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 반도에 남은 숨은 보석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곳. 미얀마에 벌써 세 번째 여권 도장을 찍고 오는 길이다. ●금빛 불탑과 명상의 도시양곤 Yangan황금 도시를 걷는 시간“밍글라바(Minglaba)!” 미얀마식 인사말에 오랫동안 잊고 지낸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새벽녘 찬 공기가 금세 따스한 온기로 채워지며 발걸음이 좀 가벼워졌다. 숙소를 떠난 지 10분 남짓 됐을까. 어두컴컴한 거리에 황금빛 사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얀마의 상징인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다.쉐다곤 파고다
한껏 게을러지고 싶었지만 마냥 너부러지고 싶진 않았다. 마침한 그런 곳을 가까이서 찾았다.할롱, 할롱, 하롱베이. 그 이름을 노래처럼 흥얼거리며 바다의 숲, 하롱베이를 노닐었다.●이유 있는 여유 가 보지도 않고 ‘뻔하지’라고 생각했다. 단체 여행객들이 무리 지어 이동하는 패키지 상품 이미지가 가득한 하롱베이(Ha Long Bay) 말이다. 석회암의 구릉 대지가 오랜 세월 비바람에 시달리고 바닷물에 침식되어 바다 위로 머리 내민 섬이 되었다. 섬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삐죽하게 솟은 기암까지, 그 수를 세어 보면 수천 개에 달한다는데
바람의 온도가 체온을 닮은 날이었다. 그 동질감이 반가워 몸도 마음도 가벼이 떠나기로 한다. 비운 자리엔 도쿄를 가득 담아 오면 되니까. ●우연히 발견한 하루첫 도쿄는 우연에 맡겼다. 가고 싶은 곳이야 두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으니, 그럴 땐 오히려 두 손을 탈탈 털어 버리는 것이 상책. 과감하게 휴대폰 지도를 끄고 지나가는 사람을 따라 그저 흘러 다녔다. 슬슬 배고파지던 차에 발길이 이끄는 대로 향했다. 첫 끼는 카레로 정했다. 정성껏 담겨 나온 카레를 크게 한 입 욱여넣었다. 소박하고도 거창하다. 첫인상이 좋다. 도쿄에서
●그들만의 아름다운 호흡푸농족 레저 농장Bunun Tribal Leisure Farm화롄에 아메이족 농장이 있다면, 타이동에는 푸농족 농장이 있다. 푸농족 레저 농장은 원주민을 주제로 한 레저 농장이다. 25년 전, 타이베이 북동쪽에 위치한 지룽시에서 타이동으로 이주한 푸농족 사장 부부는 이곳에 거주 중이던 푸농족 원주민들과 함께 지금의 푸농족 레저 농장을 일구었다. 타이완 내에는 약 6만 명에 가까운 푸농족이 있는데 그중 농장 인근에는 5개의 푸농족 마을을 중심으로 2,000~3,000명의 푸농족이 거주 중이다. 농장은 모두 그
●대초원의 동물들 신광자오펑 목장 & 리조트Shin Kong Chao Feng Ranch & Resort6.6km2 규모의 신광자오펑 목장 & 리조트는 ‘화롄에서 가장 큰 레저 농장’이다. 너른 부지에 숙박 시설과 대초원, 동물원, 목장, 온천 등을 갖췄다. 특히 일렬로 가지런히 늘어선 독채 객실들은 영화 속 서양의 주택단지를 떠오르게 한다. 4인 기준의 객실이 총 130개나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실감 난다. 숙소 인근에는 철 성분 가득한 탄산온천이 있는데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를 위해 잠시
●높고 높은 하늘 아래 쉐바 레저 농장 Sheipa Leisure Farm아찔한 산비탈 길을 차로 오르기를 한참, 어느덧 고도계는 해발 1,923m를 가리킨다.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과 얼추 맞먹는 높이다. 한참을 올려다보아야 했던 산등성이는 어느새 사람의 키만큼이나 낮아졌고 구름은 일찍이 발아래에 깔렸다. 마치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다.1976년 배농사로 시작해 1994년부터 레저 농장으로 발전한 쉐바 레저 농장은 봄에는 벚꽃과 모란, 여름에는 수국과 봉선화, 가을에는 매화 등의 꽃이 피고 7~8월에는 블루베리, 11월에는 키위 등의
지난해 7월, 타이완 레저 농장이 를 통해 한국 매체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그 후 반년, 이번엔 태평양을 가로지르고 고산을 오르내리며 동부 농장을 다녀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와글와글싼푸 레저 농장Sanfu Leisure Farm창문 너머, 노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이곳, 이란을 대표하는 모감주나무다. 그 밑으로는 잉어와 오리가 헤엄치는 작은 연못이 있다. 아담하면서도 감각적인 이 정원은 싼푸 레저 농장의 삼형제가 함께 설계했다. 정원을 중심으로 약 250명 수용 가능한 80여 개의 객실이 둘
마카오의 반짝이는 밤만큼 좋아하는 것.맨들맨들 윤이 나는 모자이크 바닥, 원숙하게 색 바랜 파스텔빛 건물.그래서 오늘은 그냥 걸어 보기로 했다. ●예쁜 곳 옆에 예쁜 곳평일 한낮에도 마카오는 포근했다. 온화한 바람이 옷깃 안으로 파고들고, 나풀나풀 치마 끝을 흔들었다. 막 가을이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여름이 무색할 정도로 다정한 날씨였다. 그러니까 성 라자루 당구(St. Lazarus Parish)를 걷게 된 건 필연이라고 하자. 좋은 날엔 예쁜 곳이 어울리니까. 요즘 마카오 여행자들의 원픽으로 꼽힌다는데, 이유는 물론 예뻐서다.
방콕에서 직선거리로 고작 100km 남짓한 근교에 택시와 뚝뚝, 외국인 여행자가 없는 태국을 상상이나 했던가! 지금까지 카오야이는 그저 국립공원으로만 인식되어 왔지만, 자세히 보니 달랐다. 몇 날 며칠을 머물러도 모자랐다. 마지막 퍼즐대학시절, 나는 여행에 미쳐 있었다(물론 지금도).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여행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마지막 대학 겨울 방학이 시작되던 날, 난생처음 장기 배낭여행을 떠났다. 두 달간 인도차이나반도 5개국을 돌았고 그 시작과 끝은 태국의 방콕이었다. 부지런을 떤 덕분에 계획했던 곳의 대부분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후난성 천저우(郴州, 침주)는 중국인들에게는 장가계 못지않은 비경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기암괴석으로 가득한 망산을 걸었고 물안개 자욱한 동강호 앞에선 숨이 멎었다. 게다가,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찬 식탁까지. 내내 풍성했다.음이온과 물안개라 중국 후난성(湖南省, 호남성)에 자리한 천저우(郴州, 침주)에 다녀왔다. 후난성은 우리에게 그럭저럭 알려져 있지만 천저우는 꽤 낯선데, 광둥성(广东省, 광동성)과 접한 남부에 위치해 있다. 중국 내에서 텅스텐과 희토류의 매장량과 생산량이 가장 많고, 70여 종의 광물이 생산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를 가로지르고, 높디높은 산을 넘고서야 비로소 당신의 심장에 발을 디뎠다. 세상 모든 곳에 당신의 품을 내어줬기에, 여기만큼은 조금 황량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걸까. 그러나 이제는 안다. 당신은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여행자의 의식여기는 카자흐스탄, 알마티(Almaty)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이자, 유라시아의 심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곳. 수도를 옛 아스타나(Astana) 지역, 그러니까 누르술탄(NurSultan)으로 옮기기 전까지 카자흐스탄의 중심지였던 곳. 여전히 중앙아시아 경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강렬한 무위의 열망이 커질 때, 비행기 표를 끊었다. 기차도, 공장도, 심지어 서점도 없는 나라, 현실에 길들지 않은 라오스를 향해.●여행의 시작과 끝비엔티안 VIENTIANE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수도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허리를 담당한다. 공항에서 내려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까지,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일정 시간을 보내야 하는 비엔티안은 라오스를 알아가기 좋은 곳이다.11월 보름, 대규모의 축제가 열리는 곳이자 지폐에 사용될 정도로 라오스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는 탓 루앙(That Lu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