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계획에 없던 여행지였다. 게다가 듣도 보도 못한 보드룸Bodrum이라니! 하지만 이 여행의 끝에서 나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30대에 클럽마니아가 된 것뿐 아니라 한국에 돌아와 디제잉DJing에 맛을 들이게 됐다. 이 행복한 늦바람을 어이할꼬. 화려한 밤과는 대조적으로 차분한 보드룸의 낮 들어는 봤나, 보드룸처음으로 한 달간 떠나는 인생 최초의 긴 여행. 친구와는 10일 동안만 동행하고 나머지 20일은 혼자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에게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여행 초보답게 여행서적을 찾아 밤새 읽곤 했다.
‘비포before’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이 개봉했고, 우디 앨런 감독의 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 즈음이었던 것 같다. 파리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건.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이미화 영화를 찾아서 파리로 파리행을 결심하고 1년 뒤 나는 사표를 냈다. 영화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호기로운 각오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내 손에는 파리행 비행기표가 팔랑거리고 있었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적어도 나에겐 단순히 배우의 연기를 보
지금 파리에는 천 가지가 넘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마음이 차분해지는 잔잔한 호숫가와 고성을 거닐다 보면 저 멀리 에펠탑이 보인다. 여유롭고 아늑한 공간을 찾는 파리지엥들의 휴식처, 뱅센Vincennes의 모습이다. 어느 따스한 봄날, 나도 그들을 따라 뱅센을 걸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김민정 파리 도심에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뱅센에는 파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편안함, 설렘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 프랑스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고성, 귀족의 사냥터였던 마을을 둘러싼 푸른 공원이 있고 180여
일반적인 파리 여행자들은 에펠탑을 본 뒤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더 특별한 걸 원하는 여행자들은 에펠탑 주변을 탐색한다. 에펠탑 지척에 자리한 미술관 두 곳을 찾아갔다.글 고서령 기자 사진 임재훈, 최진욱 께브랑리 미술관 윗층에 자리한 레종브르 레스토랑에서 본 에펠탑 께브랑리 미술관에는 유럽을 제외한 세계 전 대륙의 ‘신기방기’한 유물 30만여 점이 모여 있다 ●께브랑리 미술관 MusEe du Quai Branly상상 그 이상을 보여 주는 곳파리에서 가능한 일 중엔 통념을 뛰어넘는 것이 많다.
회색빛 아테네에서 정신의 고향을 더듬고미코노스와 델로스의 바닷바람에 마음을 열면산토리니에서는 그저햇살, 바다, 하늘, 하얀 집 그리고 붉은 꽃. 수천년의 기다림, 에레크테이온 신전 사도바울이 복음을 전했던 아레오파고스 언덕 ●아테네 Athens 두 번째 만남이 더 좋은 도시아테네의 역사는 BC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에 유적과 보물들 그리고 철학까지…하룻밤 머물면서 다 알려고 하지 말지어다. 아크로폴리스 주변으로 그저 가볍게 산책하자. 두 번째 방문이다. 비행기 안에서 20여 년 전 여름이 떠올랐다. 당시 40일이 넘어가는 여
영화 에서처럼 꽁꽁 언 피오르를 보고 싶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오르가 모여 있다는 피오르노르웨이를 찾아갔다. 협곡 속에 자리한 작은 마을 ‘운드레달Undredal’에서 바라본 송네피오르 겨울 피오르의 감동 플롬Flam겨울 피오르를 만나러 가는 길은 조금 쓸쓸했다. 플롬 산악열차Flamsbana 창밖으로 얼어붙은 폭포와,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이 드문드문 지나갔고 싸락눈이 흩날렸다. 여름엔 이 기찻길 주위로 녹음이 무성하고 꽃이 만발한다고 했다. 여름 같은 생기는 없었지만 겨울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봄맞이를 준비하는 3월에도 노르웨이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연중 대부분을 겨울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 속을 여행했다. 원래 노르웨이 여행은 여름(6~8월)이 적기랬다. 그때야 비로소 초록 잎이 돋고 꽃이 피어난 피오르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3월에 노르웨이를 찾아갔다. 겨울나라의 진짜 모습은 겨울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북부 노르웨이Northern Norway‘노르웨이’는 ‘북쪽으로 가는 길’이란 뜻이다. 그 길의 끝, 북부 노르웨이로 향했다. 순수의 땅 알타Alta북위 66도33분에 북극선Artic Circle
스노타이어를 장착한 차들이 라플란드의 도로 위를 질주한다. 성격 급한 운전자는 제한 속도 80km를 넘기며 스노타이어의 위대함을 몸소 보여 준다. 북극선 너머에 자리해 긴 겨울을 나는 라플란드에는 스노타이어처럼 겨울에 최적화된 것들이 많다. 여행자들이 라플란드의 겨울을 즐기기에 무리가 없는 이유다. 겨울 왕국, 라플란드를 이해하고 즐기는 데 도움이 되는 5가지 키워드. 칵슬라우타넨의 산타 셀리브레이션 하우스에서 나오는 길 라플란드Lapland는핀란드와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 러시아의 콜라반도를 포함한 유럽 최북단을 일컫는 지역이다.
●Zaragoza폭탄을 가지고 있는 대성당바르셀로나에서 서쪽, 마드리드에서 동쪽에 자리한 사라고사Zaragoza로 가는 길목이었다. 차창 밖으로 일렬로 가지런히 서 있는 올리브 나무가 끊임없이 스쳐 지나갔다. 스페인 전역에는 현재 약 6억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쑥쑥 자라고 있단다. 그중 대부분이 남쪽 지방인 안달루시아에 집중되어 있지만 유럽에서 생산되는 올리브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스페인은 대표적인 올리브 생산국이다. 비옥한 토지에서 자라나고 있는 올리브 나무의 건강한 향기를 맡으며 드디어 사라고사에 도착했다. 에브
●Montserrat신비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바위산, 몬세라트희뿌연 새벽안개인지 몽실몽실 내려앉은 옅은 구름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해발 1,200m의 거대한 바위산 몬세라트Montserrat 중턱에는 프란시스코 프랑코Francisco Franco, 1892~1975년의 40년 독재정권 시절, 카탈루냐 사람들이 침묵의 투쟁을 벌였던 베네딕트 수도원이 있다. 독재자의 매서운 탄압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지키기 위해 카탈루냐어로 미사를 진행하면서 합창곡을 부르던 애잔함 때문일까. 수도원에는 애달프면서도 굳건한 저항의 기운
당신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언젠가 스페인에서 석 달쯤 눌러 살아 보자고. 당신과 함께 가기로 약속했던 스페인을 나 홀로 먼저 다녀왔다. 그 시간은 달콤한 시에스타siesta를 즐기고 일어나 시원한 샹그리아 와인을 마시며 거리를 산책하는 여유로 가득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이 많이 그립지 않았다. 사실은 혼자가 아니었다 홀로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홀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일행은 있었다. 커다란 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트라팔가 코치 투어. 무려 18개국에서 서른 두 명의 동행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놀라
프랑스 서부의 오래된 성들을 찾아갔다.먼 옛날 그곳에 살았던왕족과 귀족의 흔적을 더듬고수백년 동안 맛을 지켜 온 음식을 탐했다. 1,000개의 성이 세워진 땅루아르Loire루아르강을 따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루아르 지역.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한 프랑스 왕족과 귀족들은 앞 다투어 성을 짓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정원’이자 ‘1,000개 성의 지역’이라 불리는 땅을 찾아갔다. 귀부인들의 손으로 꾸민 성슈농소성Chateau de Chenonceau슈농소성의 주인은 대대로 여성이었다. 앙리2세의 애인이었던 디안느Diane를 시작으로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