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책장 사이 끼워 놨던 책갈피를 찾듯.한 장 한 장, 천천히 넘기며 숨겨진 골목들을 탐험했다.▶경의선 책거리홍대입구역 6번 출구 → 경의선 책거리 → 김대중 도서관 → 와우교 100선 & 텍스트의 숲 → 책거리역 → 홍대 땡땡거리 → 숨어있는 책 → 산울림1992 → 산울림 소극장 → 오브젝트 서교점추천코스: 지하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오브젝트까지길이: 2km소요시간: 1시간30분●철길에 글자가 스며들기까지경의선 책거리책은 세월과 상관없이 존재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책이 스며든 철길을 거닐었다. 경의선은 1900년
조선 왕릉은 역사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은 세계 유산이자 숲길 명소다. 수도권 파주의 파주 삼릉과 파주 장릉 역시 숲길이 아름다운 조선 왕릉이다. 걷기 좋은 계절, 파주의 조선 왕릉으로 숲길 나들이를 떠나자. ●화려한 숲길 산책파주 삼릉파주 봉일천에 자리한 세 능인 공릉, 순릉, 영릉을 일컫는다. 공릉은 예종의 원비 장순왕후 한씨의 능이다. 장순왕후는 한명회의 딸이다. 순릉은 성종의 원비 공혜왕후 한씨의 능이다. 공혜왕후 역시 한명회의 딸. 장순왕후와는 자매지간이다. 영릉은 영조의 첫째 아들 효장세자와 부인 효순왕후 조씨의 능이다. 효
위드 코로나로 여행을 떠나는 발걸음이 한결 가뿐해졌다. 겨울이 다가오기 전 한껏 야외 활동에 나서보자. 맑은 공기와 푸른 자연을 만끽하기에 숲 여행만한 것이 없다. 가을에도 여전히 초록빛으로 빛나는 마법 같은 제주의 숲길 세 곳을 소개한다. ●제주의 허파, 곶자왈을 걷다교래자연휴양림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암석을 뜻하는 ‘자왈’인 제주어의 합성어이다.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암석들이 불규칙하게 널려있는 용암 지대에 숲이 형성되어 있다. 용암 지대의 특성상 일 년 내내 숲속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
가을의 끝, 김천을 여행했다.어느 때보다 깊고 진하게,김천의 매력에 한껏 물들었다. Nature●1,600년의 세월직지사직지사는 김천에서 가장 깊은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사부작사부작, 절 마당 가득 떨어진 낙엽을 살포시 밟는다. 세상이 노랗고 벌겋게 물든, 그런 가을이었다. 툇마루 아래 정갈하게 놓인 스님의 고무신이 가볍게 비워낸 마음처럼 깨끗하다. 직지사는 황악산(黃岳山)에 자리하는 사찰이다. 황악산의 황(黃)은 오방색 중에서 가운데를 의미한다. 실제로 황악산 직지사는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중추에 위치한다. 직지사의 창건에
광주 여행은 걸어야 한다.역사를 따라 문화를 따라서.오늘은 무거운 역사는 저 뒤로 하고또 다른 절반과 인사한다.광주의 밝고, 화사한 감성이다. 광주 여행의 큰 테마는 역사와 문화, 예술, 맛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5·18민주화운동’ 같은 굵직한 현대사를 따라가는 여행이 1단계라면 다음은 좀 더 말랑한 광주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양림동 일대를 돌며 펭귄마을, 이장우가옥, 우일선 선교사 사택을 방문하고, 동명동 카페 거리 곳곳을 쏘다니는 여행 말이다. 필요한 건 튼튼한 두 다리와 멋진 포즈다.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인트가
화려한 치장 속 예술 한 줌,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에서 찾았다.그리고 앤디 워홀의 속을 들여봤다.청담동명품거리에서 가장 창의적인 건축물을 봤다면, 그곳이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이다.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국내 첫 작품인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은 한국 역사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형태와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수원화성, 그리고 흰 도포 자락을 너울거려 학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래학춤의 우아한 움직임에서 받은 영감을 접목했다. 특히 4층에 위치한 에스
순식간에 가을이 떠나고 있다. 유난히 짧은 가을을 그냥 넘기기에는 뭔가 아쉬웠다. 평창에 방문하기로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해 자주 찾았던 곳인 만큼 애정 또한 깊은 곳이다. 하루 정도 짬을 내서 월정사에 다녀오기로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을을 가장 진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다. 월정사는 백두대간의 중심부 가장 깊숙한 곳, 오대산 자락에 있는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일 정도로 규모가 꽤 크다. 신라 시대에 자장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고려 시대 일연 스님이 쓴 에 그 창건 유
요즘 여행의 트렌드라면, 취향 만족 여행이 있다. 단순히 볼거리, 즐길 거리가 아닌 개인의 취향이 여행을 채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는 취향 여행자들이 찾기에 제격인 여행지다. 미식의 탐닉을 좋아한다면 식도락 여행을 즐길 수 있고, 아기자기 소품을 좋아한다면 소품가게 투어를 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책방’을 좋아한다면? 그것도 문제없다. 제주 구석구석 책방의 매력에 빠지는 제주 책방 올레가 있기 때문. 여행 가방에 한 권의 책을 챙겨 넣는 당신이라면, 제주에서 책방 올레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책방에서 떠나는 시간 여행
알고 보니 고양은 생태 도시였다. 한강을 따라 들어선 장항습지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겨울이면 큰기러기와 재두루미가 날아온다. 선버들과 말똥게는 자연이 어떻게 서로를 도우며 공생하는지를 보여준다.오늘은 고양시 관광과에서 주관하는 ‘행주에서 대덕까지, 평화누리길을 걷다’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장항습지와 평화누리길을 돌아보며 고양시의 생태를 탐방하고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장항습지-장항버들장어전시관-평화누리길-대덕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3시간 코스를 따라가며 고양의 깊고 울창한 자연을 탐방했다.●여기가 장항습
북한강 물길과 경춘선 기찻길을 따라 달리는 길.속도보다는 여유를 장착했다. 강길 따라 추억이 흐른다.▶북한강 자전거길코스│경춘선 춘천역→의암댐→청평 안전유원지→경의중앙선 운길산역주행거리│72km 소요시간│6시간 10분 난이도│중휴식 포인트│춘천역에서 운길산역까지 72km는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시원한 강바람과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 식당 등의 휴게소 덕분에 큰 피로감 없이 상쾌하게 달릴 수 있다.한강의 대지류, 북한강북한강은 북한 지역 금강군 옥발봉에서 발원해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대지류다. 협곡이 많고 수량이
잘 놀고, 잘 쉬고, 건강하게 먹는 힐링 3종 세트.함양에선 이 세 가지가 모두 가능했다.●일단 잘 놀아 보자!함양대봉산휴양밸리함양, 느낌상 아래 지방일 것 같은데 전라도 하면 광주, 경상도 하면 부산처럼 찰떡같이 입에 붙는 행정구역이 떠오르지 않았다. 궁금증은 함양 톨게이트를 지나고서야 풀렸다. 관광지로 안내하는 갈색 이정표가 지리산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 그렇다면 경상남도다.남쪽으로 지리산을 품고 있는 함양은 경상남도 서쪽에 위치한 군으로 선비문화와 산삼의 본고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시내로 들어서자 2021 함양산삼항노화엑스
막창 말고, 치킨 말고, 김광석 말고.근대기 대구를 일으킨 건축물을 찾았다.보고, 듣고, 알아야 할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살이라서, 그래서 여행만큼은 가볍길 바랐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봤다. 호기심을 쫓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잠자리를 찾는 데 시간을 쏟았다. 생각 없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내 안의 ‘팩폭’ 세포가 물었다. “언제까지 비워 내기만 할 건데!” 대구 건축문화기행을 접하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나는 건축 전공자도 아니고, 평소 건축에 크게 관심을 두는 사람
대청도는 소청도와 백령도와 같은 여객선의 항로에 있다.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 섬이 주는 매력은 제각각이다. 그중 대청도에는 화려한 자연환경과 감동적인 여행 인프라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대청도는 12.75km2 넓이에 7개의 마을이 있는 섬이다. 현지 여행사를 통해 숙소와 식사를 제공받고 전용 관광버스로 편안하게 여행하거나 공영버스와 도보를 적절히 섞어 섬을 탐방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삼각산을 중심으로 일주도로가 순환하는데, 도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관광 스폿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이 흐른다. 건물이 흐른다. 늘 흘러가던 공간에 머무르자 다른 것이 흐른다.한강이 흐른다. 태양이 흐른다. 늘 바삐 흐르는 도심의 하루가 조금 더디 흐른다.반포한강공원은 반포대교 아래를 지나는 잠수교 남단의 달빛광장을 중심으로 자전거길과 걷기길, 피크닉장과 체력단련장, 농구장, 축구장 등 한강을 배경으로 여가시설이 곳곳에 조성되어 있어 많은 서울시민이 찾는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공간은 단연 세빛섬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세빛섬 야외무대는 한적한 모습이지만, 세빛섬은 오늘도 변함없이 한강에 떠 있다.세빛섬은 반포대교
변신의 계절, 가을이다. 여름내 푸르던 벼는 어느덧 황금빛으로 물들었고, 나무는 조만간 옷을 갈아입을 계획인가 보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 세상이 선보이는 올해 마지막이 될 푸르름을 만끽하기 위해 경상북도 칠곡으로 향했다.가을 햇살을 닮은 황금들녘이 드넓게 펼쳐진 경상북도 칠곡군 가산면 학하리. 학이 무리 지어 놀았다는 해발 839m의 유학산 북쪽 기슭에 가산수피아가 있다. 2019년 4월 6일에 문을 연 가산수피아는 면적 약 4만 평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의 민간정원이다. 경상북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데 이어 2021년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은 황순원(1915~2000)의 소설 의 무대를 재현하고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서울에서 시골 마을로 온 소녀와 시골 소년의 짧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추억을 담은 소설 . 교과서에도 실린 국민 소설이다. 소나기마을이 조성된 사연은 참으로 흥미롭다. 의 단 한 문장,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가 근거다. 황순원이 재직했던 경희대에서는 양평읍과 손잡고 2003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2009년 소나기마을의 문을 열었다.양평은 황순원의 고향도, 오래 거주
서울 북부에서 1시간 이내 거리의 파주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동네다. 군데군데 흩어진 볼거리를 모두 섭렵해도 당일이면 충분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기에 제격이다. ●즐거움이 가득임진각 북녘 땅을 마주하고 선 임진각에서는 안보관광과 여유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물론 둘 중 하나를 선택해도 좋다. 안보관광을 원한다면 임진각 국민관광지 내에 자리한 관광상품권 판매소로 향하자. 도라산 역으로 가는 상품과 도라산 역, 도라 전망대, 제3땅굴, 통일촌 등지를 둘러보는 상품을 판매한다. 안보관광을 하지 않아도 임진각
울산에는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정원이 있다. 순천만에 이어 대한민국 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이다. ●핵심 볼거리가 자리한 태화지구태화강 국가정원은 835,452㎡, 약 250만 평의 어마어마한 규모다. 태화강을 경계로 강 남쪽은 삼호지구, 강 북쪽은 태화지구라 일컫는다. 반나절이나 당일의 짧은 코스로 이곳을 찾는다면 태화지구로 향하자. 사계절 푸르른 십리대숲을 비롯해 계절 정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반긴다. 여정의 출발점은 태화강 남쪽 제5주차장이다. 강 북쪽인 태화지구를 구경하는데 굳이 강 남쪽에서 출발
부산의 또 다른 바다가 궁금했다.그 호기심을 기장군이 달랬다.상상 이상의 파란 바다로. 매년 부산을 2~3번을 찾지만, 기장은 심리적으로 멀었다. 뚜벅이 여행자라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지만, 기장 초입인 해동용궁사가 전부였다. 더 올라갈 힘이 부족했던 건 아마 기장의 매력을 몰랐던 탓도 있을 것이다. 해운대에서 대중교통으로 30~40분만 투자해도 웬만한 기장 바다의 매력은 느낄 수 있었는데 말이다. 일단 무작정 기장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시원한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위주로 추렸다. 기장읍 죽성리로 가 황학대와 죽
가을이 깊어가면 감성도 깊어간다. 여행에 깊이를 더할 문화 충전소를 찾는다면 완주로 떠나보자. ●삼례책마을 책박물관 & 고서점 호산방 가지런히 정리된 책 사이를 걸으면 차분해지고 오래된 종이 냄새에 커피 향이 곁들여지면 메말랐던 감성도 차오른다. 1950년대 지어진 양곡창고는 2016년 쌀 대신 10만 권이 넘는 고서와 헌책으로 가득 찼다. 문화창고가 된 이곳엔 고서점, 헌책방, 북카페, 북갤러리, 책박물관 등이 한데 모여 있고, 세미나와 전시회뿐만 아니라 음악공연, 북콘서트 등 시기마다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펼친다. 책박물관에서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