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쿵! 하고 오로라가 떨어진 날

  • Editor. 김경우
  • 입력 2018.03.02 16:58
  • 수정 2018.05.15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매일 ‘심쿵’ 했었다. 오로라 때문이었다. 
알래스카의 이누이트족은 오로라가 나타나면 ‘쿵’ 하는 소리가 난다고 믿는단다. 
실제로 그렇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화산재가 깔린 평원 위에 불시착한 미군 수송기의 잔해. 솔헤이마싼두르(Solheimasandur)

아이슬란드의 바이킹들은 전쟁의 여신 발키리가 죽은 전사를 천국으로 데려갈 때 그녀의 방패에서 반사된 빛을 오로라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로라가 죽은 자를 데리고 가는 천국이 <토르>에 등장한 ‘아스가르드’나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에서 임모탄의 전사들이 죽으면 갈 수 있다고 믿은 ‘발할라’다.

월터의 상상만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상상했던 빛의 향연이 벌어지는 곳,  
아이슬란드다. 
 
아이슬란드 서부 스나이스펠네스 반도의 키르큐펠산 위로 떠오른 오로라
 
산소가 많았던 그날 
아이슬란드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오로라를 만날 수 있었다. 아주 강한 오로라가 나타나면 붉은색이나 노란색, 보라색의 오로라가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오로라의 색깔은 강도와는 상관없이 대기 중에 산소가 많으면 녹색, 나트륨이 많으면 노란색, 질소가 많으면 붉은색이나 보라빛을 띤다. 
아이슬란드 서부 스나이스펠네스 반도의 키르큐펠산 위로 떠오른 오로라
 
아이슬란드 서부 스나이스펠네스 반도의 키르큐펠산 위로 떠오른 오로라

다른 행성으로 달려가기 
아이슬란드에서는 직접 차를 몰고 다니면서 원하는 곳에서 오로라를 만날 수 있는데, 1번 국도를 따라 아이슬란드를 한 바퀴 도는 링로드 일주를 하려면 최소 보름 정도는 투자하는 게 좋다. 들리는 악명만큼 겨울에 그렇게 춥지 않다. 눈바람이 몰아칠 때만 피한다면 얼마든지 여러 곳에서 오로라 관측이 가능하다. 
 

아이슬란드의 겨울이 좋았다.
새하얀 낮과 빛나는 밤이 있기에 …
 
녹색 이끼와 빙하가 공존하는 풍경. 남부 바트나요쿨 일대
 
낮과 밤이 있어 좋은 계절 
아이슬란드는 유럽 대륙에서 뚝 떨어져 있는 외로운 섬이다. 당연히 여름이 날씨도 따뜻하고 여행하기 좋지만 오로라가 목적이라면 밤이 긴 11~1월이 유리하다. 4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백야 기간이기 때문. 하지만 외려 오로라 헌터들은 한겨울보다 2~3월과 9~10월을 선호한다. 많이 춥지도 않거니와 밤의 길이도 충분히 길고, 아이슬란드의 날씨도 춘·추분 무렵이 가장 화창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마음에 안 들어?
그럼 15분만 기다려 봐.
 
아이슬란드 동부의 명산 베스트라혼에서 맞이한 오로라. 누구에게나 인생 최초의 오로라와의 조우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오로라를 찾는 법 
‘날씨가 마음에 안 들어? 그럼 15분만 기다려 봐’란 현지 속담이 있을 정도로 아이슬란드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아이슬란드 현지에서 수시로 꼭 체크해 봐야 할 정보는 아이슬란드 기상청(Vedur)에서 제공하는 오로라 예보(en.vedur.is/weather/forecasts/aurora)다. 현재 날씨와 앞으로 48시간 동안의 구름 변화, 오로라 지수 등을 상세하게 알려 주는데 지도 속에 흰 부분이 맑은 지역이고 녹색 부분이 구름이 있는 지역이다. 오로라 지수는 ‘My Aurora Forecast’ 등 다양한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수시로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오로라 촬영하기 
오로라 촬영은 별 촬영 요령과 거의 비슷한데 별은 밝기가 지속적이지만 오로라는 그때그때 밝기가 다르다. 그래서 ISO나 셔터스피드를 유동적으로 바꿔 줘야 하는 게 별 촬영과는 조금 다른 점이며 아주 희미한 오로라라면 ISO도 많이 올리고 노출도 오래 줘야 하지만 강도가 센 오로라라면 비교적 빠른 셔터스피드를 써야 디테일을 담을 수 있다. 
 
*여행사진가 김경우 | 10년간의 잡지 기사 생활을 마치고 여행사진을 찍으며 사진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 겨울 두 번이나 아이슬란드에 다녀왔고, 자세한 오로라 촬영법을 홈페이지에 정리해 놓았다. 홈페이지: www.woosra.com 
 
글·사진 김경우 에디터 트래비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