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높은 하늘 아래 쉐바 레저 농장 Sheipa Leisure Farm아찔한 산비탈 길을 차로 오르기를 한참, 어느덧 고도계는 해발 1,923m를 가리킨다.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과 얼추 맞먹는 높이다. 한참을 올려다보아야 했던 산등성이는 어느새 사람의 키만큼이나 낮아졌고 구름은 일찍이 발아래에 깔렸다. 마치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다.1976년 배농사로 시작해 1994년부터 레저 농장으로 발전한 쉐바 레저 농장은 봄에는 벚꽃과 모란, 여름에는 수국과 봉선화, 가을에는 매화 등의 꽃이 피고 7~8월에는 블루베리, 11월에는 키위 등의
지난해 7월, 타이완 레저 농장이 를 통해 한국 매체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그 후 반년, 이번엔 태평양을 가로지르고 고산을 오르내리며 동부 농장을 다녀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와글와글싼푸 레저 농장Sanfu Leisure Farm창문 너머, 노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이곳, 이란을 대표하는 모감주나무다. 그 밑으로는 잉어와 오리가 헤엄치는 작은 연못이 있다. 아담하면서도 감각적인 이 정원은 싼푸 레저 농장의 삼형제가 함께 설계했다. 정원을 중심으로 약 250명 수용 가능한 80여 개의 객실이 둘
쾌활한 성격의 젊은 부부가 6대째 운영 중인 시엔후 레저 농장(仙湖休閒農場)의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두고 타이완과 마주한 중국 장저우에서 건너온 조상들은 이곳 타이난 옌수이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용안 나무가 많고 농작에 적합한 산으로 이주했지만, 당시 이 지역은 산적이 출몰하는 위험한 곳이어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게 되었다. 용안 나무로 집을 짓고 사는 동안, 나무 아래에 작은 꽃들이 피어나자 벌들이 찾아들어 꿀을 따며 생태계가 순환되었고, 그 덕에 현재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이런 첩첩산중에 농장이 있다고? 구불구불 산간도로를 따라 얼마나 달렸을까. 아리산 국가 삼림 공원 밑자락, 해발고도 약 1,500m에 위치한 롱윈 레저 농장(龍雲農場)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을 떠나온 것만도 흡족한데 그림 같은 차밭과 쭉쭉 뻗은 일본 삼나무가 가득한 숲속을 거니는 것이 마치 보약을 마시는 기분이다.여느 고산 지대가 그러하듯 이른 아침 눈부신 햇살에 푸른 하늘을 자랑하다가도 정오가 지나면 안개에 휩싸인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이런 환경은 습기가 많고 열대지방에서 잘 자라는 죽순과 다양한 채소들
‘아이들이나 좋아할 이 아기자기한 어장에 뭐가 있겠어?’ 점잔 빼며 들어왔던 샹허 레저 양식장(向禾休閒漁場)에서 동심이라는 것이 폭발해버렸다. 해적선이라니! 어른이라면 응당 유치하다, 외면해야 할 것 같은 꼰대 감성은 끝끝내 동심을 이기지 못했다. 아마도 조개를 잡기 위해 신발을 벗어 던지는 그 순간부터였나 보다.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은 줄로만 알았던 체면이라는 녀석을 내려 놓자, 사소한 놀이들이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유쾌한데 아이들이야 말해 무엇할까. 게다가 체험학습으로도 제격이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
흡사 꽃박람회라도 온 듯 3,000개 이상의 색상별 수국과 낭만적인 정원의 풍경이 ‘농장’이란 목가적인 느낌의 단어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일까? 화루 레저 농장(花露休閒農場)에선 가족 단위의 방문객보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유독 눈에 띈다. 또한 농장 곳곳에 타이완의 페이스북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방문한다는 감성적인 장소들이 있어 구석구석 숨겨진 장소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꽃을 주제로 한 농장답게 아로마 부티크 숍에는 후각이 즐거운 상품들이 가득한데 그중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상품이 있다. 탈모 개선에 효과
빠지직! 2년 전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다. 난터우현의 지지선 기차여행을 하던 중 실수로 그만 달팽이를 밟아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나의 전과가 소문이 난 건지 무신췐의 달팽이들은 다행히 가장자리를 따라 산책 중이었다. 서로 다른 이유였지만 또 한 번 사고가 날까 걱정하는 달팽이들과 연신 미모를 뽐내는 꽃 사이를 오가는 통에 시선이 상당히 분주했다. 조금이라도 눈에 띄고 싶은 바이즈롄(百子蓮, 아가판서스)은 큰 키를 이용해 살랑살랑 몸을 흔들고 일본에서 들어온 오월의 눈이라 불리는 오동꽃은 제 한 몸을 희생해 바닥에 곧
방문 전부터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진으로 눈길을 사로잡던 쭈오예 오두막(卓也小屋)은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설렘 지수에 ‘좋아요’를 눌러댔다. 부엉이, 천산갑, 버들붕어, 청개구리, 잠자리, 장수풍뎅이, 나비, 반딧불이 등 다양한 생명체의 터전인 쭈오예 오두막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자랑하듯 자연 본연의 색을 담아내는 천연 염색 체험으로 유명하다.기하학적인 문양을 품은 예술적인 완성품에 지레 겁먹었지만, 체험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원하는 문양을 선택한 뒤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천을 접어 쪽물에 담가 주면 어느새 완성이다. 사실,
‘과일길’이라 불리는 130번 현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도로 옆 작은 식당을 만날 수 있다. 마일 하이 카페(Mile High Cafe)라는 이름에 충실하게 해발 700m 고지대에 위치한 윈예쥐이 레저 농장(雲也居一休閒農場)은 연평균 26°C의 온화한 기후로 등산, 꽃구경, 과일 채집에 적합해 여름 휴양지로 특히 사랑 받는다. 게다가 자두의 주요 생산지인 먀오리현에 위치해 있어 봄에는 자두 향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농장 주인이 직접 키운 자두로 만든 특별한 자두 요리를 맛볼 수 있다.자두 외에 생강도 유명해서 생강을 재료로 만든
목장이라니, 왠지 냄새로 고역이지 않을까 싶은 선입견은 목장에 들어서는 순간 와장창 깨져버렸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지금에 와서 알아챌 만큼 후각적인 거부감이 그야말로 전무했다.페이니우 목장(飛牛牧場)의 첫인상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뮤직비디오 감독이라면 남진의 리메이크 버전은 여기서 찍겠노라고! 미국에서 목장 운영을 배워 온 사장 부부가 운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소 12마리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120헥타르가 넘는 대규모 초원에 30~40마리의 소와 염소,
신주에서 출발해 남쪽으로, 남쪽으로 타이완을 여행했다. 전형적인 소도시를 지나고, 국제슬로시티 치타슬로도 지났다. 큰 도시도, 비경도 없었지만 여유가 있다면 더 느리게 걷고 싶었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도시신주 新竹신주시 관시(關西)에는 옛것과 동시에 지금의 것이 많다. 1937년 일제 강점기에 창업한 타이완 홍차 문화관(台紅茶業文化館, 타이홍차이에원화관)도 그중 하나다. 1930년대 초반, 타이완의 홍차는 일본에 헌상됐고, 1930년대 중반에는 타이완의 으뜸 수출 품목으로 성장했다. 루어 가문(羅氏)이 신주시 관시에 적을 두고
가오슝에는 나풀나풀 낭만이 떠다닌다.눈을 뜨면 짙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가 들어온다.도시가 품은 운하의 이름마저도 사랑이라는 뜻의 ‘아이허(愛河)’다. ●콩당콩당 나풀나풀 가오슝가오슝 주잉(左營)역에 내려 하늘을 한참 올려다봤다. 새파란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춤을 추고 있었다. 불과 1시간 30분 전 타이완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온통 먹구름이었는데, 역시 ‘남부의 수도’ 가오슝이다. 화사하고 화창했다. 사람들은 조금 느리게 걷고 있었다. 가만히 있던 심장이 콩당콩당 뛰기 시작했다. 가오슝에는 나풀나풀 낭만