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예술을 느낄 수 있는 M+(엠플러스)*가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개관까지 꼬박 10년. 정도련 부관장은 엠플러스의 시작과 현재를 같이 하고 있다. 정 부관장은 2013년 엠플러스에 입사해 수석 큐레이터이자 부관장으로 엠플러스를 이끌고 있다. 그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은 엠플러스의 이야기부터 숨겨진 홍콩의 명소까지. 정 부관장이 경험한 홍콩과 홍콩의 예술 이야기를 지난 3월29일 온라인으로 만나 들어봤다.-엠플러스는 시각문화박물관을 지향하고 있다. 미술관이 아닌 시각문화박물관으로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미술 분야에만 집중하는
예술로 노는 마을, 위스테이 별내를 찾았다.그곳에서 서로를 잇는 이들을 만났다.●예술로 노는 마을, 백 개의 잇다‘위스테이 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은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위스테이 별내 아파트 입주민으로 구성된 생활문화공동체다. ‘위스테이 별내’는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2018년에 착공하여 2020년 8월에 입주를 마쳤다. 총 491가구로 구성된 거주민은 임차인인 동시에 아파트를 운영하는 주체가 된다. 즉 이곳은 스스로 살아갈 공간을 주민이 직접 꾸며 가는 아파트다. 덕분에 육아 돌봄 프로그램, 시니어
애벌레, 버섯, 이끼. 생명은 나무를 키운다. 그리고 나무는 울창한 숲을 이룬다.서울 양천구 목2동에서 나무를 키우는 플러스마이너스1도씨를 만났다. ●역사는 수다에서 시작됐다용왕산이 감싸고 안양천이 흐른다. 서울 양천구의 작은 동네, ‘모기동(목2동의 애칭)’. 고요해 보이는 골목에 뜨겁게 살아 숨 쉬는 문화가 있다는 사실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모기동의 수많은 모습 중 하나다. 지금까지 모기동에서 일어난 문화 행사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가장 규모가 큰 행사인 모기동 마을축제부터 인문예술축제 ‘별 헤는 밤’, 마을공
경북 칠곡군의 작은 마을. 괭이를 든 이들이 있다. 땅을 고르고 자원을 캐내고, 경계를 부수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파머’다.●이름을 불러 주는 일나는 경계를 무너뜨리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흐릿하게 만들고 흑백으로 분리된 세계를 묽게 희석시킨다. 경계를 허문다는 건 마치 새로운 색깔을 창조하는 일과 같아서, 그런 일에 기꺼이 몸을 던지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이 한 톤 더 밝고 다채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경북 칠곡군은 경계를 부수는 이들, 아트랜스파머의 시선을 통해 매일 새롭게 채색되는 중이다.대구의 독
코시국에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기억을 살짝만 되돌려 봐도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은 섣불리 손대기 어려운 뜨거운 감자였다. 지금, 잠시 열기가 식었을 때 살살 벗겨 보자.●종로구가 쏘아 올린 특별관리지역 회상해 보자. 북촌에 깃발 든 관광객과 사진 출사 동호회와 인스타그래머들이 북적이던 그 시절을. 고즈넉한 궁궐 북편 한옥 마을이 핫 플레이스가 된 건 누구에게 좋은 일이었을까? 상인들은 쾌재를 불렀지만,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고, 쓰레기와 소음, 주차 문제로 종로구청엔 민원이 밀려들었다. 정류장 인근 도로를 점령한 관광
뜨겁고 아름다운 청춘의 노래가 울린다. 복작복작, 어느 마을 시골 장터 가득 젊음이 스민다.‘청년’이라는 계절이 있다면 아마도 늦은 봄과 여름의 끝자락 그 사이. 다소곳한 꽃잎처럼 피어났다가 한없이 푸르러지는 잎사귀를 닮은 시간일 것이다. 대전 유성시장 골목 어귀, 청년의 계절을 닮은 대전문화산업단지협동조합을 만났다. 유튜브: 청춘마이크 낭만적인 이름이다. 청춘마이크.그렇게 느껴졌다면 정말 다행이다. 조합 이름이 워낙 딱딱해서(웃음). 청춘마이크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를 해보자면 대전문화산업단지협동조합에서 청년예술가를 위해 기획한 버
제주, 깊숙이 뿌리 내린 자작나무에 바람이 스친다. 일렁이는 나뭇잎의 고운 선율이 숲을 이뤄 섬을 감싼다.자작나무숲은 제주도민들로 구성된 클래식 음악 단체다. 2002년부터 제주도 지역민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비롯해 다양한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피아노,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성악, 색소폰, 아코디언 등의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작나무숲을 이끌고 있는 ‘우상임 음악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튜브: 자작나무숲 그런데 제주도에도 자작나무숲이 있나?없다. 자작나무는 주로 추운 지역에서 자생하는 나무다. 예를 들면 강원
할리우드, 베니스 해변, 라라랜드. 듣기만 해도 가슴 뛰는 그곳에서필름 한 롤과 함께 도착한 니콜의 이야기.하이, 니콜!Hello from LA! 시작부터 뜬금없는 ‘덕밍아웃’이지만, 케이팝의 오랜 팬이다. 샤이니 사랑해요(웃음). 지난해 한국 여행을 계획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산되어 아쉬웠다. 이렇게나마 한국과 연이 닿게 되어 반갑고 기쁘다. 필름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어릴 때부터 히치콕 감독의 영화와 흑백 탐정 영화를 즐겨 봤다. 시가를 피우며 35mm 빈티지 카메라로 촬영하는 감독들의 모습이 어찌나 쿨해 보이던지. 대학 입학
8월8일 섬의 날에 만나야 할 단 한 명의 여행가. 섬 여행의 스승, 김민수 작가다. ●왜 섬이냐고 묻는다면 김민수 작가를 처음 만난 곳은 섬이었다. 고흥 앞바다 연홍도라는 작은 섬. 취재가 아니라 ‘내돈내산’으로 떠난 첫 섬 여행이었다. 그가 대한민국에 흔치 않은 ‘섬 여행가’라는 사실은 늘 작다고 생각했던 한반도 반 토막의 지평을 3,358개 섬으로 넓혀 주었다. 대한민국에 그렇게나 갈 곳이 많았던 것이다. 여행가 김민수의 삶도 섬과 함께 확장해 왔다. 15년 전 취미로 시작한 캠핑이 섬 여행으로 넓어졌고, 그 기록의 가치를 인
그녀의 여행은 굵고 짧은 마법이다.정확히 10초, 찍길동의 여행에 매료됐다. MZ세대의 SNS 속 여행은 여러 형태로 변해 왔다. 글에서 사진으로, 사진에서 영상으로. 최근에는 ‘숏폼(Short-form)’ 영상이 대세다. 영상 콘텐츠의 길이는 짧지만, 호흡이 긴 영상보다 훨씬 직관적인 감상이 가능하다. 숏폼 영상 SNS의 대표주자로는 틱톡(TikTok), 유튜브 숏츠(Shorts) 그리고 인스타그램 릴스(Reels)가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여행을 테마로 빠르게 성장 중인 인플루언서 찍길동, 진소영을 만났다.‘찍길동’이라
그녀에게 물었다. 여행하는 공예가인가, 공예하는 여행가인가.이 세상 가장 산뜻한 대답을 들었다.자기소개, 한 단어로 부탁한다.처음부터 너무 빡센(?) 요청 아닌가(웃음). 나는 여행하는 공예가다.무슨 뜻인가.내가 만든 직업이다. 여행 스타트업 퇴사 후 사람들에게 나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었다. 직업은 왜 꼭 한 단어로 말해야 하나, 반드시 남들이 정해 놓은 직업 중에 골라야 하나, 의문도 들었고. 그래서 직접 직업을 창조했다. 여행도 좋고 공예도 좋으니, 둘 다 하자는 생각에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니, 부럽다. 생
올 초 광주MBC 사장으로 만나 나주를 함께 여행했던 그가 3월에 제주 한 달 살이를 한다더니, 여름이 오기도 전에 여행책을 들고 나타났다. 그의 세 도시 이야기.●수첩으로 길을 낸 사람 “지금은 수첩을 잘 쓰지 않아요.” 송일준 PD가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했다. 아마도 수첩에 대한 질문을 숱하게 받았던 모양이다. 많은 이에게 진행자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지난 3월, 3년간의 광주MBC 사장 임기와 함께 37년 재직했던 MBC를 떠날 때까지 그는 과 가장 오래 함께하며 성장했고 빛났다. 하지만 미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