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께부터 ‘떠난다’ 하는 소식이 꽤 잦아졌다. SNS 피드엔 아득해져 가던 나라 밖 여행의 순간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날이 차가워지니 몸 좀 풀고 싶은 마음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던 시간 동안 무뎌진 감각들을 깨우고 또 달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렇지만 대번에 멀리 가는 건 좀 그렇고, 그래도 공기가 좀 달랐으면 좋겠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조건들을 하나둘 헤아리고 난 끝에 베트남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워밍업’이다.●비나이다 비나이다 나트랑에 닿은 여행자들은
의심하지 말라. 무이 네도 베트남이다. 사막과 캐니언은 “어떻게 베트남에 이런 자연환경”이 있을 수 있을까를 계속 의심하게 했고, 얕은 샘이 졸졸 흐르는 계곡을 맨발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은 ‘요정이 사는 미지의 세계’로 한발 한발 내딛는 느낌이었다. 어촌에서는 어부들의 땀 냄새와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함께 전해주는 진한 삶의 향기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우리처럼’ 바다를 즐기고 느긋하게 마냥 쉬고 싶어 무이 네로 온 여행자들은 오히려 사막에, 사막에서 만난 태양에, 어촌에서 느껴지는 삶의 뜨거운 에너지에 반해 버린다. 거리나,
ⓒ트래비 지난 몇 호에 걸쳐 트래비에서는 도시탐험 호치민에 이어 베트남 속 특별한 여행지 호이 안으로의 시간여행까지 베트남 대표 여행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기사를 통해 그동안 생각했던 베트남에 대한 왜곡된 선입견은 어느 정도 벗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다시 한번 더 ‘의외의 베트남’을 소개하려 한다. 여행 초보는 쉽사리 떠올리지 못할 고수들의 휴양지인 베트남의 나 짱(Nha Trang)과 무이 네(Mui Ne).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여행지로, 그 달콤한 시간 속으로 슬그머니 끼어들어가 보자. 글 신중숙 기자 사진 Tra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