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의 흔적이 베를린을 예술 도시로 회생시킨 것은 필연이었다. 낡고 허물어져 가는 건물은 가난한 아티스트에게 훌륭한 아틀리에가 되었고, 일부 남아 있는 베를린 장벽은 세상에서 가장 긴 갤러리로 탈바꿈했다. 베를린에서는 어느 곳에 머물러도 도시를 가득 메운 예술의 혼을 느낄 수 있다. 이비스 스타일 베를린 미테의 5층 코너룸에서 내려다본 전경 체크인 데스크 겸 바로 이용되는 로비의 모습 그래피티로 벽면이 가득 채워진 레스토랑 코너룸의 더블베드룸 전경. 세면대는 침실 옆에 만들어져 욕실과 분리되어 있다 로젠탈러 플라츠역 바로 앞에 위치
그때 나는 베를린에 머물러 있는 중이었다. 머무름. 도중에 멈추거나 일시적으로 어떤 곳에 묵는 행위. 여행자에게 ‘머무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많은 도시 중 그곳이 베를린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우리는 모두 머무른다’라는 문구가 들어 있는 엽서 베딩, 일상의 회복 자전거 탄 신사가 바람에 흘린 모자를 주워 주고 맥주를 홀짝이던 남자가 보내 온 훈훈한 미소에 답을 해 줄 수 있을 만큼 여백이 있는 일상이 가능한 곳. 베를린은 화려하진 않지만 일상적인 모습이 매력적이고 분위기에 껌뻑 죽지만 요란하지 않은 취향의 여행자들이
Station 2BerlinGermany 경계 뒤, 장벽 너머 베를린 시티 나이트 라인CNL 야간열차가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출발하자 어둠이 내린다. 기차는 우주를 유영하듯 적막의 밤을 가르며 전진한다. 침대는 좁지만 아늑하고 흔들려도 규칙적이어서 리드미컬하다. 언제 국경을 넘어 독일로 진입했는지는 꿈처럼 희미하다. 새벽 여명 속에서 승무원이 아침 도시락과 커피 향을 건네며 베를린 도착 임박을 알린다. 그렇게 낮과 밤, 어제와 오늘, 나라와 나라의 경계를 넘어 베를린에 닿는다. 기다란 야외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베를린 장벽. 이스트 사
어떻게 공업단지가 세계의 관심을 끄는 ‘문화예술 스폿’으로 바뀔 수 있단 말인가? 철을 생산하고, 석탄을 캐고 가공하는 코크스 공장의 굉음이 끊이지 않았을 철광도시, 탄광도시가 어떻게 ‘유럽의 문화 수도’가 되었단 말인가? 몽환적인 빅 에어 패키지의 내부 prologue전세계 38개국 기자가 참가하는 독일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다. 이번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두 가지 투어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두 가지 모두 테마는 독일 유네스코 유산인데 첫 번째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면, 두 번째는 유네스코 ‘산업’유산이다. 우리
플라츠에서 만난 루터의 동상. 왼손은 독일어 번역본 성서를 쥐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교황청이 발부한 면죄부를 구기고 있다마틴 루터 Martin Luther독일의 성직자, 교수. 르네상스와 모더니즘의 방아쇠를 당겼다. 학자들은 그를 두고 마지막 중세를 살았던 인물로 평가한다. 당시 그는 절대 권력을 가졌던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스타 종교인이었다.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교회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지 500년이 되는 2017년까지 루터도시 곳곳에서는 그의 정신을 기리는 축제를 만날 수 있다. 신에서 인간으로 관점의 변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독일관광청 www.germany.travel 루프트한자항공 www.lufthansa.com 물보다 흔한 Beer 슈투트가르트 & 뮌헨 독일을 여행한다고 하니 지인들이 똑같이 한마디씩 했다. “맥주 많이 먹고 와.” 그들의 조언대로 나는 ‘하루라도 맥주를 마시지 않으면 입에 가시라도 돋을’ 기세로 독일 맥주를 흡입했다. 맥주를 제대로 즐기려면 독일 맥주 축제의 본고장인 뮌헨과 슈투트가르트로 달려가야 한다. 뮌헨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독일 맥주의 맛에 흠뻑 젖었으며 슈투트가르트의 민속축제에서 맥주와 함께 춤
GERMANY 어느 날, 독일이 말을 걸었다 반복된 여행이 준 큰 교훈 하나. “편견은 무지無知보다 무섭다.” 유럽을 늘 동경해 왔지만, 유독 독일만은 가고 싶지 않았다. 야만과 폭력의 시대를 이겨낸 나라, 후회로 얼룩진 과거를 재건설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나라. 여행이란 것이 일상을 도피하기 위해 시작되는 것인데, 독일여행에서는 현실보다 더 아픈 현실을 마주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완벽한 반전이었다. 그곳에는 눈을 의심하게 하는 아름다운 성들과 맥주 한 잔으로 소통하는 유쾌한 사람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독일의 남부 곳곳에는 재미난
글·사진 김영미 기자 취재협조 월드레일 www.worldrail.co.kr 1644-5453 Leipzig풍요로운 음악과 자유의 도시라이프치히를 빛낸 바흐, 멘델스존, 슈만고백하자면, 라이프치히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대 프랑스전을 치렀던 도시’ 정도밖에 없었다. 그런 무지한 기자에게 라이프치히가 보여 준 면면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채로운 문화·예술 유산과 품격있고 자유분방한 도시 분위기를 보유한 유럽의 라이프치히는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보물같은 도시였다.라이프치히는 예부터 독일의 정치, 음악, 예술의
독일 기차여행스토리텔링 독일 기차 여행독일이나 다른 유럽 나라들이나 비슷비슷 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알고 나면, 독일은 유일무이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로 돌변한다. 화려한 왕조와 품격 있는 음악가들은 도시의 문화를 풍성하게 가꿨고, 세계대전과 분단·통일을 거친 독일의 도시들은 저마다의 아픈 과거를 보듬었다. 기차를 타고 베를린부터 오버아마가우까지 달렸다. 스토리텔링과 함께 돌아보는 독일 동부와 남부 여행기.글·사진 김영미 기자 취재협조 월드레일 www.worldrail.co.kr 1644-5
ⓒ트래비트래비 창간1주년특집 기획의 하나로 연재된 ‘트래비스트, 월드컵 개최지 독일을 가다’편도 네 번째 베를린을 끝으로 마칩니다. 베를린에서는 예선 4경기와 8강전, 결승전이 열립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베를린 경기장에서 경기를 가지려면 결승전에 올라야만 합니다. 월드컵이 시작됐습니다. 이 기사를 담은 트래비가 여러분 손에 가 있을 때쯤엔 한국의 첫 번째 경기 결과가 이미 나와 있겠지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얘기라고 해도 베를린 경기장에 대한민국 대표팀이 설 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트래비스트 김은정씨는 투어닷코리아, 유럽전문
트래비 창간 1주년 특집 기획의 일환으로 영광의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재현되기 고대하며 한국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대 토고전), 라이프치히(대 프랑스전)에 이어 스위스전이 열리는 도시 하노버를 소개합니다. 투어닷코리아, 유럽전문 인터넷 카페 No.1 여행매니아가 함께한 ‘5기 트래비스트 공모전’에 대상으로 당선된 김은정씨가 직접 그곳을 다녀와 생생한 도시 여행기를 보내 왔습니다.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새벽부터 일어나 씻고 밥도 듬뿍 먹고 나의 자양강장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내고 있는 미숫가루까지 타서 가방
ⓒ트래비트래비 창간 1주년 특집 기획의 일환으로 영광의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재현되기를 고대하며 지난 호 프랑크푸르트에 이어 그 두 번째로 한국전이 개최되는 도시 라이프치히를 다녀왔습니다. 투어닷코리아와 유럽전문 인터넷 카페 ‘No. 1 여행매니아’가 함께한 5기 트래비스트 최종 수상자 김은정씨의 독일 방문기.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되새기며 라이프치히로 함께 떠나 보실까요? ⓒ트래비 번쩍…! 7시에 맞춰 놓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진다. 전날의 무리한 일정에 베개에 머리가 닿은 지 1초 만에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