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에게 오타루는 역사의 도시다.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인 오타루는 19C 중반부터 20C 초까지 삿포로보다 더 번성한 항구도시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요즘 오타루가 여행자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로맨틱함'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작은 도시, 좁은 거리 안에는 자세히 관심을 갖고 관찰해야만 알 수 있는 운치와 여유가 숨어있다. 거기에 깨알 같은 불빛들이 모여 만든 밤의 낭만이 유유히 흐르는 오타루 운하는 아무리 무뚝뚝한 여행자라도 감미로운 감상에 빠지게 하고 뭉클한 애수에 젖게 만든다. 이 겨울이 가기 전 ‘여기가 정말 일본인가
" 지난달 5일 개성육로관광이 시작되면서 실체를 드러낸 개성관광의 인기 코스는 역시 선죽교와 박연 폭포, 관음사 등이다. 지난달 27일 개성관광에서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도 피어났다. 제주도 아동 문학동인 ‘동화섬’에서 남북 전래 동화 구연대회를 통해 입상한 10명이 관광에 참여한것. 아이들은 한라산 어리목에서 물을 물통에 반 채우고 관음사 약수터에서 나머지를 채워 그물을 마시면서 통일을 기원했다. 아이들이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랫소리도 울려 퍼졌다.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
ⓒ트래비책과 영화와 같은 매체들이 여행을 종용할 때가 있다. 의 피렌체, 의 프라하 등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저마다의 파라다이스가 자리한다. 내겐 북유럽의 노르웨이가 그랬다. 하루키의 차갑고 도도한 문장들은 나를 노르웨이의 피오르드로 유혹했다. 안타깝게도 그곳에는 나오코의 이미지도, 비틀즈의 노래도 없었다. 모든 것은 환상에 불과했지만, 풍경은 하루키의 소설보다 위대했다. 사계절 내내 만년설을 볼 수 있는 노르웨이의 산은 맑고 청아한 이미지로 소설 속 감상에 또 다른 심상을 보태 주
" ⓒ트래비이맘때 스위스에 들르면 가는 곳 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크리스마스 4주전부터 도심광장이나 호수주변등의 요지마다 크리스마스 장터가 선다.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장식품에서 부터 먹기 아까울 정도의 깜찍한초콜릿과 과자들, 각양각색의 수공예품 등이 화려하면서도 은근한 조명과 어울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와인에 계피나 설탕 등을 넣고 뜨겁게 데운 ‘글루바인’ 한잔 손에 들고 장터를 기웃거려 보라! 싸늘한 겨울 공기 속에 서슴없이 번지는 입김 속에도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 여행이란 게 하늘에서 바라보는 구름도 좋고, 이름만 들어 보던 관광지를 밟아보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사람 사는 냄새가 솔솔 풍기는‘야시장’구경만큼 재밌는 일도 없다. 첫눈이 오고 찬 바람이 손발을 시리게 하던 어느 날, 비행기를 타고 2시간여 날아 도착한 카오슝은 완연한여름날씨다. 카오슝에 왔으니 야시장 방문은 기본! 사람 다리 만한 문어다리 튀김부터 학창시절 과학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해부된 개구리까지,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야시장은 한밤중에도 활기가 가득하다. 여기에 ‘거리의 달인’을 자청하고 나선 미모
" 미열을 띠고 있는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의 오후 시간은 약간의 나른함을 동반한다. 잘 차려진 정찬을 맛보며 속삭이는 듯한 대화가 오고가던 리조트의 노천 레스토랑에 갑자기 왁자지껄한 환호성과 함께 알록달록 화려하게 꾸며진 퍼레이드 카가 도착했다. 한 일본인 커플이 이곳에 머무르며 ‘웨딩 채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피로연을 열게 된 것. 말로만 듣던 해외 결혼식 현장이다.이미 바다에서 한창 ‘논’ 듯, 까맣게 그을은 신혼부부의 얼굴에서는 환한 웃음이 떠날 줄을 모른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낯선 이들의 축하인사가 반가웠는지 웨딩 케이
" 가을볕은 일부러도 쬔다고 했던가.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지만 정오 무렵이면 따뜻한 햇살과 상쾌한 바람이 어우러져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다. 지금 경복궁은 한창 노랗고 붉은 단풍과 은행나무와 파랑과 하양이 어우러진 하늘, 그리고 맵시를 뽐내는 비취빛 기와가 어우러진 풍경이 현란함 그 자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이자 문화재청장으로 활동 중인 유홍준 청장은 새롭게 복원된 건청궁을 거닐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의 건축물들이 웅장할지언정 사람을 사방이 막힌 듯 갑갑한 기분이 들게 하는데, 한국의 궁궐들을 거니노라면 어느 곳이든
중국 쓰촨성(사천성) 칸즈장족 자치주의 주도인 칸딩에서 짚차를 타고 달려 도달한 곳은 해발고도 4298미터의 저둬산. 산을 둘러싼 구름을 뚫고 굽이굽이 산길을 달려 오르자, 거짓말처럼 또 다시 드넓은 산과 고원이 나타난다. 강한 바람에 흔들리는 타르쵸(티벳불교의 경전이 적힌 깃발)가 이곳의 신성함을 말해준다. 구름을 지나 하늘이 있어야 할 자리에 또 다시 산이 있었다. 중국 저둬산 글·사진=류한상 기자 han@traveltimes.co.kr
" ⓒ트래비국내 4대 기도 관음처 중 하나인 여수 향일암 입구에 때 아닌 벚꽃이 폈다.‘ 가을에 웬 벚꽃?’ 이냐고 하겠지만 수줍게 드문드문 터뜨린 꽃망울이 틀림 없는 벚꽃이다. 향일암 입구에 벚꽃이 피기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여수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미선씨는“여수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한다는 길조가 아니겠느냐”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3일 오후 여행객이 철부지 벚꽃을 신기한 듯 사진기에 담고 있다.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트래비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에는 매해 여름마다 흐드러지게 맨드라미꽃이 피어났다. 길 따라 줄지어 늘어선, 빠알간 맨드라미 꽃대를 무심히 똑똑 따서 친구들과 던지며 놀던 기억이 아련하다.하회 별신굿을 보러 찾아간 안동 하회마을의 여염집 담벼락에서 우연히 ‘추억 속’ 맨드라미를 다시 만났다. 무심히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으나 한번 더 들여다본 것은, 어린 시절의 잔상이 퍼뜩 떠오르면서 마치 옛날 친구를 만난 양, 반가운 마음이 앞서서였을 것이다. 새삼 돌이켜보면 머리가 굵어 가면서 주위에서 맨드라미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바쁜
" ⓒ트래비여름 하면 섬 여행이 그만이다. 물살을 가르며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 하는기분이 상쾌하다. 또 작열하는 태양 아래 선탠도 좋지만, 해변만으로 2% 부족하다고 여긴다면,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또 특유의 매력이 있는 섬마을 일주를 시도할 만하다.“여름 회는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고 하지만, 막 잡아올린 생선의 신선함을 외면할 수 없다. 게다가 육지와 비교할 수 없이 저렴한 가격이다. 섬 전체가 붉어서 이름도 그대로인 ‘홍도’ 에서도 역시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홍도는 또 한다채로운 빛깔들을 만날 수 있는 곳.
" ⓒ트래비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평군 양수리에는 지난 해 문을 연 세미원이 있다. 세미원은 수련과 연꽃이 한강과 조화를 이루는 수생식물원. 수줍게 핀 연 꽃을 조심스레 카메라에 담다보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되고 조용히 산책을 하면 들떴던 마음은 한결 차분해 진다. 한강을 보면서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내자는 의미로 모든 길은 아예 빨래판 모양으로 만들었다. 별도의 관람료도 없다. 다만 홈페이지(www.semiwon.or.kr)에 사전 관람 신청을 해야 한다. 지반이 약해 구두나 굽 높은 신발을 신은 사람에게는 고무신을 무료로 대여해
ⓒ트래비남태평양의 휴양섬 피지에서 바다란 빼놓을 수 없는 백미인 동시에, 생활 그 자체다. 무려 333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이니만큼 한 섬에서 다른 섬으로 이동하려면 항로(航路)간 이동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또한 빈번하게 이뤄지기 마련이다. 물론 먼 곳에 떨어진 섬이야 비행기로 이동한다지만, 바다와 가까이 접하면서 느리게, 또한 느긋이 떠나는 크루즈 여행이야말로 놓쳐서는 안 될 즐거움이 아닐까. 비단 섬과 섬 사이를 이동하는 항해만이 피지에서의 바다여행의 전부가 아닌 것은 물론이다. 수평선 너머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바다
" ⓒ트래비무어텐(Murten)이라는 스위스의 작은 마을. 대도시와 알프스 위주로 스위스를 여행하는 우리들에게 무어텐이라는 이름은 그저 낯설기만 하다.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기차로 30여 분 거리에 고풍스런 중세 분위기와아름다운호반풍경이어우러진 무어텐이 있다. 좋은 곳은 현지인들이 먼저 찾기 마련. 주말이면 가족끼리, 친구끼리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무어텐을 가득 채운다.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만점.스위스로 여행을 간다면, 유명한 대도시도좋지만그주변으로자리한아기자기한 작은 마을들을 놓치지 마시길. 대도시에서 찾을 수
국내의 수많은 축제들이 포스터나 홍보사진에 외국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실제로 외국인들이 축제를 위해 한국을 찾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대천해수욕장 등에서 열린 ‘보령 머드축제’는 그야말로 세계인을 위한 한국 축제로 꼽을 만하다. 서울에서 3시간 가량 소요되는 장항선에 올라타니 열차마다 여기저기 외국어로 떠들썩하다. 대천해수욕장에 마련된 축제장 풍경도 재미있다. 몸매와 상관없이 과감한 비키니 차림의 외국 여행객들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는 흑심남들도 부지기수. 하지만 이런 저런 사연은 차치하더라도 저
시인 소동파가 월나라 미인 서시에 비유했다는 중국 항저우 서호는 지금 연꽃 세상이다. 호수 가득 넘실대는 푸르른 연꽃 물결이 마치 눈앞에 신선의 세계가 펼쳐져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리하여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에는 항저우가 있다고 했던가. 다소 무더운 여름 날씨이지만, 바다만큼 넓은 서호를 따라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하노라면 눈도 마음도 시원하다. 연꽃을 더욱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호수 위로 연결돼 있는 다리를 거닐거나, 직접 배를 띄우고 노닐어 볼 수 있다. 연두와 분홍이 어우러진 연꽃 사이에서 낭만적인 기분이 한껏
ⓒ트래비단둥(단동)의 명물은 단연 북한의 신의주와 연결되는 철교다. 6·25 전쟁 당시 미군이 기가 막히게 철교의 정중앙을 폭격해 지금까지 단교로 불리고 있다. 단둥에서도 북한에서도 “어쩌면 그리도 정확하게 가운데를 잘라냈는지” 감탄해하고 있단다. 지금은 단둥 관광의 명물로 수많은 방문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관광객들은 유람선을 타고 북녘의 땅과 함께 단교를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또 육지에서 단교에 올라 폭격의 잔해를 고스란히 눈에 새겨보기도 한다. 더욱이 밤에는 전등 시설로 불을 밝히고 있어, 북한의 어둠 속으로 단교가 아스라이
ⓒ트래비일본 미에현에 위치한 나바나노사토(なばなの里)는 가족들과 또는 연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할 수 있는 공원이다. ‘꽃마을’이라는 뜻의 나바나노사토에는 이름처럼 들어서자마자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뽐내는 꽃들이 만연히 피어있다. 발걸음을 옮겨 베고니아관으로 가자, 마치 온 세상의 베고니아 꽃이 모두 모여 있는 듯 빨강, 노랑, 분홍색의 베고니아가 천장까지 가득하다. 마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이 들어온다.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며 피어 있는 베고니아를 보며 ‘나도 이렇게 예쁘고
ⓒ트래비아프리카를 종단하는 호화 열차, 블루 트레인(Blue Train).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 타운을 출발한 블루 트레인은 프레토리아까지 1박2일간 아프리카 평원을 가로지르며 탑승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준다. 케이프 타운을 떠난 열차는 얼마 되지 않아 도시의 풍경을 벗고 초원이 펼쳐진 아프리카 평원 위를 거침 없이 달려나간다. 차창 밖으로 한 무리의 소 떼와 타조들이 스쳐 지나가고, 넓은 호수 부근에 다다라서는 분홍빛 플라멩고 떼들이 낯선 이방인들을 반갑게 맞는다. 선로와 나란히 달리는 자동차들이 빠르게 성장해가는 아프리카
" ⓒ트래비남한 산성 서문. 작고 아담한 규모지만 오히려 그 사이 봐 온 커다란 대문들과 달리 정감있게 느껴진다. 얼핏 보기에도 낮아서 성장발육이 좋은 요즘 젊은이들이 지나가면 머리가 닿을 것도 같다. 최근 화제의 베스트셀러 을 쓴 소설가 김훈은 바로 이런 점을 놓치지 않았다. 패배자의 우두머리인 조 임금은 말이나 어의를 타고서는 지나가기 힘든 이 좁은 문을 통해 굴욕스러운 항복의 길을 나서야 했다. 청나라측 항복조건에는 인조가 반드시 이 서문을 통과하는것 조차 지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쪽은 햇빛도 잘들지 않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