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gallery] 일상너머

임창식기자     작성일제309호(2017.11) 댓글0건
전화기를 손에 들고 있는데도 ‘까똑’ 소리가 들려왔을 때 두리번두리번 전화기를 찾는다면, 일상에 중독되어 있는 것이래. 출근길 신호등이 없어지거나, 새로 생긴 로타리로 진입해 나갈 곳을 놓쳤다면, 일상에 이리저리 휘둘려 나도 모르게 지쳐 있는 거야. 
 

나랑 같이 삶의 가속페달을 힘주어 밟아 볼래? 
주변의 부러워하는 비명소리를 즐기며 
일상 저 너머로 달려가 보자고. 
생각보다 멀지 않아. 
준비물도 간단하고. 
모든 걸 받아들이겠다는 너그러운 마음, 
카메라와 렌즈 혹은 스마트폰이면 충분해. 
사진 찍는 게 귀찮다면 눈으로만 보면 되지. 
때론 온전히 보고 느끼는 것이 좋으니까. 
완전한 경험은 오감이 열려 있을 때에만 가능하니까.
 
 
사는 곳, 주차장 
출발은 출근길, 등굣길과 별반 다르지 않아. 
시간의 구애가 없다는 점과 도착지가 다를 뿐. 
출발이 설레는지 가을 안개와 단풍이 명화를 그려 주네.
 

Taiwan Jiufen
사람들은 지하와 지상은 전혀 다른 세상이라고 말하지. 
그렇다면 윗길과 아랫길도 마찬가지겠지. 
그래서 그걸 이어 주는 계단은 아주 조심스레 걸어야만 해. 
 

사는 곳, 발코니
화끈한 빗소리 사이사이로 퍼지는 풀벌레들의 합주는 
이윽고 번개를 만들어 냈어. 
눈을 감고 누웠지만 당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지. 
살고 있는 집 발코니 밖에 일상을 넘나드는 야경이 
그려지고 있었던 거야.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놀이터로 나가고 싶었어. 
모래를 쌓아 탄탄한 땅을 만들고 싶었어. 
 

Taiwan Shihfen
잠자코 떠난 나른한 공간에서 느린 재즈 선율에 맞춰 
스텝을 밟고 있어도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나는 문을 열고 나가 지나가는 여인에게 춤을 청할래. 
 
미로예술시장
고민하는 그대. 꿈은 결핍에서 이루어지는 거래. 
채워 넣을 수 있는 희망이 있으니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평생 읽지 않아도 손해 볼 것이 없는 책이나 
허공으로 흩어지는 빈말만 되지 말자.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까. 
 
철원군 하나로마트 앞 전신주
일상이 쉬는 거면 좋겠다. 
일하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까지. 
맑디맑은 날 수많은 이들이 멋부려 핀 담배 연기는 
구름이 되어 전깃줄에 걸리고.
 
섬강변 체육공원
노을빛처럼 무르익은 사랑. 
질리지 않으려면 가끔 밀당이 필요하다. 
일상과 그 너머도 그렇지 않을까? 
 

인천 차이나타운 
거울에 비친 상은 서로 똑같아서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다더라.
 

일상 너머를 꿈꾸는 그대,
얼마 남지 않은 쾌청한 가을을 담뿍 즐기자.
그리고 새하얗게 비운 채로 겨울로 들어서자. 
순간순간이 우리만의 노래가 될 수 있도록. 
 
 
글·사진 임창식  에디터 천소현 기자
*임창식(나날)은 사진가, 사진강사, 일상 너머를 바라보는 사람이다. 그에게 카메라는 일상 너머로 넘어가는 브릿지다.  500px.com/nanal737   nanal73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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