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to Heaven, Seychelles 바스락바스락, 사각사각, 철썩철썩. 세이셸에 가면 귀를 활짝 열어야 한다. 눈도 크게 떠야 한다. 듣지 못했던 소리가 들리고 보지 못했던 풍경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기억할 것은 단 하나. 엉금엉금 걷는 세이셸 거북이의 속도에 맞출 것. 그래야 천국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 세월을 품은 화강암과 에메랄드 물빛, 흐느적대는 야자수가 어우러진 앙스 수스 다정. 이보다 더 포토제닉한 해변이 있을까 기기묘묘한 바위가 환상적인 세이셸의 바다 에 들어온 것처럼 거대한 야
인도양의 섬나라에서 보낸 며칠③Mahe 마헤 흐린 날에도 아름다운 섬세이셸 전체 인구 중 90% 가까이가 거주하는 마헤섬 투어에 나섰다. 대표적인 해변은 빅토리아에서 서쪽으로 약 5km 떨어진 보 발롱(Beau Vallon). 물살이 잔잔하고 보드라운 모래사장을 갖추고 있어 물놀이에 적합하다. 마헤의 동북쪽 해안가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해변. 사람이 많지 않아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빅토리아를 상징하는 건축물인 시계탑.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03년 설치됐다 빅토리아의 셀윈 클라크 마켓.
인도양의 섬나라에서 보낸 며칠②Praslin 프랄린 ●이런 열매 보신 적 있나요라디그를 출발한 페리는 약 15분 후 프랄린섬에 닻을 내렸다. 관광청 직원 주니아 주버트(Junia Joubet)씨와 그녀의 아들 가엘이 마중을 나왔다. 프랄린 태생의 그녀는 자신이 10살 때도 있었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레스토랑부터 안내했다. 세이셸을 대표하는 맥주인 세이브루. 맛이 준수하다 프랄린의 해변 레스토랑에서 맛본 새우구이와 문어카레. 세이셸 음식에는 카레를 비롯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향신료들이 많이 들어간다 섬 북서쪽의 앙스 라지오(An
인도양의 섬나라에서 보낸 며칠①La Digue 라디그115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에서 마헤, 라디그, 프랄린 등 세 개의 섬을 살피고 돌아왔다. 마헤섬에 숙소를 두고 나머지 두 개 섬을 오가는 일정이었다. 처음 가 본 나라, 짧은 여정. 조력자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는데, 젊고 영민한 택시 기사 파나가라씨와 동행한 건 크나큰 행운이었다. 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의 힐사이드 빌라에서 바라본 해변 풍경 라디그의 앙스 수스 다정 해변. 커다란 화강암 때문에 독특한 느낌이 난다 세이셸에서 만난 첫 번째 택시 기사는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안 커피 Ethiopian Coffee 에티오피아는 아라비카 커피의 원산지다. 850년경 칼디라는 이름의 목동이 커피 열매를 따 먹고 흥분하는 양을 본 것이 커피의 기원설이라 전해진다. 하지만 그보다 오래전부터 에티오피아 지역에서는 커피 원두 가루를 민간요법으로 처방해 왔다. 전통 커피예식인 분나 마프라트 이르가체페, 시다모, 짐마, 리무, 하라. 커피 애호가라면 선호하는 이 상품들은 에티오피아 커피의 주요 생산지 이름이다. 아프리카의 최대 커피 생산국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커피가 많이 나는 나라
●Addis Ababa 아디스아바바아프리카의 정치 1번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이자 아프리카의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이곳에는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를 비롯해 각국 대사관들이 몰려 있다. 쉴 새 없이 올라가는 빌딩들과 매연 속 수많은 차량들이 아디스아바바의 변화하는 오늘을 말하는 가운데, 아라트 킬로(Arat Kilo) 광장에는 1941년 이탈리아와의 전투 승리를 기념한 승전기념비가 빠르게 스쳐갔다. 수많은 외침에도 아프리카의 53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식민지를 겪지 않은 에티
●Axum 악숨 에티오피아 문명의 요람 악숨은 오지다. 아디스아바바에서 960km 떨어진 에티오피아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산악 도시다. 인구 2만명에 불과한 이곳은 그러나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6세기까지 로마와 중국 한나라, 페르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악숨 왕국의 수도였다. 악숨 제국의 대표적 유산인 오벨리스크군. 세계에서 가장 큰 33m의 오벨리스크는 넘어져 있다 동쪽으로는 홍해, 북쪽으로는 수단과 이집트, 서쪽과 남쪽으로는 아프리카 본토와 이어졌던 악숨은 금과 유향, 몰약과 홍해의 소금 등을 팔아 부를 쌓았다. 4세기에는
●Lalibela 랄리벨라 에티오피아정교의 성지 3,000m급 봉우리가 이어지는 산간 도시, 에티오피아정교의 성지이자, 주민 모두가 에티오피아정교를 믿는 랄리벨라까지는 험준한 능선을 굽이굽이 올라야 했다. 정십자가 모양이 압권인 성 기오르기스 교회 교회군 통로 도착한 날은 마침 주말. 랄리벨라 마을에는 마치 오일장처럼 매주 토요일마다 장이 선다. 주민들은 각자 기른 농산물과 가축을 끌고 멀게는 네 시간을 걸어 이곳까지 온다. 조그만 시골 장터라 여겼는데 그 규모에 입이 쩍 벌어졌다. 에티오피아의 주식인 인제라를 만드는 곡물 테프(T
●Bahar Dar 바하르다르 나일강의 신화를 만나다 에티오피아의 도시 대부분은 거리가 멀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국내선 비행기로 이동한다.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이륙한 지 한 시간 만에 암하라주의 주도 바하르다르에 도착했다. 거리는 건기에도 불구하고 녹음이 짙었다. 적도에서 지중해까지 6,700km를 흐르는 나일강. 그 수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청(靑)나일의 물줄기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바하르다르 청나일강 해질 무렵의 타나호수, 파피루스 보트가 지나고 있다 타나호숫가 나일강의 신화를 만나러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한 시간 가
●남겨진 이야기월레카 Wolleka 곤다르에서 6km 떨어진 월레카는 유대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다. 1600년 넘게 유대교 신앙을 지켜온 그들은 이곳에서 수공예품을 만들며 생계를 유지했었다. 원주민들은 그들을 천시하는 말로 이방인 또는 권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의 ‘팔라샤(Falasha)’라고 불렀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베타 이스라엘(Beta Israel), 즉 ‘이스라엘 집’이라 했다. 에티오피아 서북부를 중심으로 천년 동안 번성했던 유대교는 기독교의 국교화 이후 교세가 줄어들고 개종을 거부한 팔라샤들은 토지를 몰수당했다. 과거
Ethiopian Odyssey 아프리카에 대해 떠올리는 영상은 대개 단편적이다. 문명 저편 원시의 땅, 기린과 사자가 초원을 누비는 동물의 왕국, 기아로 얼룩진 가난한 나라 혹은 커피. 에티오피아의 장엄한 3,000년 역사와 문화는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충격이다. 이들의 숭고한 자취는 여정 내내 여행자의 선입견을 깨트리고 진실을 향해 물음표를 던졌다. 그러므로 이제 에티오피아를 회고하는 것은 한 편의 대서사시 같은 이 나라에 대한 일방적인 편애임을 고백한다.Ethiopia정식 국명은 에티오피아 연방 민주공화국. 국가원수는 대통령이
떠나기 전만 해도 나미비아는 ‘듣보잡’ 국가였다. 하지만 지금 나미비아는 청춘의 로망 여행지로 등극한 상태다. 다녀오길 잘 했다. 조금 더 먼저. 데드블레이Dead Vlei는 강렬한 태양빛에 말라 버린 나무 시체가 기묘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죽음의 습지’라는 뜻으로 약 900년 전에 사막화 됐다‘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아무래도 요즘 이슈가 되는 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쌍문동 4인방이 다녀왔다는 ‘꽃 청춘 여행지’ 나미비아Namibia. 그전까지 여행 좀 다녔다는 여행자들
때로는 붉은빛, 때로는 오렌지 빛이나 황금빛이었다. 지구 아닌 다른 별의 풍광이다. 감격스럽고, 숨 막힐 만큼 압도적이다. 막막한 풍광에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서러웠다. 나미브 사막은 사람의 감정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듄45 능선에서 내려다본 나미브 사막. 태초의 세상 같다. 실제로 약 15만년 전, 최초의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살았다. 10만년 전 이주를 시작했고, 1만년 전에는 전 세계로 흩어졌다 나미비아는 사막의 나라다. 우리나라보다 8배 크지만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다. 1884년 독일령 보호국으로 편입되었던 역사 탓에 독일
고릴라는 익숙한 동물이지만 실제로 보기는 쉽지 않다. 가봉의 숲에서 만난 야생 고릴라들은 영화와 다른 반전매력을 발산했다. 놀아 달라고 촬영팀에게 매달리는 새끼 고릴라 익숙하지만 만나기 어려운 고릴라영화 에서 좋아하는 여성 앞에선 한없이 온순하고 유순하지만 성질을 건드리면 날뛰는 괴물로 변했던 고릴라 킹콩을 기억하는가? 멸종 위기에 처한 이 희귀한 동물을 실제로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고릴라는 아프리카 중부의 산악, 밀림 저지대에서만 살기 때문이다(한국에서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암수 한 쌍을 키우고 있을 뿐이다). 고릴라들은
●로보스 레일Rovos Rail럭셔리 기차 여행의 황금시대 열두 칸 기차에 승객은 스물여덟 명뿐블루 트레인에 이어 이번에는 2박 3일간 로보스 열차를 타고 프리토리아에서 남아프리카의 서부, 인도양에 접한 도시 더반으로 달린다. 더반에 살면서 정치에 무관심했던 변호사 간디가 요하네스버그로 가기 위해 일등석 기차에 탔다가 단지 유색인이란 이유로 쫓겨나면서 정치적 각성을 했다는 일화를 가진 바로 그 구간이다.내가 탄 로보스 열차의 객차 수는 열두 개인데 승객은 전부 스물여덟 명이다. 지난번에 탄 블루 트레인의 승객이 전부 70명이란 말에
프롤로그prologue내가 진정 그 자리에 있었던가? 진정 그 기차를 타고 아프리카 대지를 달렸던가? 아프리카에 ‘블루 트레인The Blue Train’과 ‘로보스 레일Rovos Rail’이란 호화열차가 있다는 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다. 1박 2일 여정에 대략 미화 2,000달러, 2박 3일 여정에 3,000달러 정도 하는 기차에 내가 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럭셔리 기차’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주 부유한 사람들이나 탈 것이라 생각했던 그 기차에, 그것도 블루 트레
●Chobe National Park 코끼리를 위한 고속도로 잠비아에서 보츠와나로 떠난 일일 사파리리빙스톤에서 보츠와나의 초베국립공원으로 일일투어를 떠났다. 초베국립공원은 흔히 ‘코끼리들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끼리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초베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간단하다. 리빙스톤에서 60km 떨어진 국경까지 이동해 이민국을 통과한 후 보트를 타고 2~3분이면 보츠와나 쪽 강변에 도착한다. 여기서 초베국립공원까지는 차로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보츠와나의 북동쪽에 위치한 초베국립공원은 1
여행 3일째, 요하네스버그 OR 탐보 국제공항을 떠나 잠비아 리빙스톤 하뤼 왕가 엔쿰 블라 국제공항으로 향한다. 비행시간은 겨우 1시간 50분. 빅토리아 폭포를 보러 간다. 빅토리아 폭포를 빼면 이름마저 낯선 나라가 잠비아다. 빅토리아 폭포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무지개. 빅토리아 폭포에서 받은 큰 선물이다 폭 1.67km, 낙차 108m의 위용을 자랑하는 빅토리아 폭포. 폭포 앞 다리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은 잠비아, 왼쪽은 짐바브웨다 빅토리아 폭포와 잠베지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15분간의 짜릿한 헬기 탑승은 좀체 파악하기 어려운 빅토
나의 첫 번째 아프리카 여행은 뜻밖에도 아주 호사스러웠다. 초호화 리조트에서 묶으며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헬기를 타고 빅토리아 폭포를 내려다보았다. 사파리도 빠지지 않았다. 잠베지강에서, 초베강에서, 초베국립공원에서 야생 그대로의 사파리를 즐겼다. 내 인생에서 가장 호사로운 여행이었다. 택시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잠베지 리버 사파리에서는 점프하는 하마를 볼 수 있다 무쿠니 빅 5 사파리에서 만난 야생사자 테리와 다이애나 prologue 프롤로그에볼라는 없다, 라볼라는 있다아프리카에 오기 전 나는 남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기막힌 풍경과 마주하면 나도 모르게 이렇게 외친다. “아, 외국 같다!” 우스운 말이다.외국은 다 좋다는 말인가. 아마 ‘외국 같다’는 말에는 ‘낯설지만 아름답다’는 뜻이 포함돼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 외국인 남아공은 이방인들의 입에서도 ‘외국 같다’는 말을 쏟아내게 하는 나라다. 외국 같은 외국, 남아공의 선시티와 케이프타운으로 떠났다. 구름 위에 선 테이블마운틴 ●밤도 낮도 즐거운 남아공의 라스베이거스선시티 리조트Sun City Resort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210km. 차로 2시간을 조금 더 달리면 ‘남아공의 라스베이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