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고 이런 시간이 오게 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하곤 했습니다. ‘굳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의 반대편에, 그래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잡지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맞서곤 했습니다. 덥석, 결정의 시간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와 밀착된 10년이었고, 에 대한 이야기가 제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라, 조금 되돌아보겠습니다. 기자로 입사한 을 4년 반 후에 그만둘 때 들은 말이 “우리도 곧 잡지를 만들 건데…” 였습니다. 그 잡지가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년쯤 전에 이 지면에 ‘첫 차 구입 썰’을 풀었더랬습니다. 회사에서 굴리던 자동차가 매물로 나온 김에 오랜 뚜벅이 생활을 정리하고, 오너드라이버의 세계로 진입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사 다 때가 있다는데 차를 살 호기였는지는 몰라도, 누가 알았겠습니까. 운전대 앞에서 편해질 즈음,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는 ‘코시국’에 처하게 될 것을요. 반려동물도 없는 제게 애써 산책시킬 반려차가 생긴 것입니다.어쨌든 반려하던 차를 보냈습니다. 차를 팔았다는 소식에 지인의 첫 마디는 “기후 위기 대응?
는 매번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 왔습니다.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를 사랑하는 이들에게서도반가운 인사가 도착했습니다. “방구석 여행의 진미”공희정 독자 5월호, 15주년 창간 특집호를 받았습니다. 개봉과 동시에 손으로 전해지는 종이의 거친 질감. 세상에 이렇게 멋진 기념호라니 참 좋습니다. 편집 디자인도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특집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4명의 작가들을 다각도로 볼 수 있었기에, 앞으로의 그들의 글이 기다려지기까지 합니다. 마음을 잡은 사진은 미얀마의 붉은 우산을 든
믿는 구석이 있었다자카르타, 더구나 발릭파판은 처음이니까. 보나마나 이번 인도네시아 출장을 준비하면서 손이 가는 게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들이었으니 그 대단한 걸 해냈노라 굳게 믿고 있다. 한-아세안센터 조현명 차장과 윤예슬 대리는 늘 침착하고 능숙하게 일을 착착 진행했다. 구체적인 사건을 하나 들자면, 발릭파판 공항에서다. 직원의 실수로 내 수하물 캐리어가 파손됐을 때 조 차장은 본인의 일처럼 나서서 보상 절차를 알아봐 줬다. 자카르타 공항에서 인수인계(!)를 받은 윤 대리는 항공사 오피스까지 동행해 도와주니, 이렇게 고마
‘처음’은 항상 설렌다. 첫 여권, 첫 비행. 일상과는 다른 식사를 하고, 낯선 장소에서 잠을 청하는 것조차도. 지구별 여행학교가 그 설레는 ‘처음’을 선물했다.‘함께’라는 행복첫 여권을 발급받던 날, 처음으로 출국장을 나서는 날,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순간. 누구에게나 처음은 설레는 법이다. 학생 14명이 인천공항에 모였다.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다. 학생들의 옅은 미소에선 설렘이 묻어 나왔다. 캄보디아 씨엠립은 ‘앙코르 유적’을 탄생시킨 크메르 제국의 영광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19세기 프랑스 고고학자들의 탐험
우리도 당신 맘에 쏙 들었겠지요!편지로 인사를 대신한다. ‘마가레트, 리스본공항에서 마지막 포옹을 나눌 때 당신이 말했었죠. 가이드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우리와 함께 여행을 즐긴 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고요. 그건 우리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찬사였어요. 여정 내내 당신 마음에 쏙 드는 여행객이 되고 싶었으니까요! 5개국 언어를 다루는 전문 가이드로서 지금까지 35년 동안 활동한 당신의 이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요. 그 해박함, 그 친절, 그 사교성, 그 배려, 그 열정…. 덕분에 오래전 냉담해져 버린 가톨릭 신자였으면서
인도에 여동생이 생겼다처음 방문하는 인도에서 설렘 대신 영어 울렁증이 먼저 터져 나왔다. 한국인 가이드가 없다니, 과연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자원봉사자로 행사에 참가한 호이누를 만나게 되었다. 이후 모든 걱정은 사르르 녹아내렸다. 한국 드라마 광팬이라는 그녀의 어머니 덕분에 한국을 좋아한다는 대학생 호이누. 그녀는 우리 팀의 전담 가이드도, 전문 통역사도 아니었다. 하지만 가이드의 설명이 길어져 귀에서 버퍼링이 걸릴 때쯤 어디선가 나타나 차분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영어 울렁증을 해결해 주었다. ‘왓츠앱’으로 크리스
수고했어요, 또 봐요사람과 도시의 관계에서도 인연이란 게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정확하게 1년 만에 두바이를 다시 찾았고, 또 그녀를 만났으니까. 1년 전, 도시 곳곳에 숨겨진 힙플레이스를 활보하며 사막 위 코스모폴리탄의 매력을 보여 주었던 그녀. 이번엔 엑스포로 한 단계 도약하는 두바이, 마치 꿈같았던 사막 사파리, 그리고 새로이 아부다비까지 그녀를 통해 보고 들었다. 동시통역사에 버금가는 그녀의 능력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여 주려는 열정이 아니었다면 아랍에미리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테다. 진흙집처럼 생긴 스타벅스에 앉아
그라시아스!코트를 꺼내 입으며 로드리고를 만난 지도 1년이란 사실을 실감했다. 이 정도로 추운 날, 인터뷰 차 만난 그의 퀭한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촬영감독 로드리고는 처음 만난 그날처럼, 연재를 하는 동안에도 정신없이 늘 바빴다. 갑자기 밤샘 드라마 촬영에 투입되고 지방 출장을 훌쩍 가 버리던 그는, 그래서 마감을 제때 지킨 필자라 할 순 없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진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사진에 대한 그만의 철학과 진중한 의견이 담긴 원고는 에디터로서 매달 기다려지는 편지와 같았고, 그 어떤 살인적인 일정에도 잠수 대신
함께여서 기분 좋은 사람뉴질랜드 여행이 끝나 갈 무렵, 한 가지 아쉬움이 생겼다. ‘이제 저 웃음소리와도 이별이구나.’ 안타깝게도(?) 그 주체는 아리따운 여성이 아닌 40대의 아저씨, 김윤환 부장이었다. 그는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웃음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며칠 사이 그 웃음소리에 중독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거기에 센스 있는 입담까지 겸비했으니 이 사태(?)가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이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면 그의 재치 있는 농담은 박장대소를 안겨 주었다. 다음에 만난다면 녹음이라도
토론토를 지키는 슈퍼스타 세인트 로렌스 마켓을 중심으로 올드 토론토의 핵심 명소를 여행할 때는 배우이자 역사가, 작가, 여행사 대표인 ‘브루스 벨’을 빠트리고 논할 수 없다. 거리에서 그가 남긴 옛 토론토의 흔적들을 찾을 수 있는데, 토론토 대화재부터 건축물의 역사까지 지나간 시간들을 기록해 놓았다. 토론토를 향한 그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짝사랑을 눈치 챘는지 세인트 로렌스 마켓 내부 대형 벽화에는 그의 얼굴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게다가 어찌나 입담이 좋은지 올드 토론토를 쏘다닌 4시간 동안 끊임없이 웃었다.
난생처음, 가족과 함께 구름 위의 정원을 여행했다.가족과 함께 첫 해외여행을 함께할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 벅찬 기분이다. 꿈은 이루기 위해 꾸는 것이라고 했다. 해발고도 1,500m에 위치한 고산지대, 베트남 달랏으로 가족과 함께 떠났다. 달랏의 별칭은 ‘영원한 봄의 도시’다. 들판 가득 메운 꽃이 그 별명을 증명한다. 달랏은 20세기 초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할 당시, 휴양지로 개발되었다. 고산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달랏은 남부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소나무가 자랄 수 있는 땅이기도 하다. 그래서 달랏에는 에어컨이 없다. 그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