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느껴지는 온도가 사근사근 간지러울 때눈앞에 보이는 풍경에 알음알음 꼬수운 내가 날 때문득 생각한다. 이곳에 머물고 싶다고. 물기를 가득 머금어 번지는 수채화빛 물결이 자리한 곳. 바로 사파다. 하노이에서 버스로 5시간 달려 도착한 해발 1,650m 높은 하늘과 맞닿아 자리한 도시. 하늘 위에는 또 다른 집이 지어지고, 또 다른 사람들이 산다. 자욱이 낀 안개 속에 사람과 도시의 경계가 희미해진다. 자신의 색이 옅어지면 사람과 도시는 서로의 채도를 맞추고, 자연스레 스며든다. 누군가 사파를 몽환적인 도시라 했던가. 그곳엔 꿈속
"Sapa Motorbike Tour ⓒ트래비다음날 아침 8시. 마운틴 뷰 호텔에서 오토바이를 2대 빌렸다. 사파에서 출발해 나오 차이와 타 반, 지앙 타 차이, 반 호 마을까지 가기로 했다. 가이드는 ‘호이’와 ‘왕’이다. 호이는 하노이에서 대학을 마친 엘리트 청년, 왕은 사파 토박이다. 해발 약 1,600m 아름다운 계곡에 자리하고 있는 사파는 1922년에 세워진 오래된 고원 도시(hill station)로 베트남과 중국 국경 도시인 라오까이에서 서쪽으로 30km 떨어져 있다. 타이족과 자오족, 흐몽족 등 다양한 산악 부족들이
베트남 하노이 B역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8시였다. 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안개 속에서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여행자들과 짐 보따리를 든 현지 주민들이 서성였다. 라오까이로 가는 기차의 출발 시간은 밤 9시15분. 역 앞 노점에서 바나나와 쌀국수로 간단한 요기를 하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무는데, 노점 주인이 표를 보자고 해서 보여 주니 그가 말했다. “누가 표를 보여 달라며 자리를 찾아 주겠다고 하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에요. 아마 표를 바꿔치기 할 수도 있으니까. 침대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