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는 말했다. “인생을 깨닫는 방법은 많은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그래서일까. 이 작은 프랑스의 마을을 사랑함으로써 많은 예술가들이 무한한 영감과 삶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고흐의 희망과 열망아를(Arles) 아를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알 수 있다. 이곳이 고흐의 도시임을. 아비뇽(Avignon)역에서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면 바닥에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를 그린 노란색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이를 따라 걷다 보면 그가 아를에서 보낸 2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만나게 된다. 고
●DAY 5 루르마랭(Lourmarin) & 앙수이(Ansouis) & 퀴퀴롱(Cucuron) 퀴즈.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은 몇 개가 있을까? 프랑스 전역에 걸쳐 무려 156개나 있다. 이번 프로방스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설명을 들었을 땐, 정말 그곳이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인 줄 알고 귀를 쫑긋했었다. 그러곤 곧 그 개수가 156개나 된다는 사실을 알고,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타이틀을 너무 남용하는 것 아닌가 솔직히 실망했다. 하지만 뤼베롱 지역에 있는 ‘프랑스에
●DAY 4 La Veloroute du Calavon칼라봉 벨로루트 코스 26km서울의 한강변처럼 프로방스에도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다. ‘그린웨이(Green Way)’라고도 불리는 이 길은 오직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왕복 2차선이다. 라이딩 마지막 날, 이 길을 달려 보기로 했다. 이날 코스의 시작점인 쿠스텔레(Coustellet)로 가는 길 중간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고르드Gordes가 있다. 루시용이 황토 집으로 가득한 마을이라면, 고르드는 돌집으로 가득한 마을이다. 산등성이를 따라 빼곡하게 지어
●DAY 3 Les Ocres a velo레 오크르 코스 37km 오크르(Ocre), 즉 ‘황토’를 테마로 한 코스를 달리는 날이다. 황토 하면 찜질방부터 생각났던 터라 프로방스에 황토 자전거 코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땐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3일차가 되자 프로방스의 도로에 완전히 적응한 우리. 여유로운 마음으로 라이딩을 시작했다. 그러나 황토 테마 코스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압트에서 출발해 1시간이 넘게 달리도록 다른 코스와 별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 변화를 느낀 건 루시용(Roussillon)에 가까워졌음을 알
●DAY 2 Autour du Luberon a velo뤼베롱 주변 코스 50km새벽 4시30분에 눈을 떴다. 5시30분에 시작하는 열기구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피곤함을 느끼기엔 설레는 마음이 너무 컸다. 아직 해가 떠오르기 전, 안개가 자욱이 내려앉은 프로방스의 들에는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었다. 두둥실, 풍선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10명이 넘는 사람이 탄 거대한 바구니가 풍선과 함께 깃털처럼 하늘로 끌어올려졌다.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날씨 덕에 풍선은 높게 더 높게 올라가 우리는 어느새 2,500m 상공을 날고
●DAY 1 Le Pays de Forcalquier페이 드 포르칼키에 코스 78km 아침도 든든하게 먹었고, 사이클링 복장도 갖춰 입었고, 물통에 시원한 생수도 가득 채웠고, 자외선차단제도 꼼꼼히 발랐다. 얼른 페달을 밟고 싶어 가슴이 콩닥거렸다. 다들 웃고 있는데 왜인지 용성의 얼굴에 근심이 있다. 무려 78km에 달하는 첫날 라이딩 코스. 보통 하루에 무리하지 않고 탈 수 있는 거리가 50km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다. 여자친구와 병아리 라이더 기자까지 데리고 가자니 걱정이 되었을 테다. 코스 중간의 작은 마을
Romantic Cycling in Provence자전거를 타고 프로방스의 수채화 같은 풍경 속을 달렸다. 바람의 맛을 음미하고, 꽃과 구름의 색깔과 모양을 눈에 담고, 들풀과 바람이 나누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페달을 밟은 시간의 기록. 록시땅 팩토리의 향기로운 정원●프로방스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지도5 Cycling Routes in Parc Naturel Regional du Luberon세상엔 정답이 없는 질문들이 아주 많지만 “프로방스 자전거 여행을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엔 정답이 있다. 뤼베롱 지역 자연공원
한 번쯤 파리에서 살아 보고 싶었다. 아침이면 동네 베이커리에서 사온 갓 구운 바게트와 커피를 즐기고 센강을 산책하는 소소한 일상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에펠탑 전망의 테라스 그리고 거실과 침실이 있는 아파트를 빌려 잠시나마 파리지앵이 되어 보았다. 매일밤 테라스에서 보이던 에펠탑 야경 모던한 인테리어의 침실 전망 좋은 카페 부럽지 않은 발코니에서 주스와 와인 한 잔파리에 우리 집이 생겼다꼭 에펠탑이 보이는 곳이어야 했다. 짧은 파리 여행 일정, 한 번만 보고 돌아서기엔 너무 아쉬운 에펠탑을 숙소에서 원 없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파리 여행을 떠올리면 루브르 박물관에서 지루한 표정으로 젤리를 먹던 게 생각난다. 뮤지엄패스(Museum Pass)*를 최대한 써먹겠다며 박물관을 죄다 순회했었다. 그때의 과오를 반성하며 두 번째 파리 여행은 다르게 꾸렸다. 벽에 걸린 작품 대신, 거리에 걸린 풍경 그대로를 느껴 보는 것으로. *뮤지엄패스 | 파리의 주요 박물관들을 무제한으로 돌아볼 수 있는 패스권. 2, 4, 6일권이 있다. 바스티유 시장은 특유의 활기가 넘친다 상인과 손님의 대화 혹은 신경전 이른 오전에 방문한다면 한가하게 둘러볼 수 있다 ●파리지앵의 ‘세끼
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 파리에서는 꼭 한 번 부티크 호텔에 묵고 싶었다. 다른 도시에서는 좀체 들지 않았던 호기심이 고전미의 도시, 파리에서는 몽실몽실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산 레지스 호텔 곳곳에 걸린 그림의 수준만 보아도 산 레지스 호텔의 격이 드러난다 파리 패션신의 한 장면으로 종종 등장했던 산 레지스 호텔의 현관 ●부티크 호텔의 기준 호텔 산 레지스Hotel San Regis 샹젤리제 거리의 국립미술관이자 갤러리인 그랑팔레Grand Palais 인근 호텔인 산 레지스의 게스트 중에는 유명인이 많다. 그중 한 사람은 페라리의
파리를 매일 걷고 걸으며 오늘의 파리와 만났다. 오늘은 동네를 산책하듯 걷지만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 속절없지만 흐르는 시간이 아쉬워 내가 걸어온 길을 자꾸 뒤돌아보았다. 로댕의 작품 ‘지옥의 문’ 한가운데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왜 단테의 ‘지옥’에 매혹되었을까? 부티크호텔 산 레지스의 스위트룸에서 보이는 에펠탑. 왼편 아래 건물은 이브 생 로랑의 저택이다 샹젤리제 인근 나폴레옹호텔 스위트룸에서 보이는 개선문과 프히들렁 거리 파리에선 길을 잃어도 좋아. 파리에 대한 낯간지러운 찬사다. 좀 민망하지만 과장은 아니다
일생에 단 한 번, 가장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커플에게 추천하는 유럽의 소도시들. ●France Nice무엇을 하더라도 NICE 제일 좋은 곳, 제일 좋은 사람과어릴 적, 생일을 제외하고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어린이날이었다. 어린이날 전날 학교에 가면 같은 반 친구들의 어머니들이 보내 주신 온갖 과자와 군것질거리들이 잔뜩이었다. 내 몸만큼 큰 비닐봉지에 그것들을 담아 집으로 돌아오면 세상에서 가장 중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제일 맛있는 것부터 먹을까, 맛없는 것부터 먹을까. 그때마다 난 가장 맛있는 걸 마지막까지 아껴
향기로 추억하는 여행그럴 때가 있다. 거리를 스친 사람의 향기에서 문득 지난 사랑이 떠오르는 순간, 우연히 맡은 비 냄새에서 언젠가 우산을 함께 썼던 사람이 생각나는 순간, 길가 꽃집에서 풍기는 장미향에서 지금 곁에 있는 연인과의 첫 만남이 기억나는 순간….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는 어느 겨울날 홍차에 적신 마들렌 향기에서 떠올린 어릴 적 고향의 기억으로 장편소설 를 썼다. 출간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최대 걸작’으로 평가받는 소설이다. 이 책 이후
세상엔 여러 휴양지가 있다.그리고 미디피레네가 있다.혹자는 말한다. 그곳이 무슨 휴양지냐고.그러나 맑고 깨끗한 공기로 몸과 머리를,순수한 자연 앞에서 오감을,성스러운 기운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나면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던진정한 휴양임을 알게 된다. 루르드 마을 곳곳엔 믿음을 담아낸 벽화들이 많다. 루르드를 방문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Pic du Midi 픽 뒤 미디3월의 눈과 별, 그리고 산창밖을 내다보자 오금이 짜릿해진다. 수백년을 그곳에 있었을 침엽수는 케이블카와 곧 맞닿을 것 같다. 오른쪽으로
‘비포before’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이 개봉했고, 우디 앨런 감독의 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 즈음이었던 것 같다. 파리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건.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이미화 영화를 찾아서 파리로 파리행을 결심하고 1년 뒤 나는 사표를 냈다. 영화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호기로운 각오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내 손에는 파리행 비행기표가 팔랑거리고 있었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적어도 나에겐 단순히 배우의 연기를 보
지금 파리에는 천 가지가 넘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마음이 차분해지는 잔잔한 호숫가와 고성을 거닐다 보면 저 멀리 에펠탑이 보인다. 여유롭고 아늑한 공간을 찾는 파리지엥들의 휴식처, 뱅센Vincennes의 모습이다. 어느 따스한 봄날, 나도 그들을 따라 뱅센을 걸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st 김민정 파리 도심에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뱅센에는 파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편안함, 설렘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 프랑스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고성, 귀족의 사냥터였던 마을을 둘러싼 푸른 공원이 있고 180여
일반적인 파리 여행자들은 에펠탑을 본 뒤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더 특별한 걸 원하는 여행자들은 에펠탑 주변을 탐색한다. 에펠탑 지척에 자리한 미술관 두 곳을 찾아갔다.글 고서령 기자 사진 임재훈, 최진욱 께브랑리 미술관 윗층에 자리한 레종브르 레스토랑에서 본 에펠탑 께브랑리 미술관에는 유럽을 제외한 세계 전 대륙의 ‘신기방기’한 유물 30만여 점이 모여 있다 ●께브랑리 미술관 MusEe du Quai Branly상상 그 이상을 보여 주는 곳파리에서 가능한 일 중엔 통념을 뛰어넘는 것이 많다.
프랑스 서부의 오래된 성들을 찾아갔다.먼 옛날 그곳에 살았던왕족과 귀족의 흔적을 더듬고수백년 동안 맛을 지켜 온 음식을 탐했다. 1,000개의 성이 세워진 땅루아르Loire루아르강을 따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루아르 지역.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한 프랑스 왕족과 귀족들은 앞 다투어 성을 짓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정원’이자 ‘1,000개 성의 지역’이라 불리는 땅을 찾아갔다. 귀부인들의 손으로 꾸민 성슈농소성Chateau de Chenonceau슈농소성의 주인은 대대로 여성이었다. 앙리2세의 애인이었던 디안느Diane를 시작으로 여
●Nantes 낭트거대 코끼리와의 조우낭트는 브르타뉴주에 속하지 않는 브르타뉴의 도시다. 브르타뉴 공국이 프랑스로 흡수된 뒤 행정구역상 ‘루아르아틀랑티크Loire-Atlantique주’로 분류되었지만 도시 곳곳에 브르타뉴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브르타뉴 대공의 요새이자 거주지였던 ‘브르타뉴공작성Le Chateau des ducs de Bretagne’과 브르타뉴 최대 성당인 ‘생피에르·생폴 대성당La Cathedrale St. Pierre et St. Paul’도 낭트에 있다. 뿌리를 그리워하는 낭트 사람들은 지금도 “브르타뉴주
렌에는 300~600년 된 나무 건물 500여 채가 남아 있고, 그곳에 지금도 사람들이 산다 해질녘 렌Rennes의 어느 거리에서 만난 예쁜 간판 ●Rennes 렌브르타뉴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프랑스 북서쪽 귀퉁이에 ‘브르타뉴Bretagne’라 불리는 지역이 있다. 16세기 이전 약 1,000년 동안 유럽의 강력한 공국(군주가 아닌 공작이 통치하는 소국小國) 중 하나로 존재했던 곳이다. 이 지방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자신을 ‘프랑스 사람’이란 말 대신 ‘브르타뉴 사람’이라고 소개하길 좋아한다. 일부지만 지금도 브르타뉴어로 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