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멀리, 호쿠리쿠 기차여행 기차는 언제나 더 낯설고 매력적인 장소로 우리를 데려다준다.오래 몸을 실을수록, 멀리 갈수록 그렇다. 간사이를 벗어나 북쪽으로 조금 더 멀리 달렸다. 조용하고 그윽한 호쿠리쿠의 풍경을 만났다. 동화 속 풍경을 간직한 일본 중부 시라카와고 마을. 두 손을 모은 듯한 독특한 가옥 모양 때문에 합장마을이라 불린다 호쿠리쿠를 현명하게 여행하는 법간사이 북쪽, 일본 중부에 속하는 후쿠이현, 도야마현, 이시카와현을 통틀어 호쿠리쿠北陸 지역이라 부른다. 이번 여행에서는 JR 다카야마-호쿠리쿠 관광패스를 이용해
1945년 8월이었다. 상공에서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 히로시마 시내 전역이 파괴됐다. 히로시마성은 물론 남북의 축선*을 따라 늘어선 수많은 근대적 건축물들과 상점가가 잿더미로 변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은 당시 지독한 기근에 시달려야 했고, 특히 원폭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파괴된 히로시마 주민들의 삶은 그야말로 비극이었다. 이때 등장한 음식이 바로 ‘오코노미야키(お好み?き)’다. 히로시마풍의 오코노미야키는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편 다음 양배추를 소복이 쌓고, 그 위로 숙주와 돼지고기 등을 넣어 볶는다. 밀가루 반죽과 양배추의
Kathmandu Hotel Fairfield by Marriott 가을이라고 해도 한낮의 카트만두는 여전히 뜨거웠다. 헬멧을 쓰자마자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삽질은 실로 오랜만이다. 이내 드러나는 돌덩이들. 무른 것은 깨부수고 단단한 것은 파서 옮겨야 한다. 어깨가 결리고 손아귀가 저려 왔다.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카트만두 호텔의 직원들. 며칠 만에 익숙한 사이가 되었다 나 같은 막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일이 바로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다. 카트만두와 인근 도시에는 2015년 지진 이후 새집을 구하지 못
Mountain 히말라야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히말라야라는 극한의 환경을 품고도 발달한 문명을 이뤘던 나라가 네팔이다. 그만큼 산을 잘 이해하고 있다. 2,000년 이상 거친 히말라야와 공존해 온 그들의 비결을 산행 중 안내판에서 깨달았다. Nature Doesn’t Need People, People Need Nature. 비현실적일만큼 생생하게 보이는 히말라야 산맥의 장관 이른 새벽 히말라야 상공으로 날아갈 준비를 하는 관광비행기 ●Mountain 1지상 가장 높은 곳에도 남겨진 상흔아직 어둠이 무거운 이른 새벽에 카트만두 공항
Kathmandu무너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 예전이 더 좋았다고. 지진 이후, 사람들은 기대마저 무너뜨렸다. 하지만 나는 반대한다. 그리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트만두’라고. 여전히 놀라운 역사와 자연의 도시라고. 파탄 두르바르 스퀘어에 있는 박물관 건물. 네와르 인들은 5,000년 전에도 이미 나무와 벽돌, 청동과 돌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었다 Unesco World Heritage 재생하는 도시 카트만두카트만두에 내 발자국은 어쩐지 동그라미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야 여행
낯선 땅이었다. 그동안 숱하게 중국을 오가면서도 한 번도 인연이 닿은 적이 없었고, 다녀왔다는 사람조차 만나 보지 못했던. 붉은 강이 흐른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이었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츠수이대폭포는 높이 76m, 폭 60m에 달한다 ●츠수이 赤水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절경목적지는 구이저우(貴州)성인데, 비행기가 내린 곳은 쓰촨(四川)성의 충칭(重庆)이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 츠수이(赤水) 지역이 쓰촨성과 구이저우성의 경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남서쪽에 위치한 구이저우성은 그동안 중
가을은 화려했고, 온천은 따스했다. 저녁마다 눈앞에 차려졌던 진수성찬도, 즉석에서 익혀 낸 해산물도 힐링 그 자체였다. 지난 1년간 쌓였던 심신의 피로를 미야기현에서 단 며칠 만에 풀어낼 수 있었다. 다테(だて)*한 미야기현 힐링 로드*だて(伊達) | 멋부림, 호기를 부림 미야기현 | 일본 도호쿠 지방의 최대 중심지다. 혼슈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오우 산맥의 동쪽에 위치해 내륙 쪽으로는 험한 산악 지형이, 바다 쪽으로는 너른 평야가 펼쳐진다. 230만명의 인구 중 100만여 명이 센다이시에 거주한다. 낙엽수림이 풍부해 일본의 대표적
지난 가을 어느날 크루즈를 타고 있었다. 아시아 최초의 럭셔리 크루즈라는 15만톤급 월드 드림호(World Dream)를 타고 3일간 남지나해를 가로지르는 여정이었다. 홍콩 인근의 공해상 어딘가에서 월드 드림호가 떠 있었고, 그 배 안의 조디악 극장에서 나는 연기 자욱한 뉴욕의 뒷골목을 떠올리게 됐다. 두 개의 낯선 세계가 그렇게 연결됐다. 세계 10대 클럽 중 하나인 주크 클럽이 월드 드림호에 ‘주크 비치’ 클럽을 열었다 팝 아트로 꾸며진 월드 드림호는 작년 11월에 첫 운항을 개시했다 ●‘크루즈’란 낯선 세계크루즈에 입문한 것은
모든 일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포슬포슬한 카스테라, 우아한 차 한 잔, 그 유명한 나가사키 짬뽕 한 그릇에도다 그럴 만한 스토리가 있다. 음미해야 마땅한 역사가 담겼다. ●일본과 중국의 만남이와사키 혼포(岩崎本舗)예로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나가사키 지역에는 중국인이 몰려 살던 토진 마치(唐人町) 지구가 있었다. 그리고 19세기에 이르러 토진 마치 근처로 조성된 것이 지금의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 초입에 위치한 이와사키 혼포(岩崎本舗)는 ‘카쿠니만쥬(角煮まんじゅう)’ 전문점이다. 두꺼운 돼지고기를 간장, 설탕, 술
넓은 땅만큼이나 다양한 먹거리를 가진 중국. ‘네 발 달린 건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같은 음식이라도 지역마다 재료와 요리법이 다르다. 익히 아는 중국 음식이지만, 하얼빈에서는 그 맛이 또 다르다. ●만드는 대로 맛이 나네훠궈훠궈는 육수에 해산물이나 고기, 야채 등을 넣어 익혀 먹는 요리다. ‘중국식 샤브샤브’라고 하는 편이 더 빠르겠다. 보통 훠궈 집에 가면 육수를 백탕과 홍탕으로 나눠서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백탕 하나만 주는 곳도 있다. 그럴 경우 취향에 따라 고추기름
갈색 가을이 쉬어 가고 빨간 단풍이 잠을 청하며까만 태평양이 쉬지 않고 하얀 시간을 흘려보내던그 계절, 청명한 와카야마에서의 기록. 아와시마 신사는 가다항과 인접해 있다. ‘여성을 위한 신’을 모시는 곳으로, 약 2만여 개의 히나 인형들이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한 번 더, 처음내게는 도쿄가 첫 일본이었다. 고층 건물과 인파 사이에서 완전히 넋이 나가서 “역시 큰 도시가 좋은 것”이라며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후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도시 위주의 여행을 다니게 됐다. 이처럼 취향의 편향이 심
●Sake Brewery 술 익는 마을, 풍미에 취하다글 권라희 사진 정혜진, 권라희 가시마(鹿島)사가현 남서쪽에 위치한 가시마는 동쪽으로 규슈 최대의 갯벌이 있는 아리아케해를 접한다. 국가지정 중요 전통 건축물인 히젠 하마슈쿠 술 주조장 거리, 일본 역사공원 100선에 선정된 가시마 성터 아사히가오카 공원, 일본 3대 이나리 곡식의 신 중 하나인 유토쿠 이나리 신사가 이곳에 있다. 전통 가옥들이 보존되어 있는 히젠 하마슈쿠 주조장 거리 히젠 미네마쓰 주조장 안에는 50~60년 전 일본의 생활용품을 모아 놓은 전시장이 있다 히젠 미
Onsen Village 미인들은 온천에서 녹차를 마시지 우레시노(嬉野)우레시노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사가현의 남쪽에 있다. 우레시노강에는 두루미가 자주 찾아와 ‘두루미가 즐기는 온천’ 이라고도 불린다. 일본 3대 피부 미인 온천 중 한 곳으로 손꼽힌 우레시노 온천은 1,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하루 3,000톤의 용출량을 자랑하며 온천 수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또한 에도시대부터 차 재배를 시작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300년이 넘는 큰 차나무가 있을 만큼 녹차도 유명하다. 최근 조성된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는
●Takeo Olle + Onsen 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글 차승준 사진 권라희 다케오(武雄市)사가현 서부에 위치한 다케오에는 산과 분지, 강을 모두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1,3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온천이 있다. 다케오 온천은 특히 피부에 좋은 수질로 유명하며, 규슈 올레의 다케오 코스 종료 지점에 있으므로 한바탕 걷고 난 올레꾼들이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며 시원하게 몸을 풀기에도 좋다. 다케오 시내와 야마우치초에는 도자기 가마들이 많아, 도자기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일본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한 가
Pottery Village 코발트 블루빛 슬픔,도자기의 옛 실리콘밸리 오카와치야마도자기 마을로 유명한 이마리시에서도 가장 안쪽의 산간벽지에 자리해 있다. 에도시대에 바닷길을 따라 서양으로 전해졌던 아리타, 이마리, 하사미 도자기는 생산지가 아니라 출항 도시의 이름으로 각인된 것이다. 실제로 도자기가 생산되었던 곳은 오카와치야마처럼 작은 오지 마을들이다. 산골 깊숙이 자리한 도자기 마을 오카와치야마의 초입 전통적인 것부터 모던한 것까지 다양한 도자기를 팔고 있다 마을 구석구석에 도자기 장식이 있다. 골목 구경에 푹 빠진 원정대가 잠
●Karatsu Olle 가라쓰(唐津) 사가현 북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요부코항에서 신선한 활어회와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가을이 되면 가라쓰 거리는 축제로 물든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라쓰군치 축제 기간 동안 청년들은 각 마을을 상징하는 히키야마 행렬을 이끌고 신사로 향한다. 서귀포시와 자매도시인 가라쓰에는 규슈 올레 19개의 코스 중 제주 올레와 가장 닮은 가라쓰 코스가 있다. 올레길의 종착점인 하도미사키(하도곶)에는 주상절리와 해송이 어우러진 절경이 펼쳐지고 그 말미에 익숙한 얼굴의 돌하르방이 제주에서
●Saga Ebisu Tour 슈가로드 위에서 달달한 발걸음을글 이민영 사진 정혜진 사가역부터 사가현청까지 뻗은 골목은 아기자기한 상점들로 가득하다. 평소에도 ‘디저트 배와 밥 배는 따로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전통과 맛을 겸비한 명과점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에도 시대에 규슈의 나가사키에서 에도로 설탕을 운반했던 228km의 길을 ‘슈가로드’라고 한다. 원료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 길을 따라 과자 문화가 발달했다. 그 슈가로드의 일부인 사가시에는 전통 있는 명과점들이 많이 남아 있다. 주머니도 가볍고, 대식가도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몽골의 온천, 순한 눈을 끔벅이는 낙타를 타고 오르는 사막에 투명한 어기호수까지. 몸과 마음을 몽실몽실하게 녹여 버린 겨울 몽골 여행기를 소개한다. 물 웅덩이 부근에서는 좀 더 많은 동물들을 볼 수 있다 뽀얀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쳉헤르 온천의 아침 ●추울수록 좋은 온천“저 몽골 여행 갈 거예요.” 느닷없이 겨울 몽골 여행을 선언한 내게 지인들은 “왜 하필 지금?”이라는 의문을 던졌다. 몽골 여행의 성수기인 여름을 훌쩍 넘겼으니 그럴 수밖에. 길고 긴 몽골의 겨울은 혹독한 추위 탓에 여행자의
이제 매일매일 시즈오카에 갈 수 있다. 주6회 취항하던 에어서울이12월24일부터 시즈오카에 매일 운항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안 갈 수 있으랴, 올 겨울엔 시즈오카에 점을 찍자. 시즈오카현은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2시간, 시즈오카현은 이렇게나 가깝다. 규모는 부산과 비견된다. 시즈오카 인구는 375만명으로 부산 인구 350만명보다 약간 더 많다. 예전엔 일본의 대표적 여행지인 오키나와, 오사카 등과 비교해 시즈오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점점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의 배우 이시언이 일본 여행으로 시즈오
한 지역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원하는 여행자라면 나가사키가 제격이다. 일본, 중국, 유럽까지 3개국 여행이 가능한 나가사키로 당신을 초대한다. ●모락모락 ‘운젠’온천으로 유명한 운젠 지구는 일본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메이지 시대에는 서양인들의 휴양지로도 크게 번성했다. 운젠의 명물은 산자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운젠지옥이다.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운젠지옥은 유황냄새가 가득 차고 땅에서는 연신 모락모락 김이 올라와 마치 도깨비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운젠의 또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