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현을 걷다 보면 드는 생각이 있다. 이 청명한 자연 속에서 하룻밤 포근히 잠들어 보면 어떨까?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는 하룻밤, 편백나무 숲에서 하룻밤, 맑은 호숫가에서의 하룻밤. 이런 밤 이후에 오는 모든 낮은, 충만하다. ●하도미사키 캠핑장(波戸岬キャンプ場)사가현 가라쓰시 북단 히가시마쓰우라반도(東松浦半島)에 위치한 현립 캠핑장으로 켄카이국정공원(일본의 지차체가 관리하는 공원)에 속해 있다. 하도미사키 곶의 서쪽 해안을 따라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캠핑장은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한데 특히 화산섬
엄마와 딸의 첫 해외여행지로 사가현을 선택했었다. 두려움으로 시작했지만, 일본어를 못 해도, 운전을 못 해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화려하지도 밋밋하지도 않은 볼거리들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사가현만 같으면, 대가족 여행도 대만족이리라.●아이들도 엄마도 좋아하는 명과 투어 사가역부터 사가현청까지 뻗은 골목은 아기자기한 상점들로 가득하다. 평소에도 ‘디저트 배와 밥 배는 따로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전통과 맛을 겸비한 명과점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에도 시대에 규슈의 나가사키에서 에도로 설탕을 운반했던 228k
사가현에는 3개의 올레 코스가 있다. 바다와 만나는 가라쓰 올레, 온천마을이 종점인 우레시노 올레와 다케오 올레는 규슈 올레 완주자가 첫 도전자에게 추천하는 이상적인 올레 코스다. www.welcomekyushu.jp/kyushuolle●발도 예뻐지는 우레시노 올레 온천과 도자기로 유명한 우레시노 코스는 다이죠지절(大定寺)과 요시우라신사(吉浦神社) 등 일본의 절과 신사 문화를 경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구불구불한 숲길을 지나 펼쳐지는 다원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우레시노 녹차의 생산지. 그 푸름에 눈과 마음을 씻고 계속 나아가면 주민
동남아 여행은 ‘1일 1마사지’라고 배웠건만 이번 여행의 방점은 동굴에 있었다. 하루는 걸었고, 이튿날은 보트를 탔고, 그 다음날은 직접 헤엄쳐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꼬박 3개의 동굴을 탐험했던 꽝빈에서의 2박 3일은 그야말로 동굴 투어를 위한 여정이었다. 살아 있는 지질박물관퐁냐케방 국립공원 Phong Nha-Ke Bang National Park꽝빈은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베트남의 중남부에 위치한 성省으로, 하노이로부터 남쪽으로 500km 가량 떨어진 지점에 자리한다. 꽝빈의 성도인 동허이에 공항이 있어 하노이와 호치민에서 국
자고로 여행의 절반은 사진.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나누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그래서 홋카이도는 ‘인스타그래머블’하다.동화같은 풍경과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해 어디서 찍어도 감성 뿜뿜 인생사진이 나오기 때문.홋카이도 3개 도시의 인스타그래머블 스폿을 꼽았다. 하코다테 Hakodate청춘영화의 한 장면처럼홋카이도 섬 남부, 혼슈 섬을 마주보고 있는 항구도시다. 일본의 항구도시라 하면 서양과 동양의 근대 문화가 오묘하게 녹아든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법. 하코다테도 마찬가지다. 개항과 함께 만들어진 오래된 서양식 건물 밑으로
듀자매가 함께한 방콕은 생기로웠다.아 역시, 사람이 매력인 방콕이다. 10년 전, 그때처럼10년 만에 찾은 방콕에서 그녀들은 어린 시절 추억을 헤집고 다녔다. 두 자매가 처음으로 향한 곳은 왕궁(Grand Palace)이다. 1782년, 라마 1세가 즉위한 후 태국의 수도는 톤부리에서 방콕으로 옮겨졌다. 바로 이때, 새로운 왕조를 대표해 지어진 곳이 바로 현재의 왕궁이다. 그러니 말해 뭐할까, 당연히 화려해야 정상이다. 태국 전통양식 문양으로 솟은 누각과 궁전은 모두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에메랄드로 조각된 본존불(本尊佛)을 품고
꼬꿋에서 방콕으로 향하는 길목, 찬타부리에서 하루를 묵었다. 잠시 쉬어 가는 휴게소겠거니 생각했는데 크나큰 오산이었다. 방콕에서 찬타부리까지방콕에서 동남쪽으로 250km를 달리면 찬타부리가 등장한다. 돈므앙 공항에서 찬타부리까지는 약 3시간 30분 소요되는데 대중교통 이용시 에카마이 버스 터미널(Ekamai Bus Terminal)이나 모칫 버스 터미널(Morchit Bus Terminal)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에 따라 요금이 다르며 130~200B 정도. 교통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참고로
폭신한 해변과 우거진 우림. 폭포소리에 마음 졸이는,그런 곳, 꼬꿋이다. ‘방콕’할 시간도 없이 꼬꿋으로 떠났다 아직 어둠이 무겁게 앉은 새벽 5시20분, 널브러진 옷가지를 캐리어에 주워 담았다. 폭신한 흰 베개를 꼭 끌어안은 채 자고 있어야 정상일 시간이니, 세수는 당당히 생략했다. 로비로 나서니 부지런하기도 해라, 영주와 정주가 벌써 나와 있었다. 전날 우먼스저니에서 마주쳤던 화려한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녀들에게 아침 인사 겸 농담을 던졌다. ‘어제 봤던 듀자매는 아직 안 나오셨나 봐요.’ 아직 준비 중이란다. 어제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고, 노래하는 두 자매가 태국 하늘과 나눈 사랑 노랫말을 흥얼거린다.가수 듀자매와 함께 태국을 여행했습니다. 그녀들의 노래 ‘맑은하늘’을 들으며 말이죠. 그녀들은 자매입니다. 여행이 끝날 무렵 이름 석 자 중 두 글자가 같은 그녀들에게 물었습니다. 좋았냐고 말이죠. 똑같이 대답하더군요. 서글프면 서글픈 대로, 서툴면 서투른 채로.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여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조금은 특별한, 보통의 자매와 함께한 태국 이야기입니다. 듀자매의 여행, 그리고 그녀들의 목소리로 부른 ‘맑은 하늘’ 뮤직비디오는 트
‘여행은 혼자 가는 것.’20여 년을 신념인 냥 품고 있던 이 옹고집은 파타야에 머무르는 동안 녹아내리고 말았다.해안 소도시가 담고 있는 안온함을 혼자서만 담기에는 못내 아쉬움이 남아 누군가와 다시금 찾아오리라 되뇌었다. 내겐 너무 먼 두 개의 ‘ㄹ’파타야에 발을 내딛고 나서야 듣게 된 비보였다. 이번 여정이 철저히 ‘커플여행객’을 위한 ‘로맨틱(Romantic)’하고 ‘럭셔리(Luxury)’한 콘셉트의 여행이라는 건. 로맨스와 럭셔리라니. 양심에 아무리 털을 붙이더라도 일생에 단 한 번도 누려 본 적 없는 단어들이었으니, 의문과
고토 본섬에 도착하다원정대의 종착점인 후쿠에지마(福江島)는 고토열도 중 가장 큰 섬이다. 히사카지마(久賀島)·나루시마(奈留島)와 함께 ‘아래쪽 고토’라는 뜻으로 시모고토(下五島)라고 불린다. 다른 섬은 포기하고 후쿠에지마만 둘러보기로 했지만 그 역시 하루로는 부족했다. 첫 번째 숙소인 산산도미에 캠프촌을 향해 가는 남쪽 방향에 이 섬의 랜드마크인 오니다케(鬼岳)가 있다. 해발 315m의 구상화산으로 정상부가 모두 잔디로 덮여 있다. 잔디 썰매를 탈 수도 있을 정도라고. 이 보드라운 평화가 오기 전에 분출됐던 화기와 열기의 흔적은 7
고래가 살던 바다고토열도를 대표하는 5개의 섬 중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나카도리지마가 다음 여행지였다.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이어진 나카도리지마(中通島)와 와카마쓰지마(若松島)를 ‘위쪽 고토’를 뜻하는 가미고토(上五島)라고 부르는데, 행정구역상으로는 신카미고토초에 속한다. 유서 깊은 성당들은 물론이고, 고래잡이의 역사를 보여 주는 경빈관 박물관, 고토 우동이나 동백기름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도 있고, 관광물산 센터도 있을 만큼 넉넉한 여행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다.점심 메뉴는 고토의 명물인 고토 지고쿠 다키지옥 냄비
신기루 같았던 낮과 밤무인도로 떠나기 전 마트에 들러 보급을 마쳤다. 노자키지마(野崎島)로 가는 소형 쾌속선은 깨끗하고 쾌적했다. 유네스코 유산을 보러 가는 여정에 격을 맞춘 것도 같고, 무인도로 들어가기 전에 실컷 문명의 호사를 누려 보라는 것 같기도 했다. 달리면서 본 노자키지마의 자태는 홀쭉하고 길쭉했다. 동서 2km, 남북 6.5km로, 마치 두 개의 섬을 붙여 놓은 것처럼 허리춤이 낮고 좁은데, 그 위에 섬의 보물, 노쿠비 교회(旧野首教会)가 올라앉아 있었다. 이제 기독교 이야기를 해야 한다. 나가사키는 일본에 기독교가 처
화산섬 비경 퍼레이드의 서막우쿠지마를 떠나는 첫 배는 아침 6시55분이었다. 이슬 젖은 텐트를 대충 말아 배낭에 우겨넣자마자 예약한 택시가 도착했다. 바빴지만 순조로운 출발. 오지카지마까지는 배로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오지카지마에서 오전시간을, 이웃 무인도인 노자키지마에서 밤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래서 오지카지마를 그냥 지나쳐 가는 섬이라고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다. 고토여행 내내 이어졌던 놀라운 화산섬 비경 퍼레이드의 서막이 여기서부터 열렸기 때문이다. 카키노하마해수욕장(柿の浜海水浴場)은 자갈밭 끝에 모래사장이 차분하게 가라앉
두 바퀴로 만난 섬섬에서 섬으로 여행할 때 가장 조심할 점은 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면 주르르 밀려 버리기 때문이다. 근데 비행기가 말썽이었다. 인천에서 나가사키행 비행기가 지연 출발하면서 사세보항에서 출발하는 우쿠지마행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 공항에서도, 항구에서도 얼마나 조바심을 냈는지 모른다. 어쨌든 오전 10시40분. 우쿠지마행 페리에 안전하게 탑승했다. 첫 여행지인 우쿠지마는 고토열도 최북단의 섬이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고토시가 아니라 사세보시에 속한다. 짐을 내려놓고 한숨을 돌린 후에 목마른 사람은
우리가 고토로 간 이유고토열도가 성지순례의 한 코스로만 알려져 있어서인지, 자연을 만끽했다는 여행기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구성된 6명의 고토열도 원정대의 미션은 알려지지 않은 비경을 속속들이 만나고 오는 것이었다. 순례자가 아닌 여행자로, 특별히 캠퍼로서 말이다. 우리가 여행한 고토(五島), 즉 5개의 섬은 원래 고토의 주요 섬 5개와는 달랐다. 나가사키 사세보에서 배를 타고 고토열도를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동선을 짰다. 첫 밤은 우쿠지마(宇久島), 둘째 밤은 노자키지마(野崎島), 3일과 4일째 밤은 나카도리지마(中通島),
홍콩에서 딱 하루만의 시간이 주어진다면올드타운센트럴은 가장 보편타당한 행선지다.꼭 소화해야 할 스케줄을 압축했다.*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 여행의 필수 코스다. 할리우드 로드(Hollywood Road)를 중심으로 남쪽의 소호(Soho), 북쪽의 노호(Noho), 포호(Poho) 지역까지 포함한다. 홍콩의 시간이 그대로 느껴지는 오랜 골목골목에는 트렌디한 가게, 골목 사이사이 힙한 벽화들이 들어차 있다. 실컷 먹부림을 부리다 슬렁슬렁 쇼핑하기 좋은 셩완(Sheung Wan) 지역과 나이트라이프의 성지 란콰이퐁(Lan Kwai Fong)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걸어야 한다. 빌딩 사이, 좁은 골목 틈틈이 발자국을 찍으며. 가을에 홍콩을 만난다면 한여름 동안 숨어 있었던 당신의 걷기 본능이 깨어날지 모른다. ●Old Town Central노란 가스등 아래올드타운센트럴90년대 홍콩영화의 감성에 취해 본 적 있다면, 당신에게 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의 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홍콩섬 서쪽, 센트럴 일대를 칭하는 올드타운센트럴은 높은 고층건물이 산을 이루고, 어느 곳보다 빠른 신식 문물이 들어오는 장소. 동시에 오랜 역사가 켜켜이 쌓인 노포, 거리와 골목 등이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골프여행하면 떠오르는 1순위 목적지가 아니다. 동남아시아만 해도 태국이나 필리핀 등 쟁쟁한 여행지가 많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은 대중성이 아니고 희소성이다. 참신한 골프여행을 찾는 골퍼에게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쿠알라룸푸르의 이미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프라도 손색이 없다. 겨울을 나기에도 부담없는 착한 가격의 장기 체류형 골프장도 있고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명문 골프장을 섭렵할 수도 있다. 다양한 선택지 중 쿠알라룸푸르의 자타공인 상위 랭킹 골
새삼스레 ‘있던 곳’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난다. 마음을 억누르던 노여움도 누그러진다. 지금, 수수한 팔라완으로 떠나야 할 이유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은 늘 극도의 흥분으로 가득하다. 짓누르고 있던 억압을 땅에 내려놓는 기분이랄까.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였다. 팔라완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단잠에 빠졌다. 4시간이 금세 지나고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닿았다. 국제공항답지 않게 소박한 공항은 수속이 빨랐다. 짐을 끌고 나오니 후끈하고 축축한 공기가 폐 속으로 훅 들어왔다. 열대의 향기다. “지금은 우기입니다. 언제 어떻게 폭우가 내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