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시간은 참으로 부지런히 흘러간다. 그러나 여행 중이라면 또 다르기 마련이다. 느리게 생각하고 천천히 걷는 동안 우리는 조금 더 ‘그곳’에 동화될 수 있기 때문. 그곳이 노르웨이라면 다른 여느 여행지보다 더 여유를 두고 대자연의 서사시 피오르를, 그리고 예술가들이 음악과 조각으로 전하는 인생의 메시지를 찬찬히 음미해 봄이 어떠할지. 취재협조 스칸디나비아관광청 02-777-5943 www.stb-asia.comBergen 천사의 도시에 발을 딛다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베르겐행 비행기에서 창쪽 자리는 내주지 말아야 할 것이
피오르에 집중하는 여행객에게 오슬로는 노르웨이의 수도 혹은 입출국의 통로에 불과하지만, 허투루 건너뛰기에는 아쉬운 구석이 많은 곳이다. 시간을 갖고 찬찬히 뜯어보면 문화적 텍스트가 풍부한 곳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살아 있는 조각의 향연 비겔란 조각 공원 ⓒ트래비오슬로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문화 공간 중 하나다. 상징적 자연주의의 대가인 구스타브 비겔란(Gustav Vigeland)이 인간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만든 작품 200여 점이 도열해 있다. 그의 역작을 대면하노라면 사실적이면서 역동적인 표현 기법에 탄복을 금할 수 없다
작곡가 그리그가 연정을 품었던 피오르는 노르웨이를 드러내는 핵심적인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노르웨이를 실제 방문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마치 선험적인 존재와도 같다. 노르웨이의 피오르가 아니라 피오르의 노르웨이라 해도 별반 놀랄 일이 아니다. 자연의 완강한 신비 피오르노르웨이의 지형은 해안선이 놀랄 만큼 복잡하다. 특히 해안선이 절단된 듯이 경사가 급한 서부 노르웨이는 더욱 심하다. 이처럼 육지로 급히 파고들어 급경사의 기슭을 가진 만을 협만, 즉 피오르(fjord)라고 한다. 피오르의 역사는 빙하의 역사와 궤를 같
ⓒ트래비노르웨이는 글에 비유하자면 초벌로 쓴 원고이자 퇴고를 거친 최종 원고다. 막 잡아 빚은 듯 거친 자연의 야성미와 동화 같은 마을이 보여 주는 정제된 풍경을 두루 품고 있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부단한 언어의 조탁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위대하고 고매한 풍경이기는 매한가지다. 베르겐(Bergen)에서 출발해 피오르(Fjord) 투어를 거쳐 오슬로(Oslo)에 이르기까지 단 한 순간도 떨칠 수 없는 감상이었다.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취재협조 스칸디나비안 관광청 02-777-5943 www.stb-asia.com
꼬불꼬불 피요르드를 따라 서로 한 몸인 것처럼 붙어 있는 스칸디나비아 4개국. 흔히 노르딕(Nordic) 4개국이라 불리는 이들 국가들 중에서 노르웨이는 가장 독특한 자연 지형을 자랑한다. 비틀즈 노래 제목으로도 유명한 ‘노르웨이의 숲’은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다. 순백색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자작나무 숲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를 통해서도 국내에서도 널리 회자된 바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아이콘은 피요르드(Fjord)이다. 백만년 전 북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