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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맥주를 물들이다

  • Editor. 오윤희
  • 입력 2017.11.01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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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산도 곱게 색을 차려 입은 때.
각기 다른 색색의 전라도 브루어리들을 탐방했다. 
 
 
 
●고창
우리 보리의 맛
파머스 맥주 

‘국산’ 보리로 만든 맥주라니? 맥주를 잘 아는 이라면 좀처럼 믿기 힘든 일일 것이다. 주로 맥주 양조에 쓰이는 ‘두줄보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의미가 있다. 2013년 6월 전북 고창에 설립된 파머스 맥주(구 GDC 브루어리)는 국내에서 생산한 보리를 맥주의 기본 맥아로 사용한다.
 
김제와 고창에서 공수해 온 국산 보리로 ‘우리 맥주’를 만든다고. 파머스 맥주에서 즐길 수 있는 맥주는 총 일곱 가지인데, 그중 파머스 드라이(Farmers Dry)(4.0%)가 대표 메뉴다. 100% 국산 쌀과 보리를 사용한 국내 최초 ‘프리미엄 쌀 맥주’로 잘 알려져 있다. 필스너(Pilsners)(4.0%) 역시 필스너 몰트에 국산 보리(광맥)를 넣어 양조했다. 은근하게 느껴지는 단맛이 매력적이다.
 
가을에 어울리는 맥주를 찾는다면 파머스 X스트롱에일(Famers XStrong Ale)(6.0%)이 좋겠다. 붉은 색을 띠고 있어 마치 해 질 녘 노을을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파머스 맥주에서는 고창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홍삼, 복분자 맥주 같은 시즌 메뉴를 만들기도 했다고. 가히 우리 땅, 우리 보리와 쌀로 만들어진 신토불이 브루어리다. 
 
오픈: 월~금요일 09:00~18:00(주말은 전화 문의로 확인)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복분자로 434-129
전화: 063 561 4225
홈페이지: www.gdcbeer.co.kr
 
 
*두줄보리│대개 맥주 원료로 사용되는 보리 품종. 국내에서는 주로 여섯줄보리로 맥주를 양조한다.
 

●담양
대나무가 맥주에 퐁당
담주브로이

담주브로이는 댓잎 맥주 제조기술을 개발한 담양의 대표 브루어리다. ‘대나무(Bamboo)’와 ‘사랑스러운(Lovely)’을 합쳐 만든 담주브로이의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명은 이른바 ‘밤블리(Bambly)’. 대나무를 좋아하는 판다를 캐릭터화 해 만든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밤블리 맥주는 총 다섯 종류가 있다.
 
그중 반드시 맛볼 맥주는 밤부 바이젠(BAMBOO WEIZEN)(4.5%). 혈액순환과 피부미용에 좋다는 담양의 대잎차를 가미해 만든 수제 밀 맥주로, 댓잎의 싱그러운 향이 코끝까지 전해진다. 담양의 죽순에 친환경 쌀을 가미한 스포라이스(SPORICE)(4.5%)도 추천한다. 죽순과 쌀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어떤 음식과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우스라이(WOOSERIE)(4.5%)는 어떨지. 우슬*과 쌀을 주 원료로 한 맥주로, 진한 호박 빛깔이 나고 약재 향이 감돌아 꼭 보약을 마시는 느낌이다. 죽순소시지, 죽순떡갈비 등 담주브로이의 대나무 사랑은 안주에서도 이어지니 맥주와 맥주 사이 출출한 틈을 노려 볼 것.

오픈: 매일 10:00~22:30
주소: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추성로 1134 
전화: 061 381 6788
 
*우슬│사포닌과 칼슘을 함유한 약재, ‘쇠무릎’의 뿌리를 말한다. 쇠무릎이라는 이름은 그 모양이 소의 무릎과 유사하다고 해 붙여졌다
 

●순창
물맛이 핵심 비결
장앤크래프트 브루어리

예부터 순창은 물맛 좋은 고장으로 유명했다. 서울 강남에서 브루펍을 하던 장앤크래프트 브루어리도 이 맛에 끌려 2015년 1월 순창에 터를 잡았다. 조선시대 이래 순창에서 가장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물통골 약수터가 브루어리 바로 앞에 있다는 게 포인트.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1970년대까지 물맞이 행사가 열릴 정도였다는 그 지하 암반수가 장앤크래프트 브루어리 맥주에 사용된다. 이곳의 맥주 종류는 총 여섯 가지다. 그중 순창의 지역명을 그대로 딴 순창 IPA(Sunchang IPA)(6.5%)는 홉 특유의 쌉쌀하고도 쓴 여운이 길게 남는다. 
 
보다 더 특별한 맥주를 원한다면 라우크비어 밤베르크(Rauchbier Bamberg)(5.2%)를 추천한다. 국내에서 유일한 ‘훈연 맥주’로,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을 수상한 장앤크리프트의 자랑거리다. 너도밤나무를 땔감으로 피워 낸 연기에 보리를 훈제했는데, 그 고소한 풍미가 입 안 전체를 강하게 감돈다. 홍차 색에 가까운 레드 에일 아이리시(Red Ale Irish)(4.4%)도 색다른 선택이다. 진한 호박색을 띠는 에일에서 구수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난다. 

오픈: 월~금요일 09:00~18:00(주말은 전화 문의로 확인)
주소: 전라북도 순창군 인계면 물통길 22-6
전화: 063 653 9750   
홈페이지: guarneri.co.kr
 
글 Traviest 오윤희  사진 Traviest 오윤희, 파머스 맥주, 장앤크래프트 브루어리, 담주브로이  
에디터 김예지 기자 

이 글을 쓴 오윤희 트래비스트는  
여행과 맥주를 두루 좋아하는 직장인이다. <트래비>에 브루어리를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맥주에 푹 빠져 사는 중이다. 올 한 해는 전국 방방곡곡 브루어리를 다니며 맥주 여행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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