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의 첫 만남이 광안리와 해운대라면 마지막 목적지로는 기장이 딱이다.물론 기장도 한 번의 여행으론 부족하다.기장은 부산 여행의 마지막 퍼즐이다. 기장과 가까운 울산, 경주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여행자의 1~2번째 부산여행은 구도심과 광안리, 해운대가 주를 이룰 것이다. 그렇지만 부산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운대에서 한 걸음 더 올라가 기장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유명한 아난티 힐튼과 오시리아 관광단지, 죽성드림세트장, 대변항 위로도 여러 바다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번엔 기장의 바다를 따라 드라이브를 떠났다. 부
6km 계곡 길, 6개의 옛 정자들물경 걸으면 마음이 맑아지는 계곡길이 있다. 비범해서 저절로 걸음이 멈춰지는, 그리고 너무나 평범해서 살갑고 널널한, 풍경까지. 풍류가객의 마음으로 걷고 음유시인이 되어 멈추어 오래 바라보고 싶은 풍경들. 경남 함양군 화림동 계곡 중 서하면 봉전마을 군자정에서 안의면 농월정까지 약 6km 계곡길, 그 길에 함양군 선비문화탐방로(1코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옛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6개의 정자도 있으니,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건 이 길 위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한여름에 새빨간 동백꽃이 피어나고, 계단을 내딛을 때마다 피아노 소리가 경쾌하게 울린다. 어둠에 잠긴 숲 위로는 커다란 고래가 유유히 떠다닌다. 꿈 이야기냐고? 물론 아니다. 통영에 있는 세 개의 ‘피랑’ 이야기. 아, 피랑은 절벽이나 벼랑을 뜻하는 사투리다. ●첫 번째 피랑, 원조 벽화 마을 동피랑고깃배를 잔뜩 끌어안은 강구안 뒤쪽에 ‘동쪽 벼랑’인 동피랑이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아닐지라도 꽤나 경사진 것을 보니 순간, 또 올라야 하나?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어쩌랴, 원조이자 여전히 전국 제일의 벽화 마을이 이곳임을. 마
통영에서 기대하는 것은? 그림 같은 동피랑 벽화마을에서 모델 포즈를 취하며 SNS 피드를 풍요롭게 할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케이블카를 타고 푸른 바다 위로 아스라하게 흩뿌려진 섬을 구경하는 것은 기본값이 되어버린 것 같다. 통영이 처음이 아니라면, 조금은 차분히 혹은 보다 깊숙이 통영을 느끼고 싶다면 ‘거장’을 좇아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글과 그림과 음악… 예술혼으로 통영을 그려내고, 시간이 흘러 이제는 통영이 그리워하는 근현대의 거장들을 곳곳에서 마주하게 될 테니.●박경리의 ‘나의 살던 고향’시작은 의 작가 박경리. 그
고성으로 향했다. 남쪽 바닷가 경남 고성이다. 작정하고 고성 뽀개기 여행이 아니라 인근의 통영 또는 남해 여행길에 더하면 만족도가 훨씬 높아질 곳들을 소개한다. 그렇다고 콘셉트가 없을까. 오랜 퇴적층에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는 상족암부터 가야 시대 고분군, 밀물 땐 섬이 되고 썰물 땐 육지와 연결되는 솔섬까지 고성에 가면 겹겹의 시간을 체감할 수 있는 타임리프의 여행이 시작된다. ●가야의 시간이 봉긋이우리나라의 고대 문화가 꽃핀 시기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주도했던 삼국시대다. 이 세 나라만큼 기세를 떨치지 못하고 562년 신라에
매물도와 소매물도는 한려해상 국립공원 거제지구 최남단에 있는 섬이다. 어느 하나 빠뜨리기엔 아쉬운 우리나라 대표 섬들. 이왕에 나선 걸음, 두 섬을 한데 묶어 인생 여정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섬 캠핑의 성지매물도폐교터에 자리한 텐풍 명소매물도 당금마을에 있는 야영장은 한산초등학교 매물도분교 폐교터에 자리하고 있다. 짙푸른 남해를 전면에 펼쳐둔 이곳은 캠핑을 조금이라도 해 봤다는 사람들에게는 로망의 장소로 꼽힌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기발한 입지를 자랑하기 때문. 여느 섬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너른 평지에 잔디까
울산은 올해 벚꽃이 가장 일찍 개화한 도시 중 하나다. 절정의 시기를 보낸 울산의 벚꽃 명소에는 이제 꽃비가 흩날리고 있다. 꽃비 맞으며 꽃잎 밟으며, 울산의 벚꽃 명소를 걷는다.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는 벚꽃나무는 농익은 봄을 알린다. ●100년 수령의 벚나무작천정작천정 벚꽃길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울산의 으뜸 벚꽃 명소다. 벚나무 300여 그루가 식재된 작천정 벚꽃길은 약 1km. 짧다면 짧은 길이지만 이곳의 벚나무는 특별하다. 작천정 벚나무의 수령은 100년 안팎에 달한다. 수십 년 혹은 수 년 된 벚나무와는 크기부터 다르다.
부산 사람들은 해운대에 가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어디에 가서 시간을 보낼까? 궁금증도 해결할 겸 부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다녀왔다. ●영도 흰여울문화마을과 카페 피라 지금 부산에서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는 영도다. 전망 좋은 호텔이나 가성비 좋은 숙소,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 MZ 세대들이 모여들고 있다. 영도에서 각광받고 있는 곳 중 하나는 낡은 집들을 개조한 카페와 숍들이 산자락을 따라 늘어선 ‘흰여울문화마을’이다. 아래쪽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계단들을 오르다 보면 개성 있는
차가운 공기가 가고 따스함이 그 자리를 채운다.이러한 봄에는 어디라도 걷고 싶어진다.다양한 풍경길을 찾는다면 부산으로 향하자.도시, 바다, 사찰 등 다 준비돼 있으니 말이다.●벚꽃 필 때면온천천 시민공원부산의 온천천, 여행자에겐 그리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그렇지만 봄, 특히 벚꽃이 필 때면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여행지가 된다. 온천천은 동래구와 금정구, 연제구 3개 자치구를 관통하며 흐르는 데, 천을 따라 산책로와 시민공원이 잘 갖춰져 있다. 3월 말부터는 온천천 양 옆으로 벚꽃길이 쫙 펼쳐지는데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선
이바구길은 부산 동구의 골목을 잇는 도보 여행 코스로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서 살아 숨 쉰다. ‘이바구’란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뜻하는데 길을 걷다 보면 이리저리 얽힌 골목을 따라 옛이야기가 굽이굽이 흘러든다. 여러 코스들 중에서 부산의 근현대사를 품은 초량 이바구길을 걸어보았다. ●추억과 역사를 품은 골목길 초량 이바구길은 부산역 건너편에서 출발한다. 흔적만 남은 옛 남선창고 터와 지금은 세련된 카페로 변모한 구 백제병원을 지나면 담장 갤러리에 닿는다. 좁은 골목 담장에 추억의 장면들을 사진과 그림 패널로 엮어 옛 향수를
꼼치는 깊은 수심에서 서식하다 산란기인 12~3월이 되면 얕은 연안으로 올라와 잡힌다. 못생기고 탄력 없이 흐물거리는 살을 가진 이 생선은 동해에선 곰치, 남해에선 물메기라 불린다. 여전히 바람이 차갑던 어느 날, 통영 추도로 향했다. 봄이 오기 전 별미 물메기탕 한 그릇을 꼭 먹어야 했기에.●물메기 없는 물메기섬어느 오후, 통영항에서 추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봄이 코앞에 와 있지만 여전히 날씨는 추웠고 바닷바람은 거칠었다. 추도는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14.5km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위치상으로는 미륵도, 사량도, 두미도,
부산은 걷기 좋은 여행지들이 많다. 골목과 계단을 따라 걷고 또 오르다 보면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풀려 나온다. 사람들이 몰리는 유명한 명소보다 한적하고 소박한 동네 탐험을 좋아한다면 부산 동구로 떠나보자. 소소하지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주는 재미난 곳들이 많다.●시장과 만화 그 어디쯤, 성북시장 웹툰거리 부산 동구로 떠나는 도보 여행의 첫 번째 장소는 성북시장을 따라 걷는 웹툰 이바구길이다. 전통시장 구경과 더불어 익숙한 캐릭터나 좋아하는 웹툰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장 골목과 간판마다 재미있는 만화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