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날씨가 좋아 한강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뤘고, 나 또한 텐트를 치고 모처럼 느긋하게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그 중 한 커플이 눈에 띄었다. 치킨과 맥주 등을 예쁘게 늘어놓고서 연신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데 사진을 다 찍고 나서는 어느새 훌쩍 자리를 떠버렸다. 실제 피부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봄날의 강바람과 따스한 햇살보다 그들에게는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SNS로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듯 했다. 이렇듯 이미 일상에서도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나누며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진정성을 갖는 것인지
5월17일부터 20일까지 강릉에서 열린 세계 관광인들의 축제라고 불리는 아시아·태평양 관광협회(PATA, Pacific Asia Travel Association) 총회에 다녀왔다. 이번 PATA 총회의 주제는 ‘다리 놓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기: 협업이 창조하는 기회’다. 세계 41개국에서 참가한 500명의 여행업계 종사자들은 관광객이 차별받지 않고 여행을 하려면 어떤 여건을 조성해야 되는지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역과 세대, 인종과 종교, 기술 발전과 정치적 견해의 차이 등으로 벌어진 사람과
같이 일을 하는 동료직원들이 생일선물이라고 건넨 강남 ABC 호텔의 파파스 라운지 연간 회원카드는 다소 황당했다. 연간 20만원을 지불한 회원권 치고는 혜택이 너무 부족했다. 주말 한정으로 운영한다는 정체불명의 파파스 라운지 무료입장권과 1일 숙박권, 마찬가지로 주말만 사용할 수 있는 일반 객실 1장에 사우나 무료입장권이 2장이 전부였다. 생일선물인지라 기쁜 척 받았지만 그리 효용성은 없어 보였다. 특히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파파스 라운지 연간 회원권의 혜택은 그리 특전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주말에 카드를 소지하고 호텔에 방문하면
, , , , , , , , , , , 등 현재 방송되고 있는 여행 예능 방송은 10개가 넘는다. 여행 예능 방송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여행 전문가 또는 지역 전문가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
8세기에서 15세기까지 동서양간의 무역을 장악했던 나라는 베네치아공화국으로 지금의 이탈리아 일대다. 당시 서양에서 인기 있던 품목은 인도에서 재배된 후추와 같은 향신료로 이는 무역선에 실려 홍해를 거쳐 지중해 인근에 위치한 베네치아까지 운송됐다. 베네치아는 이러한 해상 네트워크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함으로써 막대한 이윤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15세기 중엽에 이르러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맞이했다. 이슬람 왕조인 오스만 제국이 동로마였던 비잔틴 제국(현재의 터키 및 그리스 지역)을 이탈리아산 대포로 멸망시키고 세르비아와
미국 중부의 어느 소도시에서 막 낭독회를 끝낸 참이었다. 나는 몹시 피곤했고 그래서 호텔로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발랑 누워 버렸다. 가을이었을 텐데, 낯선 소도시는 추웠고, 차가운 담요 안으로 몸을 게으르게 밀어 넣으며 나는 휴대전화를 열었다. 페이스북 알람이 여러 개 떠 있었다. 후배가 내 이름을 태그한 글을 올려 둔 모양이었다. “언니 언니, 나 어제 술자리에서 어떤 분을 만났는데요. 세상에 얘길 하다 보니 언니랑 소개팅 한 남자였어요!” 나는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내 생애 소개팅은 단 세 번이었다. 첫 번째 소개팅 상대는
얼마 전 미팅을 위해 모 빌딩을 처음 갔다. 예상보다 길이 막혀 미팅 5분전에야 겨우 주차를 했다. 1층으로 올라갔더니 옆의 빌딩으로 가란다. 분명 B동 주차장으로 들어갔는데, 지하가 연결되어 있어 A동으로 올라온 거였다. 부랴부랴 옆 빌딩으로 갔다. 미팅 룸에 입성한 시각을 보니 5분 지각이다. 친절한 미팅 상대는 마실 것을 물어본 뒤 가지러 갔다. 잠깐 숨 돌릴 틈이 생겨 폰을 체크했더니 모르는 번호에서 문자가 와있다. “ㅇㅇ빌딩 지하3층 지정주차공간에 주차하셨는데 괜찮으시다면 지금 차 좀 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급하게 주차하
필자는 중국 청두(成都)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3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 사천성의 성도인 청두는 오랜 역사와 풍부한 자연유산 그리고 세계 최대 규모의 판다 동물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인구 1,500만명의 대도시인만큼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많은 사람은 음식이라고 말한다. 이번 여행은 대학교 친구 둘과 별다른 계획 없이 시작되었다. 한 친구는 맛집을 찾아다니기 좋아하고 또 다른 친구는 요리사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식으로 소문난 청두에서 주말
긴 겨울이 지나 계절은 어김없이 봄을 불러왔지만 호텔산업은 따뜻한 봄기운 보다는 여전한 찬 기운이 몸 주위를 휘감고 있다. 봄바람의 기대가 무색하게 최근 전해진 호텔예약 중계업체인 M사의 폐업은 찬 서리 같은 뉴스였다. 폐업의 원인과 대처의 아쉬움에 대한 세평을 듣고 있자니 우려했던 현실이 닥치고 말았다는 걱정이 일었다. 이와 동시에 단순히 건물 하나로서의 존재 가치만이 아닌, 서로 연계돼 복잡한 구조로 진화되어가는 호텔산업을 향한 우리의 시각에 불안감이 찾아왔다. 과연 산업으로서의 호텔은 우리에게 충분한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일까?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농산물과 면세품을 소규모로 밀거래하는 보따리상을 ‘따이공(代工)’이라 한다. 이들 중 면세점 따이공이 딜레마다. 지난해 3월 금한령 이후 중국인 관광객은 48.3% 감소했으나 따이공의 매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따이공은 사드 보복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면세점에 VIP가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산 물건을 밀거래 함으로써 유통 질서를 교란하고, 가격을 파괴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16년 대비 22.7% 감소했음에도
얼마 전 미팅을 위해 사내 회의실을 오후 3시로 예약해 뒀다. 3시쯤 되어 협력사 분과 회의실로 들어가려는데, 20대 중반의 신입 직원이 회의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직원에게 오후 3시로 회의실을 예약했으니 좀 비켜줄 수 있겠냐고 물었고 그는 아직 2시59분이니까 기다리라고 답했다. 순간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가 차기도 했다. 난 나이도 많고 상급자인데 2시59분이라고 회의실을 내어줄 수 없다니. 그러면서 나도 몰래 입에서 내가 사회 초년생일때 당시 상사분들이 하던 말이 툭 튀어 나왔다. ‘하여튼 요새 젊은 것들은…’ 그
훈훈해진 공기에 슬슬 야외활동을 꾀할 당신.몸보다 앞서 간 마음에 자칫 골치 아픈 통증이 찾아올 수 있다. 초짜 마라토너는 피로해 피로골절이란 한 골절에 반복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태로, 무리한 운동을 할 때 근육이 다 흡수하지 못한 충격을 뼈가 대신 받을 때 발생한다. 뼈가 부러지진 않지만 더 이상 치유가 불가능한 미세한 손상이 골 조직에 축적되면 뼈에 금이 가게 된다. 피로골절의 위험이 가장 큰 대표적인 종목은 달리기. 흔히 경골(정강이뼈)에 통증을 호소하곤 한다. 피로골절이 발생하면 1~2달 동안 절대적 휴식을 취해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