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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설과 오해 사이, 부탄의 재발견

  • Editor. 차민경
  • 입력 2017.05.29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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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성, 고립주의에 여행자 접근성 낮아
-수교 30주년 프로모션에 열기 달아올라
 
지난해 한국인 방문객 2,000여명에 불과했던 부탄이 올해 심기일전한다. 2017년 한국과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여행 프로모션이 6월부터 8월까지 진행되기 때문. 
서서히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 여행사조차 부탄 단독 상품이 없었던 어제와 달리, 이제는 대부분 여행사에서 단독 상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초점은 숫자가 아니다. 인지도의 확대다. 
 
부탄을 상징하는 명소 중 하나인 탁상사원

 
‘상품화 부적격’ 꼬리표
 
서남아시아 꼭대기, 중국,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부탄이 있다. 중국과 인도는 차치하고, 근접한 네팔, 방글라데시보다도 여행지로서의 인지도가 낮다. 말하자면 그냥 그곳에 있는 국가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던 것이다. 

이유는 어느 정도 합리적이었다. 지상비는 높은데 여행지로서의 한계는 명확했던 탓이다. 부탄은 모든 여행자에게 환경부담금이란 이름으로 하루 200달러(비수기)~250달러(성수기)를 부과한다. 항공을 포함한 호텔비, 식사 등 현지 발생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고는 하지만 여행자로서, 판매자로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폐쇄성도 높게 느껴졌다. 한해 관광 목적으로 입국할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단 낭설이 있었다. 여기에 부탄 내 관광지에 대한 정보도 극히 드물었다. 절벽 위에 세워졌다는 탁상사원이 있다고는 하나, 정보는 사진 한 장에 불과한 정도였다.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다른 여행지들에 마음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여기에 낮은 접근성도 한 몫 했다. 직항이 없는 것은 물론이요, 부탄 내 유일한 국제공항인 파로국제공항에는 부탄 국적의 항공사만 취항하고 편수가 많지 않아 여행 일정을 꾸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불교국가인 부탄에서는 생활이 곧 수행이나 마찬가지다
(좌) 부탄의 국기인 양궁을 즐기는 사람들 (우)수도 팀푸에 있는 농수산물 시장의 풍경. 부탄에서는 모든 작물을 오가닉으로 키워낸다
전통 춤은 역동적이고 화려하다
 
몰랐을뿐, 알고 나니 가까운 나라
 
여러 가지 이유를 종합해 보면 결국 산업적 차원에서 상품화시키기에 적합하지 않았던 지역이란 결론이 난다. 하지만 현 시점을 기준으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새로운 정보를 추가한다면 ‘여행하기 어렵다’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다.
 
▲환경부담금은 모든 여행자에게 필수다. 그러나 올해 한국-부탄 수교 30주년 기념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6월부터 8월까지는 한국 국적 여행자라면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다. 1인 하루 기준 기본금 65달러에 호텔(최대 50%) 할인이 적용된다. 투숙 호텔의 서비스등급에 따라 저렴하게도 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공식적으로 부탄은 관광객 수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를 비롯한 부탄 여행 정보는 부탄관광청 한국사무소에서 얻을 수 있다. 지난 4월21일 공식 오픈한 부탄관광청 한국사무소는 여행 및 부탄의 문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아우르는 웹페이지(www.bhutan-korea.com)를 운영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부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으로, 관광과 관련된 문의도 함께 받는다. 

▲접근성은 부탄으로 들어가는 다양한 항로가 발견되고, 직항 전세기 추진 등의 이슈를 통해 해소되고 있다. 부탄 국적 항공사인 드룩항공과 부탄항공이 부탄에 접한 인도, 네팔 등에 매일 노선을 띄우며, 싱가포르와 태국 방콕에도 직항을 운영 중이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여행자에게는 인천-방콕-파로로 이어지는 연계노선이 가장 인기가 많다. 부탄과 함께 서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를 함께 여행하려면 인도 델리, 네팔 카트만두 등을 경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6~8월 프로모션이 활발해지면서 직항 또한 추진되고 있다. 
 
 
●mini Interview  
국립부탄행복연구소 도지펜졸 연구소장
‘조건’ 아닌 ‘행복’ 그 자체

-부탄행복연구소 행복 학술화해 연구
-‘절대적 마음의 상태’가 행복의 척도
 
부탄 여행을 부담스럽게 했던 물리적 걸림돌이 해소되니 심리적인 거리감도 줄어든다. 또한 이상이 남아 마음을 자극한다. 부탄에 따라 붙는 ‘행복의 나라’란 수식어는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한편으로는 이 수식어가 부탄의 폐쇄성과 고립주의에 반하는 것이 아닌지 의아하기도 하다. 물질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다니. 

부탄은 생산성보다 국민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는 국가다. GDP에 앞서 국민행복지수(GNH)가 있는 것이다. 국민 생활의 행복도를 측정하는 체계를 만들고 적용시킨다. 심지어 정책이 발의되면 GNH에 반하지 않는지 검증을 거쳐 통과여부를 결정한다고. 부탄행복연구소 도지펜졸 연구소장은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부탄의 비밀을 들려줬다. 

-부탄행복연구소의 활동은
국민행복지수를 체계화하고 학술화해서 연구하는 단체다. 부탄에서는 행복을 기술이라고 한다. ‘당신이 오늘 얼마나 행복한지 0에서부터 10 중에 고르라’는 방식은 매우 단순하고 객관성이 떨어진다. 부탄에서는 실질적인 방식으로 행복을 측정할 수 있도록 연구한다. 현재는 4가지 기둥과 9가지 인덱스, 33가지 인디케이터로 구성돼 있다. 가장 대표적인 4가지 기둥은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절, 전통문화 보존, 환경보호,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각 분야는 또 다시 작은 가지로 세분화 되고, 더욱 촘촘한 방식으로 행복을 측정하게 된다. 
행복연구소의 연구는 학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 적용된다. 일례로 하나의 법을 입안하게 되면 연구소의 측정방법을 적용해 적합성을 평가한다. 총 250개 부분에서 평가가 이뤄지고 83점 이상을 얻어야만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부탄의 행복은 무엇이 다른가. 
많은 나라에서 행복을 조건과 혼돈한다. 무엇을 가지거나, 하거나, 씀으로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행복의 조건일 뿐, 영속한 행복 그 자체는 아니다. 예를 들어 서양의 경우 복지를 늘리는 방식으로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려고 한다. 하지만 복지는 조건에 해당하고, 행복자체를 느끼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지금, 이 순간 마음의 상태, 절대적인 마음의 상태에 달려있다. 조건에 의해 흔들리는 것은 행복 그 자체라고 볼 수 없다. 

-한국에서 행복지도사를 만든다고
5월24일부터 한국에서 행복지도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행복연구소와 국가행복위원회, 부탄문화원이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모든 과정이 끝나면 부탄 정부인증을 받게 된다. 총 10주 과정의 커리큘럼으로, 부탄에서 행복이란 추상적 개념을 어떻게 구체화 시켰는지,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함께 연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총 100명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부탄 글=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사진=정태겸 Travie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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