎌온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는 관록이 쌓여 있다. 

소록도는 마주하고 싶지 않을 테지만 언젠가 한 번은 마주해야 하는 땅이다. 잔혹한 일들이 벌어졌던 과거의 어두운 시간을 돌아보며 반성하기도, 깨달음을 얻기도 하는 ‘다크 투어리즘’의 목적지다. 섬을 한 바퀴 돌고 나오는 길, 미카엘 대천사가 날카로운 창으로 한센균을 찌르는 것 같은 모습의 구라탑이 눈에 선하다. ‘나병에서 구한다’는 뜻이다. 구라탑에 적혀 있는 ‘한센병은 낫는다’는 구호를 주문처럼 외워버렸다.

●여수+거금도&소록도 여행 이모저모
 
▶Food  
새콤달콤 서대회무침 

여수에서는 납작한 생선 서대를 식초를 더한 매콤한 양념으로 새콤달콤하게 무쳐낸다. 꼬득꼬득하게 말려 굽거나 조림으로 먹기도 하는데 여수에서는 회무침으로 더 유명하다. 껍질과 뼈를 잘 발라내 살코기로만 각종 채소와 함께 버무린다. 가정식 백반에 서대회무침 한 접시면 막걸리 한 사발이 꿀떡 꿀떡 들어가기 마련이다. 

해양식당
주소: 전남 여수시 중앙로 72-24
문의: 061 663 3303  
 
  
바다가 낳은 먹거리 
여수를 대표하는 수산시장인 교동시장은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일어난 화재로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빠른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본건물 앞에 임시 장터가 열렸다. 각종 싱싱한 해산물을 비롯해 건어물 등 바다가 품은 먹거리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여수 교동시장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교동시장1길 15-10
문의: 061 666 3778
 
 
▶Activity   
바다를 옆에 두고 라이딩 

여수 해양레일바이크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국내 최초 전 구간 바다를 끼고 달리는 레일바이크다. 3.5km 레일을 따라 바닷길이 쭉 이어진다.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반환점을 돌기 위해서는 터널을 통과해야하는데 LED 조명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즐거움을 더한다.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로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티켓은 온라인으로 사전 구매시 빠른 입장이 가능하다. 

여수 해양레일바이크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망양로 187
문의: 061 652 7882
홈페이지: www.여수레일바이크.com
 
 
▶Place   
별이 쏟아지는 고흥

유일한 미지의 세계는 우주다. 그 끝을 아직 헤아리지 못한 지구별 사람들은 까마득한 세계가 궁금하기만 하다. 고흥 우주천문과학관은 우주를 탐하기 위한 최첨단 장비를 갖췄다. 800mm 주망원경을 비롯해 보조망원경, 천체투영실을 통해 우주를 바라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밤에는 각종 별자리를 관측하고 낮에는 천체투영실에서 가상 별자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고흥 우주천문과학관
주소: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 장기산 선암길 353
문의: 061 830 6690~7
홈페이지: star.goheung.go.kr
 
홍익여행사는 재단법인 홍익회에서 100% 출자해 1983년 설립한 여행사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차여행 상품인 경주신혼열차를 비롯해 정동진 해맞이 열차, 태백산 눈꽃열차, 등산열차 등을 히트시킨 기차여행 전문 여행사다. www.ktxtour.co.kr
 
 
여수+거금도&소록도 상품은 1박2일 동안 여수와 고흥의 주요 관광지를 들를 뿐만 아니라 여수해양케이블카, 여수해양레일바이크, 고흥우주천문과학관 등 이곳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매력들도 만날 수 있다.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서대회무침 등 바다 향 가득한 이곳만의 별미도 여행의 맛을 더한다. 서울에서 KTX로 이동하기 때문에 한결 편리하다. 요금은 성인 4인1실 기준 20만9,000원부터다.
 
글·사진=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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