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로 떠나기 바로 전날 아궁 화산이 폭발했다. 발리 공항은 폐쇄됐고, 이틀 뒤 출장 일정은 족자카르타로 바뀌었다. 일행 중 몇몇은 발리가 아닌 것에 서운해 했지만,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에 족자카르타가 있었던 나는 ‘드디어’ 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기대했던 보로부두르 사원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왔던 프람바난 힌두사원 네덜란드가 지배 당시, 불상의 머리를 잘라 팔아 먹거나 가져가서 얼굴 없는 불상이 많이 남게 되었다 부처의 일대기가 그려진 부조에는 원래 안료가 칠해져 있었지만 1,000년 넘게 화산재에 묻혀
인도네시아를 말하는독특하고 조금은 이상한 키워드들#수동비데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꼽으라면 화장실 시설. 좌변기 옆에 미니샤워기가 달려 있다. 뒷물용 수동식 비데로, 보통 쓰는 비데처럼 단추 한 번만 누르면 되는 편리함은 떨어지지만, 손을 닦거나 청소를 하고 나올 수도 있어 매우 위생적이다. 인도네시아에 워낙 물이 풍부하기도 하지만, 종교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기도를 5번씩 하는데, 예배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우두(Wudu)·일부세정 혹은 구슬(Ghusl)·전신세정을 해야 하므로 물이 꼭, 자주
화수분 인도네시아Unlimited Stories about Indonesia 화수분(貨水盆)은 ‘재물이 자꾸 생겨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를 표현하면 딱 이 단어다. 온 생을 다 바쳐도 다 알 수 없을 것만 같은, 거의 무한대의 이야기가 있는 인도네시아를 몇 가지 키워드로 들여다보았다. 물론 이건 겨우 목차에 불과하다. 발리 우붓 거리에서 마주친 그림 발리 짐바란 해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족자카르타 술탄왕궁 족자카르타 보로부두르 사원(Borobudur Temple)이 나라와 어떤 인연인지 모르지만 두 달 사이
순수로의 초대코타 마나도 (Kota Manado) 뜨거운 태양 따위는 문제 되지 않았다. 바다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초록과 파랑을 보여 주고 있었다. 온몸을 불처럼 활활 태웠다. 꽃밭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물속에서. 눈 감으니 청량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들이 내는 행복한 음악이다. 여기는 마나도다. 물빛이 특히나 아름답기로 소문난 리하가섬 데칼코마니가 되어 버린 마나도의 하늘과 바다 마나도는 섬이 아니라, 술라웨시에 있는 자그마한 도시다 어디에서나 환한 웃음을 보여 주는 마나도 주민들. 뒤에 보이는 파란
럭셔리 리조트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자연이면 자연, 전망이면 전망, 감각이면 감각.각기 다른 개성으로 ‘럭셔리’를 표현하는 발리 누사두아 해변의 리조트들을 모았다. 1. 호텔 전체가 한적한 정원 그랜드 하얏트 발리(Grand Hyatt Bali)이렇게 평화로운 풍경을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하얏트 호텔과는 달리, 누사두아(Nusa Dua) 해변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발리는 마치 리조트 전체가 거대한 정원 같다. 객실 발코니에 앉아 연못에 두둥실 떠 있는 연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냥 한
땅꾸반 프라후 화산 분화구 주변을 둘러싼 노점 풍경 ●Bandung 반둥 방울방울 맺힌 반둥의 추억얼마 전 마트에서 뽀로로 버블건을 보고 갖고 싶다고 말했다가 마치 제 아들 나무라듯 “네가 애냐?” 꾸지람을 준 친구에게 보란 듯이 한 장의 사진을 전송했다. 하트 모양 막대기에서 봉긋하게 맺힌 비눗방울. 바다로 둘러싸인 발리에서 화산으로 둘러싸인 고원 분지 반둥으로 옮겨 오는 동안 나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벤자민 버튼이 된 것인가? 옥빛의 화산 호수 까와 뿌띠Kawa Putih에서 1만 루피아, 우리 돈 800원 남짓을 주고 산 비눗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은 채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어쩐지 애틋해지고 싶었다. 나는 그곳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대신 ‘바구스’를 외쳤다. 엄지손가락 척 하니 들 만큼 만족스러울 때 말하게 되는 인도네시아의 ‘따봉ta bom’이랄까. 발걸음을 늦추고 들숨과 날숨으로 만난 인도네시아의 또 다른 표정, 나의 바구스 인도네시아. 초록은 동색이 아니다. 제각각 푸른빛을 뽐내는 울루와투 사원 전경 ●Bali 발리 아무것도 안 해도 좋은 발리최근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인도네시아로 떠나야 했을 때 같은 질문을 나 자신에게 했었다. 그리고 쉽게 발리와 자카르타를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서울에서, 서울과 비슷한 곳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지도를 들여다보다가 눈동자와 함께 손가락이 멈춘 곳이 있다. 반둥이었다. intro 스프링처럼 반동하며 ‘반동’과 발음이 비슷해서였을까, 이름에서부터 묘한 저항의 느낌을 받았다. 활화산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화산도 일종의 반동이 아닌가.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과 소련의 패권에 반동하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정상들이 급히 모였던 곳이라는 정보도 얻었다. 한때 뜨
한밤, 테라스에 나와 눈을 감았더니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처럼 파도소리가 밀려왔다. 가만히 눈을 떴을 땐, 잠들지 않는 불빛이 조용한 낙원을 비추고 있었다. 낮이면 모든 좌표에서 쉼을 만끽하는 여행자들의 탄성이 끊이질 않는 곳, 물리아 발리를. 오션 풀장에선 여유로워야 한다. 선베드에 누워 책 한 권을 정독하고 잠시 눈도 붙였다가,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리아 발리 Jl. Raya Nusa Dua Selatan, Kawasan Sawangan, Nusa Dua 80363 Bali, Indonesia(62-361) 3027777 www
쪽쪽, 틈날 때마다 입맞춤을 하는 허니무너들 틈바구니에 짝 없이 홀로 멀뚱거리는 한 여자. “그래요, 나에요.” 기내식까지 떠먹여 줄 건 뭐냐며 속으로 구시렁거려 봐야 소용없다. 적어도 발리 출장은 연인과 함께 보내 달라 강력히 주장하고 싶지만 같이 갈 남자가 없으니 한숨만. 여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캐리어를 끌고 발리 공항을 빠져나가면서 옹골차게 다짐했다. 까짓, 혼자라도 얼마든 우아하게 여행해 주겠어. 흥! 아야나 리조트 앤 스파 발리 Ayana Resort & Spa Bali의 프라이빗 비치 우붓 왕궁에 들어서기 전, 힌두
인도네시아를 동쪽에서 서쪽까지 재면 5,120km. 무인도까지 합하면 이곳의 섬은 무려 1만7,500여 개에 이른다. 많고 많은 섬 중에서 자바섬과 술라웨시섬으로 떠났다.Java Island 자바섬Bandung반둥재앙을 축복으로 일군 순다족의 터전“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첫 만남인데도 불구하고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대하듯 반갑게 인사한 현지 가이드는 서둘러 자카르타를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약 170km 떨어져 있는 자바Java 섬 서부의 대표
발리인들은 스스로 ‘인도네시아인Indonesian’이 아닌 ‘발리니스Balinese’라고 소개한다. 우붓미술과 힌두문화가 살아 숨쉬는 발리는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과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번 발리여행 이벤트에 당첨된 독자도 독특한 발리 문화가 궁금해졌다. 발리독자여행혜민과 인지는 3월15일부터 3월19일까지 3박5일 간 인도네시아 발리를 여행했다. 항공편은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인천-발리 노선을 이용했으며, 숙식은 클럽메드 발리에서 해결했다. 이 여행은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클럽메드의 협조로 진행됐다. 발리댁宅을 자처한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