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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수의 잘 팔리는 세일즈] 덕후의 시대, '여행 덕후 직원'이 되자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5.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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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시대라고 한다. 원래 덕후는 ‘오덕후’의 줄임말이다. 사람 이름 같지만 이는 일본의 ‘오타쿠’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오타쿠는 ‘관심 있는 특정 분야에 관해서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자세히 알고 있지만 사회적인 상식은 부족한 사람’을 말한다. 자신이 덕후라고 인정하고 공개하는 것을 ‘덕밍아웃(덕후+커밍아웃)’이라고 하기도 한다. 

과거와 달리 당당하게 자신이 덕후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덕후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덕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개선된 것이다. 덕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 된 것은 과거의 오타쿠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생활에 별 쓸모없는 잡다한 것 즉, 생산성 없는 게임이나 장난감에 열광하는 편집증적인 사람 또는 사회 부적응자를 일컫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의 덕후는 그 분야의 능력자로 대접받으며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는 전문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덕후는 전문성과 반사회성으로 표출된 독특한 개성을 모두 갖춘 사람이다. 과거에는 독특한 개성 때문에 그들의 전문성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독특한 개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현재는 그들이 가진 특별한 전문성을 높게 인정하는 것이다. 

덕후를 바라보는 우리 시선의 변화는 전문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했다는 것을 알려 준다. 과거에는 학력과 학위 같은 스펙을 전문가 평가 기준으로 삼았지만 현재는 학위나 학벌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성과와 문제 해결 능력을 기준으로 전문가를 평가한다. 즉 생산성과 문제 해결능력이 진짜 전문가를 감정하는 기준이 된 것이다. 과거 덕후들이 생산성 없는 일부 분야의 마니아였다면 현재의 덕후는 특정한 분야에서 특별한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발적이고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생산성과 문제 해결 능력이 높은 그 분야의 진짜 전문가이다.

여행업에도 이런 덕후들이 있다. ‘여행 덕후’라고 불리는 이들은 여행업 종사자도 아니고 여행사 직원도 아니지만, 자신에게 감흥과 통찰을 가져다준 여행지나 여행 방식을 SNS와 미디어를 통해 특별한 보상을 바라지 않고 공유한다. 이들이 공유한 여행지와 여행 방식은 여행사의 여행 정보나 여행 가이드북 보다 전문적이고 신뢰감 있는 고급 정보로 취급된다. 과거 여행사의 여행 정보나 여행 가이드북의 정보가 여행자가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여행 정보였으나 이제는 진짜 전문가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생생한 정보를 누구나 무료로 구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들 여행 덕후는 기존 여행사와 여행 가이드북의 여행 정보를 개인의 기호에 맞게 재가공하여 새로운 여행 콘텐츠를 생산해냄으로써 새로운 여행 시장과 여행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여행 덕후들의 발빠른 변화에 비해 여행사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너무 느리다. 타자기 대신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 말고는 바뀌지 않은 듯, 수십 년째 똑같은 방식으로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스톡홀름대학의 요나스 리더스트릴러 교수는 ‘비슷한 학력을 가진 비슷한 인력을 고용하여, 비슷한 업무를 부여하고,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비슷한 상품과 비슷한 가격과 비슷한 품질로 생산하는 비슷한 회사들로 넘쳐난다. 그들은 비슷하게 망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마치 우리 여행업에 경고하는 것 같다. 

여행 덕후들이 공개한 정보를 이용하거나 그들의 덕력을 이용하여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시도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지역과 상품에 대한 생생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여행 덕후를 직원으로 보유하는 것이다. 여행 덕후가 여행사에 직원으로 취업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여행사 직원을 여행 덕후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여행 덕후가 여행의 트렌드세터(유행을 만들고 리드하는 사람)라면 그들이 여행사 밖에서 트렌드를 만들고 리드하게 할 것이 아니라 여행사가 여행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도록 여행사 직원을 여행 덕후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나를 채용한 곳이 여행사이기 때문에 취업한 여행사 직원들 역시 스스로 여행력을 강화하여 여행사 외부의 여행 덕후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의 덕후, 지역의 덕후, 기획과 알선 그리고 안내의 덕후가 되어야 할 것이다.
 
K-TravelAcademy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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