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공항에 내렸을 뿐인데, 청량감이 대단하다. 만년설과 벚꽃과 바다를 닮은 호수가 겹치는 신기한 풍경의 연속. 적도 너머에서 보내고 온 며칠은 짧았지만 번지점프처럼 강렬했다. ●남섬의 호반 도시Queenstown 퀸스타운거인의 심장 소리가 쿵쿵 뉴질랜드는 남섬과 북섬 두 개의 큰 섬과 수많은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로, 면적은 대한민국의 약 2.7배인 26만8,021km²다. 보통은 인천에서 직항이 다니는 북섬의 오클랜드(Auckland)를 중심으로 여정을 짜지만, 반대로 남섬의 퀸스타운(Queenstown)을 목적지로 잡고 오
사이판까지 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아와 버렸다.가끔은 있는 힘껏 쉬어야 할 필요도 있으니까.사이판을 구석구석 유람하진 않았지만 어떠랴. 이 또한 여행인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리조트에 도착한 것은 자정 무렵. 피로감을 숨길 수가 없었다. 객실을 배정받고 들어서자마자 바로 침대에 널브러졌다. 은은한 조명조차 눈을 괴롭혔던 그 밤, 나는 결심했다. 사이판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노라고.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여름을 보냈으니까. 가을바람이 등을 다독이기 시작했던 그때야 겨우 시간을 쪼개어 여름휴가를 온 것이었으니까. 의무감
섬을 강타했던 태풍의 피해를 극복하고 활력을 되찾고 있는 사이판. 섬 유일의 아트 축제와 로컬 맛집을 찾아다니는 동안 청정 여행지 이외의 또 다른 사이판의 매력을 발견했다.●끊이지 않는 바다 예찬“이렇게 깨끗하고 맑은 하늘이라니!” 호텔 조식을 먹고 바닷가 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사이판에서 맞는 첫날 아침이었다. 선글라스로도 가려지지 않는 눈부신 하늘과 새파란 남태평양 바다, 그 위에 하얀 솜사탕처럼 몽글몽글 떠 있는 구름이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4월의 미세먼지를 뚫고 와서인지, 사이판의 하늘과 바다는 더욱 쾌청하게 느
멜버른의 ‘좋아요’는 이곳에 있다.실패 없는 인스타용 사진 스폿 Top5를 소개한다.1. 하이어 그라운드 Higher Ground#JMTGR‘우와 사진 봐봐.’ 보통 브런치 맛집을 소개할 때 상대방의 반응이다. 그만큼 음식의 미(美)가 중요한 시대다. 1980년대 섬유공장으로 사용하다 30년간 방치된 곳을 2016년에 트렌디한 브런치 맛집, 하이어 그라운드로 재탄생시켰다. 서울 성수동 대림창고와 비슷한 분위기다. 대표메뉴는 리코타 핫케이크. 두툼한 펜케이크에 딸기와 각종 견과류, 리코타 치즈가 푸짐하게 얹어 나온다. 1인으로는 도저
매일 꿈꾸는 코알라처럼 빅토리아주를 여행했다.코알라처럼 여행하기24시간이 모자라다, 자느라고. 호주의 상징, 코알라 이야기다. 이 귀여운 친구들은 보통 하루 20시간 이상을 잔다. 그나마 눈뜨고 보내는 시간에는 오물오물 유칼립투스 잎만 씹어 댄다. 비가 내려도, 눈이 와도 먹고 잘 뿐이니 언뜻 실연이라도 당했나 싶다. 다 이유가 있다. 코알라는 지독한 편식가다. 오직 유칼립투스 잎만을 먹는데, 유칼립투스 잎에는 미약한 독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뿐더러 영양가도 그리 높지 않다. 하루 종일 소화만 시켜도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사부작사부작. 로타에서 남겨 온 기억들을 꺼내고 보니어느 하나 거창한 것이 없다. 죄다 낭만적이다.*태평양 서부에 위치한 로타(Rota)는 사이판(Saipan), 티니안(Tinian)과 함께 북마리아나 제도를 이루는 섬이다. 마리아나 제도의 원주민인 차모로족의 언어로 ‘Luta’라고도 불리며 미국령에 속해 있다. 섬의 면적은 약 85km2, 울릉도보다 조금 큰 정도. 괌, 사이판 등 인근 섬보다 아직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잦지 않아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다. ●이상적인 탈출의 방법그의 말이 그다지 심각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2주
만약 그가 당신의 손을 잡고 함께 타히티에 가고 싶다 말한다면 기꺼이 그의 청혼을 받아도 좋다. 그 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당신을 데려가고 싶다는 의미일 테니. 믿어도 된다. 타히티는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하이엔드 브랜드다. 하지만 타히티는 프렌치 폴리네시아 제도에 속하는 118개의 섬 중 하나다. 잘 알려진 보라보라섬도 마찬가지다. 타히티섬은 파페에테를 수도로 정치와 경제, 행정 등이 집약돼 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 제도 전체는 면적으로 따지면 유럽 대륙보다 더 넓다. 폴리네시안들도 평생 가 보지 못한 섬이 대부분일 정
시드니는 호주 주요 도시들로 향하는 관문도시다. 주 목적지에 밀려 체류시간이 짧아지기 일쑤라는 점은 관문도시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것을 감내하기에는 시드니의 매력이 너무 크고 다채롭다. 고민 끝에 시드니 시티투어버스인 빅버스(Big Bus Sydney)를 선택한다. 시드니 주요 명소를 두 가지 코스로 순환 운행하는데다가 하루 또는 이틀 동안 무제한으로 승하차할 수 있어 여정이 짧아도 시드니를 모조리 여행하는 데 그만이다. 레드 라인으로 불리는 시드니 투어(Sydney Tour)코스는 서큘러키(Circular Quay)에서 출
바로사, 애들레이드 힐, 맥라렌 베일, 풀루리유 페닌슐라를 거쳐 드디어 애들레이드다. 인구 108만 규모의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주도다. 바둑판식으로 잘 정렬된 도심부와 적재적소에 들어앉은 6개의 광장, 외곽의 푸른 녹지 공원, 강과 도심의 조화 등으로 계획도시의 성공사례로 뽑힌다.놀라운 점은 1836년 도시 조성 초기부터 현재의 큰 틀이 완성됐다는 점이다. 당시 애들레이드 시가지와 공원 등을 디자인한 윌리엄 라이트(William Light)의 선견지명 덕분이다. 영국의 예술가이자 해군 장교였던 그는 애들레이드 도시개발계획을 주도하
●야생 캥거루와 모스카토 한 잔바로사에서 애들레이드 힐(Adelaide Hills)로 떠나는 날 아침, 뜻밖의 선물을 받는다. 야생 캥거루를 찾아 숲을 트레킹하고 숲 속에서 아침을 먹잔다. 바로사 지역을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 더 루이스The Louise가 운영하는 ‘캥거루와 함께 아침 식사를(Breakfast with the roos)’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매혹적인 만큼 약간의 희생도 따른다. 아침잠이다. 이른 아침 먹이활동이 활발한 캥거루의 생활패턴에 인간이 맞춘다. 호주의 상징 캥거루를, 그것도 야생 캥거루를 만나는데 그 정도
그토록 와인에 바짝 다가간 적 없었고 그렇게 빠져든 적도 없었다. ‘호주의 와인 수도’다운 면모였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와이너리 투어 이야기다.●포도밭의 클래식 자동차클래식 자동차를 타고 와이너리 투어를 한다고 해서 살짝 호기심을 품기는 했지만, 세상에 1966년식 머스탱 컨버터블(Mustang convertible)이라니…. 아날로그 감성 넘치는 내부 인테리어에는 격조가 흐르고 군더더기 없는 직선적인 외부 디자인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물론 엔진 미션 할 것 없이 내부 부품은 당시의 것이 아니겠지만, 50여 년을 뛰어넘어 2018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허풍은 믿지 않는다.하지만 한마디 말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겠다. 어색해도 괜찮다. 옅은 미소를 곁들여 인사를 건네 보자.이곳에서라면 인사말 하나만으로 타인과 연결되는 순간을 종종 만나게 될 테니까. 밸리 오브 더 라떼의 백미였던 만득이 아저씨 해중전망대 투어에서는 화려한 무늬의 열대어들을 관찰할 수 있다 괌의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중년 커플 ‘미국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Where Americas Day Begins)’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괌은 우리나라와 고작 3,000km 떨어진 마리아나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