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성수동에 다녀왔다. 내 기억과는 달리 지금의 성수동에서는 브루클린이나 포틀랜드 등으로 여행을 갔을때 느꼈을법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공업지역의 낡아 버려지거나 용도를 잃어 방치된 공장들을 철거하는 대신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생시키는 세계적인 트랜드 ‘뉴어버니즘(New Urbanism)’의 중심지가 한국에서는 바로 성수동인 것이다. 내가 찾아간 ‘대림창고’ 역시 겉에서 보면 오래되고 낡은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는, 이름 그대로 어떤 공장의 평범한 창고와 같은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부로
골목길이 떴다. 최근 서울 구석구석, 감성이 살아 있는 골목길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 방문한 기억나는 맛집은 어느 곳에 있는가? 나지막한 건물들과 좁은 골목길에 자리한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인가? 혹, 그곳이 연남동이나 성수동 아니면 한남동에 있는 건 아닌가? 그렇다. 한때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교통이 불편하고 유동 인구가 적어 침침한 분위기마저 풍기던 골목길이 이제는 핫 플레이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좁은 골목길에 저마다의 개성을 간직한 작은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강남역이나 명동 같은 시내 중심지
10년도 넘은 일이다. 니케이트렌디(Nikkei Trendy)라는 일본의 경제 잡지가 일본 국내 호텔의 서비스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80개 시티호텔을 이용하고 각 호텔의 평가를 특집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이 특집의 점검항목은 판에 박힌 위생이나 서비스 응대 시간, 친절 등의 항목이 아닌 재미난 10가지 항목이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호텔은 불야성인가?’와 ‘호텔은 밤과 아침,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항목의 측정이었다. 늦은 밤 시간에도 호텔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응대할 대안을 갖추고 있는냐는 의미였다. ‘호
김선주 님, 조희정 님…. 탑승 고객을 확인하는 호명 소리가 우렁차고 씩씩하다. 아침 6시20분 버스 출발 시각에 맞추느라 새벽잠을 설쳐 흐리멍덩했던 정신이 일순 또렷해진다. 와,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걸…. 그 흘러넘치는 에너지는 여행 일정 내내 기복 없이 한결 같았다. 친절한 미소와 유쾌한 언행의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이다. 여행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명랑한 기운은 더 세지고 강해져 급기야 일행들 모두를 전염시켰다. 하하하, 호호호, 낄낄낄, 깔깔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정말 베테랑 가이드구나, 누구랄 것 없이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여행사, 한국여행업엽회(KATA) 우수여행상품 선정여행사, 전라북도 전담여행사…. 아름여행사가 가진 화려한 타이틀을 모두 읊자면 시간깨나 필요할 것 같다. 그동안 우수여행사로 받은 각종 표창장이며 상패만으로 사무실 한쪽 벽이 빼곡하게 채워졌으니 말이다. 아름여행사는 신인철 부사장과 시작부터 함께였다. 연간 운영하는 700~800개 여행상품의 95%는 모두 그의 손을 거쳤으니, 자식과도 같은 상품을 대하는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여행을 만드는 사람은 섬세해야 합니다. 여행에는 많은 변수가 따르지만 가이드나 상
박민우의 여행기는 지질하고 비루하다. 당황스러울 만큼 솔직하기도 하다. 자칭 ‘글 광대’의 연희는 종이를 무대로 펼쳐진다. 책을 펼쳤다면 이미 그의 주술에 걸려든 것이다. 당신은 곧 그의 팬이 된다. 곧 여행도 떠나게 될 터이고. ●이렇게 즐거울 수도 있구나! “언니, 나 이 작가님 초청 강연 한 번만 해줘. 소~원이야!” 여행 좋아하는 후배의 간청에서 그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여행작가 박민우. 표지에 그의 얼굴이 있었다. 이상하게 낯이 익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일다 SNS를 연결했다. 몇 달
익숙함을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함께 나누는 시간과 함께 걷는 걸음 다음날 아침, 현지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다. 흐린 날씨 속에 다시 서먹함을 보이던 아이들은 오후 시간 물놀이를 하며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역시 함께 나누는 ‘시간’의 힘을 느꼈다. 물놀이 시간을 마치고 두 번째 예술 프로그램으로 허나영 예술인이 주도하는 모빌 만들기(Free Throw-Free Draw)를 시작했다. 이틀간의 여행을 돌아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예술인들은 그렇게 제작, 발표된 아이들의 작품들로 작은 전시회를
시작은 ‘그’ 때문이었네시작은 모두 그 때문이었다. 일본이라면 안 가 본 곳이 없고, 지금도 한 달에 반 이상은 일본에 가는 김윤중 대표가 “나 일본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라고 말했을 땐, 달리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모인 6명의 여행전문가들의 공통점은 모두 고토열도가 처음이라는 것. 그러나 초행임을 믿기 어려울 만큼 김윤중 대표의 사전 준비는 치밀했다. 젊은 나이에 창업한 일본전문여행사를 탄탄하게 키워 낸 이의 저력이었다. 엔타비의 송준헌 후쿠오카 지사장은 호텔 주방장부터 피아노 조율사, 관광버스 운전사, 관광협회
지난달 레터에서 에어컨 없음을 고백했는데, 이번 달에는 TV가 없음을 고백해야겠습니다. 랩톱도 있고 모바일도 있으니, 그럭저럭 살아집니다. 아무래도 퍽 활자적인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런 제가 액션캠을 하나 살까 고민 중입니다. TV 없이는 살아도 카메라 없이는 못 사는 세상이 온 걸까요?시나브로 변해 왔습니다. 더 이상 신제품의 종이 매뉴얼을 읽지 않고 동영상 매뉴얼을 선호한 지가 꽤 되었습니다. 바보상자라니요. 활자 대신 영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여행은 오래전부터 최적의 영상 콘텐츠였지만, 소수의 전문가가 독점적인 채널을 통해
‘맥주와 아기 기저귀’, 월마트는 기저귀 심부름을 나온 남편이 맥주를 함께 산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저귀 진열대 옆에 맥주를 진열했다. 그 결과 기저귀와 맥주의 매출이 함께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월마트는 장바구니 분석을 통해 상품 간의 구매 연관성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교차판매(Cross selling)전략을 도입했다. 교차판매는 한 제품과 서비스를 산 고객이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으로 거의 모든 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영업 방식이다. 핸드폰 구매 시 핸드폰을 산 곳에서 가장 유리하
때로는 우연이 필연을 만들기도 한다. 웹투어 김광희 팀장이 국내여행 상품 개발자가 된 사연이 그렇다. 관광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우연히 선배가 운영하는 소규모 국내 여행사에서 가이드로 일을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처음으로 국내 여행에도 가이드의 필요성이 제기되던 시기였다. “당시 국내 여행에는 대부분 가이드가 동행 하지 않아 방문지에 대한 해설이 부족했죠. 인터넷 정보가 미흡했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가이드가 동행하는 국내 여행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이드가 일정 내내 함께 하며 여행지에 대한 설명과
누군가의 열정이 버무려진 뒤에야 하나의 여행상품이 겨우 만들어진다. 그 야무진 열정에 여행객은 미소 짓는다. 내나라 곳곳을 누비고 살핀 수고스러움 쯤이야, 그 미소 앞에서는 대수롭지 않다. 현장에서 내나라 여행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울산 패키지 여행 상품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보통 국내 여행 상품의 숙박 시설과 달리 ‘롯데시티호텔’이 적힌 상품이 많다는 것이다. 일정 만큼이나 숙박에도 신경 쓰고 싶은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롯데호텔은 5성급 브랜드인 롯데호텔, 그리고 4성급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한때 기획자로 일하던 ‘그림 비전공자’ 이미영 작가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음을 몸소 증명했다.그동안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여행이 될 거라며 스케치북을 꺼내 보였다.●여행의 새로운 방식으레 스튜디오나 작업실이겠거니 했더니만. 뜻밖에도 이미영 작가는 서울 삼청동의 한 과학책방에서 만나자고 했다. 갈릴레오와 다윈의 앞 글자를 딴 ‘갈다(Galdar)’는 천문학자인 이명현 대표가 주택을 개조해 만든 책방 겸 커뮤니티 공간이다. 벽화 작업 의뢰를 받은 것도 아니고, 이미영 작가는 지금 갈다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커피를 내리고 차를
당연하기만 했던 존재가 이리도 소중할 줄은 몰랐다.사마사마*. 고마운 여행이었다.*뜨리마 카쉬│‘감사하다’는 뜻의 말레이어.*사마사마│‘나도 감사하다’는 뜻의 말레이식 대답 인사.●Day 1 우리는 지금 코타키나발루 이전부터 많은 국가들의 침략을 겪어 오며 다양한 색깔과 문화를 갖게 된 말레이시아. 그중 코타키나발루는 보르네오(Borneo)섬 북부, 키나발루(Kinabalu)산 기슭에 위치해 있다. 작열하는 태양, 상아빛 해변, 반딧불이 반짝이는 청정 숲, 하늘에 닿을 듯한 야자수와 상냥한 사람들. 이 모든 것이 정글처럼 뒤섞여 천
페르시아 왕 샤리아르는 사냥을 나간 사이 흑인 노예와 놀아난 왕비를 발견한다. 그는 실망한 나머지 격분하여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을 살해했다. 이후 전국의 미인을 한 명씩 불러들여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아침 처형하는 만행을 시작한다.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딸을 감추기 시작했다. 그때 용기와 지혜를 겸비한 노 재상의 딸 셰헤라자드가 자진하여 왕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날 밤 그녀는 샤리아르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제안한다. 만약 셰헤라자드의 이야기가 왕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그녀는 날이 밝는 즉시 죽어야만 했다. 그러나
2017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무려 714만 명. 우리나라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로, 매년 한국인 방문객 기록을 갈아치우며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다.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는 일본의 매력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사무소 야마다 다카나리(Yamada Takanari) 소장은 여행객의 마음을 알아주는 일본 특유 의 차별화된 가치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7월부터 JNTO 한국사무소를 이끌게 됐다. 소 감은 어떤가. JNTO에서 25년간 몸담았다. 호주와 타이완 사무소에
영국에서 대학원 수업 중 들었던 인상적인 이야기중 하나는 외국 항공사들이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전문업체를 통해 비싼 가격을 주고 구매한다는 것이었다. 그중에는 항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보이는 신용카드 사용과 관련 데이터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나는 그 사실에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과거 내가 근무했던 항공사의 경우 노선 계획을 위해 주로 참고하던 자료가 경쟁사의 탑승률이나 항공권의 평균 가격 자료처럼 항공산업에 직접적으로 연관성을 갖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해외에서는 기업간 데이터 거래가 이미 왕성히
그를 거치면 모든 일이 ‘다 데쓰’데스와 무려 15일을 같이 있었다. 마지막 날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헤어질 때는 오래오래 안고 있었다. 남자지만 그랬다. 살짝 눈물이 날 것도 같았지만 체면 때문에 참았다. 지금까지 취재여행을 하며 많은 관광청 직원과 가이드를 만났지만 데스만큼 일을 똑 부러지게 하는 ‘친구’는 만나지 못했다. 식당에서 피자를 시킬 때도, 커피를 살 때도, 방에 물이 안 나올 때도 데스를 찾았다. 데스, 데스, 데스. 하루에 가장 많이 말하고 듣는 단어가 데스였다. 데스는 ‘데스Death’되는 줄 알았을 것이다. 그
더워도 너무 더웠지요. 지금쯤은 조금 살 만하고 쾌적하신지요. 지난 계절만큼 가을을 간절하게 기다렸던 적이 없었습니다. 에어컨이 없었던 저는 특히 더 그랬답니다. 9월 달력의 마지막에는 가지런히 추석 연휴도 걸려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이번 더위에 기록을 양보한 지난 큰 더위, 그러니까 1994년의 뜨거운 여름에 저는 삼양동에 살고 있었습니다. 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삶의 문제와 해법 찾기를 위해 옥탑방 한 달 살이를 했던 바로 그 서울 강북의 삼양동입니다. 제가 살던 구역은 오래 전 재개발로 아파트가 되었지만, 94년에
‘플랫폼 경제’ 또는 ‘공유경제’는 관광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공유경제의 가파른 성장세는 국민을 위한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혜택을 창출해낼 미래 성장 동력임과 동시에 성공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광분야를 촉진하려는 정부에게도 혁신성장의 주요 분야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에는 공유숙박과 비슷한 제도로 2011년부터 시행된 ‘외국인관광 도시 민박업’이 있다. 외국인관광 도시 민박업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숙식 등을 제공하는 업’을 뜻한다. 현재 서울에는 1천 개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