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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어비앤비 크리스 리헤인(Chris Lehane) -“궁극적인 목표는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돕는 것”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7.09.18 10: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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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활성화, 인바운드 다변화 기여할 것
-로컬 식당의 예약 돕고 하이앤드 숙소도 강화 
-작년 한국내 호스트 수입의 중간값은 400만원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슬로건은 수많은 여행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누군가의 집에서 일주일을 머무르거나 진짜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열광하게 만든 결정적인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에어비앤비가 한국에도 빠르고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다. 지난해 에어비앤비 호스트와 게스트가 유발한 경제활동 규모가 5,3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다. 공유라는 개념의 확산을 생각하면 경제 효과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지난 12일 에어비앤비 회의실에서 크리스 리헤인(Chris Lehane) 글로벌 정책 및 미디어 정책 총괄 대표를 만났다. 크리스 리헤인 대표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6년간 언론비서관과 법률고문으로 위기관리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방한 목적은

에어비앤비는 191개국, 6만5,000여 도시에서 400만 개의 숙소를 공급하고 있다. 각국이 가진 규제나 정책은 가지각색이다. 정부 관계자 및 커뮤니티 파트너들과 만나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 파악하고 에어비앤비가 국가와 각 도시에 어떤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맡은 임무다. 컨퍼런스에 참석하기도 하고 직접 교육을 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연세대학교와 에어비앤비가 가진 빅데이터를 공유하는 사안에 대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각국이 숙박시설에 대해 가진 법률 규정이 다를 텐데, 한국은 어떤 편인가 

어떤 분야이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A는 쉽게 허용이 되는데, B는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 규제가 필요한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기존의 숙박 업체와 다른 새로운 플랫폼이다. 어떤 것이든 새로운 것이 탄생하면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정부와의 협력으로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한국 인바운드 여행 시장에서 미국은 10위 안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에어비앤비 이용률에서는 2위라고 한다. 에어비앤비가 한국 여행을 촉진하고 리드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는가 

대부분의 시장은 분배자가 모든 것을 컨트롤한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공급자와 사용자가 직접 교류를 통해 공간을 이용하는 식이다. 긍정적인 것은 에어비앤비의 전체 게스트와 호스트의 70% 이상이 직접 경험하거나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이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아직 파리나 뉴욕처럼 발전된 상황은 아니지만 이제 막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단계다. 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계 미국인이나 그들의 자녀들이 한국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또한 한국의 인바운드 시장에서 마켓의 다각화를 꾀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에어비앤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미국이나 중국뿐만 아니라 서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에 흥미를 갖고 방문할 수 있게 승수 효과(Multiplier Effect)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마켓은 얼마나 성장했고, 앞으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의 경우 이번 추석연휴 기간 동안(10월2일~8일) 에어비앤비 예약 건수가 4만1,000건에 달했다. 예약자의 2/3 수준이 한국인이었으며, 특히 강원지역의 예약 건수는 지난해 추석 연휴 전후 기간과 비교해 539% 증가했다. 이용객의 숫자가 증가하면 플랫폼 자체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휴를 계기로 에어비앤비 한국 숙소 리스트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한국 시장의 경우 아웃바운드가 인바운드 시장의 규모보다 더욱 크다. 에어비앤비가 인·아웃바운드의 갭을 줄이는 역할로 가치 있는 도구로서 활용되길 바란다. 

한국 숙소는 약 3만개가 등록돼 있으며 연간 이용률은 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은 51만명으로 2015년(22만명) 대비 130% 증가했다. 또 한국을 여행한 한국인 여행객까지 포함하면 101만명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160%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게스트를 한 번이라도 받은 호스트는 9,800명, 올해 8월1일 기준으로는 1만3,400명까지 확대됐다. 전형적인 호스트는 지난 한해 동안 에어비앤비로 400만원(호스트의 평균 수입이 아닌 중위값)을 벌었다.

전 세계 전체 GDP의 10%는 관광산업이 차지하며 매년 4% 이상 성장하고 있다. 아직 한국은 전체 평균보다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의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은 마켓이라고 생각한다. 
 
-범죄 발생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범죄에 대한 책임감은 당연히 가지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수백 가지의 알고리즘을 통해 호스트의 신원을 인증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또 일정 기간 긍정적인 리뷰가 몇 개 이상 없으면 지속적으로 호스트를 할 수 없다. 에어비앤비는 리뷰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여러 예방 장치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에서 범죄가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통해 책임질 것이다.
 
 
-내년이 에어비앤비 10주년이다. 숙박객 정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로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 같다

에어비앤비의 궁극적인 목표는 플랫폼(앱) 하나에서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어디로 가고 어디에 머물며, 무엇을 누구와 할 것인지 등과 같은 것 말이다. 이미 머무르는 공간(숙소)과 해야할 것(트립스) 등 일부는 실행된 상태다. 최근에는 로컬 식당 예약을 돕는 서비스(레지)도 시작했다. 에어비앤비에는 이글루나 고성, 트리하우스 등 독특하고 흥미로운 숙소도 많다. 앞으로는 다양한 타입의 숙소를 분리하고 하이앤드 타입의 숙소(럭스)를 카테고리화 해 강화할 계획이다. 

지금도 호스트와 게스트가 리뷰로 등급을 정하는 자체 등급 시스템이 있지만 정말 럭셔리한 숙소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해당 숙소들을 한데 모아 제공하는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가족여행 및 비즈니스 여행에서도 집 전체를 빌리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비즈니스 여행에서는 업무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한 타입의 숙소가 인기다. 회사 간 협력을 맺고 공급하는 방식도 주목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에어비앤비의 미션은 무엇인가

기술로 사람과 사람을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류하고 직접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에어비앤비의 가치다. 기술을 이용해 사람을 연결하고 누구든 어디라도 갈 수 있게 돕는 것 또한 우리의 미션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8월12일은 에어비앤비에게 의미 깊은 날이었다. 이날 하루에만 전 세계 에어비앤비 이용객이 260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8월이 성수기라고는 하지만 1일 평균 이용객이 100만명 대임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날이었다. 미국과 멕시코가 벽을 쌓는 등 불안한 국제 정세가 이어지는 건 결국 요즘의 모든 교류가 온라인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8월12일은 전 세계 260만명이 내 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잔 날이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의미 있는 날이다. 

대담 김기남 편집국장, 정리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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