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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자카르타보다 오래된 도시, 솔로 Solo

  • Editor. 이동미
  • 입력 2018.03.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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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자카르타에서 주요 일정을 보내고, 여행의 막바지에는 솔로 지역으로 이동했다. 거리는 60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길이 좋지 않아 가는 데 한 시간 반 이상이 걸린다. 수라카르타(Surakarta)라고도 불리는 솔로는 족자카르타와 같은 땅, 같은 왕의 도시였다.
 
8세기 마타람 왕국의 전통을 잇는 술탄 왕조가 내려오다 1755년 솔로왕의 남동생이 족자카르타로 넘어와 새로운 왕조를 만들면서 두 개의 왕조로 나뉘게 되었다.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이 크고 보수적인 솔로왕과 달리, 외교에 능통하고 신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인 족자카르타 왕조는 이후 솔로 왕조보다 더 번성하기 시작했고, 큰 발전을 이루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솔로는 더 전통적이고 덜 상업적이다. 12세기 족자카르타와 솔로에서 시작한 전통예술, 바틱 문화만 봐도 그렇다. 자바문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바틱은 이제 인도네시아의 정체성을 담은 문화로 자리 잡았다. 
 
3층 높이의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타만사리궁의 전경 
전통 바틱과 현대화된 바틱 제품도 함께 살 수 있는 다나르 하디 박물관
 

솔로에 자리한 바틱 다나르 하디 박물관(The Danar Hadi Batik Museum)은 솔로의 화려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 태초의 원시림과 여러 동물들, 식물과 꽃, 중국의  불사조, 아랍의 서예, 인도나 페르시아의 공작까지,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은 다채로운 모티브가 바틱 문양으로 창조되었다. 긴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완성되는 바틱 문화의 정수를 감상하고, 다양한 제품들도 살 수 있는 이 박물관에서 나는 홀린 듯 바틱 문양의 가운과 옷들을 샀다. 

솔로에서 가장 인상적인 명소로는 타만사리(Taman Sari)궁을 들 수 있다. 술탄의 왕비와 후궁들이 사용하던 넓은 목욕장이 여러 개 있어 ‘물의 궁전’이라고도 불린다. 건물 꼭대기의 탑에서는 술탄왕이 목욕하는 후궁들을 내려보고 있다가 꽃을 던져 그 꽃을 받은 사람과 밤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은 색 바랜 벽과 낡은 건물들뿐이지만,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궁의 전경은 여전히 아름답다. 물이 옥색으로 빛나는 야외 목욕탕과 작은 물줄기의 분수, 연못, 초록 나무들이 많아 더욱 아기자기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솔로는 족자카르타보다 관광지나 상권은 덜 발달했지만, 한 왕조가 이어져 내려왔던 오래된 도시인 만큼 족자카르타와 함께 여행하기 좋다. 지금도 이어지는 왕족의 기품과 품위가 느껴지는 우아한 여행지라 할 수 있다. 
 
예술품이라 할 만큼 오래되고 귀한 바틱을 시대별로 감상할 수 있다
솔로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크라톤 수라카르타 박물관
 
글·사진 이동미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인도네시아대사관 www.indonesia.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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