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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답고, 자연이 자연다운 보성

  • Editor. 강수환
  • 입력 2018.02.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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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 소설을 쓰기 위해 4년간 준비를 하고, 6년간 집필을 했다고 한다. 명작의 탄생 뒤에는  10년이라는 각고의 세월이 있었던 것. 태백산맥 문학관은 보성군 벌교읍에 위치해 있다. 소설 <태백산맥>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총 집합해 있는 곳이다.
 
4년간의 준비 과정에서 그가 발로 뛰어다니며 직접 취재한 자료, 애용하던 의복부터 문학인들이 소설을 읽고 감명을 받아 그에게 준 선물, 가족과 애독자들이 <태백산맥>을 직접 필사한 노트까지. 여러 권의 수첩에 적힌 취재 내용과 펜으로 그린 그림을 보니 작품을 향한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태백산맥>의 초고도 2m 정도의 높이로 쌓여져 있었다.
 
재능과 노력이 합쳐진 작품이란 이런 것일까. 전시실 유리벽 너머 야외에 벽화가 있었다. 오방색으로 이루어진 옹석벽화로, <태백산맥>에 담긴 질곡의 역사를 극복하고 광맥처럼 묻힌 민족의 염원을 발굴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문학관을 나오자, 건물 전면에 새겨진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글귀가 마음에 쏙 들어와 박혔다. 
 
객산마을은 집 앞에 바로 남해가 뻗어있는 어촌마을이다
마을 앞에는 아름다운 조개껍데기 해변이 있다

좀 더 깊숙히 들어가, 남도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곳을 방문했다. 보성군 회천면에 있는 객산마을이다. 이곳은 어촌마을로, 주민들이 각종 해산물을 채취해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마을 변두리의 집은 바로 1m 앞이 바다다. 물가로 가까이 다가가니, 갑자기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발밑을 내려다보니, 모래사장이 아닌 하얀 조개껍데기가 가득한 해변이다. 오른쪽으로는 나무가 빼곡한 완만한 절벽이 있었는데, 갑자기 새떼가 날아오르더니 W 모양으로 무리를 지어 날아갔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 모습을 보성군에서 발견할 줄이야. 

조그만 배 한 척이 해변으로 돌아왔다. 부부 혹은 남매로 추정되는 두 사람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합을 맞춘 듯 일사천리로 배를 세우고 기구들을 내렸다. 우리 쪽에서 신기하게 구경하고 있었을 뿐, 그들은 여행 온 우리를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우두커니 초록색으로 빛나는 계곡처럼, 망망대해에서 물결 따라 혼자 춤을 추는 부표처럼, 순리에 따라 열심히 제 길을 가는 새떼처럼 말이다. 나중에 듣기로는 객산마을에 남도 바닷길 체험을 위한 캠핑장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한다. 도시 사람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되겠구나 싶다가도, 혹시나 이 ‘자연스러운 모든 광경’이 사라지진 않을까 염려도 됐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새가 날아간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태백산맥 문학관에 전시된 애독자의 필사본
 
태백산맥 문학관    
주소: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89-19
전화: 061 858 2992
오픈: 매일 09:00~17:00(월요일 휴무)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홈페이지: tbsm.boseong.go.kr
 
▶추천맛집
 

보성녹차떡갈비 원조
녹차와 관련된 음식은 참 많다. 그렇지만 녹차의 원조, 보성에서 맛본 녹차떡갈비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미리 나온 푸짐한 밑반찬을 신나서 먹고 있는데, 두툼한 떡갈비가 무려 8조각이나 나왔다. 윤기가 흐르는 맥반석에 떡갈비, 알록달록 토핑된 깨, 파, 당근이 어우러진 비주얼만으로 이미 압승이다.

주소: 전남 보성군 보성읍 흥성로 2541-4 
가격: 1인분 기준 소떡갈비 2만3,000원, 모듬떡갈비 1만7,000원, 돼지떡갈비 1만1,000원   
오픈: 10:30~22:30 
전화: 061 853 0300
 
외서댁 꼬막나라
꼬막을 쏙쏙 집어 먹다 보니 어느새 빈껍데기만 가득하다. 찐 꼬막도 고소하고 도톰하니 맛있지만, 꼬막회무침을 추천한다. 꼬막에 무와 미나리 등 야채를 넣고 초장에 버무린 뒤 통깨를 먹음직스럽게 뿌려 낸다. 그냥 먹어도 새콤달콤 맛있지만, 밥에 참기름과 김을 넣고 무침을 비벼 먹으면 더 맛있다.

주소: 전남 보성군 벌교읍 조정래길 56 
가격: 꼬막정식(1인분) 1만5,000원, 꼬막탕수육(대) 3만원, (소) 2만원, 꼬막회무침 2만원   
오픈:09:00~24:00 
전화: 061 858 3330
 
글·사진 강수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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